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수해복구 마무리, 김정은 끝내 안 나타나…

입력 2016.11.24 (18:54) 수정 2016.11.24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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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말 태풍 '라이언록'이 북한 북부지역을 강타했다. 강한 폭우를 동반한 대홍수로 두만강 유역의 함경북도 지역이 초토화됐다. 사망과 실종이 500명을 넘어섰고, 침수와 파괴된 가옥만 3만 7천여 채에 달했다.

피해복구에 나선 지 50여 일, 북한 매체는 복구가 마무리되고 살림집에 입주가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날림공사로 제대로 보온도 되지 않아 주민들은 본격적인 겨울을 맞아 걱정이 태산이다.

北 살림집 완공…입사(入舍)식 부위원장 총출동

살림집이 완공돼 입사식이 새로 건설된 주택 앞 빈터에서 열렸다. 주민들이 박수를 치며 환호하고 있다. 김정은을 찬양하는 내용의 글귀가 어김없이 등장했다. 살림집이 완공돼 입사식이 새로 건설된 주택 앞 빈터에서 열렸다. 주민들이 박수를 치며 환호하고 있다. 김정은을 찬양하는 내용의 글귀가 어김없이 등장했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주민들이 살림집 입주를 축하하며 춤을 추고 있다.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주민들이 살림집 입주를 축하하며 춤을 추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불과 50여 일 만에 살림집 1만 1,900여 세대가 완공됐다고 전했다. 15일부터 입주가 시작됐다. 19일과 20일 이틀에 걸쳐 입사(入舍)모임이 지역별로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최룡해와 김기남, 최태복, 리수용 등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9명 전원이 참석했다.

최룡해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살림집 이용증서를 주민들에게 전달하고 있다.최룡해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살림집 이용증서를 주민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살림집 이용증서를 받은 주민들이 흐느끼고 있다. ‘조선중앙TV는 새로 건설된 현대식 살림집 이용증서를 받은 주민들이 행복해하며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고 보도했다.살림집 이용증서를 받은 주민들이 흐느끼고 있다. ‘조선중앙TV는 새로 건설된 현대식 살림집 이용증서를 받은 주민들이 행복해하며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고 보도했다.

살림집 이용증서를 전달받은 주민들이 손을 높이 들어 이용증서를 흔들어 보이고 있다.살림집 이용증서를 전달받은 주민들이 손을 높이 들어 이용증서를 흔들어 보이고 있다.

최룡해 등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들이 축하 연설을 했고, 피해 지역 주민들에게 살림집 이용증서가 전달됐다. 이에 앞서 13일에는 함경북도 수해 복구에 나선 군 장병과 주민들에게 감사문을 발표해 격려했다.

살림집 겉만 번지르르…내부는 부실 덩어리

살림집의 겉모양은 그럴듯해 보인다. 현대식 건물에 알록달록 5층과 3층, 단층 등 집의 크기도 다양하다. 집안 내부는 어떨까?

조선중앙TV에 방영된 새로 입주한 살림집 내부의 모습이다. 일가족 5명이 둘러 앉아 기뻐하고 있다. 비교적 내부가 잘 정돈되고 깨끗해 보인다. 평양소주와 학용품 등 김정은의 선물도 눈에 띈다. 하지만 선전용으로 실제 상황은 다르다고 한다.조선중앙TV에 방영된 새로 입주한 살림집 내부의 모습이다. 일가족 5명이 둘러 앉아 기뻐하고 있다. 비교적 내부가 잘 정돈되고 깨끗해 보인다. 평양소주와 학용품 등 김정은의 선물도 눈에 띈다. 하지만 선전용으로 실제 상황은 다르다고 한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북부 두만강 지역에서 살림집 입주가 시작됐지만, 벽체와 방바닥이 습기로 질퍽해 도배를 하면 도배지가 금방 떨어지고, 자고 나면 바닥에 펴놓은 담요까지 푹 젖어 동상과 관절염을 호소하는 주민들이 많다"고 전했다.(지난 11월 18일 데일리NK)

방안의 습기를 없애기 위해 추운 날씨에도 하루종일 문을 열어놓아야 한다고 한다. 습기 제거에는 아궁이에 불을 때는 것이 가장 좋지만 땔감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새집에 입주한 기쁨보다는 변변한 살림 도구 하나 갖춰지지 않은 빈집에서 당장 겨울나기가 걱정이라고 한다.

김기남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새로 입주한 집을 찾아 부부에게 선물을 전달하며 격려하고 있다.김기남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새로 입주한 집을 찾아 부부에게 선물을 전달하며 격려하고 있다.

이불과 담요 등이 잘 정돈돼 있다. 컬러TV 등 각종 선물이 지급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았으나 실제로는 지급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이불과 담요 등이 잘 정돈돼 있다. 컬러TV 등 각종 선물이 지급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았으나 실제로는 지급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북한 당국이 입주에 맞춰 주민들에게 컬러 TV와 각종 선물을 줄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았지만, 이불과 담요 외에는 지급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열쇠만 들고 들어가 살 수 있도록 하라"는 김정은의 지시가 말뿐이었다는 것이다.

‘애민 지도자’ 선전하던 김정은 왜 안 나타날까?

지난해 9월 김정은이 수해를 입은 나선시를 방문해 수해 복구를 지시하고 격려하고 있다. 애민 지도자의 이미지를 부각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나선시는 지난해 8월 태풍 '고니'가 강타해 40여 명의 인명피해와 가옥 1천70여 채가 파손됐다.지난해 9월 김정은이 수해를 입은 나선시를 방문해 수해 복구를 지시하고 격려하고 있다. 애민 지도자의 이미지를 부각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나선시는 지난해 8월 태풍 '고니'가 강타해 40여 명의 인명피해와 가옥 1천70여 채가 파손됐다.

지난해 8월 태풍 '고니'로 북한의 나선시가 피해를 입었다. 김정은은 복구 작업이 한창인 9월과 10월 두 차례나 방문해 격려했다. 애민(愛民) 지도자의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함경북도는 나선시와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큰 피해를 입었지만 방문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일각에서는 '신변안전' 때문이라고 한다. 이번 수해로 북·중 국경경비초소의 무기고에 있던 소총과 탄약이 급류에 대량으로 유실됐다는 것이다. 유실된 무기를 이용한 테러나 암살의 개연성이 있기 때문에 방문을 꺼리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현지 소식통은 "무기 분실 사건이 1건만 제기돼도 그 지역은 무조건 1호 행사(김정은이 참여하는 행사)가 되지 않았는데, 더욱 심각한 상황"이라며 "무기를 다 찾지 못한다면 살림집 건설 사업이 결속(완료)돼도 시찰을 꺼릴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한 바 있다.(지난 10월 10일 데일리NK)

김정은이 수해 복구가 마무리되고 입주 시기가 되면 방문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하지만 김정은은 방문을 하지 않았다. 대신 최룡해를 비롯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들을 보내 주민들을 격려했다.

살림집 현대화, 탈북 등 골칫거리 해소?

북·중 접경지역 중국 쪽에서 바라본 함경북도 회령시 간평마을의 모습이다. 식량 증산과 땔감 마련을 위해 산을 밭으로 개간하거나 벌목해 온통 민둥산이다. 두만강을 사이에 두고 중국과 대조를 이룬다. 북·중 접경지역 중국 쪽에서 바라본 함경북도 회령시 간평마을의 모습이다. 식량 증산과 땔감 마련을 위해 산을 밭으로 개간하거나 벌목해 온통 민둥산이다. 두만강을 사이에 두고 중국과 대조를 이룬다.

두만강은 압록강에 비해 강의 폭이 훨씬 좁다. 일부 지역은 불과 수십 미터도 안 돼 마음만 먹으면 쉽게 강을 건너 중국으로 탈북할 수 있다. 더욱이 마을들이 강변에 위치해 상대적으로 탈북이 용이하다.

수해를 입은 함경북도 무산시의 모습이다. 홍수로 마을이 제 모습을 잃었고 임시 천막들이 보인다.수해를 입은 함경북도 무산시의 모습이다. 홍수로 마을이 제 모습을 잃었고 임시 천막들이 보인다.

김정은은 두만강을 이용한 탈북이 끊이지 않자 이를 막기 위해 강변에 있는 마을들을 옮기려고 여러 차례 시도했다. 하지만 주민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마을들을 강제로 철거해 이주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 같은 고민을 이번 홍수가 단번에 해결해 준 것이다. 강변의 집들이 홍수에 휩쓸려 사라졌기 때문이다.

북한 당국은 강과 떨어진 산 밑에 살림집을 새로 건축했다. 이유는 홍수 피해를 막기 위해서라고 한다. 한술 더 떠 과거 마을들이 있던 두만강 변을 따라 경비도로를 만들고 철조망까지 세울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대가 높은 곳에 CCTV(폐쇄회로TV)까지 설치하면 강에 접근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이 골머리를 앓고 있던 탈북자 문제가 상당히 해소된 셈이다.

피해복구 서둘러 마무리, 다시 여명거리로…

함경북도 온성군 남양 지역의 모습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복구 작업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함경북도 온성군 남양 지역의 모습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복구 작업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는 함경북도 지역의 수해와 관련해 복구가 완료됐다고 보기엔 어렵다고 밝혔다. 피해가 극심해 완전 복구가 어려워 북한 당국이 서둘러 마무리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다음 달 17일이 김정일 사망 5주기이자 200일 전투가 끝난다. 불과 한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제한된 인력과 자재들을 수해 복구에 무한정 투입할 수 없어 내린 고육지책이라는 분석이다.

눈이 내리는 가운데 예술선동대원들이 함경북도 수해지역을 찾아 복구 작업을 독려하고 있다. 올해는 겨울이 일찍 찾아와 북한 북부지역은 기온이 영하로 뚝 떨어졌다.눈이 내리는 가운데 예술선동대원들이 함경북도 수해지역을 찾아 복구 작업을 독려하고 있다. 올해는 겨울이 일찍 찾아와 북한 북부지역은 기온이 영하로 뚝 떨어졌다.

함경북도는 기온이 영하로 뚝 떨어지고 눈이 내리는 등 일찍 겨울이 찾아왔다. 겉보기에는 그럴듯하게 지어놓은 보여주기식의 살림집... 추운 겨울이 닥쳤지만 제대로 된 전기와 난방은 꿈도 꿀 수 없다. 더구나 일부지역은 복구가 마무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북한 당국은 수해 복구에 동원된 인력을 제2의 미래과학자 거리인 '여명거리' 건설에 돌려 총력전을 펴고 있다. 김정은의 이른바 '평양 공화국' 건설에 수해를 입은 함경북도 주민들은 뒷전으로 밀려올 겨울 혹독한 추위에 시달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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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수해복구 마무리, 김정은 끝내 안 나타나…
    • 입력 2016-11-24 18:54:32
    • 수정2016-11-24 18:57:58
    취재K
지난 8월 말 태풍 '라이언록'이 북한 북부지역을 강타했다. 강한 폭우를 동반한 대홍수로 두만강 유역의 함경북도 지역이 초토화됐다. 사망과 실종이 500명을 넘어섰고, 침수와 파괴된 가옥만 3만 7천여 채에 달했다.

피해복구에 나선 지 50여 일, 북한 매체는 복구가 마무리되고 살림집에 입주가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날림공사로 제대로 보온도 되지 않아 주민들은 본격적인 겨울을 맞아 걱정이 태산이다.

北 살림집 완공…입사(入舍)식 부위원장 총출동

살림집이 완공돼 입사식이 새로 건설된 주택 앞 빈터에서 열렸다. 주민들이 박수를 치며 환호하고 있다. 김정은을 찬양하는 내용의 글귀가 어김없이 등장했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주민들이 살림집 입주를 축하하며 춤을 추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불과 50여 일 만에 살림집 1만 1,900여 세대가 완공됐다고 전했다. 15일부터 입주가 시작됐다. 19일과 20일 이틀에 걸쳐 입사(入舍)모임이 지역별로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최룡해와 김기남, 최태복, 리수용 등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9명 전원이 참석했다.

최룡해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살림집 이용증서를 주민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살림집 이용증서를 받은 주민들이 흐느끼고 있다. ‘조선중앙TV는 새로 건설된 현대식 살림집 이용증서를 받은 주민들이 행복해하며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고 보도했다.
살림집 이용증서를 전달받은 주민들이 손을 높이 들어 이용증서를 흔들어 보이고 있다.
최룡해 등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들이 축하 연설을 했고, 피해 지역 주민들에게 살림집 이용증서가 전달됐다. 이에 앞서 13일에는 함경북도 수해 복구에 나선 군 장병과 주민들에게 감사문을 발표해 격려했다.

살림집 겉만 번지르르…내부는 부실 덩어리

살림집의 겉모양은 그럴듯해 보인다. 현대식 건물에 알록달록 5층과 3층, 단층 등 집의 크기도 다양하다. 집안 내부는 어떨까?

조선중앙TV에 방영된 새로 입주한 살림집 내부의 모습이다. 일가족 5명이 둘러 앉아 기뻐하고 있다. 비교적 내부가 잘 정돈되고 깨끗해 보인다. 평양소주와 학용품 등 김정은의 선물도 눈에 띈다. 하지만 선전용으로 실제 상황은 다르다고 한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북부 두만강 지역에서 살림집 입주가 시작됐지만, 벽체와 방바닥이 습기로 질퍽해 도배를 하면 도배지가 금방 떨어지고, 자고 나면 바닥에 펴놓은 담요까지 푹 젖어 동상과 관절염을 호소하는 주민들이 많다"고 전했다.(지난 11월 18일 데일리NK)

방안의 습기를 없애기 위해 추운 날씨에도 하루종일 문을 열어놓아야 한다고 한다. 습기 제거에는 아궁이에 불을 때는 것이 가장 좋지만 땔감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새집에 입주한 기쁨보다는 변변한 살림 도구 하나 갖춰지지 않은 빈집에서 당장 겨울나기가 걱정이라고 한다.

김기남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새로 입주한 집을 찾아 부부에게 선물을 전달하며 격려하고 있다.
이불과 담요 등이 잘 정돈돼 있다. 컬러TV 등 각종 선물이 지급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았으나 실제로는 지급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북한 당국이 입주에 맞춰 주민들에게 컬러 TV와 각종 선물을 줄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았지만, 이불과 담요 외에는 지급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열쇠만 들고 들어가 살 수 있도록 하라"는 김정은의 지시가 말뿐이었다는 것이다.

‘애민 지도자’ 선전하던 김정은 왜 안 나타날까?

지난해 9월 김정은이 수해를 입은 나선시를 방문해 수해 복구를 지시하고 격려하고 있다. 애민 지도자의 이미지를 부각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나선시는 지난해 8월 태풍 '고니'가 강타해 40여 명의 인명피해와 가옥 1천70여 채가 파손됐다.
지난해 8월 태풍 '고니'로 북한의 나선시가 피해를 입었다. 김정은은 복구 작업이 한창인 9월과 10월 두 차례나 방문해 격려했다. 애민(愛民) 지도자의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함경북도는 나선시와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큰 피해를 입었지만 방문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일각에서는 '신변안전' 때문이라고 한다. 이번 수해로 북·중 국경경비초소의 무기고에 있던 소총과 탄약이 급류에 대량으로 유실됐다는 것이다. 유실된 무기를 이용한 테러나 암살의 개연성이 있기 때문에 방문을 꺼리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현지 소식통은 "무기 분실 사건이 1건만 제기돼도 그 지역은 무조건 1호 행사(김정은이 참여하는 행사)가 되지 않았는데, 더욱 심각한 상황"이라며 "무기를 다 찾지 못한다면 살림집 건설 사업이 결속(완료)돼도 시찰을 꺼릴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한 바 있다.(지난 10월 10일 데일리NK)

김정은이 수해 복구가 마무리되고 입주 시기가 되면 방문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하지만 김정은은 방문을 하지 않았다. 대신 최룡해를 비롯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들을 보내 주민들을 격려했다.

살림집 현대화, 탈북 등 골칫거리 해소?

북·중 접경지역 중국 쪽에서 바라본 함경북도 회령시 간평마을의 모습이다. 식량 증산과 땔감 마련을 위해 산을 밭으로 개간하거나 벌목해 온통 민둥산이다. 두만강을 사이에 두고 중국과 대조를 이룬다.
두만강은 압록강에 비해 강의 폭이 훨씬 좁다. 일부 지역은 불과 수십 미터도 안 돼 마음만 먹으면 쉽게 강을 건너 중국으로 탈북할 수 있다. 더욱이 마을들이 강변에 위치해 상대적으로 탈북이 용이하다.

수해를 입은 함경북도 무산시의 모습이다. 홍수로 마을이 제 모습을 잃었고 임시 천막들이 보인다.
김정은은 두만강을 이용한 탈북이 끊이지 않자 이를 막기 위해 강변에 있는 마을들을 옮기려고 여러 차례 시도했다. 하지만 주민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마을들을 강제로 철거해 이주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 같은 고민을 이번 홍수가 단번에 해결해 준 것이다. 강변의 집들이 홍수에 휩쓸려 사라졌기 때문이다.

북한 당국은 강과 떨어진 산 밑에 살림집을 새로 건축했다. 이유는 홍수 피해를 막기 위해서라고 한다. 한술 더 떠 과거 마을들이 있던 두만강 변을 따라 경비도로를 만들고 철조망까지 세울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대가 높은 곳에 CCTV(폐쇄회로TV)까지 설치하면 강에 접근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이 골머리를 앓고 있던 탈북자 문제가 상당히 해소된 셈이다.

피해복구 서둘러 마무리, 다시 여명거리로…

함경북도 온성군 남양 지역의 모습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복구 작업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는 함경북도 지역의 수해와 관련해 복구가 완료됐다고 보기엔 어렵다고 밝혔다. 피해가 극심해 완전 복구가 어려워 북한 당국이 서둘러 마무리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다음 달 17일이 김정일 사망 5주기이자 200일 전투가 끝난다. 불과 한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제한된 인력과 자재들을 수해 복구에 무한정 투입할 수 없어 내린 고육지책이라는 분석이다.

눈이 내리는 가운데 예술선동대원들이 함경북도 수해지역을 찾아 복구 작업을 독려하고 있다. 올해는 겨울이 일찍 찾아와 북한 북부지역은 기온이 영하로 뚝 떨어졌다.
함경북도는 기온이 영하로 뚝 떨어지고 눈이 내리는 등 일찍 겨울이 찾아왔다. 겉보기에는 그럴듯하게 지어놓은 보여주기식의 살림집... 추운 겨울이 닥쳤지만 제대로 된 전기와 난방은 꿈도 꿀 수 없다. 더구나 일부지역은 복구가 마무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북한 당국은 수해 복구에 동원된 인력을 제2의 미래과학자 거리인 '여명거리' 건설에 돌려 총력전을 펴고 있다. 김정은의 이른바 '평양 공화국' 건설에 수해를 입은 함경북도 주민들은 뒷전으로 밀려올 겨울 혹독한 추위에 시달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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