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리포트] ‘기업 수금’ 정경유착 관행 이제 끊어야

입력 2016.11.03 (21:30) 수정 2016.11.04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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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번 최순실 게이트에서뿐만 아니라 역대 정권에서도 기업을 상대로 반강제적으로 돈을 모금하는 일은 비일비재했습니다.

재단을 내세워 수금 창구로 이용하거나 정권이 직접 나서서 노골적으로 돈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과거에는 권력기관이 동원돼 정치헌금형태로 돈을 받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정권의 역점 사업에 기업들의 투자를 유치하는 형태로 바뀌었습니다.

기업이 피해자로 비치기도 하지만 그만큼의 반대급부가 주어지기도 했는데요,

이번 기회에 낡은 정경유착의 관행을 끊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지형철 기자입니다.

<리포트>

전두환 전 대통령은 일해재단을 세워 기업으로부터 600억 원 가까운 돈을 걷었습니다.

노태우 전 대통령도 5천억 원의 비자금을 조성했습니다.

<녹취> 노태우(前 대통령) : "통치자금은 잘못된 것이기는 하지만 우리 정치의 오랜 관행이었습니다."

정주영 전 현대그룹 회장은 정권에서 하도 돈을 뜯어가니 그 돈으로 대통령에 출마한다는 유명한 말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불법 대선자금 수사를 거쳐 2004년 정치자금법이 개정되면서 노골적인 강제 모금은 사그라들었습니다.

하지만 정부 정책이나 사업에 기부금이나 출연금을 받는 새로운 관행이 생겼습니다.

지난 정부에서는 미소금융재단과 동반성장기금에 2조 2천억, 현 정부에서도 청년희망펀드, 지능정보기술연구원 등에 1,300억 원이 넘는 기업 돈을 걷었습니다.

형식은 자발적이지만 정권 눈치 보기라는 건 공공연한 비밀, 반대급부에 대한 기대도 숨어있습니다.

<인터뷰> 박상인(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 "총수가 사면을 받아야 되는 그런 상황에 있었다든지 또 세무조사 문제가 있었다든지요. 향후에 보험 내지는 특혜를 받기 위해서 이런 거래를 했다고 볼 수밖에 없겠죠. 세상에 공짜가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형태는 바뀌었지만 사실상 준조세나 마찬가지인 기업 상대 돈 걷기 관행은 이제 사라질 때가 됐습니다.

KBS 뉴스 지형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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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리포트] ‘기업 수금’ 정경유착 관행 이제 끊어야
    • 입력 2016-11-03 21:31:38
    • 수정2016-11-04 07:5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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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번 최순실 게이트에서뿐만 아니라 역대 정권에서도 기업을 상대로 반강제적으로 돈을 모금하는 일은 비일비재했습니다.

재단을 내세워 수금 창구로 이용하거나 정권이 직접 나서서 노골적으로 돈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과거에는 권력기관이 동원돼 정치헌금형태로 돈을 받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정권의 역점 사업에 기업들의 투자를 유치하는 형태로 바뀌었습니다.

기업이 피해자로 비치기도 하지만 그만큼의 반대급부가 주어지기도 했는데요,

이번 기회에 낡은 정경유착의 관행을 끊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지형철 기자입니다.

<리포트>

전두환 전 대통령은 일해재단을 세워 기업으로부터 600억 원 가까운 돈을 걷었습니다.

노태우 전 대통령도 5천억 원의 비자금을 조성했습니다.

<녹취> 노태우(前 대통령) : "통치자금은 잘못된 것이기는 하지만 우리 정치의 오랜 관행이었습니다."

정주영 전 현대그룹 회장은 정권에서 하도 돈을 뜯어가니 그 돈으로 대통령에 출마한다는 유명한 말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불법 대선자금 수사를 거쳐 2004년 정치자금법이 개정되면서 노골적인 강제 모금은 사그라들었습니다.

하지만 정부 정책이나 사업에 기부금이나 출연금을 받는 새로운 관행이 생겼습니다.

지난 정부에서는 미소금융재단과 동반성장기금에 2조 2천억, 현 정부에서도 청년희망펀드, 지능정보기술연구원 등에 1,300억 원이 넘는 기업 돈을 걷었습니다.

형식은 자발적이지만 정권 눈치 보기라는 건 공공연한 비밀, 반대급부에 대한 기대도 숨어있습니다.

<인터뷰> 박상인(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 "총수가 사면을 받아야 되는 그런 상황에 있었다든지 또 세무조사 문제가 있었다든지요. 향후에 보험 내지는 특혜를 받기 위해서 이런 거래를 했다고 볼 수밖에 없겠죠. 세상에 공짜가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형태는 바뀌었지만 사실상 준조세나 마찬가지인 기업 상대 돈 걷기 관행은 이제 사라질 때가 됐습니다.

KBS 뉴스 지형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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