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타이완 총통과 통화 비판 일축

입력 2016.12.05 (11:21) 수정 2016.12.05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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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미·중 수교 이후 37년만에 처음으로 타이완 총통과 전화통화를 한 뒤 파문이 일자 중국을 공격하고 나섰다.

트럼프는 경제·군사정책을 세우는 과정에서 중국도 미국과 상의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는데, 이를 통해 '트럼프 행정부'에서 환율과 남중국해 문제를 놓고 중국과의 마찰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트럼프는 4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중국은 위안화를 평가 절하하거나 우리 제품이 중국으로 들어갈 때 과도한 세금을 부과했을 때, 남중국해 한가운데 군사시설을 만들었을 때 문제가 없겠느냐고 우리에게 물어봤느냐,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썼다.

트럼프가 지난 2일 차기 미국 정상 신분으로 차이잉원 타이완 총통과 전화통화를 한 이후 수십 년간 이어진 미국의 외교 관례를 깼다는 등 잡음이 일자 내놓은 반응이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트럼프와 타이완 측 관계자를 인용해 "이번 통화는 트럼프의 측근과 대리인들이 타이완을 여러 차례 방문한 뒤 이뤄진 미리 계획된 전화"였다며 트럼프 행정부에서의 '타이완 카드'에 주목했다.

WSJ은 "극단적인 관점에선 타이완의 역할이 냉전 시대에 중국을 견제했던 '불침 항모'로 되돌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도 트럼프와 차이 총통 간의 전화통화가 "외교적인 '불폭풍'을 몰고 와 미국과 중국 간의 관계가 뒤집힐 수 있다"고 전했다.

중국 당국이 트럼프를 직접 언급하며 비난하기보다는 차이 총통을 집중적으로 비판한 흐름을 주목한 목소리도 있었다.

중국 인민대학의 미·중 관계 전문가인 스인훙 교수는 FT에 "중국 정부는 트럼프가 타이완 문제에 무지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트럼프를 향한 중국의 반응이 상대적으로 절제된 까닭은 트럼프를 모욕하기보다는 향후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가르침을 주고자 하는 열망이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타이완 총통과의 통화를 둘러싼 파장이 좀처럼 가시지 않자 마이크 펜스 부통령 당선인은 이는 예의상의 통화라며 의미 확대를 경계했다.

펜스는 이날 ABC 및 NBC의 프로그램에 나와 이같은 입장을 밝히면서 이번 통화가 정책 변화로 해석해도 되느냐는 물음에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현 정부는 트럼프의 '돌발 행동'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존 케리 국무장관은 이날 한 싱크탱크가 주최한 회의에서 두 사람의 전화통화 전에 "우리와 접촉이 없었다"며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는 게 중요하며 내가 권고를 확실히 해 줄 수 있는데 명백히 그런 일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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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타이완 총통과 통화 비판 일축
    • 입력 2016-12-05 11:21:27
    • 수정2016-12-05 11:31:52
    국제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미·중 수교 이후 37년만에 처음으로 타이완 총통과 전화통화를 한 뒤 파문이 일자 중국을 공격하고 나섰다.

트럼프는 경제·군사정책을 세우는 과정에서 중국도 미국과 상의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는데, 이를 통해 '트럼프 행정부'에서 환율과 남중국해 문제를 놓고 중국과의 마찰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트럼프는 4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중국은 위안화를 평가 절하하거나 우리 제품이 중국으로 들어갈 때 과도한 세금을 부과했을 때, 남중국해 한가운데 군사시설을 만들었을 때 문제가 없겠느냐고 우리에게 물어봤느냐,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썼다.

트럼프가 지난 2일 차기 미국 정상 신분으로 차이잉원 타이완 총통과 전화통화를 한 이후 수십 년간 이어진 미국의 외교 관례를 깼다는 등 잡음이 일자 내놓은 반응이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트럼프와 타이완 측 관계자를 인용해 "이번 통화는 트럼프의 측근과 대리인들이 타이완을 여러 차례 방문한 뒤 이뤄진 미리 계획된 전화"였다며 트럼프 행정부에서의 '타이완 카드'에 주목했다.

WSJ은 "극단적인 관점에선 타이완의 역할이 냉전 시대에 중국을 견제했던 '불침 항모'로 되돌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도 트럼프와 차이 총통 간의 전화통화가 "외교적인 '불폭풍'을 몰고 와 미국과 중국 간의 관계가 뒤집힐 수 있다"고 전했다.

중국 당국이 트럼프를 직접 언급하며 비난하기보다는 차이 총통을 집중적으로 비판한 흐름을 주목한 목소리도 있었다.

중국 인민대학의 미·중 관계 전문가인 스인훙 교수는 FT에 "중국 정부는 트럼프가 타이완 문제에 무지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트럼프를 향한 중국의 반응이 상대적으로 절제된 까닭은 트럼프를 모욕하기보다는 향후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가르침을 주고자 하는 열망이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타이완 총통과의 통화를 둘러싼 파장이 좀처럼 가시지 않자 마이크 펜스 부통령 당선인은 이는 예의상의 통화라며 의미 확대를 경계했다.

펜스는 이날 ABC 및 NBC의 프로그램에 나와 이같은 입장을 밝히면서 이번 통화가 정책 변화로 해석해도 되느냐는 물음에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현 정부는 트럼프의 '돌발 행동'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존 케리 국무장관은 이날 한 싱크탱크가 주최한 회의에서 두 사람의 전화통화 전에 "우리와 접촉이 없었다"며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는 게 중요하며 내가 권고를 확실히 해 줄 수 있는데 명백히 그런 일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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