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산 돌기둥…세계적 명물인 까닭은?

입력 2016.11.19 (10:18) 수정 2016.11.23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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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 치솟은 돌기둥들, 무등산의 대표적 주상절리 가운데 하나인 서석대입니다. 주상절리는 화산 활동으로 만들어진 지형입니다. 뜨거웠던 용암이나 화산재가 서서히 식는 과정에서 단면이 사각이나 오각, 육각형 모양으로 갈라진 겁니다. 가뭄에 논이나 저수지 바닥이 갈라질 때도 그런 단면이 드러나지요. 주상절리는 우리나라 곳곳에 있습니다.

제주 중문 주상절리제주 중문 주상절리

경주 양남면 주상절리경주 양남면 주상절리

제주 중문의 주상절리는 바다와 어우러져 빼어난 경관을 자랑합니다. 경주 양남면 주상절리는 특이하게도 둥그런 형태를 보여줍니다. 경기도 연천의 재인폭포나 포천의 비둘기낭 폭포 역시 독특한 경관으로 관광지가 된 주상절리입니다. 이런 주상절리와 비교해 대체 무등산은 어떤 점이 특이하길래 세계적 명물이라고 하는 걸까요?

무등산 정상 부분 주상절리대무등산 정상 부분 주상절리대

대부분 주상절리는 해안가나 하천 등 저지대에 있습니다. 하지만 무등산 주상절리는 해발 천 미터가 넘는 정상 부위에 분포합니다. 산 정상인 1,187m 천왕봉과 주변 지왕봉, 인왕봉이 주상절리고 서석대 역시 해발 1,050m에 있습니다. 해발 1,000m가 넘는 고지대에 주상절리가 있는 곳은 세계적으로도 극히 드뭅니다. 무등산은 이렇게 희귀한 고지대 주상절리가 11㎢에 걸쳐 광범위하게 분포합니다. 하지만 고지대에 있다는 점만으로는 '세계적' 명물이라고 하기에 부족해 보입니다. 다른 특장점은 없는 걸까요?

입석대입석대

서석대와 더불어 무등산을 대표하는 주상절리 가운데 하나인 입석대입니다. 이곳을 보면 왜 무등산 주상절리가 명물인지 알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돌기둥의 규모가 다릅니다. 높이보다 돌기둥의 굵기가 크게 차이 납니다. 다른 지역 주상절리는 기둥 하나의 지름이 통상 30~50cm에 불과합니다.

입석대 주상절리입석대 주상절리


하지만 입석대 주상절리는 지름이 1~4m에 이릅니다. 사람이 안을 수 없을 정도로 큽니다. 무등산 주상절리는 해발고도가 낮을수록 기둥의 지름이 점점 더 굵어집니다. 깊은 곳에서 식은 암석일수록 서서히 응축되면서 굵기도 커진 겁니다. 해발 1,017m인 입석대보다 고도가 조금 낮은 광석대에 이르면 돌기둥의 굵기가 7m에 이릅니다.

광석대와 규봉암광석대와 규봉암

광석대 돌기둥은 지름이 7m에 이른다.광석대 돌기둥은 지름이 7m에 이른다.

이렇게 거대한 크기의 주상절리는 세계적으로 무등산이 유일합니다. 산 정상에서 화산이 분출하면서 만들어진 공간에 화산재가 쌓인 뒤 용암과 섞여 서서히 식으면서 주상절리가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지질구조입니다. 더구나 다른 지역 대부분 주상절리가 신생대에 형성됐지만, 무등산은 중생대 백악기(8,400~8,700만 년 전)에 만들어졌습니다. 이런 점 때문에 무등산은 세계적 지질명소로 꼽힙니다.


김덕령 장군의 전설이 깃든 병렬대 김덕령 장군의 전설이 깃든 병렬대

이무기가 승천한 곳이라는 전설의 승천암이무기가 승천한 곳이라는 전설의 승천암

 주상절리 위에 형성된 탐방로 주상절리 위에 형성된 탐방로

무등산 탐방로를 걷다 보면 곳곳에서 주상절리가 만들어 낸 독특한 경관을 만나게 됩니다. 마치 병사가 늘어선 듯한 모습이라 해서 이름 붙여진 병렬대, 주상절리가 나란히 누워있는 승천암 등 갖가지 전설이 얽힌 경관이 나타납니다. 산 정상 부위가 온통 주상절리 지대이다 보니 탐방로 역시 주상절리 위로 이어집니다. 무엇보다 독특한 경관은 너덜지대입니다.

쓰러져 조각난 주상절리쓰러져 조각난 주상절리

지공너덜지공너덜

너덜 지대너덜 지대

주상절리는 오랜 시간 침식과 풍화작용 속에 무너져 내립니다. 무너진 돌덩어리가 서서히 비탈로 이동해 한 곳에 쌓인 곳이 이른바 '너덜'입니다. 무등산에는 길이 600m, 폭 250m로 국내 최대 규모인 덕산너덜과 지공너덜이 있습니다. 수백 미터 아래까지 쌓인 너덜의 규모를 볼 때 원래 무등산의 높이는 지금보다 훨씬 높았을 것을 추정됩니다. 작은 규모의 너덜도 10여 곳에 펼쳐져 있습니다. 너덜은 지금도 조금씩 아래로 이동합니다. 무등산은 살아 움직이는 지질 교과서인 셈입니다.


정상 부위 왼쪽이 서석대, 오른쪽은 입석대정상 부위 왼쪽이 서석대, 오른쪽은 입석대

무등산은 이미 국립공원이자 국가지질공원으로 지정돼 있습니다. 환경부는 이제 이달(11월) 안에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신청할 예정입니다. 앞서 무등산을 다녀온 외국 전문가들은 지질학적 가치가 뛰어난 데다가 주민과 자치단체의 보전 의지가 높아 세계지질공원으로 등재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습니다. 오는 2017년 현장 실사에 이어 18년이면 등재 여부가 결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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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등산 돌기둥…세계적 명물인 까닭은?
    • 입력 2016-11-19 10:18:32
    • 수정2016-11-23 17:19:52
    취재K
하늘로 치솟은 돌기둥들, 무등산의 대표적 주상절리 가운데 하나인 서석대입니다. 주상절리는 화산 활동으로 만들어진 지형입니다. 뜨거웠던 용암이나 화산재가 서서히 식는 과정에서 단면이 사각이나 오각, 육각형 모양으로 갈라진 겁니다. 가뭄에 논이나 저수지 바닥이 갈라질 때도 그런 단면이 드러나지요. 주상절리는 우리나라 곳곳에 있습니다.

제주 중문 주상절리
경주 양남면 주상절리
제주 중문의 주상절리는 바다와 어우러져 빼어난 경관을 자랑합니다. 경주 양남면 주상절리는 특이하게도 둥그런 형태를 보여줍니다. 경기도 연천의 재인폭포나 포천의 비둘기낭 폭포 역시 독특한 경관으로 관광지가 된 주상절리입니다. 이런 주상절리와 비교해 대체 무등산은 어떤 점이 특이하길래 세계적 명물이라고 하는 걸까요?

무등산 정상 부분 주상절리대
대부분 주상절리는 해안가나 하천 등 저지대에 있습니다. 하지만 무등산 주상절리는 해발 천 미터가 넘는 정상 부위에 분포합니다. 산 정상인 1,187m 천왕봉과 주변 지왕봉, 인왕봉이 주상절리고 서석대 역시 해발 1,050m에 있습니다. 해발 1,000m가 넘는 고지대에 주상절리가 있는 곳은 세계적으로도 극히 드뭅니다. 무등산은 이렇게 희귀한 고지대 주상절리가 11㎢에 걸쳐 광범위하게 분포합니다. 하지만 고지대에 있다는 점만으로는 '세계적' 명물이라고 하기에 부족해 보입니다. 다른 특장점은 없는 걸까요?

입석대
서석대와 더불어 무등산을 대표하는 주상절리 가운데 하나인 입석대입니다. 이곳을 보면 왜 무등산 주상절리가 명물인지 알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돌기둥의 규모가 다릅니다. 높이보다 돌기둥의 굵기가 크게 차이 납니다. 다른 지역 주상절리는 기둥 하나의 지름이 통상 30~50cm에 불과합니다.

입석대 주상절리

하지만 입석대 주상절리는 지름이 1~4m에 이릅니다. 사람이 안을 수 없을 정도로 큽니다. 무등산 주상절리는 해발고도가 낮을수록 기둥의 지름이 점점 더 굵어집니다. 깊은 곳에서 식은 암석일수록 서서히 응축되면서 굵기도 커진 겁니다. 해발 1,017m인 입석대보다 고도가 조금 낮은 광석대에 이르면 돌기둥의 굵기가 7m에 이릅니다.

광석대와 규봉암
광석대 돌기둥은 지름이 7m에 이른다.
이렇게 거대한 크기의 주상절리는 세계적으로 무등산이 유일합니다. 산 정상에서 화산이 분출하면서 만들어진 공간에 화산재가 쌓인 뒤 용암과 섞여 서서히 식으면서 주상절리가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세계적으로도 희귀한 지질구조입니다. 더구나 다른 지역 대부분 주상절리가 신생대에 형성됐지만, 무등산은 중생대 백악기(8,400~8,700만 년 전)에 만들어졌습니다. 이런 점 때문에 무등산은 세계적 지질명소로 꼽힙니다.


김덕령 장군의 전설이 깃든 병렬대
이무기가 승천한 곳이라는 전설의 승천암
 주상절리 위에 형성된 탐방로
무등산 탐방로를 걷다 보면 곳곳에서 주상절리가 만들어 낸 독특한 경관을 만나게 됩니다. 마치 병사가 늘어선 듯한 모습이라 해서 이름 붙여진 병렬대, 주상절리가 나란히 누워있는 승천암 등 갖가지 전설이 얽힌 경관이 나타납니다. 산 정상 부위가 온통 주상절리 지대이다 보니 탐방로 역시 주상절리 위로 이어집니다. 무엇보다 독특한 경관은 너덜지대입니다.

쓰러져 조각난 주상절리
지공너덜
너덜 지대
주상절리는 오랜 시간 침식과 풍화작용 속에 무너져 내립니다. 무너진 돌덩어리가 서서히 비탈로 이동해 한 곳에 쌓인 곳이 이른바 '너덜'입니다. 무등산에는 길이 600m, 폭 250m로 국내 최대 규모인 덕산너덜과 지공너덜이 있습니다. 수백 미터 아래까지 쌓인 너덜의 규모를 볼 때 원래 무등산의 높이는 지금보다 훨씬 높았을 것을 추정됩니다. 작은 규모의 너덜도 10여 곳에 펼쳐져 있습니다. 너덜은 지금도 조금씩 아래로 이동합니다. 무등산은 살아 움직이는 지질 교과서인 셈입니다.


정상 부위 왼쪽이 서석대, 오른쪽은 입석대
무등산은 이미 국립공원이자 국가지질공원으로 지정돼 있습니다. 환경부는 이제 이달(11월) 안에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신청할 예정입니다. 앞서 무등산을 다녀온 외국 전문가들은 지질학적 가치가 뛰어난 데다가 주민과 자치단체의 보전 의지가 높아 세계지질공원으로 등재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습니다. 오는 2017년 현장 실사에 이어 18년이면 등재 여부가 결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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