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스헬기 추락 사고, 조종사 공간감각상실 때문”

입력 2016.10.27 (19:14) 수정 2016.10.27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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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말 동해에서 발생한 링스 해상작전헬기 추락사고는 조종사가 일시적으로 기체의 상태를 파악하지 못하게 되는 '공간정위상실'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군은 오늘(27일) "중앙사고조사위원회는 조종사가 해상 무월광(달빛이 없는 상태) 야간 비행에서 일시적인 '공간정위상실' 상태에 진입했고,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헬기가 추락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공간정위상실(Spatial Disorientation)이란 조종사가 비행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외부 표식이 없어 순간적으로 기체의 자세와 속도, 비행 방향 등을 파악하지 못하는 것을 뜻한다. 해군은 주로 야간에 해상에서 안개·구름 속을 비행할 때 발생하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조사 결과, 사고 헬기는 정상 고도인 120여 미터 상공에서 비행하다 갑자기 상승해 약 30초 만에 3백여 미터까지 올라갔다. 조사위는 "당시 조종사가 공간정위상실 상태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며, "정상고도를 유지하고 있었는데도 해수면에 다다랐다고 판단해 급상승했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급상승 이후 사고 헬기 기체는 다시 30여 초만에 약 1미터 상공까지 하강한 뒤, 거듭 급상승을 시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위는 "조종사가 하강 이후 기체가 바다에 빠질 만큼 저고도에 있다는 것을 파악해 긴급히 고도를 높이려 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 과정에서 기체가 자세를 잃고 뒤집어져 추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해군 관계자는 "엔진이 마지막까지 최대 출력을 유지했고, 수중에서 발견된 조종사가 조종간을 잡고 있었다"면서 "마지막까지 기체를 띄우기 위해 노력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해군은 또 "인양한 기체의 계기판, 전기회로 등을 분석한 결과, 엔진을 비롯한 장비는 추락 전까지 정상 작동했다"면서 "기체 결함이나 정비 불량에 의한 추락은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해군은 사고 직후 비행을 중단시켰던 링스 헬기의 비행을 다음주부터 재개할 예정이다.

해군은 이날 유족들에게도 조사 결과를 직접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26일 밤 동해에서 한·미 연합작전에 참가한 링스 해상작전헬기가 바다로 추락했으며, 이 사고로 조종사 김경민 소령과 부조종사 박유신 소령, 조작사 황성철 상사 등 3명이 순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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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링스헬기 추락 사고, 조종사 공간감각상실 때문”
    • 입력 2016-10-27 19:14:53
    • 수정2016-10-27 19:56:23
    정치
지난달 말 동해에서 발생한 링스 해상작전헬기 추락사고는 조종사가 일시적으로 기체의 상태를 파악하지 못하게 되는 '공간정위상실'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군은 오늘(27일) "중앙사고조사위원회는 조종사가 해상 무월광(달빛이 없는 상태) 야간 비행에서 일시적인 '공간정위상실' 상태에 진입했고,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헬기가 추락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공간정위상실(Spatial Disorientation)이란 조종사가 비행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외부 표식이 없어 순간적으로 기체의 자세와 속도, 비행 방향 등을 파악하지 못하는 것을 뜻한다. 해군은 주로 야간에 해상에서 안개·구름 속을 비행할 때 발생하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조사 결과, 사고 헬기는 정상 고도인 120여 미터 상공에서 비행하다 갑자기 상승해 약 30초 만에 3백여 미터까지 올라갔다. 조사위는 "당시 조종사가 공간정위상실 상태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며, "정상고도를 유지하고 있었는데도 해수면에 다다랐다고 판단해 급상승했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급상승 이후 사고 헬기 기체는 다시 30여 초만에 약 1미터 상공까지 하강한 뒤, 거듭 급상승을 시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위는 "조종사가 하강 이후 기체가 바다에 빠질 만큼 저고도에 있다는 것을 파악해 긴급히 고도를 높이려 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 과정에서 기체가 자세를 잃고 뒤집어져 추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해군 관계자는 "엔진이 마지막까지 최대 출력을 유지했고, 수중에서 발견된 조종사가 조종간을 잡고 있었다"면서 "마지막까지 기체를 띄우기 위해 노력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해군은 또 "인양한 기체의 계기판, 전기회로 등을 분석한 결과, 엔진을 비롯한 장비는 추락 전까지 정상 작동했다"면서 "기체 결함이나 정비 불량에 의한 추락은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해군은 사고 직후 비행을 중단시켰던 링스 헬기의 비행을 다음주부터 재개할 예정이다.

해군은 이날 유족들에게도 조사 결과를 직접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26일 밤 동해에서 한·미 연합작전에 참가한 링스 해상작전헬기가 바다로 추락했으며, 이 사고로 조종사 김경민 소령과 부조종사 박유신 소령, 조작사 황성철 상사 등 3명이 순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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