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황태순 정치평론가, 정연정 배재대 교수 “탄핵열차 급제동, 국회 하야시기 결정 위헌 소지” ②

입력 2016.12.02 (11:04) 수정 2016.12.02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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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일시 : 2016년 12월 2일(금요일)
□ 출연자 : 황태순 정치평론가, 정연정 배재대 교수



“탄핵열차 급제동, 국회 하야시기 결정 위헌 소지”

[윤준호] 탄핵 정국이 더욱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당초 야권 3당이 추진했던 오늘 탄핵안 표결은 무산됐고 새누리당 비박계는 대통령의 4월 퇴진으로 돌아섰습니다. 사실상 대통령의 3차 담화 이후에 탄핵 추진 대오에 균열이 생긴 모습입니다. 정치평론가 두 분과 함께 이번 주 정치 평가해 보고 전망해 보겠습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 그리고 배재대 정연정 교수 두 분 전화 연결돼 있습니다. 두 분 안녕하십니까?

[황태순] 네, 안녕하세요.

[정연정] 네, 안녕하세요.

[윤준호] 먼저 탄핵안 표결의 열쇠를 쥔 새누리당 비박계가 어제 대통령의 4월 퇴진에 동참하면서 사실상 탄핵 대오에서 이탈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황 평론가님께서 먼저 이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말씀해 주시죠.

[황태순] 어제 보니까 탄핵에 찬성했던 비박 31명 중에서 21명이 박근혜 대통령이 4월 퇴진을 약속하면 탄핵에 불참하겠다고 입장을 급선회했습니다. 그야말로 탄핵 열차에 급제동이 걸린 꼴이죠. 그런데 비박 입장에서는 그런 것 같아요. 기본적으로 보면 박근혜 대통령이 내려와야 된다. 그런데 내려오는 방법을 하야로 할 것인가. 하야를 거부해 왔으니까 부득이 탄핵 절차를 걸쳐서 박근혜 대통령을 내리겠다, 이런 입장이었는데 박근혜 대통령이 11월 29일. 국회가 정해 주면 국회가 정해 준 바에 따라서 퇴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습니까? 굳이 탄핵으로 갈 것까지 있느냐 하는 식으로 급선회를 했고 여기에 대해서 야당은 크게 거부감을 보이고 있죠. 어제 하루 종일 정신이 없었어요. 야3당 대표 회의를 어제 오후에 열었습니다마는 그때까지만 해도 박지원 국민의당 입장에서는 지금 우리는 탄핵을 발의하는 게 목표가 아니지 않느냐. 탄핵 의결이 목표라고 하면 비박의 도움 없이는 어려운데 비박이 저렇게 입장을 선회했으니 일단 12월 9일로 가자. 그랬다가 어제 또 많은 촛불 민심들로부터 거친 항의를 받았던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까 12월 5일로 다시 한 번 조정을 했는데 그야말로 난국에 난국이 계속 거듭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윤준호] 정 교수님, 새누리당 비박계가 9일 탄핵 표결의 여지는 아직 남겨놓고 있기는 하지만 사실상 탄핵 대오에서 빠져나갔다고 봐야 되는 거 아닌가요?

[정연정] 그런 것 같습니다. 상황이 너무 급박하게 바뀌었고요.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사실 황 평론가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대통령이 그대로 직무를 계속 수행하면서 국정조사나 특검을 받고 있는 이런 정치적 상황들이 사실 자신들의 정치적 진로에 상당히 불이익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탄핵 이외에는 지난주까지만 해도 대안이 없었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대통령이 3차 대국민 사과에서 어쨌든 퇴진 시기나 퇴진 방법을 국회에서 정해 달라, 결과적으로 정하면 따르겠다, 그런 뉘앙스를 풍겼기 때문에 대통령이 대통령 직에서 내려온다고 하면 특별히 탄핵 대오에 참여해야 될 명분이 없는 것 아니냐. 특히 야권과 이런 연대 체제를 같이 갈 명분 자체가 없어진 것 아니냐. 또한 성난 촛불 민심 중에 새누리당은 일종에 보수층의 참여도 충분히 고려한 것 같거든요. 그런데 보수층도 대통령이 직접 그만두겠다고 얘기를 했으면 굳이 탄핵까지 갈 필요가 있겠느냐, 이게 보수층의 민심이다, 이렇게 읽은 것 같습니다. 그것들을 중심으로 했을 때에는 탄핵의 명분도 사실 사라진 거 아닌가. 그래서 지금 급격히 비박계가 선회를 한 셈이고요. 물론 대통령이 여당이 정한 4월 퇴진 시기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실제로 탄핵을 하겠다고는 하지만 그렇게 갈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습니다. 저는 실제로 대통령이 3차 대국민 담화를 발표할 때 하야 시기 문제나 방법을 국회에 맡기겠다고 하는 게 새누리당과 전혀 물밑 협의 없이 그렇게 하지는 않았을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상황에서는 그것이 지켜지지 않거나 이렇게 해서 탄핵에 다시 동참할 가능성은 없다고 보여집니다.

[윤준호] 황 평론가님, 지금 정 교수님께서 말씀해 주셨듯이 이미 대국민 3차 담화 당시에 새누리당과 특히 친박계와의 물밑 교감이 없었겠느냐, 이렇게 말씀하셨거든요. 어제 또 사실 친박, 비박이 만장일치로 당론 채택을 했다, 이런 부분에서는 어떤 교감 같은 게 있는 것이 아닌가, 이런 생각도 하는데요. 대통령이 동의할 것으로 보십니까?

[황태순] 대통령과의 교감이 있었느냐 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마침 그다음 날 일부 신문 보도에 따르면 이정현 대표가 전에 이미 들어가서 대통령 독대를 했다는 보도가 있었죠.

[윤준호] 그렇죠.

[황태순] 또 전전 날에는 전직 국회의장, 총리를 비롯한 국가 원로분들이 그야말로 4월 퇴진에 대해 말씀하셨고 이른바 질서 있는 퇴진, 질서 있는 하야죠. 또 그다음 날을 보면 서청원 전 대표를 비롯한 친박의 핵심들이 5차 회동을 하면서 그런 의견을 모아서 청와대 대통령 정무수석한테 그런 의견을 제시했다는 것 아닙니까? 그럼 일단 범보수 내지는 친박 또 새누리당 그런 입장에서는 어느 정도 교감이 있었다고 봐야 됩니다. 그리고 앵커께서 말씀하신 대로 이번에 보면 새누리당에서 절대 당론으로 채택했거든요.

[윤준호] 그렇습니다.

[황태순] 만장일치는 절대 당론입니다. 그렇다면 앞서 우리 정 교수님이 말씀하신 대로 새누리당이 입장을 다시 바꾸기는 어렵습니다. 물론 어제 비박 모임의 대변인 격인 황영철 의원이 만약에 그동안 4월 퇴진을 약속해 주지 않는다면 9일 탄핵에 참여하겠다고 했습니다마는 또 청와대에서는 앞으로 이런 얘기를 할 거예요. 지난 박근혜 대통령이 3차 대국민 담화에서 밝힌 대로 국회에서 정해 주면, 국회라는 게 여야 합의로 정해 주면, 이런 뜻이거든요. 여야 합의로 정해 주면 내가 따르겠다. 왜? 기본적으로 11월 29일 3차 대국민 담화의 핵심은 뭐냐 하면 대통령이 임기를 채우지 않겠다는 겁니다. 자진 하야하는 부분에 있어서 어느 정도 사실 정치권도 준비가 되어 있어야 되는 거 아니냐. 자진 하야하기 위해서 그 시간 동안에 황교안 국무총리를 그대로 갈 것이냐 아니면 당초 지난 11월 8일날 박근혜 대통령이 정세균 국회의장에게 제안한 바 있는 이른바 책임총리와 책임총리를 통한 거국내각을 구성해서 그야말로 연착륙을 할 것인가. 이런 부분들을 갖다가 국회에서 정해 달라는 거죠. 이런 분위기이기 때문에 친박은 물론이고 비박 입장에서도 박근혜 대통령이 일단 큰 틀에 있어서는 내려놓겠다, 하야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에 입장을 선회하기는 힘들고 이런 부분에 있어서는 사실 청와대와 새누리당의 물밑에 계속 대화가 오고가는 것 같습니다.

[정연정] 물밑 대화가 있었나, 없었나가 중요한 게 아니라 기본적으로 탄핵을 최소한 막아보려고 하는 청와대의 의도 그리고 굳이 대통령이 대통령직에서 내려오겠다고 하면 탄핵을 추진할 필요가 없고 그렇게 함으로써 탄핵 정국에 휘말려서 새누리당이 계속 정치적으로 불리해지는 건 최소한 막을 수 있다는 두 가지 이해가 지금 같이 합쳐진 것 같거든요. 그런데 문제는 지금 새누리당 비박계가 대통령의 하야 시기를 결정하는 문제는 합의할 수 있었다고 해도 명확하지 않은 게 분명 있습니다. 과연 대통령이 4월까지 대통령직을 계속해서 유지하면서 2선 후퇴 안 하고 황교안 총리 체제를 그대로 가져가면서 실제로 정국 운영에 일정 부분 주도권을 행사하는지, 안 하는지. 그렇게 행사하는 것이 새누리당에게 유리한지, 불리한지. 이런 부분까지도 다 논의가 됐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탄핵 과정으로 가게 되면 당장 직권 정지가 가능한 거 아니겠습니까? 그건 대통령이 싫어도 2선 후퇴를 해야 되는 건데 지금 새누리당은 그런 부분은 전혀 염두에 두고 있지 않은 거거든요. 대통령이 예를 들어서 4월 퇴진을 해도 실제로 거국내각이라든지 2선 후퇴를 받아들이지 않을 수도 있는 거거든요. 그렇다면 대통령은 여전히 대통령직을 유지하면서 임기만 단축하는 꼴이 돼버린다는 겁니다. 그게 과연 민심의 내용들인지, 이 문제를 해결하는 구체적인 방법인지 다시 한 번 되물어봐야 될 것 같고요. 대통령이 그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어떻게 해야 될 것인지에 대한 대안이 지금 비박계에는 없습니다.

[윤준호] 그런 부분은 광장의 민심을 다시 한 번 돌아봐야 될 것 같고요. 이 부분에서는 다음 질문을 한번 드려보겠습니다. 4월 말이라는 게 지금 상당히 구체화되고 있는데 여권에서는 왜 4월 말을 적시하고 있는지 황 평론가님은 어떻게 보세요?

[황태순] 두 가지를 봐야 되겠죠. 정연정 교수도 말씀하셨습니다마는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4월 말 정도 돼야 그동안 무너질 대로 무너진 자신의 시스템을 갖다가 구축하는 가운데 하다못해 대통령 후보라도 낼 것 아닙니까? 일정 부분 회복의 시간이 필요하겠죠. 그걸 대략 4월 정도로 보고, 왜냐면 4월 정도 퇴진하고 6월 정도 보면 대통령 조기 대선이 있지 않겠습니까? 6개월 정도의 시간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는 거고 또 하나는 사실 그제 출범한 박영수 특검이 어제 임명장을 받았죠. 3월 29일날 수사를 마치게 됩니다. 120일이니까요. 준비 기간 포함 3월 29일날 마치게 되면 대략 4월 초 정도가 되면 그동안 모든 수사 결과가 나오게 되면 일정 부분 한 흐름에 있어서 매듭을 지으면서 그다음에 본격적으로 그것에 바탕해서 대통령이 물러나고 하야하게 되고 그다음에 대선 준비를 하면 되는 거 아니냐고 하는데 여기에서 중요한 게 있어요. 탄핵, 자진 하야. 헷갈리시는 분들이 있는데 탄핵은 그야말로 파멸을 위한 절차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탄핵소추를 하게 되면 탄핵소추 기간이 두 달이 걸릴지 6개월이 걸릴지 아니면 8개월, 9개월이 걸릴지 아무도 모르는 겁니다. 그런 기간 동안에 과연 각 당에서는 대선 후보를 위한 경선을 할 수 있을까요? 저는 그건 어렵다고 봅니다. 두 달이 걸릴지, 6개월이 걸릴지... 180일 이내에 하게 돼 있습니다마는 훈시적 조항이라는 말입니다. 그야말로 8개월 갈 수도 있는데 그걸 할 수 있겠는가. 탄핵보다는 제일 좋은 건 질서 있는 하야가 제일 좋아요. 아까 정연정 교수가 걱정하셨던, 박근혜 대통령이 질서 있는 하야를 한다고 해 놓고 거국내각 안 받아들이면 어떻게 하겠느냐, 그런 말씀을 하셨는데 그런 것까지도 사실은 국회에서 광장의 민심을 보듬어 안아서 국회에서 그런 안을 갖다가 여야 합의로 만들어서 대통령께 내년 4월 30일까지 사퇴하라. 그 대신 전제로 반드시 거국내각 꾸려라. 그리고 여야는 경선 과정에 들어가면 되는 거거든요. 그런 것이 물론 바람직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그나마 차상위고 그동안 대통령 본인이 안 내려오겠다고 해서 그동안 탄핵을 추진했던 것 아닙니까?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여야가 지혜를 발휘해 줘야 합니다. 우리가 너무 의심증을 갖기 시작하면 밑도 끝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정연정] 여야 합의 말씀하셨는데요. 거국내각 구성과 더불어서 모든 것을 합의에 근거해서 가야 된다는 건데 지금 사실 대통령이 하야 시기를 국회가 정한다는 것 자체가 위헌 소지가 있는 거예요. 국회가 예를 들어서 그런 거를 합의했을 때 법적 구속력을 어디에서 받을 수 있나요? 헌법에서 보장하는 것도 아닙니다.

[윤준호] 구속력은 없죠.

[정연정] 그러니까 이건 정치적 약속에 입각해서 가는 거거든요. 그런데 대통령께서 일정 부분 이제까지 보여주셨던 여러 가지 말 바꾸기, 약속 안 지키는 부분, 이런 부분들이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최순실 국정농단 문제가 있을 때도 대통령께서 대국민을 향해서도 계속 거짓말을 하셨어요. 그렇다면 이런 부분들이 계속 지켜지지 않는 관계에서 지금 황태순 평론가님께서 말씀하시고 정치권에서 얘기하는 여야 정치적 약속이라는 게 과연 내년 4월까지 충분히 지켜질 거라는 그런 충분한 신뢰가 없다는 말이죠. 그렇다면 일련의 절차들에 대통령이 얼마나 의지를 갖고 있는지 저희는 확인이 안 되는 거거든요. 그런 차원에서 놓고 보면 실제로는 사실 굉장히 불안정한 합의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여집니다. 그걸 깨도 사실 법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장치가 전혀 없는 거거든요. 그런 차원에서 이미 주도권은 대통령한테 넘어갔다고 봐야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치적인 셈법으로 다 돌아간 것 같습니다. 광화문의 성난 민심에 부응하기보다는 자신들의 정치 일정을 계산하느라 바빠진 거죠. 새누리당도 기본적으로는 지금 어쨌든 차기 대선 후보를 세울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벌어야 되고 특히나 특검 정국과 국정조사 정국이 내년까지 가게 되면 정치적으로 새누리당이 상당히 불리해지니까 이걸 개헌 정국으로 바꿔서 이른바 프레임을 바꾸는 시간을 벌 필요성도 있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시간끌기를 하겠다고 하는 게 새누리당의 입장인 것 같습니다.

[윤준호] 정 교수님, 어제 추미애 민주당 대표가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 만났죠?

[정연정] 네.

[윤준호] 거기에서 1월 말 이야기가 나왔는데 물론 본인은 임기 단축 협상 아니다, 1월 말이면 탄핵 결정이 나올 것이라는 그런 뜻이라고 했지만 속내가 드러난 거 아니냐는 시각인데 그래서 1월 말 이야기를 한 건가요?

[정연정] 그렇다고 봐야죠. 제가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대통령이 기본적으로 퇴진 시기를 결정해 달라고 얘기를 하는 순간 탄핵 대오는 끝났다고 정치적으로 판단을 한 것 같습니다. 추미애 대표조차도 말이죠. 그래서 어쨌든 빠른 하야를 할 수 있는 정치적 협상의 길로 추미애 대표 혼자서 뚜벅뚜벅 걸어 들어간 거죠. 그게 탄핵 결정이라고 얘기를 하는데 궁극적으로는 대통령의 하야 시기를 김무성 대표하고 얘기하기 위해서 만난 것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또 탄핵이 기본적으로 불발된다고 해도 민주당 입장에서는 불리할 게 없는 거예요. 새누리당 책임이라고 떠넘기면 되는 거니까요. 그런 차원에서 그런 모든 것들을 고려해서 저는 추미애 당대표조차도 김무성 전 대표를 만나는 순간 탄핵이 가결될 거라고 하는 그런 기대를 완전히 접고 들어간 것이다, 그래서 이미 그 분열은 야권에서도 일어난 것이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탄핵은 물 건너 간 거죠.

[윤준호] 그런데 추 대표는 왜 이렇게 단독 행동을 해서 논란을 자초하고 있죠? 당연히 국민의당은 발끈했는데요.

[황태순] 국민의당은 발끈할 수밖에 없죠.

[정연정] 조기 대선 문제 이런 것들을 기본적으로 고민해야 되는 상황이죠. 탄핵이 불가하다고 하면 조기 대선 문제를 어떤 방식으로 가져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민주당에게는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추미애 대표에게도 있는 것이고요. 그렇다면 그 시기를 서로 조율할 수 있다면 민주당의 조기 대선의 그림 이런 부분들은 적용될 수 있는 가능성이 여전히 있다고 보는 것이죠. 저는 추미애 대표가 정치적 고려를 했다고 봅니다.

[윤준호] 그럼 황 평론가님, 이제 야권도 단독 행동 가는 건가요?

[황태순] 야권이 단독 행동을 해 봐야 지금 비박이 빠진다면 탄핵 의결이 가능하겠습니까? 그렇다면 박지원 의원이 얘기한 대로 탄핵 발의가 목표입니까 아니면 탄핵 가결이 목표입니까? 그런데 조금 전에 정연정 교수님이 말씀하신 부분에 전적으로 공감하는 게 민주당으로 봐서는 손해볼 게 없다는 생각이 지금 민주당 지도부 머리를 잡고 있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서 우리는 할 거 다했다, 광장의 민심, 촛불의 민심은 즉각 하야 내지는 퇴진. 3차부터 5차 집회까지 광장에 나가보시면 이른바 하야, 하옥, 구속, 체포 이런 얘기들이 난무하는데 지금 야당 입장에서는 임기 단축을 가지고 협상한다는 그런 모습을 보이는 순간 그야말로 불벼락을 맞게 돼 있거든요. 그러니까 우리는 강성으로 즉각 하야 아니면 탄핵이다, 이렇게 밀어붙이는 거죠.

[윤준호] 가결 가능성이 없어도 밀어붙이겠다, 이런 걸로 나온다는 거죠?

[황태순] 밀어붙인 다음에 만약에 부결되면 아까 정 교수님 말씀하신 대로 그 모든 것은 비박들의 기회주의적인 행태라고 밀어붙이면서 촛불 민심에다가 편승하려는 그런 기미가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아까 두 분 말씀 중에 그런 얘기하셨잖아요. 추미애 대표가 1월 말에 결론이 날 수 있다. 이것이 사실 친문 계열의 속내를 드러낸 거죠. 즉각 하야를 하든 아니면 탄핵 의결을 해서 내년 1월 말 결론이 나면 내년 3월까지는 대선 치른다.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그런 안 아니겠습니까? 상대방은 그야말로 손발 묶인 상태에 있는데 나 혼자 뛰겠다, 유력한 대선 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가 있으니 우리는 그대로 가겠다. 선거도 마찬가지고 게임도 마찬가지로 상대방이 있는 것인데 상대방이 이것을 받아들이겠습니까? 나 보고 그냥 앉아서 죽어라 하는 입장을 받아들일 새누리당은 아니겠죠. 아무리 민주당이 새누리당한테 부역자 집단이다, 석고대죄하라, 이렇게 얘기하지만 그들 또한 보면 국민들로부터 선출된 권력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있어서 과연 지금 민주당이 너무 안이하게, 어른스럽게 주도적으로 풀어나가기보다는 너무 지나치게 광장 민심에 편승하려는 듯한 인상을 주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윤준호] 정 교수님, 그렇다면 야당, 특히 더불어민주당도 그렇고 국민의당도 그렇고 이제는 협상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거 아닐까요?

[정연정] 그렇게 된 상황이 돼버리는 거죠. 결국 하야 시기 중심으로 야당까지도 같이 하게 되고 특히 대선과 관련해서 일정들에 대한 셈법을 반영하는 그런 협상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것이야말로 국민들이 요구하는 문제 해결 방식이 아니지 않습니까? 물론 내용적으로는 대통령이 자리에서 내려온다고 하는 것인데 자신들의 정치적인 책임의 문제라든지 특히 대안의 문제, 박근혜 대통령이 내려오고 난 다음에 어떻게 정치적 공백을 메울 것인지. 2선 후퇴라는 그런 약속을 지키지 않고 대통령이 계속해서 내년 대선까지 국정 주도권을 주도해 가는 상황들이 발생한다고 하면 이런 부분들은 민심의 뜻이 아니거든요. 그런 방식으로 결정을 하게 되는데 야당은 실제로 대통령이 파 놓은 함정에 빠지게 되는 것이죠.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윤준호] 오늘 정치토크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황태순] 네, 감사합니다.

[정연정] 네, 감사합니다.

[윤준호] 지금까지 황태순 정치평론가 그리고 배재대 정연정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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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황태순 정치평론가, 정연정 배재대 교수 “탄핵열차 급제동, 국회 하야시기 결정 위헌 소지” ②
    • 입력 2016-12-02 11:04:09
    • 수정2016-12-02 11:04:44
    안녕하십니까 윤준호입니다
□ 방송일시 : 2016년 12월 2일(금요일)
□ 출연자 : 황태순 정치평론가, 정연정 배재대 교수



“탄핵열차 급제동, 국회 하야시기 결정 위헌 소지”

[윤준호] 탄핵 정국이 더욱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당초 야권 3당이 추진했던 오늘 탄핵안 표결은 무산됐고 새누리당 비박계는 대통령의 4월 퇴진으로 돌아섰습니다. 사실상 대통령의 3차 담화 이후에 탄핵 추진 대오에 균열이 생긴 모습입니다. 정치평론가 두 분과 함께 이번 주 정치 평가해 보고 전망해 보겠습니다. 황태순 정치평론가 그리고 배재대 정연정 교수 두 분 전화 연결돼 있습니다. 두 분 안녕하십니까?

[황태순] 네, 안녕하세요.

[정연정] 네, 안녕하세요.

[윤준호] 먼저 탄핵안 표결의 열쇠를 쥔 새누리당 비박계가 어제 대통령의 4월 퇴진에 동참하면서 사실상 탄핵 대오에서 이탈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황 평론가님께서 먼저 이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말씀해 주시죠.

[황태순] 어제 보니까 탄핵에 찬성했던 비박 31명 중에서 21명이 박근혜 대통령이 4월 퇴진을 약속하면 탄핵에 불참하겠다고 입장을 급선회했습니다. 그야말로 탄핵 열차에 급제동이 걸린 꼴이죠. 그런데 비박 입장에서는 그런 것 같아요. 기본적으로 보면 박근혜 대통령이 내려와야 된다. 그런데 내려오는 방법을 하야로 할 것인가. 하야를 거부해 왔으니까 부득이 탄핵 절차를 걸쳐서 박근혜 대통령을 내리겠다, 이런 입장이었는데 박근혜 대통령이 11월 29일. 국회가 정해 주면 국회가 정해 준 바에 따라서 퇴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습니까? 굳이 탄핵으로 갈 것까지 있느냐 하는 식으로 급선회를 했고 여기에 대해서 야당은 크게 거부감을 보이고 있죠. 어제 하루 종일 정신이 없었어요. 야3당 대표 회의를 어제 오후에 열었습니다마는 그때까지만 해도 박지원 국민의당 입장에서는 지금 우리는 탄핵을 발의하는 게 목표가 아니지 않느냐. 탄핵 의결이 목표라고 하면 비박의 도움 없이는 어려운데 비박이 저렇게 입장을 선회했으니 일단 12월 9일로 가자. 그랬다가 어제 또 많은 촛불 민심들로부터 거친 항의를 받았던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까 12월 5일로 다시 한 번 조정을 했는데 그야말로 난국에 난국이 계속 거듭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윤준호] 정 교수님, 새누리당 비박계가 9일 탄핵 표결의 여지는 아직 남겨놓고 있기는 하지만 사실상 탄핵 대오에서 빠져나갔다고 봐야 되는 거 아닌가요?

[정연정] 그런 것 같습니다. 상황이 너무 급박하게 바뀌었고요.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사실 황 평론가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대통령이 그대로 직무를 계속 수행하면서 국정조사나 특검을 받고 있는 이런 정치적 상황들이 사실 자신들의 정치적 진로에 상당히 불이익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탄핵 이외에는 지난주까지만 해도 대안이 없었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대통령이 3차 대국민 사과에서 어쨌든 퇴진 시기나 퇴진 방법을 국회에서 정해 달라, 결과적으로 정하면 따르겠다, 그런 뉘앙스를 풍겼기 때문에 대통령이 대통령 직에서 내려온다고 하면 특별히 탄핵 대오에 참여해야 될 명분이 없는 것 아니냐. 특히 야권과 이런 연대 체제를 같이 갈 명분 자체가 없어진 것 아니냐. 또한 성난 촛불 민심 중에 새누리당은 일종에 보수층의 참여도 충분히 고려한 것 같거든요. 그런데 보수층도 대통령이 직접 그만두겠다고 얘기를 했으면 굳이 탄핵까지 갈 필요가 있겠느냐, 이게 보수층의 민심이다, 이렇게 읽은 것 같습니다. 그것들을 중심으로 했을 때에는 탄핵의 명분도 사실 사라진 거 아닌가. 그래서 지금 급격히 비박계가 선회를 한 셈이고요. 물론 대통령이 여당이 정한 4월 퇴진 시기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실제로 탄핵을 하겠다고는 하지만 그렇게 갈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습니다. 저는 실제로 대통령이 3차 대국민 담화를 발표할 때 하야 시기 문제나 방법을 국회에 맡기겠다고 하는 게 새누리당과 전혀 물밑 협의 없이 그렇게 하지는 않았을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상황에서는 그것이 지켜지지 않거나 이렇게 해서 탄핵에 다시 동참할 가능성은 없다고 보여집니다.

[윤준호] 황 평론가님, 지금 정 교수님께서 말씀해 주셨듯이 이미 대국민 3차 담화 당시에 새누리당과 특히 친박계와의 물밑 교감이 없었겠느냐, 이렇게 말씀하셨거든요. 어제 또 사실 친박, 비박이 만장일치로 당론 채택을 했다, 이런 부분에서는 어떤 교감 같은 게 있는 것이 아닌가, 이런 생각도 하는데요. 대통령이 동의할 것으로 보십니까?

[황태순] 대통령과의 교감이 있었느냐 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마침 그다음 날 일부 신문 보도에 따르면 이정현 대표가 전에 이미 들어가서 대통령 독대를 했다는 보도가 있었죠.

[윤준호] 그렇죠.

[황태순] 또 전전 날에는 전직 국회의장, 총리를 비롯한 국가 원로분들이 그야말로 4월 퇴진에 대해 말씀하셨고 이른바 질서 있는 퇴진, 질서 있는 하야죠. 또 그다음 날을 보면 서청원 전 대표를 비롯한 친박의 핵심들이 5차 회동을 하면서 그런 의견을 모아서 청와대 대통령 정무수석한테 그런 의견을 제시했다는 것 아닙니까? 그럼 일단 범보수 내지는 친박 또 새누리당 그런 입장에서는 어느 정도 교감이 있었다고 봐야 됩니다. 그리고 앵커께서 말씀하신 대로 이번에 보면 새누리당에서 절대 당론으로 채택했거든요.

[윤준호] 그렇습니다.

[황태순] 만장일치는 절대 당론입니다. 그렇다면 앞서 우리 정 교수님이 말씀하신 대로 새누리당이 입장을 다시 바꾸기는 어렵습니다. 물론 어제 비박 모임의 대변인 격인 황영철 의원이 만약에 그동안 4월 퇴진을 약속해 주지 않는다면 9일 탄핵에 참여하겠다고 했습니다마는 또 청와대에서는 앞으로 이런 얘기를 할 거예요. 지난 박근혜 대통령이 3차 대국민 담화에서 밝힌 대로 국회에서 정해 주면, 국회라는 게 여야 합의로 정해 주면, 이런 뜻이거든요. 여야 합의로 정해 주면 내가 따르겠다. 왜? 기본적으로 11월 29일 3차 대국민 담화의 핵심은 뭐냐 하면 대통령이 임기를 채우지 않겠다는 겁니다. 자진 하야하는 부분에 있어서 어느 정도 사실 정치권도 준비가 되어 있어야 되는 거 아니냐. 자진 하야하기 위해서 그 시간 동안에 황교안 국무총리를 그대로 갈 것이냐 아니면 당초 지난 11월 8일날 박근혜 대통령이 정세균 국회의장에게 제안한 바 있는 이른바 책임총리와 책임총리를 통한 거국내각을 구성해서 그야말로 연착륙을 할 것인가. 이런 부분들을 갖다가 국회에서 정해 달라는 거죠. 이런 분위기이기 때문에 친박은 물론이고 비박 입장에서도 박근혜 대통령이 일단 큰 틀에 있어서는 내려놓겠다, 하야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에 입장을 선회하기는 힘들고 이런 부분에 있어서는 사실 청와대와 새누리당의 물밑에 계속 대화가 오고가는 것 같습니다.

[정연정] 물밑 대화가 있었나, 없었나가 중요한 게 아니라 기본적으로 탄핵을 최소한 막아보려고 하는 청와대의 의도 그리고 굳이 대통령이 대통령직에서 내려오겠다고 하면 탄핵을 추진할 필요가 없고 그렇게 함으로써 탄핵 정국에 휘말려서 새누리당이 계속 정치적으로 불리해지는 건 최소한 막을 수 있다는 두 가지 이해가 지금 같이 합쳐진 것 같거든요. 그런데 문제는 지금 새누리당 비박계가 대통령의 하야 시기를 결정하는 문제는 합의할 수 있었다고 해도 명확하지 않은 게 분명 있습니다. 과연 대통령이 4월까지 대통령직을 계속해서 유지하면서 2선 후퇴 안 하고 황교안 총리 체제를 그대로 가져가면서 실제로 정국 운영에 일정 부분 주도권을 행사하는지, 안 하는지. 그렇게 행사하는 것이 새누리당에게 유리한지, 불리한지. 이런 부분까지도 다 논의가 됐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탄핵 과정으로 가게 되면 당장 직권 정지가 가능한 거 아니겠습니까? 그건 대통령이 싫어도 2선 후퇴를 해야 되는 건데 지금 새누리당은 그런 부분은 전혀 염두에 두고 있지 않은 거거든요. 대통령이 예를 들어서 4월 퇴진을 해도 실제로 거국내각이라든지 2선 후퇴를 받아들이지 않을 수도 있는 거거든요. 그렇다면 대통령은 여전히 대통령직을 유지하면서 임기만 단축하는 꼴이 돼버린다는 겁니다. 그게 과연 민심의 내용들인지, 이 문제를 해결하는 구체적인 방법인지 다시 한 번 되물어봐야 될 것 같고요. 대통령이 그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어떻게 해야 될 것인지에 대한 대안이 지금 비박계에는 없습니다.

[윤준호] 그런 부분은 광장의 민심을 다시 한 번 돌아봐야 될 것 같고요. 이 부분에서는 다음 질문을 한번 드려보겠습니다. 4월 말이라는 게 지금 상당히 구체화되고 있는데 여권에서는 왜 4월 말을 적시하고 있는지 황 평론가님은 어떻게 보세요?

[황태순] 두 가지를 봐야 되겠죠. 정연정 교수도 말씀하셨습니다마는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4월 말 정도 돼야 그동안 무너질 대로 무너진 자신의 시스템을 갖다가 구축하는 가운데 하다못해 대통령 후보라도 낼 것 아닙니까? 일정 부분 회복의 시간이 필요하겠죠. 그걸 대략 4월 정도로 보고, 왜냐면 4월 정도 퇴진하고 6월 정도 보면 대통령 조기 대선이 있지 않겠습니까? 6개월 정도의 시간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는 거고 또 하나는 사실 그제 출범한 박영수 특검이 어제 임명장을 받았죠. 3월 29일날 수사를 마치게 됩니다. 120일이니까요. 준비 기간 포함 3월 29일날 마치게 되면 대략 4월 초 정도가 되면 그동안 모든 수사 결과가 나오게 되면 일정 부분 한 흐름에 있어서 매듭을 지으면서 그다음에 본격적으로 그것에 바탕해서 대통령이 물러나고 하야하게 되고 그다음에 대선 준비를 하면 되는 거 아니냐고 하는데 여기에서 중요한 게 있어요. 탄핵, 자진 하야. 헷갈리시는 분들이 있는데 탄핵은 그야말로 파멸을 위한 절차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탄핵소추를 하게 되면 탄핵소추 기간이 두 달이 걸릴지 6개월이 걸릴지 아니면 8개월, 9개월이 걸릴지 아무도 모르는 겁니다. 그런 기간 동안에 과연 각 당에서는 대선 후보를 위한 경선을 할 수 있을까요? 저는 그건 어렵다고 봅니다. 두 달이 걸릴지, 6개월이 걸릴지... 180일 이내에 하게 돼 있습니다마는 훈시적 조항이라는 말입니다. 그야말로 8개월 갈 수도 있는데 그걸 할 수 있겠는가. 탄핵보다는 제일 좋은 건 질서 있는 하야가 제일 좋아요. 아까 정연정 교수가 걱정하셨던, 박근혜 대통령이 질서 있는 하야를 한다고 해 놓고 거국내각 안 받아들이면 어떻게 하겠느냐, 그런 말씀을 하셨는데 그런 것까지도 사실은 국회에서 광장의 민심을 보듬어 안아서 국회에서 그런 안을 갖다가 여야 합의로 만들어서 대통령께 내년 4월 30일까지 사퇴하라. 그 대신 전제로 반드시 거국내각 꾸려라. 그리고 여야는 경선 과정에 들어가면 되는 거거든요. 그런 것이 물론 바람직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그나마 차상위고 그동안 대통령 본인이 안 내려오겠다고 해서 그동안 탄핵을 추진했던 것 아닙니까?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여야가 지혜를 발휘해 줘야 합니다. 우리가 너무 의심증을 갖기 시작하면 밑도 끝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정연정] 여야 합의 말씀하셨는데요. 거국내각 구성과 더불어서 모든 것을 합의에 근거해서 가야 된다는 건데 지금 사실 대통령이 하야 시기를 국회가 정한다는 것 자체가 위헌 소지가 있는 거예요. 국회가 예를 들어서 그런 거를 합의했을 때 법적 구속력을 어디에서 받을 수 있나요? 헌법에서 보장하는 것도 아닙니다.

[윤준호] 구속력은 없죠.

[정연정] 그러니까 이건 정치적 약속에 입각해서 가는 거거든요. 그런데 대통령께서 일정 부분 이제까지 보여주셨던 여러 가지 말 바꾸기, 약속 안 지키는 부분, 이런 부분들이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최순실 국정농단 문제가 있을 때도 대통령께서 대국민을 향해서도 계속 거짓말을 하셨어요. 그렇다면 이런 부분들이 계속 지켜지지 않는 관계에서 지금 황태순 평론가님께서 말씀하시고 정치권에서 얘기하는 여야 정치적 약속이라는 게 과연 내년 4월까지 충분히 지켜질 거라는 그런 충분한 신뢰가 없다는 말이죠. 그렇다면 일련의 절차들에 대통령이 얼마나 의지를 갖고 있는지 저희는 확인이 안 되는 거거든요. 그런 차원에서 놓고 보면 실제로는 사실 굉장히 불안정한 합의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여집니다. 그걸 깨도 사실 법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장치가 전혀 없는 거거든요. 그런 차원에서 이미 주도권은 대통령한테 넘어갔다고 봐야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치적인 셈법으로 다 돌아간 것 같습니다. 광화문의 성난 민심에 부응하기보다는 자신들의 정치 일정을 계산하느라 바빠진 거죠. 새누리당도 기본적으로는 지금 어쨌든 차기 대선 후보를 세울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벌어야 되고 특히나 특검 정국과 국정조사 정국이 내년까지 가게 되면 정치적으로 새누리당이 상당히 불리해지니까 이걸 개헌 정국으로 바꿔서 이른바 프레임을 바꾸는 시간을 벌 필요성도 있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시간끌기를 하겠다고 하는 게 새누리당의 입장인 것 같습니다.

[윤준호] 정 교수님, 어제 추미애 민주당 대표가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 만났죠?

[정연정] 네.

[윤준호] 거기에서 1월 말 이야기가 나왔는데 물론 본인은 임기 단축 협상 아니다, 1월 말이면 탄핵 결정이 나올 것이라는 그런 뜻이라고 했지만 속내가 드러난 거 아니냐는 시각인데 그래서 1월 말 이야기를 한 건가요?

[정연정] 그렇다고 봐야죠. 제가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대통령이 기본적으로 퇴진 시기를 결정해 달라고 얘기를 하는 순간 탄핵 대오는 끝났다고 정치적으로 판단을 한 것 같습니다. 추미애 대표조차도 말이죠. 그래서 어쨌든 빠른 하야를 할 수 있는 정치적 협상의 길로 추미애 대표 혼자서 뚜벅뚜벅 걸어 들어간 거죠. 그게 탄핵 결정이라고 얘기를 하는데 궁극적으로는 대통령의 하야 시기를 김무성 대표하고 얘기하기 위해서 만난 것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또 탄핵이 기본적으로 불발된다고 해도 민주당 입장에서는 불리할 게 없는 거예요. 새누리당 책임이라고 떠넘기면 되는 거니까요. 그런 차원에서 그런 모든 것들을 고려해서 저는 추미애 당대표조차도 김무성 전 대표를 만나는 순간 탄핵이 가결될 거라고 하는 그런 기대를 완전히 접고 들어간 것이다, 그래서 이미 그 분열은 야권에서도 일어난 것이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탄핵은 물 건너 간 거죠.

[윤준호] 그런데 추 대표는 왜 이렇게 단독 행동을 해서 논란을 자초하고 있죠? 당연히 국민의당은 발끈했는데요.

[황태순] 국민의당은 발끈할 수밖에 없죠.

[정연정] 조기 대선 문제 이런 것들을 기본적으로 고민해야 되는 상황이죠. 탄핵이 불가하다고 하면 조기 대선 문제를 어떤 방식으로 가져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민주당에게는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추미애 대표에게도 있는 것이고요. 그렇다면 그 시기를 서로 조율할 수 있다면 민주당의 조기 대선의 그림 이런 부분들은 적용될 수 있는 가능성이 여전히 있다고 보는 것이죠. 저는 추미애 대표가 정치적 고려를 했다고 봅니다.

[윤준호] 그럼 황 평론가님, 이제 야권도 단독 행동 가는 건가요?

[황태순] 야권이 단독 행동을 해 봐야 지금 비박이 빠진다면 탄핵 의결이 가능하겠습니까? 그렇다면 박지원 의원이 얘기한 대로 탄핵 발의가 목표입니까 아니면 탄핵 가결이 목표입니까? 그런데 조금 전에 정연정 교수님이 말씀하신 부분에 전적으로 공감하는 게 민주당으로 봐서는 손해볼 게 없다는 생각이 지금 민주당 지도부 머리를 잡고 있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서 우리는 할 거 다했다, 광장의 민심, 촛불의 민심은 즉각 하야 내지는 퇴진. 3차부터 5차 집회까지 광장에 나가보시면 이른바 하야, 하옥, 구속, 체포 이런 얘기들이 난무하는데 지금 야당 입장에서는 임기 단축을 가지고 협상한다는 그런 모습을 보이는 순간 그야말로 불벼락을 맞게 돼 있거든요. 그러니까 우리는 강성으로 즉각 하야 아니면 탄핵이다, 이렇게 밀어붙이는 거죠.

[윤준호] 가결 가능성이 없어도 밀어붙이겠다, 이런 걸로 나온다는 거죠?

[황태순] 밀어붙인 다음에 만약에 부결되면 아까 정 교수님 말씀하신 대로 그 모든 것은 비박들의 기회주의적인 행태라고 밀어붙이면서 촛불 민심에다가 편승하려는 그런 기미가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아까 두 분 말씀 중에 그런 얘기하셨잖아요. 추미애 대표가 1월 말에 결론이 날 수 있다. 이것이 사실 친문 계열의 속내를 드러낸 거죠. 즉각 하야를 하든 아니면 탄핵 의결을 해서 내년 1월 말 결론이 나면 내년 3월까지는 대선 치른다.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그런 안 아니겠습니까? 상대방은 그야말로 손발 묶인 상태에 있는데 나 혼자 뛰겠다, 유력한 대선 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가 있으니 우리는 그대로 가겠다. 선거도 마찬가지고 게임도 마찬가지로 상대방이 있는 것인데 상대방이 이것을 받아들이겠습니까? 나 보고 그냥 앉아서 죽어라 하는 입장을 받아들일 새누리당은 아니겠죠. 아무리 민주당이 새누리당한테 부역자 집단이다, 석고대죄하라, 이렇게 얘기하지만 그들 또한 보면 국민들로부터 선출된 권력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있어서 과연 지금 민주당이 너무 안이하게, 어른스럽게 주도적으로 풀어나가기보다는 너무 지나치게 광장 민심에 편승하려는 듯한 인상을 주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윤준호] 정 교수님, 그렇다면 야당, 특히 더불어민주당도 그렇고 국민의당도 그렇고 이제는 협상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거 아닐까요?

[정연정] 그렇게 된 상황이 돼버리는 거죠. 결국 하야 시기 중심으로 야당까지도 같이 하게 되고 특히 대선과 관련해서 일정들에 대한 셈법을 반영하는 그런 협상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것이야말로 국민들이 요구하는 문제 해결 방식이 아니지 않습니까? 물론 내용적으로는 대통령이 자리에서 내려온다고 하는 것인데 자신들의 정치적인 책임의 문제라든지 특히 대안의 문제, 박근혜 대통령이 내려오고 난 다음에 어떻게 정치적 공백을 메울 것인지. 2선 후퇴라는 그런 약속을 지키지 않고 대통령이 계속해서 내년 대선까지 국정 주도권을 주도해 가는 상황들이 발생한다고 하면 이런 부분들은 민심의 뜻이 아니거든요. 그런 방식으로 결정을 하게 되는데 야당은 실제로 대통령이 파 놓은 함정에 빠지게 되는 것이죠.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윤준호] 오늘 정치토크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황태순] 네, 감사합니다.

[정연정] 네, 감사합니다.

[윤준호] 지금까지 황태순 정치평론가 그리고 배재대 정연정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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