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과 재벌, ‘정경유착’의 부활

입력 2016.11.19 (07:45) 수정 2016.11.19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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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월 삼성전자는 한화로부터 승마협회를 넘겨받는다. 대신 럭비와 테니스팀을 해체하고 그간 투자를 아끼지 않던 프로야구의 예산도 대폭 줄인다.

그리고 지난해 9월, 삼성전자는 정유라 씨가 소유한 독일 회사 코레스포츠에 280만 유로, 우리 돈으로 35억 원을 송금한다. 코레스포츠는 이후 정유라를 위한 10억 원 짜리 말을 구입하고 회사 명의로 7억 원 상당의 호텔도 구입한다.

승마협회 관계자들도 의아해했다는 삼성전자의 협회 회장 인수. 이에 대해 삼성 측은 2014년 11월 4개 계열사를 한화에 넘기는 '빅딜' 안에 승마협회 회장사를 맡는 조건이 있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화 측은 이를 부인했다.

정치권력과 재벌의 만남

지난해 7월 대통령은 17개 대기업 회장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한류 확산을 위한 지원을 당부한다. 행사가 끝난 뒤에는 7개 기업 총수를 따로 만난다.

그리고 석달 뒤인 10월 27일 미르재단이 설립된다. 삼성과 현대차, SK, CJ 등은 460억 원 정도의 기부금 출연 증서를 작성한다. 특히 대통령과 독대한 7개 대기업이 전체 기부금 액수의 70%, 340여 억 원을 부담한다.

이후 대기업들은 올 1월 설립된 K-스포츠 재단에도 269여 원의 출연을 약속한다.


현대차는 또 최순실 씨의 측근인 차은택 씨 소유의 광고대행사에 63억 원 어치 광고를 몰아줬고 포스코는 차 씨에게 옛 포스코 계열 광고업체인 '포레카'를 넘겨주려고 헐값에 매각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KT 역시 차 씨의 지인을 전무로 앉히고 차 씨와 연관된 업체들에 일감을 몰아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대기업 거액 출연·지원, 그 이후

지난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문제로 고심하던 삼성. 결국 국민연금이 삼성 측의 손을 들어주면서 해결됐다.

SK는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 문제로 고민 중이었고 CJ는 이재현 회장의 사면이 걸려있었다.

이후 각각의 결과는 기부금 출연이나 사업 투자와 묘하게 관련돼 있다.

또 45억 원의 기부금을 낸 뒤 추가로 돈을 더 내놓으라고 요구받아 70억 원을 보냈다가 돈을 돌려받은 롯데 그룹의 경우, 돈을 돌려받은 다음 날 검찰의 압수 수색을 받았다.

이런 일련의 상황들은 모두 우연의 일치였을까?

뿌리 깊은 '정경유착'의 고리

지난 1980년대 국제그룹은 전두환 정권 당시 일해재단의 기부금 모금에 참여하지 않았다가 해체됐다.

1995년에는 노태우 전 대통령에게 비자금을 상납했다가 유죄 선고를 받은 재벌 총수들이 국민 앞에 사죄하기도 했다.

하지만 또 다시 2004년 한나라당이 기업들로부터 8백억 원대의 대선자금을 챙긴 이른바 '차떼기' 사건 등이 불거지면서 정치자금법이 개정됐지만 지금도 기업들로부터의 변형된 형태의 모금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20일(일) 밤 10시 30분에 방송되는 KBS 1TV '취재파일K'에서는 최순실 게이트로 또 다시 불거진 권력과 재벌 간 은밀한 관계의 민낯을 들여다보고 뿌리 깊은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기 위한 근본 대책은 없는지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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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력과 재벌, ‘정경유착’의 부활
    • 입력 2016-11-19 07:45:38
    • 수정2016-11-19 13:49:09
    방송·연예
지난해 3월 삼성전자는 한화로부터 승마협회를 넘겨받는다. 대신 럭비와 테니스팀을 해체하고 그간 투자를 아끼지 않던 프로야구의 예산도 대폭 줄인다.

그리고 지난해 9월, 삼성전자는 정유라 씨가 소유한 독일 회사 코레스포츠에 280만 유로, 우리 돈으로 35억 원을 송금한다. 코레스포츠는 이후 정유라를 위한 10억 원 짜리 말을 구입하고 회사 명의로 7억 원 상당의 호텔도 구입한다.

승마협회 관계자들도 의아해했다는 삼성전자의 협회 회장 인수. 이에 대해 삼성 측은 2014년 11월 4개 계열사를 한화에 넘기는 '빅딜' 안에 승마협회 회장사를 맡는 조건이 있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화 측은 이를 부인했다.

정치권력과 재벌의 만남

지난해 7월 대통령은 17개 대기업 회장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한류 확산을 위한 지원을 당부한다. 행사가 끝난 뒤에는 7개 기업 총수를 따로 만난다.

그리고 석달 뒤인 10월 27일 미르재단이 설립된다. 삼성과 현대차, SK, CJ 등은 460억 원 정도의 기부금 출연 증서를 작성한다. 특히 대통령과 독대한 7개 대기업이 전체 기부금 액수의 70%, 340여 억 원을 부담한다.

이후 대기업들은 올 1월 설립된 K-스포츠 재단에도 269여 원의 출연을 약속한다.


현대차는 또 최순실 씨의 측근인 차은택 씨 소유의 광고대행사에 63억 원 어치 광고를 몰아줬고 포스코는 차 씨에게 옛 포스코 계열 광고업체인 '포레카'를 넘겨주려고 헐값에 매각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KT 역시 차 씨의 지인을 전무로 앉히고 차 씨와 연관된 업체들에 일감을 몰아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대기업 거액 출연·지원, 그 이후

지난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문제로 고심하던 삼성. 결국 국민연금이 삼성 측의 손을 들어주면서 해결됐다.

SK는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 문제로 고민 중이었고 CJ는 이재현 회장의 사면이 걸려있었다.

이후 각각의 결과는 기부금 출연이나 사업 투자와 묘하게 관련돼 있다.

또 45억 원의 기부금을 낸 뒤 추가로 돈을 더 내놓으라고 요구받아 70억 원을 보냈다가 돈을 돌려받은 롯데 그룹의 경우, 돈을 돌려받은 다음 날 검찰의 압수 수색을 받았다.

이런 일련의 상황들은 모두 우연의 일치였을까?

뿌리 깊은 '정경유착'의 고리

지난 1980년대 국제그룹은 전두환 정권 당시 일해재단의 기부금 모금에 참여하지 않았다가 해체됐다.

1995년에는 노태우 전 대통령에게 비자금을 상납했다가 유죄 선고를 받은 재벌 총수들이 국민 앞에 사죄하기도 했다.

하지만 또 다시 2004년 한나라당이 기업들로부터 8백억 원대의 대선자금을 챙긴 이른바 '차떼기' 사건 등이 불거지면서 정치자금법이 개정됐지만 지금도 기업들로부터의 변형된 형태의 모금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20일(일) 밤 10시 30분에 방송되는 KBS 1TV '취재파일K'에서는 최순실 게이트로 또 다시 불거진 권력과 재벌 간 은밀한 관계의 민낯을 들여다보고 뿌리 깊은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기 위한 근본 대책은 없는지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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