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트럼프-차이잉원 통화 수개월 준비의 산물”

입력 2016.12.06 (04:05) 수정 2016.12.06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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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차이잉원 대만 총통 간의 깜짝 전화 통화는 단순한 실수나 돌발적 행보가 아니라 수개월 간의 은밀한 준비 끝에 나온 계획된 행보라는 분석이 나왔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5일(현지시간) 트럼프 당선인 내부 소식통과 전문가들을 인용해 두 사람의 전화 통화는 트럼프 당선인이 지난 7월 말 공화당 대선후보로 지명되기 이전부터 그의 측근들이 검토하고 준비해 온 새로운 '대만 관여 전략'에 따른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이번 전화 통화가 내년 1월 출범하는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미국의 대중정책이 지금과는 확연히 달라질 것을 예고하는 신호탄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WP는 특히 차이 총통은 트럼프 당선인이 대선 승리 이후 통화해야 할 전 세계 정상 '통화리스트'에 애초부터 올라 있었고, 양측 참모들은 준비된 각본에 따라 몇 주간의 실무협의를 거쳐 두 사람의 전화를 성사시킨 것이라고 전했다.

조지 W. 부시(아들 부시) 행정부 국가안보팀 출신으로 중국 전문가인 스티븐 예츠는 "대만 총통은 트럼프 당선인의 참모들이 작성한 통화대상 명단에 아주 일찌감치 올라 있었고, 트럼프 당선인에게도 보고가 이뤄졌다"면서 "처음부터 전화 통화 시의 이런 반응과 잠재적 역풍이 있을 것을 예상했다"고 말했다.

대만 총통부의 알렉스 황 대변인도 앞서 로이터 통신에 "전화 접촉 전에 양측이 당연히 동의했다"며 양측 간에 충분한 사전 논의가 있었음을 밝혔다.

WP는 전화를 직접 주선한 것으로 알려진 에드윈 퓰너 전 헤리티지 재단 이사장 이외에도 존 볼턴 전 유엔 주재 미국 대사, 피터 나바로 어바인 캘리포니아대 경제학과 교수, 라인스 프리버스 백악관 비서실장 등이 친(親)대만 기류 강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들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세를 급속히 확대하는 중국을 견제하려면 대만카드를 십분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인물들이다.

실제 트럼프 정부 초대 국무장관 후보군에 포함된 볼턴 전 대사는 지난 1월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문에서 몇 단계 채널을 거쳐 궁극적으로 대만과의 외교관계를 복원할 것을 주장했고, 나바로 교수는 전인 지난달 7일 발간된 미 외교 전문매체 포린폴리시 인터뷰에서 "아시아 민주주의의 이 불빛(대만)은 아마도 전 세계 미국의 파트너 국가 가운데 군사적으로 가장 취약한 나라"라면서 대만에 대한 군사지원 확대를 촉구했다.

프리버스 비서실장 내정자의 경우 차이 총통이 총통에 오르기 전인 2011년과 2015년에 대만을 2차례 방문해 그와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에서는 프리버스 내정자를 친(親)대만 인사로 분류하고 있으며, 그의 백악관 입성에 누구보다 기대감을 갖고 있다. 실제 대만 언론들은 프리버스 비서실장 인선 발표 시 "대만에 좋은 소식"이라며 크게 보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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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12-06 04:05:43
    • 수정2016-12-06 05:06:44
    국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차이잉원 대만 총통 간의 깜짝 전화 통화는 단순한 실수나 돌발적 행보가 아니라 수개월 간의 은밀한 준비 끝에 나온 계획된 행보라는 분석이 나왔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5일(현지시간) 트럼프 당선인 내부 소식통과 전문가들을 인용해 두 사람의 전화 통화는 트럼프 당선인이 지난 7월 말 공화당 대선후보로 지명되기 이전부터 그의 측근들이 검토하고 준비해 온 새로운 '대만 관여 전략'에 따른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이번 전화 통화가 내년 1월 출범하는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미국의 대중정책이 지금과는 확연히 달라질 것을 예고하는 신호탄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WP는 특히 차이 총통은 트럼프 당선인이 대선 승리 이후 통화해야 할 전 세계 정상 '통화리스트'에 애초부터 올라 있었고, 양측 참모들은 준비된 각본에 따라 몇 주간의 실무협의를 거쳐 두 사람의 전화를 성사시킨 것이라고 전했다.

조지 W. 부시(아들 부시) 행정부 국가안보팀 출신으로 중국 전문가인 스티븐 예츠는 "대만 총통은 트럼프 당선인의 참모들이 작성한 통화대상 명단에 아주 일찌감치 올라 있었고, 트럼프 당선인에게도 보고가 이뤄졌다"면서 "처음부터 전화 통화 시의 이런 반응과 잠재적 역풍이 있을 것을 예상했다"고 말했다.

대만 총통부의 알렉스 황 대변인도 앞서 로이터 통신에 "전화 접촉 전에 양측이 당연히 동의했다"며 양측 간에 충분한 사전 논의가 있었음을 밝혔다.

WP는 전화를 직접 주선한 것으로 알려진 에드윈 퓰너 전 헤리티지 재단 이사장 이외에도 존 볼턴 전 유엔 주재 미국 대사, 피터 나바로 어바인 캘리포니아대 경제학과 교수, 라인스 프리버스 백악관 비서실장 등이 친(親)대만 기류 강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들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세를 급속히 확대하는 중국을 견제하려면 대만카드를 십분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인물들이다.

실제 트럼프 정부 초대 국무장관 후보군에 포함된 볼턴 전 대사는 지난 1월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문에서 몇 단계 채널을 거쳐 궁극적으로 대만과의 외교관계를 복원할 것을 주장했고, 나바로 교수는 전인 지난달 7일 발간된 미 외교 전문매체 포린폴리시 인터뷰에서 "아시아 민주주의의 이 불빛(대만)은 아마도 전 세계 미국의 파트너 국가 가운데 군사적으로 가장 취약한 나라"라면서 대만에 대한 군사지원 확대를 촉구했다.

프리버스 비서실장 내정자의 경우 차이 총통이 총통에 오르기 전인 2011년과 2015년에 대만을 2차례 방문해 그와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에서는 프리버스 내정자를 친(親)대만 인사로 분류하고 있으며, 그의 백악관 입성에 누구보다 기대감을 갖고 있다. 실제 대만 언론들은 프리버스 비서실장 인선 발표 시 "대만에 좋은 소식"이라며 크게 보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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