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후] 김정은 공개 활동 안 나서는 이유는?

입력 2016.10.28 (10:31)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북한 김정은이 최근 공개 활동을 극도로 자제하고 있습니다. 각종 미사일 시험 발사장에 나타나 파안대소하며 미사일 발사 성공에 흡족한 표정을 짓던 김정은의 얼굴을 요즘 보기가 어려워졌습니다. 무수단 미사일 발사 현장에 김정은은 참관했던 것으로 정보당국은 파악하고 있는데요, 잇따라 무수단 미사일 발사가 실패하면서 이전과는 달리 발사대를 배경으로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볼 수 없게 된 것도 이유 중 하나일 겁니다.


조선중앙TV가 10월 25일 자로 보도한 이 장면들은 평양에서 대대적으로 펼쳐진 카퍼레이드 모습입니다. 이 카퍼레이드는 17세 이하 월드컵에서 우승한 여자 축구대표단 환영 행사인데요, 공항에서는 김영철 부위원장 등이 선수들을 환영했습니다. 김정은은 미국 NBA 선수 데니스 로드먼을 북한으로 초청하는 등 농구광으로 알려졌는데요, 농구광이기도 하지만 열정적인 축구광이기도 한 김정은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지난해 동아시안컵 대회에서 우승한 북한팀을 환영하기 위해 공항까지 마중 나간 것과는 매우 대조적인 행보입니다. 또 35년 만에 열린 직업총동맹 제7차 대회에도 불참했는데요. 김정은은 또 35년 만에 열린 조선직업총동맹 제7차 대회에도 서한만 보내고 불참했습니다.


김정은의 공개 활동은 지난 2013년의 경우 212여 차례나 됐습니다. 하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점차 공개 활동 횟수가 내림세를 보여 김정은은 2014년에는 172번, 이어 2015년에는 153번 대외 행보를 보였습니다. 그리고 올해 들어서 김 위원장은 가장 최근에 확인된 이번 달 18일 류경안과종합병원 현지지도까지 합산하면 100차례의 공개활동을 하는 데 그쳤습니다.

동생 김여정과 부인 리설주도 수개월째 두문불출


김정은뿐만 아니라 동생 김여정과 부인 리설주도 수개월째 행적이 묘연합니다. 올해 상반기에 각각 9차례, 3차례 김정은을 수행하던 여동생 김여정 당 부부장과 부인 리설주가 7월 이후에는 거의 모습을 감췄습니다.

여동생 김여정은 임신설과 함께 신병 치료설이 돌고 있습니다. 김여정의 결혼 여부부터 아직 정보당국에서 파악하지 못한 것이 아쉽지만 여하튼 김여정이 임신을 해서 공개 석상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가능성에 정보당국은 주목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 가능성은 지난 5월 당 대회와 6월 최고인민회의에 나타난 김여정이 수척하고 야윈 모습을 하고 있어 아플 수 있다는 점입니다. 추론에 불과하지만 이런 점에 주목해 김여정의 신상에 어떤 변화가 생겨 공개 석상에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정보당국은 관측하고 있습니다. 김정은과 자주 동행했던 부인 리설주도 임신설 등 다양한 관측이 제기되는 가운데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어 배경에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암살 시도 가능"..."수시로 일정 바꿔"

김정은은 올해 들어서만 64명을 공개 처형했습니다. 공포정치로 내부 결속을 다지겠다는 의지이지만 내부적으로 이런 김정은의 통치 스타일에 불만을 품는 북한 주민들도 많을 겁니다. 이와 관련해 의미 있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미국 CNN 방송은 지난 23일 탈북자 출신인 강명도 경기대 초빙교수의 인터뷰 내용을 방영했습니다.

1994년에 탈북한 강명도 교수는 전(前) 북한 정무원 총리인 강성산의 사위인데요. 강 교수는 "최근 접촉한 북한 고위층 인물로부터 올해 들어 64명이나 공개 처형된 상황에서 누군가가 목숨을 지키기 위해 김정은을 암살하겠다고 나설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다만 현실적으로 그런 행동이 조직화한 형태로 나타나기보다는 '충동적인 시도'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올해만 2번에 걸친 핵실험과 잇따른 미사일 시험 발사로 한미 양군은 김정은 암살 계획까지 공개한 바 있습니다. 이른바 참수작전으로 불리는 이 계획은 북한이 핵무기를 실제 사용할 기미가 보이면 평양을 불바다로 만드는 것은 물론 김정은을 암살할 특수 부대를 보내 종말을 맞이하게 하겠다는 겁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은 실제 한·미가 김정은 제거 작전에 나설 수 있다는 공포를 갖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김정은은 자신을 호위하는 병력만 12만 명을 두고 있다는 얘기도 들립니다. 신변에 위협을 느껴 이중, 삼중으로 신변을 보호하고 경호원들이 서로를 감시하게 하는 등 어느 누구도 믿지 못하고 있다고 탈북자는 증언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공개된 일정도 수시로 바꾸고 동선도 노출되지 않게 할뿐더러 정해진 동선도 자주 바꾸면서 신변 안전에 몰두하고 있다고 국정원은 전하고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또 다른 탈북자는 김일성 할아버지와 김정일 아버지에 걸쳐 내려온 경호 체계가 촘촘하고 철저하게 잘 정비돼 함부로 외부인이 김정은에게 접근해 암살을 기도할 수 없다고 얘기합니다.

김정은이 현지 지도하는 현장에는 2, 3일 전부터 건물 지붕과 내부 곳곳까지 경호원이 24시간 배치돼 어느 누구도 최고 존엄을 위해할 기회를 엿볼 수 없는 시스템이 구축돼 있다는 증언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위성을 통해 감시하는 한미 양군의 대북 정보력도 무시할 수 없기에 김정은이 느끼는 암살 위협에 따른 불안감은 상존할 수밖에 없을 듯합니다.

이렇듯 참수 작전 등 북한 지도부를 겨냥한 한미 군사 훈련이 잇따르면서 김정은 일가가 공개 활동을 극도로 자제하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김광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은 "김정은이 대북 선제 타격을 포함한 국제 사회의 대북 압박이 강화되는 조건에서 신변 안전을 고려해서 잘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김정은이 특정 장소에 은닉해 있지는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습니다.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 북한의 추가 도발이 예상되고 있어 김정은이 동선을 숨기면서도 미사일 발사 사전 점검 등 막후 지휘에 집중하고 있을 것이라고 북한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취재후] 김정은 공개 활동 안 나서는 이유는?
    • 입력 2016-10-28 10:31:49
    취재후·사건후
북한 김정은이 최근 공개 활동을 극도로 자제하고 있습니다. 각종 미사일 시험 발사장에 나타나 파안대소하며 미사일 발사 성공에 흡족한 표정을 짓던 김정은의 얼굴을 요즘 보기가 어려워졌습니다. 무수단 미사일 발사 현장에 김정은은 참관했던 것으로 정보당국은 파악하고 있는데요, 잇따라 무수단 미사일 발사가 실패하면서 이전과는 달리 발사대를 배경으로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볼 수 없게 된 것도 이유 중 하나일 겁니다.


조선중앙TV가 10월 25일 자로 보도한 이 장면들은 평양에서 대대적으로 펼쳐진 카퍼레이드 모습입니다. 이 카퍼레이드는 17세 이하 월드컵에서 우승한 여자 축구대표단 환영 행사인데요, 공항에서는 김영철 부위원장 등이 선수들을 환영했습니다. 김정은은 미국 NBA 선수 데니스 로드먼을 북한으로 초청하는 등 농구광으로 알려졌는데요, 농구광이기도 하지만 열정적인 축구광이기도 한 김정은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지난해 동아시안컵 대회에서 우승한 북한팀을 환영하기 위해 공항까지 마중 나간 것과는 매우 대조적인 행보입니다. 또 35년 만에 열린 직업총동맹 제7차 대회에도 불참했는데요. 김정은은 또 35년 만에 열린 조선직업총동맹 제7차 대회에도 서한만 보내고 불참했습니다.


김정은의 공개 활동은 지난 2013년의 경우 212여 차례나 됐습니다. 하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점차 공개 활동 횟수가 내림세를 보여 김정은은 2014년에는 172번, 이어 2015년에는 153번 대외 행보를 보였습니다. 그리고 올해 들어서 김 위원장은 가장 최근에 확인된 이번 달 18일 류경안과종합병원 현지지도까지 합산하면 100차례의 공개활동을 하는 데 그쳤습니다.

동생 김여정과 부인 리설주도 수개월째 두문불출


김정은뿐만 아니라 동생 김여정과 부인 리설주도 수개월째 행적이 묘연합니다. 올해 상반기에 각각 9차례, 3차례 김정은을 수행하던 여동생 김여정 당 부부장과 부인 리설주가 7월 이후에는 거의 모습을 감췄습니다.

여동생 김여정은 임신설과 함께 신병 치료설이 돌고 있습니다. 김여정의 결혼 여부부터 아직 정보당국에서 파악하지 못한 것이 아쉽지만 여하튼 김여정이 임신을 해서 공개 석상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가능성에 정보당국은 주목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 가능성은 지난 5월 당 대회와 6월 최고인민회의에 나타난 김여정이 수척하고 야윈 모습을 하고 있어 아플 수 있다는 점입니다. 추론에 불과하지만 이런 점에 주목해 김여정의 신상에 어떤 변화가 생겨 공개 석상에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정보당국은 관측하고 있습니다. 김정은과 자주 동행했던 부인 리설주도 임신설 등 다양한 관측이 제기되는 가운데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어 배경에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암살 시도 가능"..."수시로 일정 바꿔"

김정은은 올해 들어서만 64명을 공개 처형했습니다. 공포정치로 내부 결속을 다지겠다는 의지이지만 내부적으로 이런 김정은의 통치 스타일에 불만을 품는 북한 주민들도 많을 겁니다. 이와 관련해 의미 있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미국 CNN 방송은 지난 23일 탈북자 출신인 강명도 경기대 초빙교수의 인터뷰 내용을 방영했습니다.

1994년에 탈북한 강명도 교수는 전(前) 북한 정무원 총리인 강성산의 사위인데요. 강 교수는 "최근 접촉한 북한 고위층 인물로부터 올해 들어 64명이나 공개 처형된 상황에서 누군가가 목숨을 지키기 위해 김정은을 암살하겠다고 나설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다만 현실적으로 그런 행동이 조직화한 형태로 나타나기보다는 '충동적인 시도'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올해만 2번에 걸친 핵실험과 잇따른 미사일 시험 발사로 한미 양군은 김정은 암살 계획까지 공개한 바 있습니다. 이른바 참수작전으로 불리는 이 계획은 북한이 핵무기를 실제 사용할 기미가 보이면 평양을 불바다로 만드는 것은 물론 김정은을 암살할 특수 부대를 보내 종말을 맞이하게 하겠다는 겁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은 실제 한·미가 김정은 제거 작전에 나설 수 있다는 공포를 갖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김정은은 자신을 호위하는 병력만 12만 명을 두고 있다는 얘기도 들립니다. 신변에 위협을 느껴 이중, 삼중으로 신변을 보호하고 경호원들이 서로를 감시하게 하는 등 어느 누구도 믿지 못하고 있다고 탈북자는 증언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공개된 일정도 수시로 바꾸고 동선도 노출되지 않게 할뿐더러 정해진 동선도 자주 바꾸면서 신변 안전에 몰두하고 있다고 국정원은 전하고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또 다른 탈북자는 김일성 할아버지와 김정일 아버지에 걸쳐 내려온 경호 체계가 촘촘하고 철저하게 잘 정비돼 함부로 외부인이 김정은에게 접근해 암살을 기도할 수 없다고 얘기합니다.

김정은이 현지 지도하는 현장에는 2, 3일 전부터 건물 지붕과 내부 곳곳까지 경호원이 24시간 배치돼 어느 누구도 최고 존엄을 위해할 기회를 엿볼 수 없는 시스템이 구축돼 있다는 증언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위성을 통해 감시하는 한미 양군의 대북 정보력도 무시할 수 없기에 김정은이 느끼는 암살 위협에 따른 불안감은 상존할 수밖에 없을 듯합니다.

이렇듯 참수 작전 등 북한 지도부를 겨냥한 한미 군사 훈련이 잇따르면서 김정은 일가가 공개 활동을 극도로 자제하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김광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은 "김정은이 대북 선제 타격을 포함한 국제 사회의 대북 압박이 강화되는 조건에서 신변 안전을 고려해서 잘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김정은이 특정 장소에 은닉해 있지는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습니다.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 북한의 추가 도발이 예상되고 있어 김정은이 동선을 숨기면서도 미사일 발사 사전 점검 등 막후 지휘에 집중하고 있을 것이라고 북한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