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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재집권 이후 17명째 사형 집행…여론은?
입력 2016.11.13 (12:20) 취재K
아베 재집권 이후 17명째 사형 집행…여론은?
사형제도의 존속 여부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일본에서 또 사형이 집행됐다. 2016년 8월 취임한 가네다 가쓰토시 법무성 장관은 취임 석 달 만에 처음으로 사형집행 명령을 내렸다.

사형수는 다지리 겐이치(45살). 여성 2명을 살해하고 금품을 빼앗은 혐의로 체포됐다. 범행 장소는 구마모토현. 2004년에는 40대 여성을, 2011년에선 60대 여성을 살해하고 금품을 빼앗은 것으로 드러나 강도 살인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2009년 도입된 시민참여재판 '재판원' 제도 아래에서 재판을 받은 결과, 2012년 사형이 확정됐다.



1심 구마모토 지방법원과 2심 후쿠오카 고등법원은 돈을 노린 이기적 동기로 두 사람을 살해한 책임이 무겁다면서 사형을 선고했다. 변호사가 대법원에 상고했지만, 다지리는 스스로 상고를 포기해 사형이 확정됐다. 사형 집행은 11월11일 오전 11시에 이뤄졌다.

"여론은 흉악범 사형을 요구"

가네다 법무성 장관은 임시 기자회견을 통해, "문제의 사형수가 저지른 범죄는 매우 잔인하고 피해자와 유가족들에게 매우 억울한 사건이다"고 밝혔다. 또 "충분한 심리를 거쳐 최종적으로 사형이 확정됐으며, 신중한 검토를 거쳐 집행을 명령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 여론의 다수가 흉악한 범죄에 대해서 사형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현저하게 중대한 흉악 범죄를 저지른 자에게 사형을 부과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하면서 사형제도 폐지는 적당하지 않다고 못을 박았다.


가네다 장관은 다만, 재판원의 경험자가 사형제도에 관한 정보 공개를 요구한 것과 관련해, "이름과 범죄 사실 등 이외의 것을 공표하면 집행을 받은 당사자와 그 가족에게 불이익을 줄 수 있고, 다른 사형수의 심리적 안정을 해칠 수 있다"며 공개를 거부했다.

아베 재집권 이후 17명째 사형 집행

이번 사형 집행은 2016년 3월 사형집행 이후 7달여 만에 이뤄졌다. 2012년 제2차 아베 내각 이후 사형이 집행된 이번이 10번째로, 사형수 숫자로는 모두 17명이다. 재판원 재판을 거쳐 사형이 집행된 것은 이번이 두번 째이다. 이로써 일본에서는 현재 128명의 사형수가 남게 됐다.


1993년 이후 23년 동안 일본에서 사형이 집행된 사형수는 108명이다. 역대 법무성 장관 37명 가운데 12명은 집행 명령을 전혀 내리지 않은 반면, 1년 동안 13명에 대한 집행 명령을 내린 장관도 있다. 그만큼 쉽지 않은 결정이고, 또한 정권 또는 장관의 정책적 의지가 중요한 사안임을 보여준다.

이와 관련해, 일본 변호사 연합회는 2016년 10월 7일 사형제도를 폐지해야 한다는 내용의 선언을 처음으로 발표했다. 변호사들은 일본 후쿠이에서 인권옹호대회를 열고, '2020년을 목표로 사형제 폐지를 추진하고, 사형 대신 종신형 등의 도입을 검토한다'는 내용의 선언을 다수결로 채택했다. 누명을 쓴 사람이 희생될 경우 돌이킬 수 없고, 사형제도 폐지는 세계적 흐름이라는 것이다.


사형 반대 목소리도 높지만...여론은?

표결 결과는 700여 명 중 약 70% 찬성으로 나타났다. 찬성이 다수였지만, 무시할 수 없는 숫자가 반대표를 던졌다. '범죄 피해자를 지원하는 변호사와 피해자 모임' 등은 즉각 반발하며, 사형제 존치를 주장했다. 흉악범죄 때문에 고통받는 피해자와 유족 앞에서 흉악범 사형은 필요없다고 말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변호사 연합회 집행부는 국민의 이해를 얻는 노력을 계속하고, 사형 폐지 선언의 실현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정부에 대해 사형 제도 폐지를 포함한 법 정비를 요구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여론의 반발 등을 의식해서인지 아직 본격적인 활동에 나서지는 못하고 있다.

1990년 무렵부터 국제적으로 사형제도 폐지 움직임이 확산됐다. 2015년 인권단체 앰네스티 통계를 보면, 모든 범죄에 대한 사형 폐지국은 102개국, 일반 범죄에 대한 사형 폐지국은 6개국, 그리고 한국처럼 일정 기간 집행이 중지된 사실상 사형 폐지국은 32개국으로 분류된다. 2015년 한해에만 4개국이 사형제를 공식적으로 폐지했다. 사형 존치국은 58개국이다.

그러나 국제 앰네스티의 사형현황 보고서를 보면, 최근 세계적으로 사형집행이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사형 집행 건수는 앰네스티가 집계를 시작한 2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2015년 1년 동안 최소 1,630여 명의 사형이 집행됐다. 2014년 대비 50% 이상 증가한 수치이다. 여기에는 중국에서의 사형집행 통계가 빠져 있다.

사형 폐지국 증가...사형 집행도 덩달아 급증

앰네스티는 2015년 사형 집행이 가장 많았던 국가를 중국, 이란, 파키스탄, 사우디아라비아, 미국 순으로 꼽았다. 통계에 반영된 사형집행 건수의 90%는 이란, 파키스탄, 사우디아라비아 등 3개 나라가 차지하고 있다. 이집트와 소말리 등의 사형집행도 현저히 증가했다.

'국제 앰네스티는 범죄의 성질이나 정황, 개인의 유죄 여부 또는 기타 성격, 사형 집행 방식에 관계 없이 모든 경우에 대해 사형을 반대한다. 사형이 다른 형벌에 비해 더 효과적으로 범죄를 억제한다는 증거는 없다'는 게 앰네스티의 공식 입장이다.

사형 집행이 흉악범죄 예방에 효과가 있느냐에 대해서는 이견이 많다. 그러나 일본내 여론은 사형 제도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다. 2014년 일본 정부의 여론조사 결과는 사형제에 찬성한 비율이 80%로 나타난 반면, 폐지해야 한다는 답변은 10%에 그쳤다.

잔혹범죄 또는 사회적 공분을 사는 중범죄 사건이 생길 때마다 사형 제도와 실제 집행에 대한 의견이 분분해지는 것은 한국이나 일본이나 비슷한 것 같다. 인권운동가들의 주장 또는 관련 전문가들의 연구 결과와 무관하게, 사회의 공분을 일으킨 범죄행위가 일반 국민들의 법감정을 지속적으로 자극하고 있는 셈이다.
  • 아베 재집권 이후 17명째 사형 집행…여론은?
    • 입력 2016.11.13 (12:20)
    취재K
아베 재집권 이후 17명째 사형 집행…여론은?
사형제도의 존속 여부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일본에서 또 사형이 집행됐다. 2016년 8월 취임한 가네다 가쓰토시 법무성 장관은 취임 석 달 만에 처음으로 사형집행 명령을 내렸다.

사형수는 다지리 겐이치(45살). 여성 2명을 살해하고 금품을 빼앗은 혐의로 체포됐다. 범행 장소는 구마모토현. 2004년에는 40대 여성을, 2011년에선 60대 여성을 살해하고 금품을 빼앗은 것으로 드러나 강도 살인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2009년 도입된 시민참여재판 '재판원' 제도 아래에서 재판을 받은 결과, 2012년 사형이 확정됐다.



1심 구마모토 지방법원과 2심 후쿠오카 고등법원은 돈을 노린 이기적 동기로 두 사람을 살해한 책임이 무겁다면서 사형을 선고했다. 변호사가 대법원에 상고했지만, 다지리는 스스로 상고를 포기해 사형이 확정됐다. 사형 집행은 11월11일 오전 11시에 이뤄졌다.

"여론은 흉악범 사형을 요구"

가네다 법무성 장관은 임시 기자회견을 통해, "문제의 사형수가 저지른 범죄는 매우 잔인하고 피해자와 유가족들에게 매우 억울한 사건이다"고 밝혔다. 또 "충분한 심리를 거쳐 최종적으로 사형이 확정됐으며, 신중한 검토를 거쳐 집행을 명령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 여론의 다수가 흉악한 범죄에 대해서 사형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현저하게 중대한 흉악 범죄를 저지른 자에게 사형을 부과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하면서 사형제도 폐지는 적당하지 않다고 못을 박았다.


가네다 장관은 다만, 재판원의 경험자가 사형제도에 관한 정보 공개를 요구한 것과 관련해, "이름과 범죄 사실 등 이외의 것을 공표하면 집행을 받은 당사자와 그 가족에게 불이익을 줄 수 있고, 다른 사형수의 심리적 안정을 해칠 수 있다"며 공개를 거부했다.

아베 재집권 이후 17명째 사형 집행

이번 사형 집행은 2016년 3월 사형집행 이후 7달여 만에 이뤄졌다. 2012년 제2차 아베 내각 이후 사형이 집행된 이번이 10번째로, 사형수 숫자로는 모두 17명이다. 재판원 재판을 거쳐 사형이 집행된 것은 이번이 두번 째이다. 이로써 일본에서는 현재 128명의 사형수가 남게 됐다.


1993년 이후 23년 동안 일본에서 사형이 집행된 사형수는 108명이다. 역대 법무성 장관 37명 가운데 12명은 집행 명령을 전혀 내리지 않은 반면, 1년 동안 13명에 대한 집행 명령을 내린 장관도 있다. 그만큼 쉽지 않은 결정이고, 또한 정권 또는 장관의 정책적 의지가 중요한 사안임을 보여준다.

이와 관련해, 일본 변호사 연합회는 2016년 10월 7일 사형제도를 폐지해야 한다는 내용의 선언을 처음으로 발표했다. 변호사들은 일본 후쿠이에서 인권옹호대회를 열고, '2020년을 목표로 사형제 폐지를 추진하고, 사형 대신 종신형 등의 도입을 검토한다'는 내용의 선언을 다수결로 채택했다. 누명을 쓴 사람이 희생될 경우 돌이킬 수 없고, 사형제도 폐지는 세계적 흐름이라는 것이다.


사형 반대 목소리도 높지만...여론은?

표결 결과는 700여 명 중 약 70% 찬성으로 나타났다. 찬성이 다수였지만, 무시할 수 없는 숫자가 반대표를 던졌다. '범죄 피해자를 지원하는 변호사와 피해자 모임' 등은 즉각 반발하며, 사형제 존치를 주장했다. 흉악범죄 때문에 고통받는 피해자와 유족 앞에서 흉악범 사형은 필요없다고 말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변호사 연합회 집행부는 국민의 이해를 얻는 노력을 계속하고, 사형 폐지 선언의 실현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정부에 대해 사형 제도 폐지를 포함한 법 정비를 요구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여론의 반발 등을 의식해서인지 아직 본격적인 활동에 나서지는 못하고 있다.

1990년 무렵부터 국제적으로 사형제도 폐지 움직임이 확산됐다. 2015년 인권단체 앰네스티 통계를 보면, 모든 범죄에 대한 사형 폐지국은 102개국, 일반 범죄에 대한 사형 폐지국은 6개국, 그리고 한국처럼 일정 기간 집행이 중지된 사실상 사형 폐지국은 32개국으로 분류된다. 2015년 한해에만 4개국이 사형제를 공식적으로 폐지했다. 사형 존치국은 58개국이다.

그러나 국제 앰네스티의 사형현황 보고서를 보면, 최근 세계적으로 사형집행이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사형 집행 건수는 앰네스티가 집계를 시작한 2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2015년 1년 동안 최소 1,630여 명의 사형이 집행됐다. 2014년 대비 50% 이상 증가한 수치이다. 여기에는 중국에서의 사형집행 통계가 빠져 있다.

사형 폐지국 증가...사형 집행도 덩달아 급증

앰네스티는 2015년 사형 집행이 가장 많았던 국가를 중국, 이란, 파키스탄, 사우디아라비아, 미국 순으로 꼽았다. 통계에 반영된 사형집행 건수의 90%는 이란, 파키스탄, 사우디아라비아 등 3개 나라가 차지하고 있다. 이집트와 소말리 등의 사형집행도 현저히 증가했다.

'국제 앰네스티는 범죄의 성질이나 정황, 개인의 유죄 여부 또는 기타 성격, 사형 집행 방식에 관계 없이 모든 경우에 대해 사형을 반대한다. 사형이 다른 형벌에 비해 더 효과적으로 범죄를 억제한다는 증거는 없다'는 게 앰네스티의 공식 입장이다.

사형 집행이 흉악범죄 예방에 효과가 있느냐에 대해서는 이견이 많다. 그러나 일본내 여론은 사형 제도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다. 2014년 일본 정부의 여론조사 결과는 사형제에 찬성한 비율이 80%로 나타난 반면, 폐지해야 한다는 답변은 10%에 그쳤다.

잔혹범죄 또는 사회적 공분을 사는 중범죄 사건이 생길 때마다 사형 제도와 실제 집행에 대한 의견이 분분해지는 것은 한국이나 일본이나 비슷한 것 같다. 인권운동가들의 주장 또는 관련 전문가들의 연구 결과와 무관하게, 사회의 공분을 일으킨 범죄행위가 일반 국민들의 법감정을 지속적으로 자극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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