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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나,다니엘 블레이크 ‘해리포터 나라의 극빈자’
입력 2016.12.02 (11:33) | 수정 2016.12.02 (13:31) TV특종
[영화리뷰]  나,다니엘 블레이크 ‘해리포터 나라의 극빈자’
‘레이닝 스톤’, ‘레이디 버드, 레이디 버드’, ‘랜드 앤 프리덤’,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 등을 만든 영국의 켄 로치 감독은 주로 하층 노동계급의 삶에 초점을 맞춘 영화를 만들어왔다. 오랜 세월 그런 영화만 만들다보니 ‘좌파영화인’이라는 딱지가 붙어도 할 말이 없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켄 로치는 이 세대 가장 위대한 좌파영화인이라는 것이다. 지난 5월에 열린 깐느영화제에서는 다니엘 블레이크 감독의 최신작 ‘나, 다니엘 블레이크’를 의심할 여지없는 최고의 작품으로 황금종려상을 봉헌했다. 그리고, 이 영화가 곧 한국에서 개봉된다. 의심의 여지없이 극장으로 달려가서 꼭 보아야할 영화이다.

영화가 시작되면 한 노인네의 목소리가 들린다. 지금 다니엘 블레이크는 ‘융통성이 전혀 없는 영국의 한 관공서에서 행정적 절차를 진행 중이다. 평생 성실하게 목수로 살아가던 다니엘이 심장병이 악화되어 일을 계속할 수 없게 되자 실업급여를 신청하기 위해서 관공서를 찾은 것이다. 복지시설이 너무나 잘 되어 있는, 유럽국가의 부유한 나라 영국의 실상을 보여준다. 다니엘 할아버지는 심장병으로 병원에서 진단을 받았지만, ‘관공서의 일처리’는 또 다른 스타일이다.

“어깨높이까지 양팔을 올릴 수 있나요?”
“모자를 쓸 수 있나요?”
“전화기 버튼을 누를 수 있나요?”
“자명종 맞추는데 지장이 없나요?”

아무리 보아도 의학적 전문지식은 전혀 없는 ‘상담사’(고용연금부에서 파견된 의료전문가)는 길고긴 목록을 체크할 뿐이다. 끝도 없이 이어진 항목. 다니엘은 화가 날 지경이다. 심장전문의의 의견을 필요 없다는 식의 ‘실업수당의 자격심사’가 까다롭게 이어진다. 처음에는 ‘부당 급여수급’을 방지하기 위해 깐깐한 조사가 필요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지만, 시간이 갈수록 영국의 복지체제는 다른 목적이 있음을 알게 된다. (적어도 당사자들에게는!)

다니엘은 아픈 몸을 이끌고, 일거리를 찾아 나선다. 그런데, 이번엔 ‘구직수당’을 받기 위해서는 ‘구직활동을 했다는 증거’를 제출해야한단다.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이력서 작성법’부터 배워야한다. 사회복지 혜택을 받기 위해선 인터넷으로 등록해야한단다. 생전 처음 인터넷에 접속한다. ‘커서’가 무엇인지 ‘모니터 오른쪽 사이드 바’를 내리는 법도 모르는 그는 난관의 연속이다. 다니엘은 실직수당도, 구직수당도, 질병수당도 받을 수 없다. 그렇다고, 아픈 몸을 받아줄 일거리도 없다. 세간도 팔아치우고, 전기도 끊긴다.

그 문제의 관공서에서 케이티 가족을 만난다. 케이티는 어린 딸과 아들과 함께 런던에서 이곳까지 온 극빈층. 처음 온 동네라서 관공서를 겨우 찾아온다. 역시 ‘원칙의 나라’답게 관리의 반응은 싸늘하다. “늦게 오셨네요. 기다리세요”, “안됩니다.” 다니엘은 열불이 터진다.

다니엘은 이들 가족을 측은하게 여기며, 도움의 손길을 내민다. 낡아 빠진 셋집은 전기도 끊긴 상태. 다니엘이 대강 집수리를 해준다. 케이티 역시 백방으로 뛰어다니지만 일자리를 못 구한다. 어느 날 케이티가 요리를 한다. 아들과 딸, 다니엘 앞에 접시를 내려놓는다. 자신은 이미 먹고 왔다고.

케이티의 곤경이 계속되자, 다니엘은 무료지원센터로 데려간다. 긴 줄. 겨우 차례가 되어 창고로 들어간다. 그곳에서는 극빈자를 위해 생활물품을 나눠준다. 야채와 비누 등. 케이티가 일하는 사람에게 조용히 묻는다. “저, 생리대는 없나요?”. 없단다. 케이티는 캔을 보더니, 그만 이성을 잃고는 캔을 따서는 허겁지겁 먹기 시작한다. 며칠을 족히 굶은 사람처럼.

다니엘도, 케이티도 절망적으로 매달린다. 사람의 자존심 따위는 아랑곳 않는 알량한, 그러나 꼭 필요한 그 자격을 얻기 위해.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영화를 보고 있으면 ‘영국’이라는 나라가 정상인지, ‘정부’라는 게 과연 있는지 의심이 들 정도이다. 다니엘과 케이티의 갈수록 엉망이 되어가는 형편을 보고 있노라면 “좌파감독의 과장이 심한 영화”라는 식으로 자본주의 영국을 편들고 싶은 생각이 싹 사라진다.

다니엘이 살고, 케이티 가족이 연명할 마지막 방법은 무엇일까. ‘원칙의 나라, 자본주의의 천국’ 영국에서 말이다.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다니엘 할아버지의 모습은 관객에게 인간에 대한 깊은 사랑을 깨닫게 해 주는 동시에 영국정부에, 아니 신에 대한 저주를 퍼부을 만큼 절망적이다.

하지만 바로 그 점. 다니엘 할아버지가 자신도 어려운 형편이면서 케이티 가족에게 보여주는 사랑과 배려는 이 영화를 ‘의심할 여지없는 최고의 영화’임을 증명한다.

이 땅의 공무원들, 사회복지사, 정치인, 우리 동네 국회의원 모두모두 손잡고 봐야할 영화이다. 물론, 그들이 헌신적이고 열정적인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어딘가에 분명 복지의 촘촘한 그물망에서 벗어나, 도움의 손길을 애타게 기다리는 사람이 존재할 테니 말이다.

참. 손수건을 꼭 챙기시길. 마지막 장면에서 눈물이 나올 것이다. 지난 달 열린 ‘사람사는세상 영화축제’ 개막작으로 상영될 때 몇몇 관객분들이 통곡을 할 정도였다. 12월 8일 개봉, 12세이상 관람가

  • [영화리뷰] 나,다니엘 블레이크 ‘해리포터 나라의 극빈자’
    • 입력 2016.12.02 (11:33)
    • 수정 2016.12.02 (13:31)
    TV특종
[영화리뷰]  나,다니엘 블레이크 ‘해리포터 나라의 극빈자’
‘레이닝 스톤’, ‘레이디 버드, 레이디 버드’, ‘랜드 앤 프리덤’,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 등을 만든 영국의 켄 로치 감독은 주로 하층 노동계급의 삶에 초점을 맞춘 영화를 만들어왔다. 오랜 세월 그런 영화만 만들다보니 ‘좌파영화인’이라는 딱지가 붙어도 할 말이 없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켄 로치는 이 세대 가장 위대한 좌파영화인이라는 것이다. 지난 5월에 열린 깐느영화제에서는 다니엘 블레이크 감독의 최신작 ‘나, 다니엘 블레이크’를 의심할 여지없는 최고의 작품으로 황금종려상을 봉헌했다. 그리고, 이 영화가 곧 한국에서 개봉된다. 의심의 여지없이 극장으로 달려가서 꼭 보아야할 영화이다.

영화가 시작되면 한 노인네의 목소리가 들린다. 지금 다니엘 블레이크는 ‘융통성이 전혀 없는 영국의 한 관공서에서 행정적 절차를 진행 중이다. 평생 성실하게 목수로 살아가던 다니엘이 심장병이 악화되어 일을 계속할 수 없게 되자 실업급여를 신청하기 위해서 관공서를 찾은 것이다. 복지시설이 너무나 잘 되어 있는, 유럽국가의 부유한 나라 영국의 실상을 보여준다. 다니엘 할아버지는 심장병으로 병원에서 진단을 받았지만, ‘관공서의 일처리’는 또 다른 스타일이다.

“어깨높이까지 양팔을 올릴 수 있나요?”
“모자를 쓸 수 있나요?”
“전화기 버튼을 누를 수 있나요?”
“자명종 맞추는데 지장이 없나요?”

아무리 보아도 의학적 전문지식은 전혀 없는 ‘상담사’(고용연금부에서 파견된 의료전문가)는 길고긴 목록을 체크할 뿐이다. 끝도 없이 이어진 항목. 다니엘은 화가 날 지경이다. 심장전문의의 의견을 필요 없다는 식의 ‘실업수당의 자격심사’가 까다롭게 이어진다. 처음에는 ‘부당 급여수급’을 방지하기 위해 깐깐한 조사가 필요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지만, 시간이 갈수록 영국의 복지체제는 다른 목적이 있음을 알게 된다. (적어도 당사자들에게는!)

다니엘은 아픈 몸을 이끌고, 일거리를 찾아 나선다. 그런데, 이번엔 ‘구직수당’을 받기 위해서는 ‘구직활동을 했다는 증거’를 제출해야한단다.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이력서 작성법’부터 배워야한다. 사회복지 혜택을 받기 위해선 인터넷으로 등록해야한단다. 생전 처음 인터넷에 접속한다. ‘커서’가 무엇인지 ‘모니터 오른쪽 사이드 바’를 내리는 법도 모르는 그는 난관의 연속이다. 다니엘은 실직수당도, 구직수당도, 질병수당도 받을 수 없다. 그렇다고, 아픈 몸을 받아줄 일거리도 없다. 세간도 팔아치우고, 전기도 끊긴다.

그 문제의 관공서에서 케이티 가족을 만난다. 케이티는 어린 딸과 아들과 함께 런던에서 이곳까지 온 극빈층. 처음 온 동네라서 관공서를 겨우 찾아온다. 역시 ‘원칙의 나라’답게 관리의 반응은 싸늘하다. “늦게 오셨네요. 기다리세요”, “안됩니다.” 다니엘은 열불이 터진다.

다니엘은 이들 가족을 측은하게 여기며, 도움의 손길을 내민다. 낡아 빠진 셋집은 전기도 끊긴 상태. 다니엘이 대강 집수리를 해준다. 케이티 역시 백방으로 뛰어다니지만 일자리를 못 구한다. 어느 날 케이티가 요리를 한다. 아들과 딸, 다니엘 앞에 접시를 내려놓는다. 자신은 이미 먹고 왔다고.

케이티의 곤경이 계속되자, 다니엘은 무료지원센터로 데려간다. 긴 줄. 겨우 차례가 되어 창고로 들어간다. 그곳에서는 극빈자를 위해 생활물품을 나눠준다. 야채와 비누 등. 케이티가 일하는 사람에게 조용히 묻는다. “저, 생리대는 없나요?”. 없단다. 케이티는 캔을 보더니, 그만 이성을 잃고는 캔을 따서는 허겁지겁 먹기 시작한다. 며칠을 족히 굶은 사람처럼.

다니엘도, 케이티도 절망적으로 매달린다. 사람의 자존심 따위는 아랑곳 않는 알량한, 그러나 꼭 필요한 그 자격을 얻기 위해.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영화를 보고 있으면 ‘영국’이라는 나라가 정상인지, ‘정부’라는 게 과연 있는지 의심이 들 정도이다. 다니엘과 케이티의 갈수록 엉망이 되어가는 형편을 보고 있노라면 “좌파감독의 과장이 심한 영화”라는 식으로 자본주의 영국을 편들고 싶은 생각이 싹 사라진다.

다니엘이 살고, 케이티 가족이 연명할 마지막 방법은 무엇일까. ‘원칙의 나라, 자본주의의 천국’ 영국에서 말이다.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다니엘 할아버지의 모습은 관객에게 인간에 대한 깊은 사랑을 깨닫게 해 주는 동시에 영국정부에, 아니 신에 대한 저주를 퍼부을 만큼 절망적이다.

하지만 바로 그 점. 다니엘 할아버지가 자신도 어려운 형편이면서 케이티 가족에게 보여주는 사랑과 배려는 이 영화를 ‘의심할 여지없는 최고의 영화’임을 증명한다.

이 땅의 공무원들, 사회복지사, 정치인, 우리 동네 국회의원 모두모두 손잡고 봐야할 영화이다. 물론, 그들이 헌신적이고 열정적인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어딘가에 분명 복지의 촘촘한 그물망에서 벗어나, 도움의 손길을 애타게 기다리는 사람이 존재할 테니 말이다.

참. 손수건을 꼭 챙기시길. 마지막 장면에서 눈물이 나올 것이다. 지난 달 열린 ‘사람사는세상 영화축제’ 개막작으로 상영될 때 몇몇 관객분들이 통곡을 할 정도였다. 12월 8일 개봉, 12세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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