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최다 지진…한반도 지진 패턴 바뀌다

입력 2016.12.02 (18:11) 수정 2016.12.02 (21:59)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연관기사] ☞ [뉴스9] 11월 국내 지진 14차례…관측 이후 최다 수준

2016년 9월 12일 오후 7시 44분, 규모 5.1 지진에 이어 오후 8시 32분에 발생한 규모 5.8의 경주 지진은 한반도 지진 역사를 송두리째 바꾸어놓았다. 규모 5.8 경주 지진은 기상청이 1978년부터 지진을 관측한 이래 가장 강력했다.

1978~2016년 한반도 지진 발생 분석


기상청의 지진 관측은 1978년 지진계측기를 들여와 공식적으로 시작됐다. 1978년부터 1998년까지는 아날로그 지진 관측기를 이용했고, 1999년 이후 디지털 지진 관측기로 전환했다. 또한, 지진 관측기의 수가 늘어나면서 과거에는 포착하지 못했던 규모 3.0 미만의 지진을 관측해냈다. 전체 지진 발생횟수가 점차 늘어나 마치 한반도의 지진 발생이 증가한 것처럼 보이나 이는 관측기의 수가 늘어난 것이 원인이다.


그러나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변화가 감지된다. 2013년 한반도의 지진은 모두 93차례 발생해 과거 40~50차례에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그리고 2016년에는 경주 지진을 포함해 지금까지 모두 243차례(규모 2.0 이상)의 지진이 발생했다. 동일본 대지진 전과 비교하면 5배나 늘어난 셈이다.


규모 3.0 이상의 지진만 보면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전의 지진 발생 횟수는 해마다 비슷하지만, 2016년에 급증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2013년에 전체 지진이 크게 늘었지만, 규모 3.0 이상만 골라서 보면 양상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당시 규모 3.0 미만의 작은 지진이 많았기 때문이다.



경주 지진이 9월 12일에 발생함에 따라 월별, 일별 지진 발생 분포는 9월과 12일 이후 이틀 정도에서 정점을 나타내고 있다. 경주 지진이 한반도 지진 역사를 좌우하고 있다.


2016년 지진 발생을 보면 경주 지진 외에도 전국 곳곳에 작은 지진이 산재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경주 지진의 여진 이외에도 11월에만 14차례의 지진이 발생했다. 과거 한반도의 지진은 1년 평균이 40~50차례로 일주일에 최대 1차례 정도였지만, 지난 11월에는 일주일에 3차례 넘게 발생했다.

동일본 대지진이 한반도 땅을 늘려 작은 지진 다발


2011년 3월 11일, 규모 9.0이었던 동일본 대지진은 태평양판이 유라시아판 밑을 파고들면서 발생했다. 이때 유라시아판에 속해 있던 일본 열도와 한반도도 함께 끌려갔다. 진앙과 가까운 일본 센다이 일대는 동쪽으로 최대 5.3m 이동했고, 독도는 5cm가량, 서울과 제주도 각각 2cm, 1cm 정도 동쪽으로 이동했다. 지각판이 동쪽으로 끌려들어 가면서 땅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지진 전문가인 연세대 홍태경 교수는 한반도 땅이 팽창하면서 과거보다 지진이 발생할 수 있는 최소 응력(땅의 변형력)이 낮아졌다고 설명한다. 경주 지진도 이런 원인에 의해 발생했고, 최근 작은 지진이 빈발하는 것도 지진이 발생하는 힘의 문턱 값이 낮아진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큰 지진 발생 주기도 단축돼

지진은 땅의 변형력인 응력이 축적돼 더는 버틸 수 없을 때 발생한다. 그러데 작은 지진이 자주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큰 힘을 해소하지 못하기 때문에 큰 지진 발생을 억제하지는 않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큰 지진의 경우, 힘이 충분히 쌓이려면 충분한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수십 년 혹은 수백 년의 주기를 가지고 있다. 홍태경 교수는 한반도의 지각판 변화가 오히려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큰 지진을 앞당겨 발생시킬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한다.

경주 지진이 앞으로 발생할 더 큰 지진의 전조가 될 수 있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이번 경주 지진은 5.8이라는 규모에 비해 피해가 크지 않았다. 따라서 이번 경주 지진을 계기로 건축물의 내진 설계를 강화하고, 지진 행동 요령을 습득하는 등 평소 대비가 중요하다. 지진은 예고 없이 찾아오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1978년 이후 수도권에서 큰 지진이 없었던 점에 주목하고 있다. 과거 남한산성 등 수도권에서 큰 지진이 발생한 이력이 있기 때문에 언제든 비슷한 곳에서 다시 지진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림 설명] 이 기사에 사용한 그림은 기상청 지진 자료를 바탕으로 KBS 재난정보센터가 자체 분석해 생산했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11월 최다 지진…한반도 지진 패턴 바뀌다
    • 입력 2016-12-02 18:11:28
    • 수정2016-12-02 21:59:57
    취재K
[연관기사] ☞ [뉴스9] 11월 국내 지진 14차례…관측 이후 최다 수준 2016년 9월 12일 오후 7시 44분, 규모 5.1 지진에 이어 오후 8시 32분에 발생한 규모 5.8의 경주 지진은 한반도 지진 역사를 송두리째 바꾸어놓았다. 규모 5.8 경주 지진은 기상청이 1978년부터 지진을 관측한 이래 가장 강력했다. 1978~2016년 한반도 지진 발생 분석 기상청의 지진 관측은 1978년 지진계측기를 들여와 공식적으로 시작됐다. 1978년부터 1998년까지는 아날로그 지진 관측기를 이용했고, 1999년 이후 디지털 지진 관측기로 전환했다. 또한, 지진 관측기의 수가 늘어나면서 과거에는 포착하지 못했던 규모 3.0 미만의 지진을 관측해냈다. 전체 지진 발생횟수가 점차 늘어나 마치 한반도의 지진 발생이 증가한 것처럼 보이나 이는 관측기의 수가 늘어난 것이 원인이다. 그러나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변화가 감지된다. 2013년 한반도의 지진은 모두 93차례 발생해 과거 40~50차례에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그리고 2016년에는 경주 지진을 포함해 지금까지 모두 243차례(규모 2.0 이상)의 지진이 발생했다. 동일본 대지진 전과 비교하면 5배나 늘어난 셈이다. 규모 3.0 이상의 지진만 보면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전의 지진 발생 횟수는 해마다 비슷하지만, 2016년에 급증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2013년에 전체 지진이 크게 늘었지만, 규모 3.0 이상만 골라서 보면 양상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당시 규모 3.0 미만의 작은 지진이 많았기 때문이다. 경주 지진이 9월 12일에 발생함에 따라 월별, 일별 지진 발생 분포는 9월과 12일 이후 이틀 정도에서 정점을 나타내고 있다. 경주 지진이 한반도 지진 역사를 좌우하고 있다. 2016년 지진 발생을 보면 경주 지진 외에도 전국 곳곳에 작은 지진이 산재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경주 지진의 여진 이외에도 11월에만 14차례의 지진이 발생했다. 과거 한반도의 지진은 1년 평균이 40~50차례로 일주일에 최대 1차례 정도였지만, 지난 11월에는 일주일에 3차례 넘게 발생했다. 동일본 대지진이 한반도 땅을 늘려 작은 지진 다발 2011년 3월 11일, 규모 9.0이었던 동일본 대지진은 태평양판이 유라시아판 밑을 파고들면서 발생했다. 이때 유라시아판에 속해 있던 일본 열도와 한반도도 함께 끌려갔다. 진앙과 가까운 일본 센다이 일대는 동쪽으로 최대 5.3m 이동했고, 독도는 5cm가량, 서울과 제주도 각각 2cm, 1cm 정도 동쪽으로 이동했다. 지각판이 동쪽으로 끌려들어 가면서 땅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지진 전문가인 연세대 홍태경 교수는 한반도 땅이 팽창하면서 과거보다 지진이 발생할 수 있는 최소 응력(땅의 변형력)이 낮아졌다고 설명한다. 경주 지진도 이런 원인에 의해 발생했고, 최근 작은 지진이 빈발하는 것도 지진이 발생하는 힘의 문턱 값이 낮아진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큰 지진 발생 주기도 단축돼 지진은 땅의 변형력인 응력이 축적돼 더는 버틸 수 없을 때 발생한다. 그러데 작은 지진이 자주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큰 힘을 해소하지 못하기 때문에 큰 지진 발생을 억제하지는 않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큰 지진의 경우, 힘이 충분히 쌓이려면 충분한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수십 년 혹은 수백 년의 주기를 가지고 있다. 홍태경 교수는 한반도의 지각판 변화가 오히려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큰 지진을 앞당겨 발생시킬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한다. 경주 지진이 앞으로 발생할 더 큰 지진의 전조가 될 수 있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이번 경주 지진은 5.8이라는 규모에 비해 피해가 크지 않았다. 따라서 이번 경주 지진을 계기로 건축물의 내진 설계를 강화하고, 지진 행동 요령을 습득하는 등 평소 대비가 중요하다. 지진은 예고 없이 찾아오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1978년 이후 수도권에서 큰 지진이 없었던 점에 주목하고 있다. 과거 남한산성 등 수도권에서 큰 지진이 발생한 이력이 있기 때문에 언제든 비슷한 곳에서 다시 지진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림 설명] 이 기사에 사용한 그림은 기상청 지진 자료를 바탕으로 KBS 재난정보센터가 자체 분석해 생산했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