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리조트? 도박산업?…카지노 빗장을 여는 일본

입력 2016.12.06 (20:20) 수정 2016.12.06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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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친코 공화국' 일본... 사행산업 세계4위

카지노는 '복합 리조트 산업'이자 '종합 사행성 산업'이다. 2014년 기준 전세계 사행산업 순매출액은 2천 953억 달러를 웃돈다. 좋게 말하면 사행성 산업, 나쁘게 말하면 도박산업이다.

일본에서 도박은 불법이다. 카드, 룰렛 등의 도박 종류가 모여 있는 카지노는 당연히 불법이다. 그런데 파친코는 합법이다. 경마, 경륜, 경정처럼 행운에 기댄 놀이문화로 분류한 것이다. 파친코는 슬롯머신의 일본판이다. 자동기계에 기대어 한몫 챙길 기회를 노린다는 점에서는 대동소이하다.

일본은 '파친코 공화국'이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의 2014년 기준 자료를 보면, 일본의 사행산업 순매출액 규모는 407억달러 이상이다. GDP 대비 0.88%로 세계 4위이다. (한국은 0.58%로 13위이다.)

이 가운데 게이밍머신 산업을 제외한 순매출액은 대략 171억 달러, GDP 대비 0.35%로 세계 19위로 내려간다. (같은 기준을 적용하면 한국의 경우는 0.58%로 6위까지 높아진다.) 바꿔말하면, 일본이 게이밍머신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얘기다. 게이밍머신 산업 매출액은 대략 245억 달러에 이른다. 만여 개의 업소에서 수십만 명이 일하고 있고, 수천 만명이 즐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즐기는 단계를 넘어서 도박 중독에 이른 사람이 100만 명을 웃돌 것이라는 추산도 나오고 있다.

日중의원, 카지노 포함 IR 법안 통과


이 정도로는 부족했던 것일까? 일본 정부가 카지노 합법화의 길로 들어섰다. 이른바 '카지노 해금법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12월 6일, 일본 중의원에서 '카지노를 포함한 복합 리조트 시설 정비추진 법안'이 통과됐다. 집권 자민당이 일본 유신회 등 일부 야당의 찬성을 얻어 강행 통과시킨 것이다. 자유투표를 결정한 연립여당 공명당은 의원 대부분이 찬성했다.


야당인 민진당, 자유당, 사민당은 충분한 시간 없이 몰아붙이는 자민당의 심의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며 회의장에서 퇴장했다. 한마디로 '날치기'라는 주장이다. 위원장의 판단으로 법안은 전격 가결됐다. 자민당은 14일까지 참의원 통과를 목표로 속도전을 벌이고 있다.


이번 법안을 일본 언론은 '카지노 해금'법안이라고 부른다. 법안의 핵심 내용은 카지노와 호텔, 대형회의장을 한데 모아 정비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총리를 본부장으로하는 추진본부를 설치하고, 정부는 법 시행 1년 이내에 필요한 법규 정비를 실시하기로 했다. 또 카지노 이용자들이 악영향을 받지 않도록 필요한 조치를 하기로 했다.



카지노 리조트의 후보 대상지역은 도쿄, 요코하마, 오사카 등이 거론되고 있다. 카지노는 민간 업자가 운영하지만, 정부의 외부 부서에 관리위원회를 설치해 카지노 운영에 따른 질서유지와 안전을 확보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위험 산업 카지노... 판도라 상자가 열리다

자민당의 나카타니 전 방위성 장관은 법안 표결 전에 퇴장했다. '우려되는 도박 중독에 대한 대책이 눈에 띄지 않는다. 법안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법안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당내 절차도 정성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자유 투표를 한 공명당 내에서는 '일본의 관광 자원을 다변화해 외국인 관광객을 늘리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입장, '망국의 법안으로, 이제 와서 이런 것을 만들어도 경제 성장에 도움이 안된다'라는 목소리가 동시에 나왔다.

이번 법안에 반대한 의원들 사이에서는 '도박 인정 법안을 단 5시간 심의하고 통과시켰다', ' 도박중독을 늘려 생성된 수익을 도박대책에 사용하는 바보 같은 일이다'라는 비난도 잇따랐다.

일본 정부와 여당은 진작부터 카지노 합법화에 공을 들여왔다. 이른바 카지노를 중심으로한 복합 리조트 산업을 통해, 2020년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관광산업을 한껏 부흥시키겠다는 의도이다. 카지노는 과연 침체에 빠진 경제를 되살리는 성장 동력이 될 것인가? 카지노는 과연 일자리를 만들고 세수를 늘리며 경제를 부흥시키는 만병통치약이 될 것인가?



카지노는 양날의 칼을 가진, 일종의 위험산업이다. 도박산업은 시도 자체가 도박일 수 있다. 막대한 경제 유발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효과적으로 제어하지 못하면 부작용이 상상을 초월할 수밖에 없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 일본도 그 위험산업으로 '도박'하듯 달려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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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복합리조트? 도박산업?…카지노 빗장을 여는 일본
    • 입력 2016-12-06 20:20:33
    • 수정2016-12-06 20:21:24
    취재K
'파친코 공화국' 일본... 사행산업 세계4위

카지노는 '복합 리조트 산업'이자 '종합 사행성 산업'이다. 2014년 기준 전세계 사행산업 순매출액은 2천 953억 달러를 웃돈다. 좋게 말하면 사행성 산업, 나쁘게 말하면 도박산업이다.

일본에서 도박은 불법이다. 카드, 룰렛 등의 도박 종류가 모여 있는 카지노는 당연히 불법이다. 그런데 파친코는 합법이다. 경마, 경륜, 경정처럼 행운에 기댄 놀이문화로 분류한 것이다. 파친코는 슬롯머신의 일본판이다. 자동기계에 기대어 한몫 챙길 기회를 노린다는 점에서는 대동소이하다.

일본은 '파친코 공화국'이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의 2014년 기준 자료를 보면, 일본의 사행산업 순매출액 규모는 407억달러 이상이다. GDP 대비 0.88%로 세계 4위이다. (한국은 0.58%로 13위이다.)

이 가운데 게이밍머신 산업을 제외한 순매출액은 대략 171억 달러, GDP 대비 0.35%로 세계 19위로 내려간다. (같은 기준을 적용하면 한국의 경우는 0.58%로 6위까지 높아진다.) 바꿔말하면, 일본이 게이밍머신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얘기다. 게이밍머신 산업 매출액은 대략 245억 달러에 이른다. 만여 개의 업소에서 수십만 명이 일하고 있고, 수천 만명이 즐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즐기는 단계를 넘어서 도박 중독에 이른 사람이 100만 명을 웃돌 것이라는 추산도 나오고 있다.

日중의원, 카지노 포함 IR 법안 통과


이 정도로는 부족했던 것일까? 일본 정부가 카지노 합법화의 길로 들어섰다. 이른바 '카지노 해금법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12월 6일, 일본 중의원에서 '카지노를 포함한 복합 리조트 시설 정비추진 법안'이 통과됐다. 집권 자민당이 일본 유신회 등 일부 야당의 찬성을 얻어 강행 통과시킨 것이다. 자유투표를 결정한 연립여당 공명당은 의원 대부분이 찬성했다.


야당인 민진당, 자유당, 사민당은 충분한 시간 없이 몰아붙이는 자민당의 심의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며 회의장에서 퇴장했다. 한마디로 '날치기'라는 주장이다. 위원장의 판단으로 법안은 전격 가결됐다. 자민당은 14일까지 참의원 통과를 목표로 속도전을 벌이고 있다.


이번 법안을 일본 언론은 '카지노 해금'법안이라고 부른다. 법안의 핵심 내용은 카지노와 호텔, 대형회의장을 한데 모아 정비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총리를 본부장으로하는 추진본부를 설치하고, 정부는 법 시행 1년 이내에 필요한 법규 정비를 실시하기로 했다. 또 카지노 이용자들이 악영향을 받지 않도록 필요한 조치를 하기로 했다.



카지노 리조트의 후보 대상지역은 도쿄, 요코하마, 오사카 등이 거론되고 있다. 카지노는 민간 업자가 운영하지만, 정부의 외부 부서에 관리위원회를 설치해 카지노 운영에 따른 질서유지와 안전을 확보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위험 산업 카지노... 판도라 상자가 열리다

자민당의 나카타니 전 방위성 장관은 법안 표결 전에 퇴장했다. '우려되는 도박 중독에 대한 대책이 눈에 띄지 않는다. 법안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법안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당내 절차도 정성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자유 투표를 한 공명당 내에서는 '일본의 관광 자원을 다변화해 외국인 관광객을 늘리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입장, '망국의 법안으로, 이제 와서 이런 것을 만들어도 경제 성장에 도움이 안된다'라는 목소리가 동시에 나왔다.

이번 법안에 반대한 의원들 사이에서는 '도박 인정 법안을 단 5시간 심의하고 통과시켰다', ' 도박중독을 늘려 생성된 수익을 도박대책에 사용하는 바보 같은 일이다'라는 비난도 잇따랐다.

일본 정부와 여당은 진작부터 카지노 합법화에 공을 들여왔다. 이른바 카지노를 중심으로한 복합 리조트 산업을 통해, 2020년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관광산업을 한껏 부흥시키겠다는 의도이다. 카지노는 과연 침체에 빠진 경제를 되살리는 성장 동력이 될 것인가? 카지노는 과연 일자리를 만들고 세수를 늘리며 경제를 부흥시키는 만병통치약이 될 것인가?



카지노는 양날의 칼을 가진, 일종의 위험산업이다. 도박산업은 시도 자체가 도박일 수 있다. 막대한 경제 유발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효과적으로 제어하지 못하면 부작용이 상상을 초월할 수밖에 없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 일본도 그 위험산업으로 '도박'하듯 달려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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