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부 ‘문고리 권력’은 큰딸과 맏사위?

입력 2016.11.11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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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가 오바마 대통령을 만나 본격적인 정권 인수 작업에 나서면서 미국의 주요 언론들은 트럼프 정부에 참여할 인사들에 대한 하마평을 쏟아내고 있다. 깅 리치 전 하원 의장, 크리스티 크리스 뉴저지 주 지사, 제프 세션스 상원 의원 등 일찌감치 트럼프 진영에 합류한 인사들이 중용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여성 비하 발언 등으로 약점 많은 도널드 트럼프의 '비밀병기'로 불렸던 트럼프의 큰딸 이방카와 맏사위 재러드 쿠시너(35)가 내년 1월 20일 공식 출범하는 트럼프 정부의 최고 실세로 떠오르고 있다.

10일 트럼프 당선인의 맏사위 재러드 쿠시너와 데니스 맥도너 백악관 비서실장이 백악관 경내를 걷고 있다.10일 트럼프 당선인의 맏사위 재러드 쿠시너와 데니스 맥도너 백악관 비서실장이 백악관 경내를 걷고 있다.

'문고리 권력' 백악관 비서실장은 맏사위 쿠시너?

10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오바마 대통령을 만나러 백악관을 방문했을 때 맏사위인 재러드 쿠시너를 데리고 갔다. 또 트럼프 당선자가 오바마 대통령을 만나는 시각에 재러드 쿠시너는 데니스 맥도너 현 백악관 비서실장과 함께 백악관 경내를 걸으며 얘기를 나누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이후 쿠시너가 백악관 비서실장에 기용될 것이라는 전망이 널리 퍼졌다.현 백악관 비서실장으로부터 인수인계 작업을 시작했다는 분석이 설득력 있게 확산한 것이다.

트럼프가 가장 신뢰하는 큰딸 이방카의 남편인 쿠시너는 트럼프 캠프의 '그림자 선대본부장'을 하며 사실상 대선을 지휘한 '최고 실세'로 통한다. 대선 기간 정권 인수위 구성을 담당한 트럼프 캠프의 막후 수장이었던 만큼 '백악관 비서실장' 역할에 적합하다는 평이 나온다.

대선 선거 운동 당시 트럼프 후보가 큰딸 이방카, 맏사위 쿠시너와 함께 선거 운동을 펼치고 있다.대선 선거 운동 당시 트럼프 후보가 큰딸 이방카, 맏사위 쿠시너와 함께 선거 운동을 펼치고 있다.

2009년 이방카와 결혼한 쿠시너는 하버드대학 사회학과, 뉴욕대 로스쿨을 졸업한 수재다. 뉴욕의 부동산 개발업자로 활동하던 2007년 미국에서 가장 비싼 건물인 뉴욕 맨해튼 5번가의 2조 원 상당의 빌딩을 사들여 주목받은 데 이어 주간지 '뉴욕옵서버'를 인수해 언론계로도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실제로 쿠시너가 백악관 비서실장에 기용되면 트럼프 정부의 여성과 보육 정책을 담당하는 특별보좌관 역할을 할 것으로 얘기가 나오고 있는 이방카와 함께 트럼프 정부에서 최고 실세로 군림하면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런 점이 걸림돌로 작용할 수도 있다. 가뜩이나 선거 과정에서 나라가 양분된 상황에서 "정부가 자신의 기업도 아닌데 '가족 이너서클'처럼 운영하느냐?"는 비판에 직면할 수도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그래서 대안으로 거론되는 게 트럼프 캠프 2기 좌장인 스티브 배넌이다. 우파 인터넷 매체 '브레이트바트'의 공동 창업자 출신인 스티브 배넌은 지난 8월 온건파인 존 매너포트가 선대 위원장에서 물러나자 최고경영자(CEO)로 영입돼 '2기 캠프'를 이끌었다.


미국 언론들 사이에서는 뉴저지 주지사인 크리스 크리스티 정권 인수위원장과 라인스 프리버스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위원장, 깅 리치 전 하원 의원,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 등도 백악관 비서실장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변호사 출신인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주 지사는 뉴저지 주 지방법원장을 지낸 뒤 2010년부터 뉴저지 주지사로 재직하고 있다. 크리스티는 한때 젭 부시 플로리다 지사와 함께 유력한 공화당 경선 후보였지만 초반에 중도 포기를 선언하고 트럼프 진영에 합류하면서 트럼프의 신뢰를 얻었다.

공화당 전당대회 책임자였던 라인스 프리버스 공화당 전국위원회 위원장은 폴 라이언 하원 의장 등 공화당 지도부가 트럼프 후보를 흔들 때마다 뚝심으로 버텨내면서 '공화당 내 트럼프 후보 지키기 1등 공신'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조지아주에서 성장한 깅 리치 전 하원 의장은 '르윈스키 스캔들'이 불거지자 빌 클린턴 대통령의 탄핵을 강력히 추진했던 인물이다. 하지만 개인적인 문제가 불거지면서 공화당 내 영향력을 급속히 잃었고 결국 1999년 하원 의장직을 내려놓고 정계를 은퇴했다. 그 이후 그는 강연과 저술 활동을 통해 보수 이념을 전파해왔으며 공화당의 개혁을 촉구하기도 했다.

9.11테러 당시 뉴욕 시장이었던 줄리아니는 암 투병 중 테러 소식을 듣고 곧바로 현장으로 달려가 수습을 진두지휘한 인물로 널리 알려졌으며 일찌감치 트럼프 진영에 합류했다.

미국 언론들은 이들 4명의 경우 백악관 비서실장에 기용되지 않더라도 다른 정부 요직에 임명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크리스티 주지사는 법무, 상무, 국토안보부 등 다양한 직책에 거론되고 있고 ,깅리치 전 하원 의장은 국무장관 줄리아니 전 시장에 법무부 장관으로도 거론되고 있다.

대선 운동 기간 트럼프 후보와 제프리 세션스 상원 의원이 함께 유세하고 있다.대선 운동 기간 트럼프 후보와 제프리 세션스 상원 의원이 함께 유세하고 있다.

외교·안보 분야에서는 제프 세션스 상원 의원이 중책을 맡을 것으로 예상한다. 경선 기간 미국 상원 내에서는 유일한 트럼프 지지자였던 세션스는 외교·안보 분야 자문 역할을 담당하는 '국가안보위원회'를 이끌며 외교정책 구상을 가다듬었다. 미국 언론들은 "극우파인 세션스가 트럼프와 코드가 잘 맞으며 좀 더 깊은 차원에서 '국가주의적 혁명'을 생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세션스는 국무장관, 국방 장관 등에 거론되고 있다.

앨라배마 주 검찰총장 출신의 세션스 의원은 17년간 상원 군사위에서 활동하고 현재 군사위 전략군 소위원장을 맡고 있어 핵과 미사일, 정보, 동맹정책에 밝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자동차 공장을 지역구에 두고 있어 한·미 관계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도 나오고 있다.

마이클 플린 전 국가정보국 국장 마이클 플린 전 국가정보국 국장

국방장관 후보군은 세션스 의원 이외에도 마이클 플린 전 국가정보국(DIA) 국장, 공화당 내 대표적 외교·안보 통으로 꼽히는 짐 탤런트 전 상원 의원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플린은 국방부 장관에 기용되지 않을 경우 국가 안보 보좌관에 기용될 가능성도 있다.

재무장관 후보로는 유명 투자자 두 명이 거론된다. 너친과 '기업사냥꾼' 칼 아이칸이다. 이밖에 켈리엔 콘웨이 선거대책본부장과 스티븐 배넌 최고경영자, 대변인 제이슨 밀러, 호프 힉스 등 캠프 관계자들은 주로 백악관에 들어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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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정부 ‘문고리 권력’은 큰딸과 맏사위?
    • 입력 2016-11-11 14:01:31
    취재K
제45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가 오바마 대통령을 만나 본격적인 정권 인수 작업에 나서면서 미국의 주요 언론들은 트럼프 정부에 참여할 인사들에 대한 하마평을 쏟아내고 있다. 깅 리치 전 하원 의장, 크리스티 크리스 뉴저지 주 지사, 제프 세션스 상원 의원 등 일찌감치 트럼프 진영에 합류한 인사들이 중용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여성 비하 발언 등으로 약점 많은 도널드 트럼프의 '비밀병기'로 불렸던 트럼프의 큰딸 이방카와 맏사위 재러드 쿠시너(35)가 내년 1월 20일 공식 출범하는 트럼프 정부의 최고 실세로 떠오르고 있다.

10일 트럼프 당선인의 맏사위 재러드 쿠시너와 데니스 맥도너 백악관 비서실장이 백악관 경내를 걷고 있다.
'문고리 권력' 백악관 비서실장은 맏사위 쿠시너?

10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오바마 대통령을 만나러 백악관을 방문했을 때 맏사위인 재러드 쿠시너를 데리고 갔다. 또 트럼프 당선자가 오바마 대통령을 만나는 시각에 재러드 쿠시너는 데니스 맥도너 현 백악관 비서실장과 함께 백악관 경내를 걸으며 얘기를 나누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이후 쿠시너가 백악관 비서실장에 기용될 것이라는 전망이 널리 퍼졌다.현 백악관 비서실장으로부터 인수인계 작업을 시작했다는 분석이 설득력 있게 확산한 것이다.

트럼프가 가장 신뢰하는 큰딸 이방카의 남편인 쿠시너는 트럼프 캠프의 '그림자 선대본부장'을 하며 사실상 대선을 지휘한 '최고 실세'로 통한다. 대선 기간 정권 인수위 구성을 담당한 트럼프 캠프의 막후 수장이었던 만큼 '백악관 비서실장' 역할에 적합하다는 평이 나온다.

대선 선거 운동 당시 트럼프 후보가 큰딸 이방카, 맏사위 쿠시너와 함께 선거 운동을 펼치고 있다.
2009년 이방카와 결혼한 쿠시너는 하버드대학 사회학과, 뉴욕대 로스쿨을 졸업한 수재다. 뉴욕의 부동산 개발업자로 활동하던 2007년 미국에서 가장 비싼 건물인 뉴욕 맨해튼 5번가의 2조 원 상당의 빌딩을 사들여 주목받은 데 이어 주간지 '뉴욕옵서버'를 인수해 언론계로도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실제로 쿠시너가 백악관 비서실장에 기용되면 트럼프 정부의 여성과 보육 정책을 담당하는 특별보좌관 역할을 할 것으로 얘기가 나오고 있는 이방카와 함께 트럼프 정부에서 최고 실세로 군림하면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런 점이 걸림돌로 작용할 수도 있다. 가뜩이나 선거 과정에서 나라가 양분된 상황에서 "정부가 자신의 기업도 아닌데 '가족 이너서클'처럼 운영하느냐?"는 비판에 직면할 수도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그래서 대안으로 거론되는 게 트럼프 캠프 2기 좌장인 스티브 배넌이다. 우파 인터넷 매체 '브레이트바트'의 공동 창업자 출신인 스티브 배넌은 지난 8월 온건파인 존 매너포트가 선대 위원장에서 물러나자 최고경영자(CEO)로 영입돼 '2기 캠프'를 이끌었다.


미국 언론들 사이에서는 뉴저지 주지사인 크리스 크리스티 정권 인수위원장과 라인스 프리버스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위원장, 깅 리치 전 하원 의원,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 등도 백악관 비서실장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변호사 출신인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주 지사는 뉴저지 주 지방법원장을 지낸 뒤 2010년부터 뉴저지 주지사로 재직하고 있다. 크리스티는 한때 젭 부시 플로리다 지사와 함께 유력한 공화당 경선 후보였지만 초반에 중도 포기를 선언하고 트럼프 진영에 합류하면서 트럼프의 신뢰를 얻었다.

공화당 전당대회 책임자였던 라인스 프리버스 공화당 전국위원회 위원장은 폴 라이언 하원 의장 등 공화당 지도부가 트럼프 후보를 흔들 때마다 뚝심으로 버텨내면서 '공화당 내 트럼프 후보 지키기 1등 공신'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조지아주에서 성장한 깅 리치 전 하원 의장은 '르윈스키 스캔들'이 불거지자 빌 클린턴 대통령의 탄핵을 강력히 추진했던 인물이다. 하지만 개인적인 문제가 불거지면서 공화당 내 영향력을 급속히 잃었고 결국 1999년 하원 의장직을 내려놓고 정계를 은퇴했다. 그 이후 그는 강연과 저술 활동을 통해 보수 이념을 전파해왔으며 공화당의 개혁을 촉구하기도 했다.

9.11테러 당시 뉴욕 시장이었던 줄리아니는 암 투병 중 테러 소식을 듣고 곧바로 현장으로 달려가 수습을 진두지휘한 인물로 널리 알려졌으며 일찌감치 트럼프 진영에 합류했다.

미국 언론들은 이들 4명의 경우 백악관 비서실장에 기용되지 않더라도 다른 정부 요직에 임명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크리스티 주지사는 법무, 상무, 국토안보부 등 다양한 직책에 거론되고 있고 ,깅리치 전 하원 의장은 국무장관 줄리아니 전 시장에 법무부 장관으로도 거론되고 있다.

대선 운동 기간 트럼프 후보와 제프리 세션스 상원 의원이 함께 유세하고 있다.
외교·안보 분야에서는 제프 세션스 상원 의원이 중책을 맡을 것으로 예상한다. 경선 기간 미국 상원 내에서는 유일한 트럼프 지지자였던 세션스는 외교·안보 분야 자문 역할을 담당하는 '국가안보위원회'를 이끌며 외교정책 구상을 가다듬었다. 미국 언론들은 "극우파인 세션스가 트럼프와 코드가 잘 맞으며 좀 더 깊은 차원에서 '국가주의적 혁명'을 생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세션스는 국무장관, 국방 장관 등에 거론되고 있다.

앨라배마 주 검찰총장 출신의 세션스 의원은 17년간 상원 군사위에서 활동하고 현재 군사위 전략군 소위원장을 맡고 있어 핵과 미사일, 정보, 동맹정책에 밝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자동차 공장을 지역구에 두고 있어 한·미 관계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도 나오고 있다.

마이클 플린 전 국가정보국 국장
국방장관 후보군은 세션스 의원 이외에도 마이클 플린 전 국가정보국(DIA) 국장, 공화당 내 대표적 외교·안보 통으로 꼽히는 짐 탤런트 전 상원 의원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플린은 국방부 장관에 기용되지 않을 경우 국가 안보 보좌관에 기용될 가능성도 있다.

재무장관 후보로는 유명 투자자 두 명이 거론된다. 너친과 '기업사냥꾼' 칼 아이칸이다. 이밖에 켈리엔 콘웨이 선거대책본부장과 스티븐 배넌 최고경영자, 대변인 제이슨 밀러, 호프 힉스 등 캠프 관계자들은 주로 백악관에 들어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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