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3자녀 우대’ 졸속행정에 ‘2자녀 희생’

입력 2016.12.02 (12:26) 수정 2016.12.02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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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보육 서비스가 가장 필요한 3자녀 이상 맞벌이 가정에 어린이집 최우선 입소 기회를 주겠다는 정책이 나왔죠.

취지는 좋았는데 예고도 없이 갑자기 시행하는 바람에 순위가 밀린 두 자녀 가정의 아이들은 당장 내년에 갈 곳이 없어졌습니다.

졸속 시행으로 인한 혼란, 정다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4살과 2살 아이를 키우는 강 모 씨. 내년 5월 회사 복직을 앞두고 있습니다.

봄이 되면 둘째도 어린이집에 보내야 해서 1년 반 전부터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14명 모집에 대기 순위가 4번이라 안심하고 있었는데 지난달 8일 갑자기 37번으로 밀렸습니다.

<녹취> 강OO(맞벌이 두 자녀 엄마) : "맡길 곳도 특별히 지금 구해 놓은 곳도 없고...복직을 다시 미루거나 퇴사를 해야 되는..."

순위가 밀린 건 세 자녀 이상 맞벌이 가정에게 최우선 입소 기회를 주도록 정책이 바뀌었기 때문.

다자녀 가구 배려라는 취지는 좋았지만, 예고조차 없이 갑자기 시행하면서 혼란이 생겼습니다.

<인터뷰> 최정현(맞벌이 두 자녀 엄마) : "(시행 7일 뒤인) 11월 15일에 전화가 왔어요. 원장님한테 전화를 했더니 자기들도 몰랐다고."

<녹취> 어린이집 원장(음성변조) : "(시행) 임박해서 (공문을) 받았죠. 조금 당황스러웠죠."

어린이집 등록 시한도 이미 대부분 지나 다른 어린이집 지원도 어렵습니다.

하지만 복지부는 순위가 밀리는 아동 수가 얼마나 되는지 기본적인 조사도 하지 않았습니다.

<녹취> 보건복지부 관계자(음성변조) : "아동 수는 저희가 그걸 따로 계산해 봐야 되는데. 데이터를 지금 드릴 수가 없습니다."

인터넷에는 복지부의 졸속행정을 성토하는 글이 쏟아지고 있는데 복지부는 별다른 대책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정다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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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집 ‘3자녀 우대’ 졸속행정에 ‘2자녀 희생’
    • 입력 2016-12-02 12:27:19
    • 수정2016-12-02 12:2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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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보육 서비스가 가장 필요한 3자녀 이상 맞벌이 가정에 어린이집 최우선 입소 기회를 주겠다는 정책이 나왔죠.

취지는 좋았는데 예고도 없이 갑자기 시행하는 바람에 순위가 밀린 두 자녀 가정의 아이들은 당장 내년에 갈 곳이 없어졌습니다.

졸속 시행으로 인한 혼란, 정다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4살과 2살 아이를 키우는 강 모 씨. 내년 5월 회사 복직을 앞두고 있습니다.

봄이 되면 둘째도 어린이집에 보내야 해서 1년 반 전부터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14명 모집에 대기 순위가 4번이라 안심하고 있었는데 지난달 8일 갑자기 37번으로 밀렸습니다.

<녹취> 강OO(맞벌이 두 자녀 엄마) : "맡길 곳도 특별히 지금 구해 놓은 곳도 없고...복직을 다시 미루거나 퇴사를 해야 되는..."

순위가 밀린 건 세 자녀 이상 맞벌이 가정에게 최우선 입소 기회를 주도록 정책이 바뀌었기 때문.

다자녀 가구 배려라는 취지는 좋았지만, 예고조차 없이 갑자기 시행하면서 혼란이 생겼습니다.

<인터뷰> 최정현(맞벌이 두 자녀 엄마) : "(시행 7일 뒤인) 11월 15일에 전화가 왔어요. 원장님한테 전화를 했더니 자기들도 몰랐다고."

<녹취> 어린이집 원장(음성변조) : "(시행) 임박해서 (공문을) 받았죠. 조금 당황스러웠죠."

어린이집 등록 시한도 이미 대부분 지나 다른 어린이집 지원도 어렵습니다.

하지만 복지부는 순위가 밀리는 아동 수가 얼마나 되는지 기본적인 조사도 하지 않았습니다.

<녹취> 보건복지부 관계자(음성변조) : "아동 수는 저희가 그걸 따로 계산해 봐야 되는데. 데이터를 지금 드릴 수가 없습니다."

인터넷에는 복지부의 졸속행정을 성토하는 글이 쏟아지고 있는데 복지부는 별다른 대책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정다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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