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호근 교수 “내년 미국 출시 차량 절반 커넥티드카 모듈 탑재” ③

입력 2016.11.17 (10:34) 수정 2016.11.17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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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일시 : 2016년 11월 17일(목요일)
□ 출연자 : 이호근 교수


"내년 미국 출시 차량 절반 커넥티드카 모듈 탑재'

[윤준호] 삼성전자가 최근 80억 달러, 우리 돈 9조원을 들여서 미국의 전자장비업체 하만을 인수하기로 발표하면서 전 세계 자동차와 IT업체들의 커넥티드카 시장에서의 주도권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차세대 자동차로 불리는 커넥티드카 시장의 전망에 대해서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 연결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이호근] 안녕하세요.

[윤준호] 커넥티드카, 어떤 개념의 자동차인지 설명 부탁 드리겠습니다.

[이호근] 커넥티드카라는 것은 다른 차량이나 교통, 통신 기관 시설과 무선으로 연결된다는 것이고요. 위험 경고나 내비게이션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고 각종 차량 체어 관리 서비스, SNS까지 볼 수 있습니다. 나중에 발전하게 되면 운전자의 건강 상태나 혈중 알코올 농도 이런 것까지 측정을 하고 사고가 나면 119에 자동 연결을 하고요. 결국은 인터넷이 연결됐다는 거 자체만 보면 텔레매틱스와 비슷한데요. 텔레매틱스가 소프트웨어 위주지만 이것은 아예 자동차 자체를 전자제어 시스템으로 구성을 해서 통합된 정보 서비스를 쓸 수 있다는 것, 결론은 자율주행 자동차의 가장 중요한 핵심 기술이 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윤준호] 간단하게 이야기하면 움직이는 컴퓨터 또는 AI 자동차라고 할 수 있겠군요.

[이호근] 맞습니다.

[윤준호] 그렇다면 커넥티드카가 상용화된다, 이거 자동차 운행 환경이 아주 많이 달라질 것 같은데요. 미래 사회 같은데 예상되는 변화가 뭐가 있을까요?

[이호근] 우리가 요즘 많이 달라졌지만 자동차의 원래 들어 있는 내비게이션을 쓸 때 하고 휴대전화에 있는 T맵이나 올레맵이나 이런 거를 쓸 때 다소 차이가 있다는 걸 지금 느끼고 계시거든요. 한 가지 예를 들면 몇 해 전에 서해안 고속도로에서 안개로 인한 연쇄 추돌사고 같은 게 있었거든요. 고속도로 같은 경우에는 시속 한 110km로 달릴 때는 1초에 약 30m 정도를 주행하는 거리거든요. 보통 안정거리를 50에서 100m 두고 가는데 한 100m, 150m 전방에서 사고가 나서 연쇄추돌이 발생하죠. 그런데 커넥티드카가 상용화 사고와 동시에 통신망을 이용해서 후방 차량들한테 바로 경고를 할 수 있습니다. 0.1초도 안 걸리겠죠. 그러다 보니까 후방 차들 충돌 경보장치가 모두 발동되면서 모든 차량들이 사고를 회피할 수 있고요. 또 한 가지는 고속도로가 요즘 많이 붐비지 않습니까? 시속 100km로 달릴 때는 50에서 100m 거리를 두고 달리고요. 그런데 제가 만약 대전에서 서울까지 내비게이션을 설정하고 고속도로에 접어들었다면 그 순간 목적지가 같은 차량들끼리 서로 통신을 해서 하나로 묶습니다. 그래서 1m, 2m 간격으로 나란히 세우면 속도가 안정거리 50m 들어간 차량들이 한 10대, 20대 적정히 들어가겠죠. 그리고 맨 앞에 있는 차는 목적지까지 쭉 가면서 뒤차들은 앞차와의 거리만 유지하는 거죠. 결국 고속도로 활용도도 높아지고 2, 3개 건설하는 것보다 훨씬 좋은 효과가 내고 우리가 상상하는 모든 것들이 다 현실화되는 거죠.

[윤준호] 눈으로 보고 하던 운전이 전자제어장치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거네요. 그렇다면 운전자 없이 차를 운행하는 자율주행차하고는 어떤 차이가 있습니까?

[이호근] 약간의 차이를 말씀드리면 쉽게 말씀드려서 그냥 인터넷이 되지 않는 일반 자율주행차의 경우에는 차량에 각종 센서가 붙어 있고 센서로부터 받아들이는 정보를 분석하는 알고리즘과 컴퓨터가 자체적으로 다 달려 있어야 되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좋은 알고리즘을 사용하려면 컴퓨터 용량이 좋아야 되고 또 주변으로부터 가능한 한 많은 정보를 받는 게 좋지 않습니까? 결론은 용량이 무거워지면서 처리 속도가 무거워지고 상당히 비싼 컴퓨터가 필요하겠죠. 그런데 인터넷이 된다면 내가 필요한 정보하고 알고리즘을 다 가지고 있을 필요가 없습니다. 찾아서 통신을 통해서 필요한 것만 받아쓰면 되는 건데 우리가 스마트폰을 통해서 인터넷을 연결해서 많은 정보를 얻지만 그 많은 정보를 휴대전화에 다 담아두지는 않거든요. 훨씬 효율적으로 골라쓸 수 있고 이러한 부분이 커넥티드카의 최대 장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윤준호] 앞서도 말씀드렸는데 삼성전자가 미국의 최대 자동차 전장기업 하만을 인수했습니다. 이 하만이 커넥티드카를 만든 업체인데 삼성이 이재용 체제 출범 이후 첫 빅딜로 하만 인수를 한 배경, 무엇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까?

[이호근] 금액이 거의 9조 4천억, 10조 정도인데요. 10조 하니까 생각나는 게 현대자동차가 몇 년 전에 한전부지 인수가 20조가 넘었지 않습니까? 지금 생각하면 현대자동차가 그 돈으로 하만을 인수했다면 한 2년 후에 지금의 모습하고는 좀 달라지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도 듭니다. 삼성이 하만을 인수한 것은 가장 삼성다운 선택이라고 얘기할 수 있고요. 자동차 분야 쪽에 늘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나마 삼성이 가장 큰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는 분야를 잘 선택한 것으로 보여져요. 삼성이 그동안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을 중심으로 전장사업을 준비해 왔지만 인포테인먼트나 텔레매틱스 분야에서는 상당히 앞선 하만을 인수함으로써 전장사업 분야의 기업으로 도약한 체계를 만들었다, 이렇게 보거든요. 하만 같은 경우에는 최근 1년간 실적이 매출 약 70억 정도인데 영업 이익은 7억이니까 10%죠. 이 중 65%가 전장에서 발생합니다. 결론은 큰 시너지효과가 날 수 있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윤준호] 삼성이 과거에 완성차 시장에 진출했다가 실패한 경험도 있고 다시 완성차로는 안 가겠죠?

[이호근] 현재 삼성도 분명히 선을 긋고 있습니다. 완성차 진출은 안 하겠다고 얘기하는데 배경은 여러 언론에서도 얘기한 것처럼 당연히 완성차 시장에 뛰어든다고 하면 기존 자동차 회사들이 삼성전자 부품 구매를 꺼릴 수 있다, 이런 부분인데 저는 장기적으로 보면 다르게 봅니다. 삼성은 이미 자동차 제작 경험이 있죠. 커넥티드카 기술을 포함한 자율주행차에 대한 핵심 기술이 일반적으로 표준화된다면 우리가 늘 현대자동차를 걱정하는 게 자동차 제작사는 껍데기만 만들고 IT 회사에서 두뇌에 영혼을 심어주는 이러한 사태가 되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결국은 주도권이 소프트웨어 회사로 넘어가는 시대가 올 수 있다, 이렇게 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실제 바로 뛰어들지는 않을 겁니다마는 시장 상황에 따라서 언제든지 삼성은 완성차를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윤준호] 커넥티드카가 머리, 즉 두뇌에 해당하니까요. 그런데 삼성 외에도 먼저 치고 나간 구글, 애플을 비롯해서 국내의 많은 IT 기업들이 현재 자동차 통신업체 등과 손 잡고 전장사업에 사활을 걸고 나서고 있습니다. 다른 기업들은 지금 어떻게 준비하고 있습니까?

[이호근] 대부분의 회사들의 패턴은 비슷하고요. 크게 분류하자면 부품사업 위주로 추진하는 회사들이 있고 서비스 위주로 추진하는 회사들도 있고요. 삼성은 초기에는 철저하게 부품 위주로 진행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요. 스마트폰을 개발하면서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를 손에 넣을 절호의 기회를 놓친 뼈아픈 과거의 기억이 있기 때문에 삼성으로서는 서비스를 포함한 전체적인 소프트웨어 개발과 부품 개발에 최선을 다할 것으로 보여집니다.

[윤준호] 삼성이 하만을 인수하면서 이 시장의 강력한 경쟁자로 등장했습니다. 커넥티드카와 관련해서 결국은 누가 더 뛰어난 전장기술을 갖고 있느냐에 따라서 미래 시장의 주인이 가려질 텐데요. 현재 시장 판도는 어떻습니까?

[이호근] 최근 뉴스를 보면 BMW하고 SK가 손을 잡고 LG는 쌍용과 협업 등... 결국은 삼성이 하만을 인수하면서 LG 입장에서 보면 스마트폰에 적용하기 위해 그간 하만의 주 고객이었다, 이런 부분도 부담스럽고요. 결국은 여러 업체들이 서로 혼란스럽게 협업을 하고 있거든요. 현대자동차도 삼성의 하만 인수를 상당히 부담스러워하는 게 커넥티드카라는 꼭짓점에서 분명히 마주칠 분야가 있기 때문이거든요. 초기에는 전장기술에 의해 판도가 흔들릴 수 있고 주도권을 잡아갈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집니다마는 가장 중요한 것은 이 부분에 대한 표준화를 누가 가장 빨리 근접하느냐, 이것이거든요. 결국 전장과 부품의 신뢰도에 따라서 초기 명암이 갈릴 수 있고요. 그렇지만 자동차 기술과 마찬가지로 빠르면 5년, 늦으면 한 10년 정도 지나면 이런 커넥티드카 기술에 대해서도 결국 비슷한 수준으로 다들 수렴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결국은 서비스에서 승부가 날 것으로 보입니다. 오랜 시간 텍스트를 통해서 데이터를 충분히 축적해 놓은 구글이 가장 두렵다, 이렇게 업계에서는 보고 있습니다.

[윤준호] 휴대전화가 스마트폰으로 넘어가면서 업계가 지각변동이 일어났듯이 세계 자동차 업계는 커넥티드카가 앞으로 시장을 좌우할 것이다, 이렇게 전망하고 있습니다. 현재 시장 규모는 어떻게 되고 앞으로의 성장 추세는 어떻게 전망됩니까?

[이호근] 제조업과 통신 IT 기술이 통합된 결실이기 때문에 자동차 산업혁명이다, 이렇게도 보여지고요. 2017년, 바로 내년인데 내년부터 미국에서 출시될 차량이 약 47% 정도가 커넥티드카 구현에 필요한 네트워크 모듈이 기본적으로 탑재될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매년 50% 성장할 것으로 보여지고요. 한 2020년, 4년 정도밖에 안 남았죠. 그 정도 되면 약 2억 2천만대의 차량이 커넥티드카로 출시될 것으로 보고 이미 9% 이상이 고속 성장을 하고 있는 게 커넥티드카 분야고요. 보통 450 정도 돼서 2025년에는 하만의 경우만도 1000억달러 정도 시장 규모가 커질 것으로 보여지고 연평균 약 30%의 시장 성장을 보고 있기 때문에 신성장 동력에 반드시 필요한 분야이고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보고 있는 게 업계의 시각입니다.

[윤준호] 오늘 자세한 말씀 감사합니다.

[이호근] 고맙습니다.

[윤준호] 지금까지 대덕대 자동차학과 이호근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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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이호근 교수 “내년 미국 출시 차량 절반 커넥티드카 모듈 탑재” ③
    • 입력 2016-11-17 10:34:20
    • 수정2016-11-17 10:35:44
    안녕하십니까 윤준호입니다
□ 방송일시 : 2016년 11월 17일(목요일)
□ 출연자 : 이호근 교수


"내년 미국 출시 차량 절반 커넥티드카 모듈 탑재'

[윤준호] 삼성전자가 최근 80억 달러, 우리 돈 9조원을 들여서 미국의 전자장비업체 하만을 인수하기로 발표하면서 전 세계 자동차와 IT업체들의 커넥티드카 시장에서의 주도권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차세대 자동차로 불리는 커넥티드카 시장의 전망에 대해서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 연결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이호근] 안녕하세요.

[윤준호] 커넥티드카, 어떤 개념의 자동차인지 설명 부탁 드리겠습니다.

[이호근] 커넥티드카라는 것은 다른 차량이나 교통, 통신 기관 시설과 무선으로 연결된다는 것이고요. 위험 경고나 내비게이션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고 각종 차량 체어 관리 서비스, SNS까지 볼 수 있습니다. 나중에 발전하게 되면 운전자의 건강 상태나 혈중 알코올 농도 이런 것까지 측정을 하고 사고가 나면 119에 자동 연결을 하고요. 결국은 인터넷이 연결됐다는 거 자체만 보면 텔레매틱스와 비슷한데요. 텔레매틱스가 소프트웨어 위주지만 이것은 아예 자동차 자체를 전자제어 시스템으로 구성을 해서 통합된 정보 서비스를 쓸 수 있다는 것, 결론은 자율주행 자동차의 가장 중요한 핵심 기술이 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윤준호] 간단하게 이야기하면 움직이는 컴퓨터 또는 AI 자동차라고 할 수 있겠군요.

[이호근] 맞습니다.

[윤준호] 그렇다면 커넥티드카가 상용화된다, 이거 자동차 운행 환경이 아주 많이 달라질 것 같은데요. 미래 사회 같은데 예상되는 변화가 뭐가 있을까요?

[이호근] 우리가 요즘 많이 달라졌지만 자동차의 원래 들어 있는 내비게이션을 쓸 때 하고 휴대전화에 있는 T맵이나 올레맵이나 이런 거를 쓸 때 다소 차이가 있다는 걸 지금 느끼고 계시거든요. 한 가지 예를 들면 몇 해 전에 서해안 고속도로에서 안개로 인한 연쇄 추돌사고 같은 게 있었거든요. 고속도로 같은 경우에는 시속 한 110km로 달릴 때는 1초에 약 30m 정도를 주행하는 거리거든요. 보통 안정거리를 50에서 100m 두고 가는데 한 100m, 150m 전방에서 사고가 나서 연쇄추돌이 발생하죠. 그런데 커넥티드카가 상용화 사고와 동시에 통신망을 이용해서 후방 차량들한테 바로 경고를 할 수 있습니다. 0.1초도 안 걸리겠죠. 그러다 보니까 후방 차들 충돌 경보장치가 모두 발동되면서 모든 차량들이 사고를 회피할 수 있고요. 또 한 가지는 고속도로가 요즘 많이 붐비지 않습니까? 시속 100km로 달릴 때는 50에서 100m 거리를 두고 달리고요. 그런데 제가 만약 대전에서 서울까지 내비게이션을 설정하고 고속도로에 접어들었다면 그 순간 목적지가 같은 차량들끼리 서로 통신을 해서 하나로 묶습니다. 그래서 1m, 2m 간격으로 나란히 세우면 속도가 안정거리 50m 들어간 차량들이 한 10대, 20대 적정히 들어가겠죠. 그리고 맨 앞에 있는 차는 목적지까지 쭉 가면서 뒤차들은 앞차와의 거리만 유지하는 거죠. 결국 고속도로 활용도도 높아지고 2, 3개 건설하는 것보다 훨씬 좋은 효과가 내고 우리가 상상하는 모든 것들이 다 현실화되는 거죠.

[윤준호] 눈으로 보고 하던 운전이 전자제어장치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거네요. 그렇다면 운전자 없이 차를 운행하는 자율주행차하고는 어떤 차이가 있습니까?

[이호근] 약간의 차이를 말씀드리면 쉽게 말씀드려서 그냥 인터넷이 되지 않는 일반 자율주행차의 경우에는 차량에 각종 센서가 붙어 있고 센서로부터 받아들이는 정보를 분석하는 알고리즘과 컴퓨터가 자체적으로 다 달려 있어야 되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좋은 알고리즘을 사용하려면 컴퓨터 용량이 좋아야 되고 또 주변으로부터 가능한 한 많은 정보를 받는 게 좋지 않습니까? 결론은 용량이 무거워지면서 처리 속도가 무거워지고 상당히 비싼 컴퓨터가 필요하겠죠. 그런데 인터넷이 된다면 내가 필요한 정보하고 알고리즘을 다 가지고 있을 필요가 없습니다. 찾아서 통신을 통해서 필요한 것만 받아쓰면 되는 건데 우리가 스마트폰을 통해서 인터넷을 연결해서 많은 정보를 얻지만 그 많은 정보를 휴대전화에 다 담아두지는 않거든요. 훨씬 효율적으로 골라쓸 수 있고 이러한 부분이 커넥티드카의 최대 장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윤준호] 앞서도 말씀드렸는데 삼성전자가 미국의 최대 자동차 전장기업 하만을 인수했습니다. 이 하만이 커넥티드카를 만든 업체인데 삼성이 이재용 체제 출범 이후 첫 빅딜로 하만 인수를 한 배경, 무엇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까?

[이호근] 금액이 거의 9조 4천억, 10조 정도인데요. 10조 하니까 생각나는 게 현대자동차가 몇 년 전에 한전부지 인수가 20조가 넘었지 않습니까? 지금 생각하면 현대자동차가 그 돈으로 하만을 인수했다면 한 2년 후에 지금의 모습하고는 좀 달라지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도 듭니다. 삼성이 하만을 인수한 것은 가장 삼성다운 선택이라고 얘기할 수 있고요. 자동차 분야 쪽에 늘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나마 삼성이 가장 큰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는 분야를 잘 선택한 것으로 보여져요. 삼성이 그동안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을 중심으로 전장사업을 준비해 왔지만 인포테인먼트나 텔레매틱스 분야에서는 상당히 앞선 하만을 인수함으로써 전장사업 분야의 기업으로 도약한 체계를 만들었다, 이렇게 보거든요. 하만 같은 경우에는 최근 1년간 실적이 매출 약 70억 정도인데 영업 이익은 7억이니까 10%죠. 이 중 65%가 전장에서 발생합니다. 결론은 큰 시너지효과가 날 수 있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윤준호] 삼성이 과거에 완성차 시장에 진출했다가 실패한 경험도 있고 다시 완성차로는 안 가겠죠?

[이호근] 현재 삼성도 분명히 선을 긋고 있습니다. 완성차 진출은 안 하겠다고 얘기하는데 배경은 여러 언론에서도 얘기한 것처럼 당연히 완성차 시장에 뛰어든다고 하면 기존 자동차 회사들이 삼성전자 부품 구매를 꺼릴 수 있다, 이런 부분인데 저는 장기적으로 보면 다르게 봅니다. 삼성은 이미 자동차 제작 경험이 있죠. 커넥티드카 기술을 포함한 자율주행차에 대한 핵심 기술이 일반적으로 표준화된다면 우리가 늘 현대자동차를 걱정하는 게 자동차 제작사는 껍데기만 만들고 IT 회사에서 두뇌에 영혼을 심어주는 이러한 사태가 되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결국은 주도권이 소프트웨어 회사로 넘어가는 시대가 올 수 있다, 이렇게 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실제 바로 뛰어들지는 않을 겁니다마는 시장 상황에 따라서 언제든지 삼성은 완성차를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윤준호] 커넥티드카가 머리, 즉 두뇌에 해당하니까요. 그런데 삼성 외에도 먼저 치고 나간 구글, 애플을 비롯해서 국내의 많은 IT 기업들이 현재 자동차 통신업체 등과 손 잡고 전장사업에 사활을 걸고 나서고 있습니다. 다른 기업들은 지금 어떻게 준비하고 있습니까?

[이호근] 대부분의 회사들의 패턴은 비슷하고요. 크게 분류하자면 부품사업 위주로 추진하는 회사들이 있고 서비스 위주로 추진하는 회사들도 있고요. 삼성은 초기에는 철저하게 부품 위주로 진행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요. 스마트폰을 개발하면서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를 손에 넣을 절호의 기회를 놓친 뼈아픈 과거의 기억이 있기 때문에 삼성으로서는 서비스를 포함한 전체적인 소프트웨어 개발과 부품 개발에 최선을 다할 것으로 보여집니다.

[윤준호] 삼성이 하만을 인수하면서 이 시장의 강력한 경쟁자로 등장했습니다. 커넥티드카와 관련해서 결국은 누가 더 뛰어난 전장기술을 갖고 있느냐에 따라서 미래 시장의 주인이 가려질 텐데요. 현재 시장 판도는 어떻습니까?

[이호근] 최근 뉴스를 보면 BMW하고 SK가 손을 잡고 LG는 쌍용과 협업 등... 결국은 삼성이 하만을 인수하면서 LG 입장에서 보면 스마트폰에 적용하기 위해 그간 하만의 주 고객이었다, 이런 부분도 부담스럽고요. 결국은 여러 업체들이 서로 혼란스럽게 협업을 하고 있거든요. 현대자동차도 삼성의 하만 인수를 상당히 부담스러워하는 게 커넥티드카라는 꼭짓점에서 분명히 마주칠 분야가 있기 때문이거든요. 초기에는 전장기술에 의해 판도가 흔들릴 수 있고 주도권을 잡아갈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집니다마는 가장 중요한 것은 이 부분에 대한 표준화를 누가 가장 빨리 근접하느냐, 이것이거든요. 결국 전장과 부품의 신뢰도에 따라서 초기 명암이 갈릴 수 있고요. 그렇지만 자동차 기술과 마찬가지로 빠르면 5년, 늦으면 한 10년 정도 지나면 이런 커넥티드카 기술에 대해서도 결국 비슷한 수준으로 다들 수렴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결국은 서비스에서 승부가 날 것으로 보입니다. 오랜 시간 텍스트를 통해서 데이터를 충분히 축적해 놓은 구글이 가장 두렵다, 이렇게 업계에서는 보고 있습니다.

[윤준호] 휴대전화가 스마트폰으로 넘어가면서 업계가 지각변동이 일어났듯이 세계 자동차 업계는 커넥티드카가 앞으로 시장을 좌우할 것이다, 이렇게 전망하고 있습니다. 현재 시장 규모는 어떻게 되고 앞으로의 성장 추세는 어떻게 전망됩니까?

[이호근] 제조업과 통신 IT 기술이 통합된 결실이기 때문에 자동차 산업혁명이다, 이렇게도 보여지고요. 2017년, 바로 내년인데 내년부터 미국에서 출시될 차량이 약 47% 정도가 커넥티드카 구현에 필요한 네트워크 모듈이 기본적으로 탑재될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매년 50% 성장할 것으로 보여지고요. 한 2020년, 4년 정도밖에 안 남았죠. 그 정도 되면 약 2억 2천만대의 차량이 커넥티드카로 출시될 것으로 보고 이미 9% 이상이 고속 성장을 하고 있는 게 커넥티드카 분야고요. 보통 450 정도 돼서 2025년에는 하만의 경우만도 1000억달러 정도 시장 규모가 커질 것으로 보여지고 연평균 약 30%의 시장 성장을 보고 있기 때문에 신성장 동력에 반드시 필요한 분야이고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보고 있는 게 업계의 시각입니다.

[윤준호] 오늘 자세한 말씀 감사합니다.

[이호근] 고맙습니다.

[윤준호] 지금까지 대덕대 자동차학과 이호근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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