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삼성 합병’ 찬성…내부선 “임무 위배”

입력 2016.11.23 (08:08) 수정 2016.11.23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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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삼성 이재용부회장은 지난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통해 그룹 지배력을 장악하게 됩니다.

이때 2대주주였던 국민연금공단이 찬성하면서 합병은 성사됐습니다.

그런데 최근 삼성이 최순실과 정유라에게 수십 억 원을 지원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국민연금공단 결정 배경에 의혹이 제기되고 있죠,

찬성 과정에 문제가 없다는 공단측의 해명과 정반대의 내용이 담겨있는 내부 문건을 KBS가 입수했습니다.

특별취재팀 황정호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 6월 작성된 국민연금공단의 내부 문건,

시민단체의 고발 이후 검찰 수사에 대비하기 위해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찬성 과정을 분석한 법률보고서입니다.

삼성의 손을 들어 준 국민연금공단 결정의 문제점이 조목조목 담겨있습니다.

중대한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의결권행사 전문위원회를 열지 않은 절차상 문제점을 지적합니다.

결국 내부 인력만 참가한 투자위원회에서 합병 찬성이 결정된 것은 적절치 않았다고 명시합니다.

당시 국민연금의 찬반 여부는 뜨거운 사회적 이슈였기 때문에 국민연금의 의사 결정에 참가하는 외부 전문가들은 전문위원회 개최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내부회의 만으로 찬성이 결정되면서 의견 개진 기회조차 얻지 못했습니다.

<녹취> 당시 의결권 위원회 위원 : "국민연금에 이익이 된다고 판단할 근거를 달라는 게 우리 요구였고요, 그동안 해온 과정을 보면 우리가 논의를 할 수 있어야 될텐데 소집 안해주니 방법이 없었어요."

합병 찬성을 주도한 홍완선 본부장과 이재용 삼성 부회장이 내부회의가 열리기 사흘 전에 만난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습니다.

<녹취> 홍완선(지난해 9월 국정감사) : "합병과정에서의 어떤 공정성부분에 대한 문의를 드렸고요. 또 이 주주환원정책이라든지 향후에 이 비전부분에 대해서 설명을 듣는 자리를 가졌습니다."

하지만 공단 내부 문건에는 총수 일가의 의중을 파악하고 합병에 협조하기 위해 갔을 것이란 추정이 설득력이 높다면서 임무에 위배되는 행위라는 의견이 있을 수 있다고 적시했습니다.

취재진은 공단 측에 내부 문건에 대한 확인을 요청했지만 설명할 수 없다고만 밝혔습니다.

합병 찬성 과정에 문제가 없다는 국민연금공단 측의 해명과 정반대 내용의 내부 문건이 확인되면서 합병 찬성 경위에 대한 의혹은 더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황정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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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연금 ‘삼성 합병’ 찬성…내부선 “임무 위배”
    • 입력 2016-11-23 08:13:47
    • 수정2016-11-23 09: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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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삼성 이재용부회장은 지난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통해 그룹 지배력을 장악하게 됩니다.

이때 2대주주였던 국민연금공단이 찬성하면서 합병은 성사됐습니다.

그런데 최근 삼성이 최순실과 정유라에게 수십 억 원을 지원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국민연금공단 결정 배경에 의혹이 제기되고 있죠,

찬성 과정에 문제가 없다는 공단측의 해명과 정반대의 내용이 담겨있는 내부 문건을 KBS가 입수했습니다.

특별취재팀 황정호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 6월 작성된 국민연금공단의 내부 문건,

시민단체의 고발 이후 검찰 수사에 대비하기 위해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찬성 과정을 분석한 법률보고서입니다.

삼성의 손을 들어 준 국민연금공단 결정의 문제점이 조목조목 담겨있습니다.

중대한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의결권행사 전문위원회를 열지 않은 절차상 문제점을 지적합니다.

결국 내부 인력만 참가한 투자위원회에서 합병 찬성이 결정된 것은 적절치 않았다고 명시합니다.

당시 국민연금의 찬반 여부는 뜨거운 사회적 이슈였기 때문에 국민연금의 의사 결정에 참가하는 외부 전문가들은 전문위원회 개최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내부회의 만으로 찬성이 결정되면서 의견 개진 기회조차 얻지 못했습니다.

<녹취> 당시 의결권 위원회 위원 : "국민연금에 이익이 된다고 판단할 근거를 달라는 게 우리 요구였고요, 그동안 해온 과정을 보면 우리가 논의를 할 수 있어야 될텐데 소집 안해주니 방법이 없었어요."

합병 찬성을 주도한 홍완선 본부장과 이재용 삼성 부회장이 내부회의가 열리기 사흘 전에 만난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습니다.

<녹취> 홍완선(지난해 9월 국정감사) : "합병과정에서의 어떤 공정성부분에 대한 문의를 드렸고요. 또 이 주주환원정책이라든지 향후에 이 비전부분에 대해서 설명을 듣는 자리를 가졌습니다."

하지만 공단 내부 문건에는 총수 일가의 의중을 파악하고 합병에 협조하기 위해 갔을 것이란 추정이 설득력이 높다면서 임무에 위배되는 행위라는 의견이 있을 수 있다고 적시했습니다.

취재진은 공단 측에 내부 문건에 대한 확인을 요청했지만 설명할 수 없다고만 밝혔습니다.

합병 찬성 과정에 문제가 없다는 국민연금공단 측의 해명과 정반대 내용의 내부 문건이 확인되면서 합병 찬성 경위에 대한 의혹은 더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황정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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