차은택 “자꾸 다른 봉우리 타고 싶다”

입력 2016.10.26 (18:37) 수정 2016.10.26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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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계의 황태자'로 알려진 차은택 감독이 최순실이 운영한 비선 모임에서 핵심적 역할을 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26일 '한겨레'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은 최순실이 매일 청와대로부터 30㎝ 두께의 '대통령 보고자료'를 건네받아 검토하는 '비선 모임'을 운영했다고 증언했다. 이어 차 감독이 최순실이 운영한 비선 모임에서 핵심적 역할을 했다고 덧붙였다.

차은택은 홍익대학교 영상대학원을 졸업한 후 지난 1997년 이민규의 '아가씨' 뮤직비디오를 연출하며 데뷔했다. 그 후 SKT ‘붉은 악마’시리즈, TTL Ting, 정우성·전지현이 출연한 ‘2% 부족할 때’, 이효리의 ‘애니모션’·‘애니클럽'과 같은 유명 CF를 다수 연출했다.

차씨가 연출한 이효리의 ‘유고걸’ 뮤직비디오차씨가 연출한 이효리의 ‘유고걸’ 뮤직비디오

이뿐만이 아니다. 차씨가 연출한 빅뱅의 '거짓말', 가수 이효리의 ‘유고걸’, 왁스 ‘화장을 고치고’, 브라운아이즈 ‘벌써 1년’, 싸이 ‘행오버'와 같은 뮤직비디오가 크게 성공하며 '문화계의 황태자'란 별명을 얻었다.

차씨는 2001년과 2005년, 2006년엔 골든디스크 뮤직비디오 감독상을, 2002년에는 칸 국제광고제 뉴미디어 부문에서 금상을 받았다.

그러다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면서부터는 정부가 시행하는 각종 문화 관련 사업을 맡았다. 차씨는 인천아시안게임 영상감독, 밀라노 엑스포 전시관 영상감독, 창조경제추진단장, 대통령 직속 문화융성위원회 위원을 역임했다.

최근엔 미르재단의 핵심 인물로 지목되고 있다.

'문화계의 황태자'라 불리는 차은택 감독은 왜 정치에 손을 뻗었을까?

그 답을 그가 이제껏 진행했던 인터뷰에서 찾아봤다.

그는 올해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나름대로 최고라고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 내가 밀려나고 있었다. 그 순간 너무 불안했다”고 말했다. 이에 '허핑턴포스트' 원성윤 기자는“정상에 섰던 차은택은 하산 대신 다른 산을 타기로 했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2012년 차은택이 '뉴스투데이'와 진행한 인터뷰를 보면 원성윤 기자의 말이 그럴듯하다. '뉴스투데이'에 따르면 차은택은 "어느 한 시점에서 잘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 다음부터는 서서히 내려갈 수 밖에 없다. 앞으로는 올라가는 것보다 내려가는 길밖에 없을 것 같은데,‘정말 내려가야 하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 산을 타면서 느낀 것이 다른 봉우리를 발견하면 또 오를 수 있고, 또 올라가고, 잘 올라가다보면 거기서도 또 내려와야 하지만 자꾸 많은 봉우리를 타고 싶다"고 말한 적 있다.

그가 뱉은 말을 곱씹어보면 차은택은 예술의 길을 끝까지 가기보다 '정치'라는 새로운 봉우리로 갈아탄 것으로 추측해볼 수 있다.

검찰은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차은택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강지수 kbs.kangji@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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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은택 “자꾸 다른 봉우리 타고 싶다”
    • 입력 2016-10-26 18:37:03
    • 수정2016-10-26 18:5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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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계의 황태자'로 알려진 차은택 감독이 최순실이 운영한 비선 모임에서 핵심적 역할을 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26일 '한겨레'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은 최순실이 매일 청와대로부터 30㎝ 두께의 '대통령 보고자료'를 건네받아 검토하는 '비선 모임'을 운영했다고 증언했다. 이어 차 감독이 최순실이 운영한 비선 모임에서 핵심적 역할을 했다고 덧붙였다.

차은택은 홍익대학교 영상대학원을 졸업한 후 지난 1997년 이민규의 '아가씨' 뮤직비디오를 연출하며 데뷔했다. 그 후 SKT ‘붉은 악마’시리즈, TTL Ting, 정우성·전지현이 출연한 ‘2% 부족할 때’, 이효리의 ‘애니모션’·‘애니클럽'과 같은 유명 CF를 다수 연출했다.

차씨가 연출한 이효리의 ‘유고걸’ 뮤직비디오
이뿐만이 아니다. 차씨가 연출한 빅뱅의 '거짓말', 가수 이효리의 ‘유고걸’, 왁스 ‘화장을 고치고’, 브라운아이즈 ‘벌써 1년’, 싸이 ‘행오버'와 같은 뮤직비디오가 크게 성공하며 '문화계의 황태자'란 별명을 얻었다.

차씨는 2001년과 2005년, 2006년엔 골든디스크 뮤직비디오 감독상을, 2002년에는 칸 국제광고제 뉴미디어 부문에서 금상을 받았다.

그러다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면서부터는 정부가 시행하는 각종 문화 관련 사업을 맡았다. 차씨는 인천아시안게임 영상감독, 밀라노 엑스포 전시관 영상감독, 창조경제추진단장, 대통령 직속 문화융성위원회 위원을 역임했다.

최근엔 미르재단의 핵심 인물로 지목되고 있다.

'문화계의 황태자'라 불리는 차은택 감독은 왜 정치에 손을 뻗었을까?

그 답을 그가 이제껏 진행했던 인터뷰에서 찾아봤다.

그는 올해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나름대로 최고라고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 내가 밀려나고 있었다. 그 순간 너무 불안했다”고 말했다. 이에 '허핑턴포스트' 원성윤 기자는“정상에 섰던 차은택은 하산 대신 다른 산을 타기로 했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2012년 차은택이 '뉴스투데이'와 진행한 인터뷰를 보면 원성윤 기자의 말이 그럴듯하다. '뉴스투데이'에 따르면 차은택은 "어느 한 시점에서 잘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 다음부터는 서서히 내려갈 수 밖에 없다. 앞으로는 올라가는 것보다 내려가는 길밖에 없을 것 같은데,‘정말 내려가야 하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 산을 타면서 느낀 것이 다른 봉우리를 발견하면 또 오를 수 있고, 또 올라가고, 잘 올라가다보면 거기서도 또 내려와야 하지만 자꾸 많은 봉우리를 타고 싶다"고 말한 적 있다.

그가 뱉은 말을 곱씹어보면 차은택은 예술의 길을 끝까지 가기보다 '정치'라는 새로운 봉우리로 갈아탄 것으로 추측해볼 수 있다.

검찰은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차은택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강지수 kbs.kangji@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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