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는 하지만…질문은 안 받는 ‘대국민 담화’
입력 2016.11.04 (15:00)
수정 2016.11.04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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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 씨 사태'와 관련해 사과했다. 지난달 25일 대국민사과 이후 10일 만에 이뤄진 두 번째 사과다.
박 대통령은 4일 오전 10시 30분 대국민 담화를 통해 "이번 최순실 씨 관련 사건으로 이루 말할 수 없는 큰 실망과 염려를 끼쳐드린 점을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 경제와 국민의 삶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바람에서 추진된 일이었는데 그 과정에서 특정 개인이 이권을 챙기고 여러 위법 행위까지 저질렀다고 하니 너무나 안타깝고 참담한 심정"이라고 덧붙였다.
"이 모든 일이 본인의 책임"이라면서 "필요하면 필요하면 검찰 수사에도 응할 것"이라고도 했다.
이날 사과는 지난달 25일 첫 번째 사과에 비해 모양새를 갖췄다. 당시 나왔던 비판을 의식해 녹화가 아닌 생중계로 진행됐고, 시간도 1분 40초에서 9분 20초로 대폭 늘렸다.
그럼에도 이날 사과가 국민들의 마음을 달래주기에는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돈다.
이번 사과는 '국민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제목의 대국민 담화 형식이었다. 일방적인 담화문 낭독이었고, 질문은 이번에도 받지 않았다.
포괄적인 사과와 검찰 수사를 수용할 뜻을 밝혔지만, 구체적인 의혹에 대한 해명은 일절 이뤄지지 않았다. 동시다발적으로 터지고 있는 정권 차원의 비리 의혹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특정 개인이 이권을 챙기고 여러 위법 행위까지 저질렀다고 하니 안타깝다"며 최순실 씨 개인 비리로 선을 그었다.
박 대통령은 담화문에서 이번 사태의 총체적인 책임은 인정했지만, 재단 모금 경위나 최 씨의 국정개입 의혹, 대통령 자신이 이번 일을 어느 정도 알고 있었는지 등은 말하지 않았다. 담화 중간 중간에 개인사를 언급하며 '(최순실 씨에 대해) 경계의 담장을 낮췄다'는 등의 모호한 표현을 썼다.
단지 시중에 돌고 있는 사이비 종교 관련 소문만은 단호히 부인했다. 그는 "내가 사이비 종교를 믿고, 청와대에서 굿을 한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연관 기사] ☞ 박근혜 대통령 “제가 사교(邪敎)를 믿는다더군요”
담화문 발표에서 박 대통령은 철저히 감성적인 호소로 접근했다. "내가 이러려고 대통령을 했나 하는 자괴감이 든다", "스스로 용서하고 힘들고 서글픈 마음", "밤잠을 이루기도 힘들다" 등 참담한 심경을 밝혔다.

담화문을 읽어내려 가는 동안 박 대통령의 눈시울은 붉어졌으며 눈물이 글썽이기도 했다. 목소리는 다소 잠긴 듯 가라앉았다.
담화문 발표 이후 네티즌들의 반응은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다.
다음 아이디 'lilla***'는 "구체적으로 앞으로 어떻게 할 건지에 대한 게 없고 감정에만 호소한 담화"라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KBS 아이디 'cheyo****'는 "자세히 읽어보면 사과하면서 교묘하게 변명하고 있다"며 "(박 대통령이) 아직 사태 파악을 잘 못 하는 것 같다"고 적었다.
질문을 받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의견이 팽배했다.
네이버 아이디 'yoo*****"는 "이 정도 사안으로 사과하면 질문 몇 개라도 받는 게 기본 아니냐. 질문은 안 받고 원고만 읽고 들어가겠다는 건 본인이 하고 싶은 얘기만 하겠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반면 현재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 구체적인 해명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댓글도 올라왔다.

주말 집회가 정국 분수령
박 대통령의 이번 대국민담화가 민심을 돌려놓지 못한다면 박근혜 정부는 점점 더 수렁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한국갤럽 조사 결과 박 대통령에 대해 지지도는 5%로 역대 정권 최악으로 나타났다.
[연관 기사] ☞ 朴 대통령 국정지지율 5%로 추락…‘역대 최저’
더불어 민주당은 별도 특검, 국회 국정조사, 김병준 총리 내정자 철회 및 국회추천 총리 수용이라는 3가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정권퇴진 운동에 돌입하겠다고 경고했다.
5일에는 서울 도심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규탄하는 대규모 주말 집회가 예정돼 있다. 넥타이 부대, 유모차 부대 등이 대거 참여해 대통령 퇴진을 외칠 경우 분위기 반전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박 대통령은 4일 오전 10시 30분 대국민 담화를 통해 "이번 최순실 씨 관련 사건으로 이루 말할 수 없는 큰 실망과 염려를 끼쳐드린 점을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 경제와 국민의 삶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바람에서 추진된 일이었는데 그 과정에서 특정 개인이 이권을 챙기고 여러 위법 행위까지 저질렀다고 하니 너무나 안타깝고 참담한 심정"이라고 덧붙였다.
"이 모든 일이 본인의 책임"이라면서 "필요하면 필요하면 검찰 수사에도 응할 것"이라고도 했다.
이날 사과는 지난달 25일 첫 번째 사과에 비해 모양새를 갖췄다. 당시 나왔던 비판을 의식해 녹화가 아닌 생중계로 진행됐고, 시간도 1분 40초에서 9분 20초로 대폭 늘렸다.
그럼에도 이날 사과가 국민들의 마음을 달래주기에는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돈다.
이번 사과는 '국민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제목의 대국민 담화 형식이었다. 일방적인 담화문 낭독이었고, 질문은 이번에도 받지 않았다.
포괄적인 사과와 검찰 수사를 수용할 뜻을 밝혔지만, 구체적인 의혹에 대한 해명은 일절 이뤄지지 않았다. 동시다발적으로 터지고 있는 정권 차원의 비리 의혹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특정 개인이 이권을 챙기고 여러 위법 행위까지 저질렀다고 하니 안타깝다"며 최순실 씨 개인 비리로 선을 그었다.
박 대통령은 담화문에서 이번 사태의 총체적인 책임은 인정했지만, 재단 모금 경위나 최 씨의 국정개입 의혹, 대통령 자신이 이번 일을 어느 정도 알고 있었는지 등은 말하지 않았다. 담화 중간 중간에 개인사를 언급하며 '(최순실 씨에 대해) 경계의 담장을 낮췄다'는 등의 모호한 표현을 썼다.
단지 시중에 돌고 있는 사이비 종교 관련 소문만은 단호히 부인했다. 그는 "내가 사이비 종교를 믿고, 청와대에서 굿을 한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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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화문 발표에서 박 대통령은 철저히 감성적인 호소로 접근했다. "내가 이러려고 대통령을 했나 하는 자괴감이 든다", "스스로 용서하고 힘들고 서글픈 마음", "밤잠을 이루기도 힘들다" 등 참담한 심경을 밝혔다.

담화문을 읽어내려 가는 동안 박 대통령의 눈시울은 붉어졌으며 눈물이 글썽이기도 했다. 목소리는 다소 잠긴 듯 가라앉았다.
담화문 발표 이후 네티즌들의 반응은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다.
다음 아이디 'lilla***'는 "구체적으로 앞으로 어떻게 할 건지에 대한 게 없고 감정에만 호소한 담화"라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KBS 아이디 'cheyo****'는 "자세히 읽어보면 사과하면서 교묘하게 변명하고 있다"며 "(박 대통령이) 아직 사태 파악을 잘 못 하는 것 같다"고 적었다.
질문을 받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의견이 팽배했다.
네이버 아이디 'yoo*****"는 "이 정도 사안으로 사과하면 질문 몇 개라도 받는 게 기본 아니냐. 질문은 안 받고 원고만 읽고 들어가겠다는 건 본인이 하고 싶은 얘기만 하겠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반면 현재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 구체적인 해명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댓글도 올라왔다.

주말 집회가 정국 분수령
박 대통령의 이번 대국민담화가 민심을 돌려놓지 못한다면 박근혜 정부는 점점 더 수렁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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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민주당은 별도 특검, 국회 국정조사, 김병준 총리 내정자 철회 및 국회추천 총리 수용이라는 3가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정권퇴진 운동에 돌입하겠다고 경고했다.
5일에는 서울 도심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규탄하는 대규모 주말 집회가 예정돼 있다. 넥타이 부대, 유모차 부대 등이 대거 참여해 대통령 퇴진을 외칠 경우 분위기 반전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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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6-11-04 15:00:53
- 수정2016-11-04 16:26:26

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 씨 사태'와 관련해 사과했다. 지난달 25일 대국민사과 이후 10일 만에 이뤄진 두 번째 사과다.
박 대통령은 4일 오전 10시 30분 대국민 담화를 통해 "이번 최순실 씨 관련 사건으로 이루 말할 수 없는 큰 실망과 염려를 끼쳐드린 점을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 경제와 국민의 삶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바람에서 추진된 일이었는데 그 과정에서 특정 개인이 이권을 챙기고 여러 위법 행위까지 저질렀다고 하니 너무나 안타깝고 참담한 심정"이라고 덧붙였다.
"이 모든 일이 본인의 책임"이라면서 "필요하면 필요하면 검찰 수사에도 응할 것"이라고도 했다.
이날 사과는 지난달 25일 첫 번째 사과에 비해 모양새를 갖췄다. 당시 나왔던 비판을 의식해 녹화가 아닌 생중계로 진행됐고, 시간도 1분 40초에서 9분 20초로 대폭 늘렸다.
그럼에도 이날 사과가 국민들의 마음을 달래주기에는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돈다.
이번 사과는 '국민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제목의 대국민 담화 형식이었다. 일방적인 담화문 낭독이었고, 질문은 이번에도 받지 않았다.
포괄적인 사과와 검찰 수사를 수용할 뜻을 밝혔지만, 구체적인 의혹에 대한 해명은 일절 이뤄지지 않았다. 동시다발적으로 터지고 있는 정권 차원의 비리 의혹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특정 개인이 이권을 챙기고 여러 위법 행위까지 저질렀다고 하니 안타깝다"며 최순실 씨 개인 비리로 선을 그었다.
박 대통령은 담화문에서 이번 사태의 총체적인 책임은 인정했지만, 재단 모금 경위나 최 씨의 국정개입 의혹, 대통령 자신이 이번 일을 어느 정도 알고 있었는지 등은 말하지 않았다. 담화 중간 중간에 개인사를 언급하며 '(최순실 씨에 대해) 경계의 담장을 낮췄다'는 등의 모호한 표현을 썼다.
단지 시중에 돌고 있는 사이비 종교 관련 소문만은 단호히 부인했다. 그는 "내가 사이비 종교를 믿고, 청와대에서 굿을 한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연관 기사] ☞ 박근혜 대통령 “제가 사교(邪敎)를 믿는다더군요”
담화문 발표에서 박 대통령은 철저히 감성적인 호소로 접근했다. "내가 이러려고 대통령을 했나 하는 자괴감이 든다", "스스로 용서하고 힘들고 서글픈 마음", "밤잠을 이루기도 힘들다" 등 참담한 심경을 밝혔다.
담화문을 읽어내려 가는 동안 박 대통령의 눈시울은 붉어졌으며 눈물이 글썽이기도 했다. 목소리는 다소 잠긴 듯 가라앉았다.
담화문 발표 이후 네티즌들의 반응은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다.
다음 아이디 'lilla***'는 "구체적으로 앞으로 어떻게 할 건지에 대한 게 없고 감정에만 호소한 담화"라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KBS 아이디 'cheyo****'는 "자세히 읽어보면 사과하면서 교묘하게 변명하고 있다"며 "(박 대통령이) 아직 사태 파악을 잘 못 하는 것 같다"고 적었다.
질문을 받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의견이 팽배했다.
네이버 아이디 'yoo*****"는 "이 정도 사안으로 사과하면 질문 몇 개라도 받는 게 기본 아니냐. 질문은 안 받고 원고만 읽고 들어가겠다는 건 본인이 하고 싶은 얘기만 하겠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반면 현재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 구체적인 해명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댓글도 올라왔다.
주말 집회가 정국 분수령
박 대통령의 이번 대국민담화가 민심을 돌려놓지 못한다면 박근혜 정부는 점점 더 수렁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한국갤럽 조사 결과 박 대통령에 대해 지지도는 5%로 역대 정권 최악으로 나타났다.
[연관 기사] ☞ 朴 대통령 국정지지율 5%로 추락…‘역대 최저’
더불어 민주당은 별도 특검, 국회 국정조사, 김병준 총리 내정자 철회 및 국회추천 총리 수용이라는 3가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정권퇴진 운동에 돌입하겠다고 경고했다.
5일에는 서울 도심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규탄하는 대규모 주말 집회가 예정돼 있다. 넥타이 부대, 유모차 부대 등이 대거 참여해 대통령 퇴진을 외칠 경우 분위기 반전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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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희 기자 thepla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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