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목은 승마 육성, 실제론 최순실 뒷돈?

입력 2016.11.04 (12:20) 수정 2016.11.04 (12:31)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삼성전자가 최순실씨의 서류상 회사에 35억 원을 직접 송금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삼성은 승마 유망주를 육성하는 사업에 돈을 지급했다고 주장하는데, KBS 취재 결과 허위 용역이었다는 정황이 확인됐습니다.

보도에 우한울 기자입니다.

<리포트>

최순실 씨는 지난해 8월 독일의 한 종마소에서 공동대표를 앞세워 서류상 회사인 '코레 스포츠'를 만들었습니다.

설립 한 달만에 이 회사는 삼성전자로부터 35억 원을 지원받았습니다.

'승마 유망주 육성'을 위한 컨설팅 비용 명목이었습니다.

삼성이 정말로 이 말을 믿고 35억 원이란 거액을 건냈을까요?

삼성전자는 코레 스포츠의 공동대표가 지역 승마협회장이어서 일을 맡길만 하다고 판단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KBS 확인 결과 삼성에서 최 씨 회사로 돈이 건너간 즈음, 승마협회장인 독일인은 공동 대표 자리에서 바로 사라졌습니다.

이 독일인은 공동대표로 있었던 기간은 단 10일 입니다.

승마 컨설팅은 삼성으로부터 돈을 받아내기 위한 형식적인 명분이었다는 얘깁니다.

승마협회장이 사라졌지만 삼성은 돈을 회수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녹취> 독일 헤센주 종마소 관계자 : "헤센주 종마소는 한국인이나 한국 기업들과 일한 적이 전혀 없습니다. 우리 종마소 주소를 쓰더라도 알지 못하면(몰래 쓰면) 막을 수 없습니다."

삼성에서 돈을 받은 최순실 씨 소유의 '코레스포츠'는 이후 10억 원 짜리 말을 삽니다.

그리고 회사 명의로 7억 원 상당의 호텔도 구입하는 등 갑자기 뭉칫돈을 쓰기 시작합니다.

이어 호텔로 회사 주소를 옮긴 뒤 이름을 '비덱 스포츠'로 바꿔버렸습니다.

이미 삼성전자와 맺은 컨설팅 기간 10개월이 지난 상황,

결과 보고서를 삼성에 내지 않았다면 결국 삼성이 건넨 돈으로 최 씨 딸을 위한 말과 호텔만 산 게 아니냐는 의혹을 피할 수 없게 됩니다.

게다가 'K스포츠재단' 관계자가 펜싱 등 비인기종목 유망주를 육성하겠다며 SK를 찾아가 80억 원을 요구했고, 사업 주체는 이번에도 '비덱스포츠'였다는 증언까지 나왔습니다.

직원은 없고 대표만 있는 회사가 이름을 바꿔가며 대기업들로부터 거액을 받아내려 한 것입니다.

그 배후에 최순실이란 존재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입니다.

KBS 뉴스 우한울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명목은 승마 육성, 실제론 최순실 뒷돈?
    • 입력 2016-11-04 12:23:28
    • 수정2016-11-04 12:31:15
    뉴스 12
<앵커 멘트>

삼성전자가 최순실씨의 서류상 회사에 35억 원을 직접 송금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삼성은 승마 유망주를 육성하는 사업에 돈을 지급했다고 주장하는데, KBS 취재 결과 허위 용역이었다는 정황이 확인됐습니다.

보도에 우한울 기자입니다.

<리포트>

최순실 씨는 지난해 8월 독일의 한 종마소에서 공동대표를 앞세워 서류상 회사인 '코레 스포츠'를 만들었습니다.

설립 한 달만에 이 회사는 삼성전자로부터 35억 원을 지원받았습니다.

'승마 유망주 육성'을 위한 컨설팅 비용 명목이었습니다.

삼성이 정말로 이 말을 믿고 35억 원이란 거액을 건냈을까요?

삼성전자는 코레 스포츠의 공동대표가 지역 승마협회장이어서 일을 맡길만 하다고 판단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KBS 확인 결과 삼성에서 최 씨 회사로 돈이 건너간 즈음, 승마협회장인 독일인은 공동 대표 자리에서 바로 사라졌습니다.

이 독일인은 공동대표로 있었던 기간은 단 10일 입니다.

승마 컨설팅은 삼성으로부터 돈을 받아내기 위한 형식적인 명분이었다는 얘깁니다.

승마협회장이 사라졌지만 삼성은 돈을 회수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녹취> 독일 헤센주 종마소 관계자 : "헤센주 종마소는 한국인이나 한국 기업들과 일한 적이 전혀 없습니다. 우리 종마소 주소를 쓰더라도 알지 못하면(몰래 쓰면) 막을 수 없습니다."

삼성에서 돈을 받은 최순실 씨 소유의 '코레스포츠'는 이후 10억 원 짜리 말을 삽니다.

그리고 회사 명의로 7억 원 상당의 호텔도 구입하는 등 갑자기 뭉칫돈을 쓰기 시작합니다.

이어 호텔로 회사 주소를 옮긴 뒤 이름을 '비덱 스포츠'로 바꿔버렸습니다.

이미 삼성전자와 맺은 컨설팅 기간 10개월이 지난 상황,

결과 보고서를 삼성에 내지 않았다면 결국 삼성이 건넨 돈으로 최 씨 딸을 위한 말과 호텔만 산 게 아니냐는 의혹을 피할 수 없게 됩니다.

게다가 'K스포츠재단' 관계자가 펜싱 등 비인기종목 유망주를 육성하겠다며 SK를 찾아가 80억 원을 요구했고, 사업 주체는 이번에도 '비덱스포츠'였다는 증언까지 나왔습니다.

직원은 없고 대표만 있는 회사가 이름을 바꿔가며 대기업들로부터 거액을 받아내려 한 것입니다.

그 배후에 최순실이란 존재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입니다.

KBS 뉴스 우한울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