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방역 현장서 서로 “너무해”…공무원 갈등

입력 2016.12.01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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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인플루엔자 AI가 2주째 확산 일로다. 중국에서 인체 감염이 확인된 데다 10명의 목숨을 앗아간 '高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인 만큼, 어느 때보다 치밀하고 강력한 대응이 절실하다.

지자체 - 중앙 정부, 서로 "너무해"

그런데 유기적으로 협력해야 할 관련 공무원들 사이에 일부 균열이 생겼다. 최일선의 각 지자체와 중앙의 정부 부처들이 서로 "너무 하다"며 데면데면한 현실이, 언론 취재를 통해 드러났다. 지금까지 전국에서 매몰 처리된 가금류는 200만 마리를 넘어섰다.

현장에 투입돼 실제 방역 작업을 진행 중인 지자체 공무원들은 비상 체제가 꼬박 2주 가까이 계속되면서 많이 지쳐있다. 이런 마당에 중앙 부처들이 일손을 거들진 못 할 망정 인력을 빼가는 형국이라고 비판한다.


"일감 늘리는 탁상행정...방역에 손해"

AI와 관련 있는 정부 부처들이 제각각 방역 상황을 점검하겠다며 '현장 감찰반'을 내려보내는 게 문제라는 지적이다. 중앙에서 나온 상급 공무원들이 '방역 초소와 상황실 운영 상황', '소독약 종류와 확보 수량' 등에 대한 정보를 요구하면, 해당 자료를 만들고 현장을 안내할 담당자를 따로 지정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30일 0시를 기준으로, 전국의 농가 46곳이 AI 감염 확진 판정을 받았고 8곳에 대한 검사가 진행 중이며 2백만 마리가 넘는 가금류가 매몰 처리됐다. 이런 작업에 투입돼야 할 인원이 '감찰' 때문에 줄어들게 되니, 오히려 방역 작업에 방해가 아니냐는 주장이다.

"현장에서 구멍 발견되는 게 현실...불편해도 이득"

하지만 '감찰'을 진행하는 부처에서는 방역 초소와 상황실이 제대로 운영되고 소독약의 종류와 수량이 적합하게 사용돼야 방역의 효과가 있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내부에선 보이지 않는 구멍을 찾아내고 메우는 것이 중앙 부처의 역할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4월 국민안전처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월 구제역 발생 당시 '방역초소 설치 수 미달', '초소 근무자 미지정', '접종 여부 허위 기재' 같은 문제들이 감찰에 걸렸다. 그대로 덮어두었더라면 방제 효과를 크게 떨어뜨렸을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지금은 농림축산식품부, 국민안전처, 보건복지부가 각각 현장 감찰을 실시 중인데, 허술한 부분들을 꽤 발견해 바로잡았다고 한다. 현장 공무원들의 노고를 잘 알지만, 당장 불편하더라도 결과적으로 득이 되기 때문에 감찰은 꼭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다만 현장에서 꾸준히 비판적 의견을 제기하고 있는 만큼, 일선에서 고생하는 공무원들을 최대한 방해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중앙 부처 관계자들은 전했다. 대부분의 지자체들도 중앙 부처의 활동을 무조건 '영역침범'이나 '갑질'로 치부하지는 않을 것이다. 상호보완적 관계를 통해 국민 안전을 최대화해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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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12-01 15:54:04
    취재K
조류인플루엔자 AI가 2주째 확산 일로다. 중국에서 인체 감염이 확인된 데다 10명의 목숨을 앗아간 '高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인 만큼, 어느 때보다 치밀하고 강력한 대응이 절실하다.

지자체 - 중앙 정부, 서로 "너무해"

그런데 유기적으로 협력해야 할 관련 공무원들 사이에 일부 균열이 생겼다. 최일선의 각 지자체와 중앙의 정부 부처들이 서로 "너무 하다"며 데면데면한 현실이, 언론 취재를 통해 드러났다. 지금까지 전국에서 매몰 처리된 가금류는 200만 마리를 넘어섰다.

현장에 투입돼 실제 방역 작업을 진행 중인 지자체 공무원들은 비상 체제가 꼬박 2주 가까이 계속되면서 많이 지쳐있다. 이런 마당에 중앙 부처들이 일손을 거들진 못 할 망정 인력을 빼가는 형국이라고 비판한다.


"일감 늘리는 탁상행정...방역에 손해"

AI와 관련 있는 정부 부처들이 제각각 방역 상황을 점검하겠다며 '현장 감찰반'을 내려보내는 게 문제라는 지적이다. 중앙에서 나온 상급 공무원들이 '방역 초소와 상황실 운영 상황', '소독약 종류와 확보 수량' 등에 대한 정보를 요구하면, 해당 자료를 만들고 현장을 안내할 담당자를 따로 지정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30일 0시를 기준으로, 전국의 농가 46곳이 AI 감염 확진 판정을 받았고 8곳에 대한 검사가 진행 중이며 2백만 마리가 넘는 가금류가 매몰 처리됐다. 이런 작업에 투입돼야 할 인원이 '감찰' 때문에 줄어들게 되니, 오히려 방역 작업에 방해가 아니냐는 주장이다.

"현장에서 구멍 발견되는 게 현실...불편해도 이득"

하지만 '감찰'을 진행하는 부처에서는 방역 초소와 상황실이 제대로 운영되고 소독약의 종류와 수량이 적합하게 사용돼야 방역의 효과가 있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내부에선 보이지 않는 구멍을 찾아내고 메우는 것이 중앙 부처의 역할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4월 국민안전처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월 구제역 발생 당시 '방역초소 설치 수 미달', '초소 근무자 미지정', '접종 여부 허위 기재' 같은 문제들이 감찰에 걸렸다. 그대로 덮어두었더라면 방제 효과를 크게 떨어뜨렸을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지금은 농림축산식품부, 국민안전처, 보건복지부가 각각 현장 감찰을 실시 중인데, 허술한 부분들을 꽤 발견해 바로잡았다고 한다. 현장 공무원들의 노고를 잘 알지만, 당장 불편하더라도 결과적으로 득이 되기 때문에 감찰은 꼭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다만 현장에서 꾸준히 비판적 의견을 제기하고 있는 만큼, 일선에서 고생하는 공무원들을 최대한 방해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중앙 부처 관계자들은 전했다. 대부분의 지자체들도 중앙 부처의 활동을 무조건 '영역침범'이나 '갑질'로 치부하지는 않을 것이다. 상호보완적 관계를 통해 국민 안전을 최대화해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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