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인구의 3.5%가 나서면 ‘비폭력 저항 운동’ 성공?

입력 2016.11.16 (15:48) 수정 2016.11.16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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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서울 도심에서 주최 측 추산 백만 명 이상의 시민이 모인 대규모 촛불 집회 이후 5년 전에 발간된 미국 정치학자의 책 한 권이 새삼 화제로 떠오르고 있다.

2011년 8월 미국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출판된 이 책의 제목은 '시민 저항 운동이 통하는 이유(WHY CIVIL RESISTANCE WORKS)'이다. 미국 덴버 대학 정치학 교수인 에리카 체노워스와 미 국무부 출신인 마리아 스테판이 공동저자인 이 책에는 '비폭력적 분쟁의 전략적 논리'라는 부제가 붙어있다.

‘시민 저항 운동이 통하는 이유(WHY CIVIL RESISTANCE WORKS)’‘시민 저항 운동이 통하는 이유(WHY CIVIL RESISTANCE WORKS)’

1900년대부터 2006년까지 세계 곳곳에서 일어난 사회 저항 운동을 통계학적 기법과 사례 연구를 접목해 분석한 이 책에서 저자들은 저항 운동을 '폭력적인 저항'과 '비폭력적인 저항'운동으로 구분해 성공 가능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비폭력적인 저항 운동이 폭력적 저항보다 성공 비율이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들은 정권의 변화를 모색한 200건 이상의 폭력 혁명과 100건 이상의 비폭력 저항을 분석한 결과 폭력 혁명은 26%가 성공했지만, 비폭력 저항 운동이 성공한 건 53%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비폭력 저항 운동의 성공 확률이 두 배 이상 높게 나타난 것이다. 비폭력적 저항 운동의 성공 가능성은 현재에 가까워질수록 더 높아졌다.

1940년대의 경우 폭력을 수반한 사회 운동과 비폭력적인 사회 운동의 성공 비율이 엇비슷했지만 2000년대에는 비폭력적인 사회 운동의 성공률은 70%, 폭력적인 사회 운동의 성공 확률은 10%로 나타났다. 저자들은 "지난 50년간 비폭력적 시민운동은 점차 증가했고 성공 가능성 역시 커지는 흐름을 발견했다”고 강조했다.


또 사회 운동의 성공 수준별로 분석해봐도 폭력을 동반하지 않은 운동의 성공 비율은 50%가 넘었지만, 폭력을 동반한 운동은 실패 비율이 오히려 50%가 넘었다.


저자들은 비폭력 저항이 목표를 달성하는데 두 배 이상 효과를 끌어낼 수 있는 이유로 우선 비폭력적인 저항 운동의 다양성에서 찾았다. 비폭력 저항은 대규모 항의 시위뿐만 아니라, 불매 운동 ,시민 불복종 등 매우 다양한 방식으로 결합해 진행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도덕적으로나 신체적으로 부담이 적어 일반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데 장애물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또 더 많은 사람이 참여하게 되면 생명력이 길 뿐만 아니라 혁신적인 방법을 찾거나 사회 분열을 치유하는데도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어 권력자들이 정권을 유지할 명분을 잃게 돼 저항이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저자들은 또 성공적인 비폭력 저항 운동이 더 오래가고 본질에서는 평화와 민주주의로 이어져 내전으로 악화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전 인구의 3.5%가 참여하면 저항 성공"

이들은 또 다양한 역사적 시기와 지리적 상황을 체계적으로 비교 분석한 결과 적어도 전 인구의 3.5% 이상이 '비폭력적 저항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 성공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정치학계에서는 이를 '3.5%의 법칙'이라고 부르는데 전 국민의 3.5%가 저항을 계속하면 권력자들이 버티지 못한다는 것이다.

폭력·비폭력적인 저항 운동의 효과와 관련해서 학계는 물론 일반 시민 단체 사이에서도 해결되지 않은 오랜 논쟁거리이다. 이런 상황에서 백 년이 넘는 저항 운동을 실증적으로 분석한 이 책은 출판 당시 우드로 윌슨 재단에서 올해의 가장 훌륭한 책'으로 선정하는 등 높은 평가를 받았다.

최근 우리나라의 소셜 미디어상에서 이 책이 주목을 받는 것은 이 책에서 주장한 이른바 '3.5%의 법칙'이다. 지난 12일 서울에서만 주최 측 추산 백만 명 이상의 시민들이 촛불을 들었는데도 이른바 '촛불 민심'이 받아들여질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이 법칙을 거론하며 "백만 명의 목소리도 부족하다는 얘긴가?","그렇다면 우리나라 인구 5천만 명을 기준으로 인구의 3.5%인 175만 명이 함께 모여서 외치면 결과는 어떻게 될까?"하는 글들이 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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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 인구의 3.5%가 나서면 ‘비폭력 저항 운동’ 성공?
    • 입력 2016-11-16 15:48:23
    • 수정2016-11-16 18:34:46
    취재K
지난 12일 서울 도심에서 주최 측 추산 백만 명 이상의 시민이 모인 대규모 촛불 집회 이후 5년 전에 발간된 미국 정치학자의 책 한 권이 새삼 화제로 떠오르고 있다.

2011년 8월 미국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출판된 이 책의 제목은 '시민 저항 운동이 통하는 이유(WHY CIVIL RESISTANCE WORKS)'이다. 미국 덴버 대학 정치학 교수인 에리카 체노워스와 미 국무부 출신인 마리아 스테판이 공동저자인 이 책에는 '비폭력적 분쟁의 전략적 논리'라는 부제가 붙어있다.

‘시민 저항 운동이 통하는 이유(WHY CIVIL RESISTANCE WORKS)’
1900년대부터 2006년까지 세계 곳곳에서 일어난 사회 저항 운동을 통계학적 기법과 사례 연구를 접목해 분석한 이 책에서 저자들은 저항 운동을 '폭력적인 저항'과 '비폭력적인 저항'운동으로 구분해 성공 가능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비폭력적인 저항 운동이 폭력적 저항보다 성공 비율이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들은 정권의 변화를 모색한 200건 이상의 폭력 혁명과 100건 이상의 비폭력 저항을 분석한 결과 폭력 혁명은 26%가 성공했지만, 비폭력 저항 운동이 성공한 건 53%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비폭력 저항 운동의 성공 확률이 두 배 이상 높게 나타난 것이다. 비폭력적 저항 운동의 성공 가능성은 현재에 가까워질수록 더 높아졌다.

1940년대의 경우 폭력을 수반한 사회 운동과 비폭력적인 사회 운동의 성공 비율이 엇비슷했지만 2000년대에는 비폭력적인 사회 운동의 성공률은 70%, 폭력적인 사회 운동의 성공 확률은 10%로 나타났다. 저자들은 "지난 50년간 비폭력적 시민운동은 점차 증가했고 성공 가능성 역시 커지는 흐름을 발견했다”고 강조했다.


또 사회 운동의 성공 수준별로 분석해봐도 폭력을 동반하지 않은 운동의 성공 비율은 50%가 넘었지만, 폭력을 동반한 운동은 실패 비율이 오히려 50%가 넘었다.


저자들은 비폭력 저항이 목표를 달성하는데 두 배 이상 효과를 끌어낼 수 있는 이유로 우선 비폭력적인 저항 운동의 다양성에서 찾았다. 비폭력 저항은 대규모 항의 시위뿐만 아니라, 불매 운동 ,시민 불복종 등 매우 다양한 방식으로 결합해 진행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도덕적으로나 신체적으로 부담이 적어 일반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데 장애물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또 더 많은 사람이 참여하게 되면 생명력이 길 뿐만 아니라 혁신적인 방법을 찾거나 사회 분열을 치유하는데도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어 권력자들이 정권을 유지할 명분을 잃게 돼 저항이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저자들은 또 성공적인 비폭력 저항 운동이 더 오래가고 본질에서는 평화와 민주주의로 이어져 내전으로 악화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전 인구의 3.5%가 참여하면 저항 성공"

이들은 또 다양한 역사적 시기와 지리적 상황을 체계적으로 비교 분석한 결과 적어도 전 인구의 3.5% 이상이 '비폭력적 저항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 성공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정치학계에서는 이를 '3.5%의 법칙'이라고 부르는데 전 국민의 3.5%가 저항을 계속하면 권력자들이 버티지 못한다는 것이다.

폭력·비폭력적인 저항 운동의 효과와 관련해서 학계는 물론 일반 시민 단체 사이에서도 해결되지 않은 오랜 논쟁거리이다. 이런 상황에서 백 년이 넘는 저항 운동을 실증적으로 분석한 이 책은 출판 당시 우드로 윌슨 재단에서 올해의 가장 훌륭한 책'으로 선정하는 등 높은 평가를 받았다.

최근 우리나라의 소셜 미디어상에서 이 책이 주목을 받는 것은 이 책에서 주장한 이른바 '3.5%의 법칙'이다. 지난 12일 서울에서만 주최 측 추산 백만 명 이상의 시민들이 촛불을 들었는데도 이른바 '촛불 민심'이 받아들여질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이 법칙을 거론하며 "백만 명의 목소리도 부족하다는 얘긴가?","그렇다면 우리나라 인구 5천만 명을 기준으로 인구의 3.5%인 175만 명이 함께 모여서 외치면 결과는 어떻게 될까?"하는 글들이 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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