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화폐개혁 한 달…심각한 ‘현금부족’

입력 2016.12.09 (03:53) 수정 2016.12.09 (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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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검은돈 근절'을 이유로 기존 500루피와 천루피 지폐 통용을 중단하며 화폐개혁을 단행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현금이 모자라 겪는 서민의 불편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부패 소탕을 위해 연말까지만 어려움을 감수해달라고 국민에게 요청했지만, 더딘 신권 유통 속도로 '현금 가뭄' 사태는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사용이 중단된 구권 14조 루피 가운데 11조 루피정도가 은행에 회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시중에 풀린 신권은 3분의 1수준인 4조루피에 불과해 극심한 현금 유동성 부족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또한 신권 지폐인 500루피는 거의 배포되지 않고 일상 거래에 쓰기 힘든 2천루피만 주로 배포되다 보니 신권을 구해도 잔돈으로 또다시 바꿔야 하는 불편도 계속되고 있다.

건설현장에서는 일용직 노동자들에게 일당으로 줄 현금이 없어 당분간 공사를 중단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표나 계좌 입금 방식으로 일당을 지급한다 하더라도 노동자들이 당장 쓸 돈을 인출하려고 다음날 공사 현장이 아닌 은행으로 가서 줄을 서기 때문이다.

한국은행들의 인도 지점도 현금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IBK기업은행 뉴델리 지점 관계자는 "시간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것 같다"면서 "1일 현금 인출액 한도는 절반 정도로 줄이면서 장기적으로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 뉴델리 지점 관계자는 "방문 고객들에게 화폐개혁 직후에는 하루 1만 루피까지 현금으로 인출할 수 있게 했지만, 시간이 지나도 현금 상황이 개선되지 않아 1주일 전부터는 하루 4천 루피씩만 지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투자은행들의 화폐개혁으로 인한 인도 경제 전망을 부정적으로 여기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인도 GDP 성장률 전망치를 7.9%에서 6.8%로 낮췄고 도이체방크는 7.5%에서 6.5%로, 앰비트 캐피털은 6.8%에서 3.5%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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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도 화폐개혁 한 달…심각한 ‘현금부족’
    • 입력 2016-12-09 03:53:56
    • 수정2016-12-09 04:09:55
    국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검은돈 근절'을 이유로 기존 500루피와 천루피 지폐 통용을 중단하며 화폐개혁을 단행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현금이 모자라 겪는 서민의 불편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부패 소탕을 위해 연말까지만 어려움을 감수해달라고 국민에게 요청했지만, 더딘 신권 유통 속도로 '현금 가뭄' 사태는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사용이 중단된 구권 14조 루피 가운데 11조 루피정도가 은행에 회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시중에 풀린 신권은 3분의 1수준인 4조루피에 불과해 극심한 현금 유동성 부족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또한 신권 지폐인 500루피는 거의 배포되지 않고 일상 거래에 쓰기 힘든 2천루피만 주로 배포되다 보니 신권을 구해도 잔돈으로 또다시 바꿔야 하는 불편도 계속되고 있다.

건설현장에서는 일용직 노동자들에게 일당으로 줄 현금이 없어 당분간 공사를 중단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표나 계좌 입금 방식으로 일당을 지급한다 하더라도 노동자들이 당장 쓸 돈을 인출하려고 다음날 공사 현장이 아닌 은행으로 가서 줄을 서기 때문이다.

한국은행들의 인도 지점도 현금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IBK기업은행 뉴델리 지점 관계자는 "시간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것 같다"면서 "1일 현금 인출액 한도는 절반 정도로 줄이면서 장기적으로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 뉴델리 지점 관계자는 "방문 고객들에게 화폐개혁 직후에는 하루 1만 루피까지 현금으로 인출할 수 있게 했지만, 시간이 지나도 현금 상황이 개선되지 않아 1주일 전부터는 하루 4천 루피씩만 지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투자은행들의 화폐개혁으로 인한 인도 경제 전망을 부정적으로 여기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인도 GDP 성장률 전망치를 7.9%에서 6.8%로 낮췄고 도이체방크는 7.5%에서 6.5%로, 앰비트 캐피털은 6.8%에서 3.5%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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