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최영상 교수(대구보건대 소방안전관리과) “서문시장 소방관 진입 불가능 구조, 초기 진화 어려워” ①

입력 2016.12.02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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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일시 : 2016년 12월 2일(금요일)
□ 출연자 : 최영상 교수(대구보건대 소방안전관리과)



“서문시장 소방관 진입 불가능 구조, 초기 진화 어려워”

[윤준호] 영남권 최대 규모의 전통시장인 서문시장. 이곳 4구역에서 대형 화재가 나서 상인들이 삶의 터전을 잃었습니다. 11년 전 2구역에서도 큰 불이 났었는데 재발 방지책이 마련되지 않았는지 똑같은 일이 반복된 겁니다. 11년 전에도 이번에도 불은 걷잡을 수 없이 번졌고 조기 진화를 어렵게 하는 낙후된 시장 환경 때문에 불을 완전히 끄는 데에도 40시간 가까이 걸렸습니다. 한 번 불이 나면 대형 화재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전통 시장. 구조상의 문제점을 짚어보고 어떤 재발 방지책이 필요할지 전문가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대구보건대 소방안전관리과 최영상 교수 연결돼 있습니다. 최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최영상] 네, 안녕하세요.

[윤준호] 서문시장 4구역. 진화는 끝났는데 그곳 모두 잿더미가 된 그 상태입니까?

[최영상] 네. 그렇습니다. 어제 오후에도 제가 현장에 있었는데 건물이 많이 붕괴돼서 주저앉았습니다. 그런데 내부에는 아직도 연기를 내면서 불이 다 꺼지지 않았기 때문에 무너진 틈 사이로 소방 호수를 넣어서 계속 물을 뿌리고 있거든요. 혹시나 모를 재발화 위험 때문에 소방관들이 4지구 주변을 완전히 둘러싸고 계속 대기 중에 있습니다. 실제 내부는 완전히 타서 재가 됐고 옷걸이 같은 철제 구조물들이 앙상하게 남아 있을 뿐입니다.

[윤준호] 건물이 무너졌다고 말씀하셨는데 원래도 E등급으로 사용 불가 판정이 났었던 것이죠?

[최영상] 네, 그렇습니다. 이번에 화재가 나고 나서 관할구청인 중구청에서 안전 진단을 했는데 E등급으로 판정을 했다고 하네요. 지금도 이미 남아 있는 부분도 보가 휘어지고 금이 가고 있어서 아마 다시 사용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으로 봅니다.

[윤준호] 혹시 피해 규모는 얼마나 되는지 알고 계시는지요? 연말을 맞아서 상품을 많이 들여놓았다고 하던데요.

[최영상] 상인들의 주장대로 하면 피해 규모가 굉장히 많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구체적으로 금액은 말씀드릴 수 없고 4지구 전체가 붕괴됐기 때문에 입주한 점포 내에서 보관하고 있던 연말 물건들이 모두 전소가 됐기 때문에 피해 금액은 계속 커질 것 같습니다.

[윤준호] 화재 원인과 발화 지점을 밝히기 위해 감식을 했는데 감식 결과는 2주 후에나 알 수 있다고 하고 있는데 지금까지는 화재 원인을 무엇으로 추정하고 계십니까?

[최영상] 일단 두 가지로 원인이 나뉘고 있습니다. 하나는 상가 사이 도로에 있는 통로에 노점에서 사용하는 가스가 폭발했다는 말도 있고 그 노점 바로 옆에 있는 상가에서 불길이 뿜어져 나왔다는 말도 있지만 두 가지 다 확실하지는 않습니다. 근처에 CCTV가 있었는데 영상이 확보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관련 내용들을 복구하기 위해서 경찰에서 지금 전문 기관에 의뢰를 하고 국과수가 어제 많은 인원을 동원해서 합동 감식 중에 있기 때문에 공식 발표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윤준호] 감식 결과를 기다려봐야 되겠지만 그동안 전통 시장 화재의 주요 원인으로는 방금 최 교수님께서 말씀해 주신 가스 그리고 전기가 주로 꼽혀온 것이 사실입니다. 청취자 여러분도 많이 보셨겠지만 밖으로 노출돼서 다닥다닥 붙어 있는 전선 그리고 시장 내 음식점마다 사용하고 있는 가스통들이 항상 문제가 되는데 근본적인 대책은 없겠습니까?

[최영상] 근본적인 대책이라면 사실 현대화를 시키는 수밖에 없거든요. 그러나 어차피 전통시장이라는 게 재래시장의 형태를 그대로 띠고 있기 때문에 기존의 영업 중인 시장들을 현대식으로 완전히 탈바꿈하는 데는 시간도 많이 걸리고 영업 중인 상업 지역을 바꾸는 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게 많을 것 같습니다.

[윤준호] 이번 화재에서도 신고 1분 만에 소방차가 현장에 출동했지만 소방차 진입이 어려워서 초동 집안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좁고 복잡하고 낙후된 재래시장의 구조가 진화를 어렵게 만든다. 이런 부분들을 실제로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최영상] 실제로 그렇습니다. 규모가 굉장히 길이가 깁니다. 7, 80m 정도 수평으로 돼 있고 내부에서 불이 나서 불꽃이 밖으로 뿜어져 나올 시간이 되면 안으로 진입하는 것은 불가능한 상태가 되거든요. 그래서 수작업으로 불을 꺼야 되는데 소방관 진입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내부에서는 계속해서 연소가 일어나고 결국 상가 전체가 뻥 뚫려 있는 형태이기 때문에 내부에 들어 있는 가연물들이 모두 타야만 진화가 되는 그런 형태입니다. 그래서 신고를, 1분 만에 해도 신고를 하기 전까지 화재가 어느 정도 확산됐는지 모르기 때문에 신고 받고 바로 달려가도 불을 끌 수 없는 상황이 되면 초기 진압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윤준호] 초동 진압이 근본적으로 어려울 수밖에 없는 구조군요?

[최영상] 네, 그렇습니다. 수평으로 굉장히 긴 구조입니다.

[윤준호] 또 문제점 중 하나로는 화재 예방 조치 중 하나인 안전진단이 형식적인 수준에 그쳐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게 의무사항도 아니라고 하던데 어떤 식으로 진단하고 어떤 문제가 있다고 보십니까?

[최영상] 우리가 세월호 사고를 겪고 나서 국민안전처 주관으로 해서 모든 건물들에 대한 실제 안전진단들을 많이 펼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이 안전진단은 위법사항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고 최소한의 안전 조건을 요구하는 것이기 때문에 전통시장 요구조건만으로는 진압이 안 되는 구조적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안전진단에서 법을 초과하는 요구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실제로 피해를 줄이는 데는 전통시장과 같은 조건이라면 효과가 없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윤준호] 2005년 12월에 발생한 서문시장 2지구 화재 때도 완전 진화에 이번처럼 40시간 이상 걸렸다고 합니다. 그때 이후로 시장 화재 예방을 위한 전반적인 개선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건가요?

[최영상] 개선이 이루어진 거는 사실 불이 난 2지구 지역이 다시 지어질 때만 강화된 소방법이 적용됐을 뿐이고 기존 건물들은 여전히 예전 조건 그대로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방송을 들으시는 분들은 안타까운 게 그 지역에서 불이 났는데 똑같은 불이 왜 나느냐고 이렇게 말씀을 하실 수 있는데 건물이 6개 동이 있는데 1개 동이 불에 타고 새로 지어진 것뿐이고 나머지 5개 동은 동일한 조건으로 계속 영업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반복된 상황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윤준호] 그렇다면 이번 화재가 난 4구역을 제외하고 나머지 5개 중에 4개 동도 똑같이 불이 나면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는 뜻 아닌가요?

[최영상] 네. 내부의 구조가 동일하기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윤준호] 다른 전통시장도 서문시장과 크게 다르지 않을 상황일 텐데 그런 대형 화재를 예방하기 위한 어떤 안전대책이 마련되어야 할까요?

[최영상] 기존 점포들이 영업을 하면서 시설들을 보완해야 하다 보니까 확 달라질 정도의 보완은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그래서 보완을 한다고 해도 실제로 영업 중인 상태에서 일부 보완밖에는 할 수 없는 조건입니다. 그래서 기술적인 제안을 드린다면 자동으로 소화를 할 수 있도록 스프링클러 설치를 하게 되는데 여기에서 물을 뿌려주는 부분을 헤더라고 부릅니다. 헤더가 표준 반응형 헤더를 주로 사용하고 있는데 시간을 조금 더 단축시켜서 바로 물이 뿌려질 수 있도록 조기 반응형 헤더라는 것으로 바꾸게 되면 초기에 물을 뿌려서 화재 진압을 하는 데 시간을 반 정도 줄여줄 수 있어서 훨씬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헤더만 바로 교체하는 방법을 하나 제시하고 싶고 두 번째는 재래시장은 팔 수 있는 물건들이 굉장히 많은데도 그렇지 않은 건물하고 동일한 조건으로 해서 20분간만 물을 뿌릴 수 있도록 소화 수분의 양을 정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특수성을 감안해서 소화용수도 20분을 초과해서 훨씬 더 많이 확보할 수 있도록 지하 공간에 물탱크 양을 더 증설하는 방법은 영업하고 별개로 공사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봅니다. 그래도 소화용수가 모자랄 수 있기 때문에 상가 부분을 지나가는 상수도 배관을 연결해서 무한정 소화수가 공급되는 구조로 할 수 있습니다. 조금 전에 말씀드린 이 방법은 대구 지하철 화재가 발생했던 중앙로 역사에서 이 의견을 제시해서 시 상수도 배관하고 소화용수 배관하고 같이 연결했기 때문에 그 역사에는 지금 무한정 소화용수를 공급할 수 있는 구조로 돼 있거든요. 그래서 이런 것들은 충분히 보완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상인들하고 합의가 된다면 지금 상가가 보통 1000제곱미터 이상, 또 스프링클러가 설치된다면 3000제곱미터에 아무런 방화구역이 없습니다. 그래서 다시 말씀드리면 한 점포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3000m 안에 있는 점포들은 모두 탈 수밖에 없는 구조거든요. 그래서 이것을 불에 타지 않는 재질로 된 벽이나 방화셔터 등을 이용해서 소규모로 방화 구역을 만드는 것을 합의해야 됩니다. 3000제곱미터를 100제곱미터마다 방화 셔터를 설치해서 소규모로 잘라준다면 한 번 불이 나도, 예를 들어서 100제곱미터 안에 있는 점포들만 연소가 되고 3000m 전체가 연소되는 것은 막을 수 있거든요. 이런 부분들의 보완들에 서로 머리를 모아야겠습니다.

[윤준호] 그런데 돈이 많이 필요한 부분인가요?

[최영상] 당연히 방화 구역을 하게 되면 설비 자체에 비용이 들지만 그 설비가 설치되는 곳의 상인들이 조금이라도 자신의 상가를 내놓을 수 있는 그런 각오가 돼 있어야 됩니다. 물론 그것은 비용을 공동으로 지불하겠지만요.

[윤준호] 교수님, 마지막으로 이 문제 짧게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상가 전체 이름으로 든 보험은 있지만 개별 가게들은 보험을 안 든 곳이 많다고 하던데요. 가입이 제한돼서 보험을 들고 싶어도 못 든 경우도 많다던데 이거 어떻게 해야 됩니까?

[최영상] 이번에 그런 안타까운 것들을 봤을 때 아마 취약한 업종을 가진 분들을 대상으로 한 정책적인 보험제도도 도입하는 것을 검토해야 된다고 봅니다.

[윤준호]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최영상] 네, 감사합니다.

[윤준호] 지금까지 대구보건대 소방안전관리과 최영상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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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최영상 교수(대구보건대 소방안전관리과) “서문시장 소방관 진입 불가능 구조, 초기 진화 어려워” ①
    • 입력 2016-12-02 11:04:02
    안녕하십니까 윤준호입니다
□ 방송일시 : 2016년 12월 2일(금요일)
□ 출연자 : 최영상 교수(대구보건대 소방안전관리과)



“서문시장 소방관 진입 불가능 구조, 초기 진화 어려워”

[윤준호] 영남권 최대 규모의 전통시장인 서문시장. 이곳 4구역에서 대형 화재가 나서 상인들이 삶의 터전을 잃었습니다. 11년 전 2구역에서도 큰 불이 났었는데 재발 방지책이 마련되지 않았는지 똑같은 일이 반복된 겁니다. 11년 전에도 이번에도 불은 걷잡을 수 없이 번졌고 조기 진화를 어렵게 하는 낙후된 시장 환경 때문에 불을 완전히 끄는 데에도 40시간 가까이 걸렸습니다. 한 번 불이 나면 대형 화재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전통 시장. 구조상의 문제점을 짚어보고 어떤 재발 방지책이 필요할지 전문가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대구보건대 소방안전관리과 최영상 교수 연결돼 있습니다. 최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최영상] 네, 안녕하세요.

[윤준호] 서문시장 4구역. 진화는 끝났는데 그곳 모두 잿더미가 된 그 상태입니까?

[최영상] 네. 그렇습니다. 어제 오후에도 제가 현장에 있었는데 건물이 많이 붕괴돼서 주저앉았습니다. 그런데 내부에는 아직도 연기를 내면서 불이 다 꺼지지 않았기 때문에 무너진 틈 사이로 소방 호수를 넣어서 계속 물을 뿌리고 있거든요. 혹시나 모를 재발화 위험 때문에 소방관들이 4지구 주변을 완전히 둘러싸고 계속 대기 중에 있습니다. 실제 내부는 완전히 타서 재가 됐고 옷걸이 같은 철제 구조물들이 앙상하게 남아 있을 뿐입니다.

[윤준호] 건물이 무너졌다고 말씀하셨는데 원래도 E등급으로 사용 불가 판정이 났었던 것이죠?

[최영상] 네, 그렇습니다. 이번에 화재가 나고 나서 관할구청인 중구청에서 안전 진단을 했는데 E등급으로 판정을 했다고 하네요. 지금도 이미 남아 있는 부분도 보가 휘어지고 금이 가고 있어서 아마 다시 사용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으로 봅니다.

[윤준호] 혹시 피해 규모는 얼마나 되는지 알고 계시는지요? 연말을 맞아서 상품을 많이 들여놓았다고 하던데요.

[최영상] 상인들의 주장대로 하면 피해 규모가 굉장히 많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구체적으로 금액은 말씀드릴 수 없고 4지구 전체가 붕괴됐기 때문에 입주한 점포 내에서 보관하고 있던 연말 물건들이 모두 전소가 됐기 때문에 피해 금액은 계속 커질 것 같습니다.

[윤준호] 화재 원인과 발화 지점을 밝히기 위해 감식을 했는데 감식 결과는 2주 후에나 알 수 있다고 하고 있는데 지금까지는 화재 원인을 무엇으로 추정하고 계십니까?

[최영상] 일단 두 가지로 원인이 나뉘고 있습니다. 하나는 상가 사이 도로에 있는 통로에 노점에서 사용하는 가스가 폭발했다는 말도 있고 그 노점 바로 옆에 있는 상가에서 불길이 뿜어져 나왔다는 말도 있지만 두 가지 다 확실하지는 않습니다. 근처에 CCTV가 있었는데 영상이 확보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관련 내용들을 복구하기 위해서 경찰에서 지금 전문 기관에 의뢰를 하고 국과수가 어제 많은 인원을 동원해서 합동 감식 중에 있기 때문에 공식 발표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윤준호] 감식 결과를 기다려봐야 되겠지만 그동안 전통 시장 화재의 주요 원인으로는 방금 최 교수님께서 말씀해 주신 가스 그리고 전기가 주로 꼽혀온 것이 사실입니다. 청취자 여러분도 많이 보셨겠지만 밖으로 노출돼서 다닥다닥 붙어 있는 전선 그리고 시장 내 음식점마다 사용하고 있는 가스통들이 항상 문제가 되는데 근본적인 대책은 없겠습니까?

[최영상] 근본적인 대책이라면 사실 현대화를 시키는 수밖에 없거든요. 그러나 어차피 전통시장이라는 게 재래시장의 형태를 그대로 띠고 있기 때문에 기존의 영업 중인 시장들을 현대식으로 완전히 탈바꿈하는 데는 시간도 많이 걸리고 영업 중인 상업 지역을 바꾸는 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게 많을 것 같습니다.

[윤준호] 이번 화재에서도 신고 1분 만에 소방차가 현장에 출동했지만 소방차 진입이 어려워서 초동 집안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좁고 복잡하고 낙후된 재래시장의 구조가 진화를 어렵게 만든다. 이런 부분들을 실제로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최영상] 실제로 그렇습니다. 규모가 굉장히 길이가 깁니다. 7, 80m 정도 수평으로 돼 있고 내부에서 불이 나서 불꽃이 밖으로 뿜어져 나올 시간이 되면 안으로 진입하는 것은 불가능한 상태가 되거든요. 그래서 수작업으로 불을 꺼야 되는데 소방관 진입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내부에서는 계속해서 연소가 일어나고 결국 상가 전체가 뻥 뚫려 있는 형태이기 때문에 내부에 들어 있는 가연물들이 모두 타야만 진화가 되는 그런 형태입니다. 그래서 신고를, 1분 만에 해도 신고를 하기 전까지 화재가 어느 정도 확산됐는지 모르기 때문에 신고 받고 바로 달려가도 불을 끌 수 없는 상황이 되면 초기 진압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윤준호] 초동 진압이 근본적으로 어려울 수밖에 없는 구조군요?

[최영상] 네, 그렇습니다. 수평으로 굉장히 긴 구조입니다.

[윤준호] 또 문제점 중 하나로는 화재 예방 조치 중 하나인 안전진단이 형식적인 수준에 그쳐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게 의무사항도 아니라고 하던데 어떤 식으로 진단하고 어떤 문제가 있다고 보십니까?

[최영상] 우리가 세월호 사고를 겪고 나서 국민안전처 주관으로 해서 모든 건물들에 대한 실제 안전진단들을 많이 펼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이 안전진단은 위법사항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고 최소한의 안전 조건을 요구하는 것이기 때문에 전통시장 요구조건만으로는 진압이 안 되는 구조적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안전진단에서 법을 초과하는 요구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실제로 피해를 줄이는 데는 전통시장과 같은 조건이라면 효과가 없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윤준호] 2005년 12월에 발생한 서문시장 2지구 화재 때도 완전 진화에 이번처럼 40시간 이상 걸렸다고 합니다. 그때 이후로 시장 화재 예방을 위한 전반적인 개선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건가요?

[최영상] 개선이 이루어진 거는 사실 불이 난 2지구 지역이 다시 지어질 때만 강화된 소방법이 적용됐을 뿐이고 기존 건물들은 여전히 예전 조건 그대로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방송을 들으시는 분들은 안타까운 게 그 지역에서 불이 났는데 똑같은 불이 왜 나느냐고 이렇게 말씀을 하실 수 있는데 건물이 6개 동이 있는데 1개 동이 불에 타고 새로 지어진 것뿐이고 나머지 5개 동은 동일한 조건으로 계속 영업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반복된 상황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윤준호] 그렇다면 이번 화재가 난 4구역을 제외하고 나머지 5개 중에 4개 동도 똑같이 불이 나면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는 뜻 아닌가요?

[최영상] 네. 내부의 구조가 동일하기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윤준호] 다른 전통시장도 서문시장과 크게 다르지 않을 상황일 텐데 그런 대형 화재를 예방하기 위한 어떤 안전대책이 마련되어야 할까요?

[최영상] 기존 점포들이 영업을 하면서 시설들을 보완해야 하다 보니까 확 달라질 정도의 보완은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그래서 보완을 한다고 해도 실제로 영업 중인 상태에서 일부 보완밖에는 할 수 없는 조건입니다. 그래서 기술적인 제안을 드린다면 자동으로 소화를 할 수 있도록 스프링클러 설치를 하게 되는데 여기에서 물을 뿌려주는 부분을 헤더라고 부릅니다. 헤더가 표준 반응형 헤더를 주로 사용하고 있는데 시간을 조금 더 단축시켜서 바로 물이 뿌려질 수 있도록 조기 반응형 헤더라는 것으로 바꾸게 되면 초기에 물을 뿌려서 화재 진압을 하는 데 시간을 반 정도 줄여줄 수 있어서 훨씬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헤더만 바로 교체하는 방법을 하나 제시하고 싶고 두 번째는 재래시장은 팔 수 있는 물건들이 굉장히 많은데도 그렇지 않은 건물하고 동일한 조건으로 해서 20분간만 물을 뿌릴 수 있도록 소화 수분의 양을 정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특수성을 감안해서 소화용수도 20분을 초과해서 훨씬 더 많이 확보할 수 있도록 지하 공간에 물탱크 양을 더 증설하는 방법은 영업하고 별개로 공사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봅니다. 그래도 소화용수가 모자랄 수 있기 때문에 상가 부분을 지나가는 상수도 배관을 연결해서 무한정 소화수가 공급되는 구조로 할 수 있습니다. 조금 전에 말씀드린 이 방법은 대구 지하철 화재가 발생했던 중앙로 역사에서 이 의견을 제시해서 시 상수도 배관하고 소화용수 배관하고 같이 연결했기 때문에 그 역사에는 지금 무한정 소화용수를 공급할 수 있는 구조로 돼 있거든요. 그래서 이런 것들은 충분히 보완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상인들하고 합의가 된다면 지금 상가가 보통 1000제곱미터 이상, 또 스프링클러가 설치된다면 3000제곱미터에 아무런 방화구역이 없습니다. 그래서 다시 말씀드리면 한 점포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3000m 안에 있는 점포들은 모두 탈 수밖에 없는 구조거든요. 그래서 이것을 불에 타지 않는 재질로 된 벽이나 방화셔터 등을 이용해서 소규모로 방화 구역을 만드는 것을 합의해야 됩니다. 3000제곱미터를 100제곱미터마다 방화 셔터를 설치해서 소규모로 잘라준다면 한 번 불이 나도, 예를 들어서 100제곱미터 안에 있는 점포들만 연소가 되고 3000m 전체가 연소되는 것은 막을 수 있거든요. 이런 부분들의 보완들에 서로 머리를 모아야겠습니다.

[윤준호] 그런데 돈이 많이 필요한 부분인가요?

[최영상] 당연히 방화 구역을 하게 되면 설비 자체에 비용이 들지만 그 설비가 설치되는 곳의 상인들이 조금이라도 자신의 상가를 내놓을 수 있는 그런 각오가 돼 있어야 됩니다. 물론 그것은 비용을 공동으로 지불하겠지만요.

[윤준호] 교수님, 마지막으로 이 문제 짧게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상가 전체 이름으로 든 보험은 있지만 개별 가게들은 보험을 안 든 곳이 많다고 하던데요. 가입이 제한돼서 보험을 들고 싶어도 못 든 경우도 많다던데 이거 어떻게 해야 됩니까?

[최영상] 이번에 그런 안타까운 것들을 봤을 때 아마 취약한 업종을 가진 분들을 대상으로 한 정책적인 보험제도도 도입하는 것을 검토해야 된다고 봅니다.

[윤준호]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최영상] 네, 감사합니다.

[윤준호] 지금까지 대구보건대 소방안전관리과 최영상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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