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브렉시트 투표?…‘트럼프 대역전’ 가능성은?
입력 2016.11.07 (15:12)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1982년 미국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에서 민주당 흑인 후보였던 토머스 브래들리는 공화당의 백인 후보 조지 듀크미지언과 경쟁했다. 브래들리는 선거전 각종 여론조사에서 더 높은 지지율을 보였고 심지어 선거날 출구조사에서도 앞섰다. 그러나 투표함을 열어보니 흑인 후보 브래들리는 백인 후보에 1.2%포인트의 근소한 차이로 패배했다."
이 선거 이후에 '브래들리 효과'라는 말이 생겨났다. 선거 결과가 여론 조사와 달리 나오는 걸 일컫는 말이다. 여론 조사에서는 인기가 없는 정당이나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은 후보에 대한 자신의 지지 성향을 숨기지만 막상 투표장에서 속마음을 드러낸다는 것이다. 당시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에서도 백인층 상당수가 자신의 인종적 편견을 숨긴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6월 영국의 EU 탈퇴 여부를 묻는 이른바 '브렉시트'투표도 여론조사 흐름과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영국의 EU 탈퇴'가 통과될 것으로 예측한 여론 조사기관은 없었다.
오는 8일(현지시각) 치러지는 미국 대선이 하루 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 진영은 이 같은 '브래들리 효과'또는 '제2의 브렉시트'투표가 미국에서 다시 나타나길 기대하고 있는 분위기이다. 당시 영국에서는 빗나간 여론조사 예측의 한 원인을 '숨은 보수표'에서 찾았는데 트럼프 진영은 이번 미국 대선에서 '숨은 트럼프 표'가 대거 투표장에 나타날 것이라고 믿고 있다. 트럼프가 그동안 각종 인종, 종교, 여성 차별적 발언과 막말, 음담패설 파문 등으로 끊임없이 논란을 빚었다는 점에서 그의 지지자들 역시 트럼프를 지지한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꺼릴 것이라는 추측인 셈이다.
하지만 전국적인 지지율에서 오차 범위내에서 접전을 펼치고 있는 현재에도 트럼프 후보의 승리를 예측하는 기관은 단 한 곳도 없다. 오히려 클린턴의 압승을 예측하는 기관은 있다. 또 올해 선거기간 내내 트럼프 후보가 선거인단 확보 예측에서 클린턴 후보를 한 차례도 앞서지 못했다. 트럼프 후보는 이런 객관적인 불리함을 모두 극복하고 대역전에 성공할 수 있을까?
美 LA타임스, 클린턴 352명 선거인단 확보 예상
먼저 각 기관이 분석하는 현재 판세부터 살펴보자. 미국 로스앤젤레스 타임스(LA Times)가 6일(현지시각) 선거전 최종으로 발표한 미국 50개 주 전체와 워싱턴DC특별구 선거인단 예측을 보면 클린턴 후보는 352명을 확보해 대통령 당선에 필요한 '매직넘버'인 270명에서 82명을 더 얻을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트럼프는 186명의 선거인단 확보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LA타임스는 경합 주를 다섯 개로 압축한 다음 노스캐롤라이나와 오하이오, 애리조나 주가 클린턴에, 아이오와와 유타가 트럼프에 돌아갈 것"으로 최종 전망했다.

정치 전문매체인 리얼 클리어 폴리틱스는 6일 현재 클린턴 후보가 216명, 트럼프 후보가 164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했고 나머지 14개 주 158명의 선거인단을 높고 경합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매체 역시 경합지를 정밀 재분석한 결과 최종적으로 클린턴 후보가 297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해 241명의 선거인단 확보가 예상되는 트럼프 후보를 여유 있게 따돌리고 대통령에 당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리얼 클리어 폴리틱스 사이트 캡처
AP 통신과 NBC 방송 등도 선거인단 확보 경쟁에서 클린턴 후보는 이미 '매직넘버 270명'을 넘었다고 예측하고 있는 가운데 클린턴 후보가 확보할 수 있는 선거인단을 가장 낮게 잡고 있는 기관조차 클린턴 후보의 승리를 예측하고 있다. 통계학자 네이트 실버가 운영하는 예측 사이트 '파이브서티에이트'(538)는 최악의 상황에도 클린턴 후보가 270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했다. 간발의 차이이긴 하지만 선거인단 270명은 클린턴 후보가 대통령이 되기에는 아무런 부족함이 없는 숫자이다.
이번에는 미국 뉴욕타임스의 분석을 들여다보자. 미국 뉴욕타임스는 현재까지 민주당의 클린턴 후보가 268명의 선거인단을 ,트럼프 후보가 157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했으며 113명의 선거인단을 놓고 두 후보가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즉 클린턴 후보는 뉴욕타임스가 경합 지역으로 분류한 플로리다, 뉴햄프셔 ,오하이오, 노스캐롤라이나, 조지아 ,애리조나, 네바다, 아이오와,유타 등 11개 주에서 단 한 곳만 이겨도 대통령 당선에 필요한 270명 이상의 선거인단을 확보하는 셈이다.

막판 선거 바람도 클린턴 후보 쪽에 유리하게 불고 있다. 이메일 스캔들 재수사 발표로 클린턴 후보를 궁지로 몰아 놓았던 미국 연방 수사국(FBI)이 무혐의 종결을 발표했고, 역대 최고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는 조기 투표에서 민주당 지지자와 히스패닉 등 클린턴 지지층의 투표율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 ,"대세 좌우할 만한 '숨은 트럼프 표' 없다"
도널드 트럼프 후보 측은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도 각종 여론조사가 자신의 지지층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승리를 장담하고 있다. 트럼프 진영은 '숨어있는 지지표'가 많으며 결국 이번 선거는 또 다른 브렉시트 투표가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대세를 역전시킬만한 숨은 트럼프 표는 없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정치 전문매체인 폴리티코와 모닝컨설트가 최근 투표 의향이 있는 유권자들을 상대로 여론조사원이 직접 질문하는 전화 여론조사와 직접 접촉 없는 온라인 여론조사를 동시에 한 결과, 대선후보 지지율에서 약간의 차이만 있을 뿐 통계적으로 중요한 수준의 격차는 없었다고 밝혔다. 이 기관들은 따라서 여론조사에서 감지되지 않은 숨은 트럼프 지지층이 선거일에 대규모로 출현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분석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전 영국 총리의 정치 분석가였던 스티브 힐턴은 CNN에 트럼프의 숨은 지지층이 얼마나 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전체 선거를 뒤흔들만큼 많을 가능성은 작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오하이오나 미시간 등 일부 경합 지역에서는 뜻밖의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또 다른 여론조사기관 공공종교연구소의 로버트 P. 존스 소장도 CNN에 자체 온라인 조사와 전화 인터뷰 조사에서 의미 있는 차이가 없었으며 "트럼프 지지 사실을 인정하길 주저하는 숨은 트럼프 지지자들이 있다는 증거는 없다"고 말했다.
"저소득 백인 노동자층 결집이 변수"
그러나 NBC 방송은 저소득 백인 노동자층이 결집해 트럼프 후보가 '러스트벨트'(쇠락한 중서부 공업지대)에서 선전하고 플로리다 등을 챙기면 271∼279석을 얻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파이브서티에이트'측도 선거인단 지형을 보면 민주당의 우세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4년 전보다 약하다며 클린턴이 "완전히 안전지대에 있지는 않다"며 의외의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미국 대선은 8일 0시 (현지시각) 우리 시각으로는 8일 오후 2시 뉴햄프셔 주 작은 마을 딕스빌노치를 시작으로 미국 전역에서 차례로 열리는 투표를 통해 최종 승자를 가리게 된다. 대선 승부에 영향을 미국 동부 지역의 출구 조사는 우리 시각으로 9일 오전 9시부터 나올 예정이며 최종 승패는 9일 오후쯤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이 선거 이후에 '브래들리 효과'라는 말이 생겨났다. 선거 결과가 여론 조사와 달리 나오는 걸 일컫는 말이다. 여론 조사에서는 인기가 없는 정당이나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은 후보에 대한 자신의 지지 성향을 숨기지만 막상 투표장에서 속마음을 드러낸다는 것이다. 당시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에서도 백인층 상당수가 자신의 인종적 편견을 숨긴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6월 영국의 EU 탈퇴 여부를 묻는 이른바 '브렉시트'투표도 여론조사 흐름과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영국의 EU 탈퇴'가 통과될 것으로 예측한 여론 조사기관은 없었다.
오는 8일(현지시각) 치러지는 미국 대선이 하루 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 진영은 이 같은 '브래들리 효과'또는 '제2의 브렉시트'투표가 미국에서 다시 나타나길 기대하고 있는 분위기이다. 당시 영국에서는 빗나간 여론조사 예측의 한 원인을 '숨은 보수표'에서 찾았는데 트럼프 진영은 이번 미국 대선에서 '숨은 트럼프 표'가 대거 투표장에 나타날 것이라고 믿고 있다. 트럼프가 그동안 각종 인종, 종교, 여성 차별적 발언과 막말, 음담패설 파문 등으로 끊임없이 논란을 빚었다는 점에서 그의 지지자들 역시 트럼프를 지지한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꺼릴 것이라는 추측인 셈이다.
하지만 전국적인 지지율에서 오차 범위내에서 접전을 펼치고 있는 현재에도 트럼프 후보의 승리를 예측하는 기관은 단 한 곳도 없다. 오히려 클린턴의 압승을 예측하는 기관은 있다. 또 올해 선거기간 내내 트럼프 후보가 선거인단 확보 예측에서 클린턴 후보를 한 차례도 앞서지 못했다. 트럼프 후보는 이런 객관적인 불리함을 모두 극복하고 대역전에 성공할 수 있을까?
美 LA타임스, 클린턴 352명 선거인단 확보 예상
먼저 각 기관이 분석하는 현재 판세부터 살펴보자. 미국 로스앤젤레스 타임스(LA Times)가 6일(현지시각) 선거전 최종으로 발표한 미국 50개 주 전체와 워싱턴DC특별구 선거인단 예측을 보면 클린턴 후보는 352명을 확보해 대통령 당선에 필요한 '매직넘버'인 270명에서 82명을 더 얻을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트럼프는 186명의 선거인단 확보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LA타임스는 경합 주를 다섯 개로 압축한 다음 노스캐롤라이나와 오하이오, 애리조나 주가 클린턴에, 아이오와와 유타가 트럼프에 돌아갈 것"으로 최종 전망했다.

정치 전문매체인 리얼 클리어 폴리틱스는 6일 현재 클린턴 후보가 216명, 트럼프 후보가 164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했고 나머지 14개 주 158명의 선거인단을 높고 경합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매체 역시 경합지를 정밀 재분석한 결과 최종적으로 클린턴 후보가 297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해 241명의 선거인단 확보가 예상되는 트럼프 후보를 여유 있게 따돌리고 대통령에 당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AP 통신과 NBC 방송 등도 선거인단 확보 경쟁에서 클린턴 후보는 이미 '매직넘버 270명'을 넘었다고 예측하고 있는 가운데 클린턴 후보가 확보할 수 있는 선거인단을 가장 낮게 잡고 있는 기관조차 클린턴 후보의 승리를 예측하고 있다. 통계학자 네이트 실버가 운영하는 예측 사이트 '파이브서티에이트'(538)는 최악의 상황에도 클린턴 후보가 270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했다. 간발의 차이이긴 하지만 선거인단 270명은 클린턴 후보가 대통령이 되기에는 아무런 부족함이 없는 숫자이다.
이번에는 미국 뉴욕타임스의 분석을 들여다보자. 미국 뉴욕타임스는 현재까지 민주당의 클린턴 후보가 268명의 선거인단을 ,트럼프 후보가 157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했으며 113명의 선거인단을 놓고 두 후보가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즉 클린턴 후보는 뉴욕타임스가 경합 지역으로 분류한 플로리다, 뉴햄프셔 ,오하이오, 노스캐롤라이나, 조지아 ,애리조나, 네바다, 아이오와,유타 등 11개 주에서 단 한 곳만 이겨도 대통령 당선에 필요한 270명 이상의 선거인단을 확보하는 셈이다.

막판 선거 바람도 클린턴 후보 쪽에 유리하게 불고 있다. 이메일 스캔들 재수사 발표로 클린턴 후보를 궁지로 몰아 놓았던 미국 연방 수사국(FBI)이 무혐의 종결을 발표했고, 역대 최고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는 조기 투표에서 민주당 지지자와 히스패닉 등 클린턴 지지층의 투표율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 ,"대세 좌우할 만한 '숨은 트럼프 표' 없다"
도널드 트럼프 후보 측은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도 각종 여론조사가 자신의 지지층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승리를 장담하고 있다. 트럼프 진영은 '숨어있는 지지표'가 많으며 결국 이번 선거는 또 다른 브렉시트 투표가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대세를 역전시킬만한 숨은 트럼프 표는 없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정치 전문매체인 폴리티코와 모닝컨설트가 최근 투표 의향이 있는 유권자들을 상대로 여론조사원이 직접 질문하는 전화 여론조사와 직접 접촉 없는 온라인 여론조사를 동시에 한 결과, 대선후보 지지율에서 약간의 차이만 있을 뿐 통계적으로 중요한 수준의 격차는 없었다고 밝혔다. 이 기관들은 따라서 여론조사에서 감지되지 않은 숨은 트럼프 지지층이 선거일에 대규모로 출현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분석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전 영국 총리의 정치 분석가였던 스티브 힐턴은 CNN에 트럼프의 숨은 지지층이 얼마나 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전체 선거를 뒤흔들만큼 많을 가능성은 작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오하이오나 미시간 등 일부 경합 지역에서는 뜻밖의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또 다른 여론조사기관 공공종교연구소의 로버트 P. 존스 소장도 CNN에 자체 온라인 조사와 전화 인터뷰 조사에서 의미 있는 차이가 없었으며 "트럼프 지지 사실을 인정하길 주저하는 숨은 트럼프 지지자들이 있다는 증거는 없다"고 말했다.
"저소득 백인 노동자층 결집이 변수"
그러나 NBC 방송은 저소득 백인 노동자층이 결집해 트럼프 후보가 '러스트벨트'(쇠락한 중서부 공업지대)에서 선전하고 플로리다 등을 챙기면 271∼279석을 얻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파이브서티에이트'측도 선거인단 지형을 보면 민주당의 우세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4년 전보다 약하다며 클린턴이 "완전히 안전지대에 있지는 않다"며 의외의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미국 대선은 8일 0시 (현지시각) 우리 시각으로는 8일 오후 2시 뉴햄프셔 주 작은 마을 딕스빌노치를 시작으로 미국 전역에서 차례로 열리는 투표를 통해 최종 승자를 가리게 된다. 대선 승부에 영향을 미국 동부 지역의 출구 조사는 우리 시각으로 9일 오전 9시부터 나올 예정이며 최종 승패는 9일 오후쯤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제2의 브렉시트 투표?…‘트럼프 대역전’ 가능성은?
-
- 입력 2016-11-07 15:12:24

"1982년 미국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에서 민주당 흑인 후보였던 토머스 브래들리는 공화당의 백인 후보 조지 듀크미지언과 경쟁했다. 브래들리는 선거전 각종 여론조사에서 더 높은 지지율을 보였고 심지어 선거날 출구조사에서도 앞섰다. 그러나 투표함을 열어보니 흑인 후보 브래들리는 백인 후보에 1.2%포인트의 근소한 차이로 패배했다."
이 선거 이후에 '브래들리 효과'라는 말이 생겨났다. 선거 결과가 여론 조사와 달리 나오는 걸 일컫는 말이다. 여론 조사에서는 인기가 없는 정당이나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은 후보에 대한 자신의 지지 성향을 숨기지만 막상 투표장에서 속마음을 드러낸다는 것이다. 당시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에서도 백인층 상당수가 자신의 인종적 편견을 숨긴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6월 영국의 EU 탈퇴 여부를 묻는 이른바 '브렉시트'투표도 여론조사 흐름과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영국의 EU 탈퇴'가 통과될 것으로 예측한 여론 조사기관은 없었다.
오는 8일(현지시각) 치러지는 미국 대선이 하루 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 진영은 이 같은 '브래들리 효과'또는 '제2의 브렉시트'투표가 미국에서 다시 나타나길 기대하고 있는 분위기이다. 당시 영국에서는 빗나간 여론조사 예측의 한 원인을 '숨은 보수표'에서 찾았는데 트럼프 진영은 이번 미국 대선에서 '숨은 트럼프 표'가 대거 투표장에 나타날 것이라고 믿고 있다. 트럼프가 그동안 각종 인종, 종교, 여성 차별적 발언과 막말, 음담패설 파문 등으로 끊임없이 논란을 빚었다는 점에서 그의 지지자들 역시 트럼프를 지지한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꺼릴 것이라는 추측인 셈이다.
하지만 전국적인 지지율에서 오차 범위내에서 접전을 펼치고 있는 현재에도 트럼프 후보의 승리를 예측하는 기관은 단 한 곳도 없다. 오히려 클린턴의 압승을 예측하는 기관은 있다. 또 올해 선거기간 내내 트럼프 후보가 선거인단 확보 예측에서 클린턴 후보를 한 차례도 앞서지 못했다. 트럼프 후보는 이런 객관적인 불리함을 모두 극복하고 대역전에 성공할 수 있을까?
美 LA타임스, 클린턴 352명 선거인단 확보 예상
먼저 각 기관이 분석하는 현재 판세부터 살펴보자. 미국 로스앤젤레스 타임스(LA Times)가 6일(현지시각) 선거전 최종으로 발표한 미국 50개 주 전체와 워싱턴DC특별구 선거인단 예측을 보면 클린턴 후보는 352명을 확보해 대통령 당선에 필요한 '매직넘버'인 270명에서 82명을 더 얻을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트럼프는 186명의 선거인단 확보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LA타임스는 경합 주를 다섯 개로 압축한 다음 노스캐롤라이나와 오하이오, 애리조나 주가 클린턴에, 아이오와와 유타가 트럼프에 돌아갈 것"으로 최종 전망했다.

정치 전문매체인 리얼 클리어 폴리틱스는 6일 현재 클린턴 후보가 216명, 트럼프 후보가 164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했고 나머지 14개 주 158명의 선거인단을 높고 경합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매체 역시 경합지를 정밀 재분석한 결과 최종적으로 클린턴 후보가 297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해 241명의 선거인단 확보가 예상되는 트럼프 후보를 여유 있게 따돌리고 대통령에 당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AP 통신과 NBC 방송 등도 선거인단 확보 경쟁에서 클린턴 후보는 이미 '매직넘버 270명'을 넘었다고 예측하고 있는 가운데 클린턴 후보가 확보할 수 있는 선거인단을 가장 낮게 잡고 있는 기관조차 클린턴 후보의 승리를 예측하고 있다. 통계학자 네이트 실버가 운영하는 예측 사이트 '파이브서티에이트'(538)는 최악의 상황에도 클린턴 후보가 270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했다. 간발의 차이이긴 하지만 선거인단 270명은 클린턴 후보가 대통령이 되기에는 아무런 부족함이 없는 숫자이다.
이번에는 미국 뉴욕타임스의 분석을 들여다보자. 미국 뉴욕타임스는 현재까지 민주당의 클린턴 후보가 268명의 선거인단을 ,트럼프 후보가 157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했으며 113명의 선거인단을 놓고 두 후보가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즉 클린턴 후보는 뉴욕타임스가 경합 지역으로 분류한 플로리다, 뉴햄프셔 ,오하이오, 노스캐롤라이나, 조지아 ,애리조나, 네바다, 아이오와,유타 등 11개 주에서 단 한 곳만 이겨도 대통령 당선에 필요한 270명 이상의 선거인단을 확보하는 셈이다.

막판 선거 바람도 클린턴 후보 쪽에 유리하게 불고 있다. 이메일 스캔들 재수사 발표로 클린턴 후보를 궁지로 몰아 놓았던 미국 연방 수사국(FBI)이 무혐의 종결을 발표했고, 역대 최고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는 조기 투표에서 민주당 지지자와 히스패닉 등 클린턴 지지층의 투표율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 ,"대세 좌우할 만한 '숨은 트럼프 표' 없다"
도널드 트럼프 후보 측은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도 각종 여론조사가 자신의 지지층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승리를 장담하고 있다. 트럼프 진영은 '숨어있는 지지표'가 많으며 결국 이번 선거는 또 다른 브렉시트 투표가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대세를 역전시킬만한 숨은 트럼프 표는 없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정치 전문매체인 폴리티코와 모닝컨설트가 최근 투표 의향이 있는 유권자들을 상대로 여론조사원이 직접 질문하는 전화 여론조사와 직접 접촉 없는 온라인 여론조사를 동시에 한 결과, 대선후보 지지율에서 약간의 차이만 있을 뿐 통계적으로 중요한 수준의 격차는 없었다고 밝혔다. 이 기관들은 따라서 여론조사에서 감지되지 않은 숨은 트럼프 지지층이 선거일에 대규모로 출현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분석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전 영국 총리의 정치 분석가였던 스티브 힐턴은 CNN에 트럼프의 숨은 지지층이 얼마나 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전체 선거를 뒤흔들만큼 많을 가능성은 작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오하이오나 미시간 등 일부 경합 지역에서는 뜻밖의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또 다른 여론조사기관 공공종교연구소의 로버트 P. 존스 소장도 CNN에 자체 온라인 조사와 전화 인터뷰 조사에서 의미 있는 차이가 없었으며 "트럼프 지지 사실을 인정하길 주저하는 숨은 트럼프 지지자들이 있다는 증거는 없다"고 말했다.
"저소득 백인 노동자층 결집이 변수"
그러나 NBC 방송은 저소득 백인 노동자층이 결집해 트럼프 후보가 '러스트벨트'(쇠락한 중서부 공업지대)에서 선전하고 플로리다 등을 챙기면 271∼279석을 얻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파이브서티에이트'측도 선거인단 지형을 보면 민주당의 우세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4년 전보다 약하다며 클린턴이 "완전히 안전지대에 있지는 않다"며 의외의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미국 대선은 8일 0시 (현지시각) 우리 시각으로는 8일 오후 2시 뉴햄프셔 주 작은 마을 딕스빌노치를 시작으로 미국 전역에서 차례로 열리는 투표를 통해 최종 승자를 가리게 된다. 대선 승부에 영향을 미국 동부 지역의 출구 조사는 우리 시각으로 9일 오전 9시부터 나올 예정이며 최종 승패는 9일 오후쯤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이 선거 이후에 '브래들리 효과'라는 말이 생겨났다. 선거 결과가 여론 조사와 달리 나오는 걸 일컫는 말이다. 여론 조사에서는 인기가 없는 정당이나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은 후보에 대한 자신의 지지 성향을 숨기지만 막상 투표장에서 속마음을 드러낸다는 것이다. 당시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에서도 백인층 상당수가 자신의 인종적 편견을 숨긴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6월 영국의 EU 탈퇴 여부를 묻는 이른바 '브렉시트'투표도 여론조사 흐름과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영국의 EU 탈퇴'가 통과될 것으로 예측한 여론 조사기관은 없었다.
오는 8일(현지시각) 치러지는 미국 대선이 하루 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 진영은 이 같은 '브래들리 효과'또는 '제2의 브렉시트'투표가 미국에서 다시 나타나길 기대하고 있는 분위기이다. 당시 영국에서는 빗나간 여론조사 예측의 한 원인을 '숨은 보수표'에서 찾았는데 트럼프 진영은 이번 미국 대선에서 '숨은 트럼프 표'가 대거 투표장에 나타날 것이라고 믿고 있다. 트럼프가 그동안 각종 인종, 종교, 여성 차별적 발언과 막말, 음담패설 파문 등으로 끊임없이 논란을 빚었다는 점에서 그의 지지자들 역시 트럼프를 지지한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꺼릴 것이라는 추측인 셈이다.
하지만 전국적인 지지율에서 오차 범위내에서 접전을 펼치고 있는 현재에도 트럼프 후보의 승리를 예측하는 기관은 단 한 곳도 없다. 오히려 클린턴의 압승을 예측하는 기관은 있다. 또 올해 선거기간 내내 트럼프 후보가 선거인단 확보 예측에서 클린턴 후보를 한 차례도 앞서지 못했다. 트럼프 후보는 이런 객관적인 불리함을 모두 극복하고 대역전에 성공할 수 있을까?
美 LA타임스, 클린턴 352명 선거인단 확보 예상
먼저 각 기관이 분석하는 현재 판세부터 살펴보자. 미국 로스앤젤레스 타임스(LA Times)가 6일(현지시각) 선거전 최종으로 발표한 미국 50개 주 전체와 워싱턴DC특별구 선거인단 예측을 보면 클린턴 후보는 352명을 확보해 대통령 당선에 필요한 '매직넘버'인 270명에서 82명을 더 얻을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트럼프는 186명의 선거인단 확보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LA타임스는 경합 주를 다섯 개로 압축한 다음 노스캐롤라이나와 오하이오, 애리조나 주가 클린턴에, 아이오와와 유타가 트럼프에 돌아갈 것"으로 최종 전망했다.

정치 전문매체인 리얼 클리어 폴리틱스는 6일 현재 클린턴 후보가 216명, 트럼프 후보가 164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했고 나머지 14개 주 158명의 선거인단을 높고 경합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매체 역시 경합지를 정밀 재분석한 결과 최종적으로 클린턴 후보가 297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해 241명의 선거인단 확보가 예상되는 트럼프 후보를 여유 있게 따돌리고 대통령에 당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AP 통신과 NBC 방송 등도 선거인단 확보 경쟁에서 클린턴 후보는 이미 '매직넘버 270명'을 넘었다고 예측하고 있는 가운데 클린턴 후보가 확보할 수 있는 선거인단을 가장 낮게 잡고 있는 기관조차 클린턴 후보의 승리를 예측하고 있다. 통계학자 네이트 실버가 운영하는 예측 사이트 '파이브서티에이트'(538)는 최악의 상황에도 클린턴 후보가 270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했다. 간발의 차이이긴 하지만 선거인단 270명은 클린턴 후보가 대통령이 되기에는 아무런 부족함이 없는 숫자이다.
이번에는 미국 뉴욕타임스의 분석을 들여다보자. 미국 뉴욕타임스는 현재까지 민주당의 클린턴 후보가 268명의 선거인단을 ,트럼프 후보가 157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했으며 113명의 선거인단을 놓고 두 후보가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즉 클린턴 후보는 뉴욕타임스가 경합 지역으로 분류한 플로리다, 뉴햄프셔 ,오하이오, 노스캐롤라이나, 조지아 ,애리조나, 네바다, 아이오와,유타 등 11개 주에서 단 한 곳만 이겨도 대통령 당선에 필요한 270명 이상의 선거인단을 확보하는 셈이다.

막판 선거 바람도 클린턴 후보 쪽에 유리하게 불고 있다. 이메일 스캔들 재수사 발표로 클린턴 후보를 궁지로 몰아 놓았던 미국 연방 수사국(FBI)이 무혐의 종결을 발표했고, 역대 최고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는 조기 투표에서 민주당 지지자와 히스패닉 등 클린턴 지지층의 투표율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 ,"대세 좌우할 만한 '숨은 트럼프 표' 없다"
도널드 트럼프 후보 측은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도 각종 여론조사가 자신의 지지층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승리를 장담하고 있다. 트럼프 진영은 '숨어있는 지지표'가 많으며 결국 이번 선거는 또 다른 브렉시트 투표가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대세를 역전시킬만한 숨은 트럼프 표는 없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정치 전문매체인 폴리티코와 모닝컨설트가 최근 투표 의향이 있는 유권자들을 상대로 여론조사원이 직접 질문하는 전화 여론조사와 직접 접촉 없는 온라인 여론조사를 동시에 한 결과, 대선후보 지지율에서 약간의 차이만 있을 뿐 통계적으로 중요한 수준의 격차는 없었다고 밝혔다. 이 기관들은 따라서 여론조사에서 감지되지 않은 숨은 트럼프 지지층이 선거일에 대규모로 출현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분석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전 영국 총리의 정치 분석가였던 스티브 힐턴은 CNN에 트럼프의 숨은 지지층이 얼마나 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전체 선거를 뒤흔들만큼 많을 가능성은 작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오하이오나 미시간 등 일부 경합 지역에서는 뜻밖의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또 다른 여론조사기관 공공종교연구소의 로버트 P. 존스 소장도 CNN에 자체 온라인 조사와 전화 인터뷰 조사에서 의미 있는 차이가 없었으며 "트럼프 지지 사실을 인정하길 주저하는 숨은 트럼프 지지자들이 있다는 증거는 없다"고 말했다.
"저소득 백인 노동자층 결집이 변수"
그러나 NBC 방송은 저소득 백인 노동자층이 결집해 트럼프 후보가 '러스트벨트'(쇠락한 중서부 공업지대)에서 선전하고 플로리다 등을 챙기면 271∼279석을 얻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파이브서티에이트'측도 선거인단 지형을 보면 민주당의 우세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4년 전보다 약하다며 클린턴이 "완전히 안전지대에 있지는 않다"며 의외의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미국 대선은 8일 0시 (현지시각) 우리 시각으로는 8일 오후 2시 뉴햄프셔 주 작은 마을 딕스빌노치를 시작으로 미국 전역에서 차례로 열리는 투표를 통해 최종 승자를 가리게 된다. 대선 승부에 영향을 미국 동부 지역의 출구 조사는 우리 시각으로 9일 오전 9시부터 나올 예정이며 최종 승패는 9일 오후쯤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
-
김의철 기자 kimec@kbs.co.kr
김의철 기자의 기사 모음
-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
좋아요
0
-
응원해요
0
-
후속 원해요
0
이슈
트럼프 시대 개막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