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촛불시위가 포퓰리즘?

입력 2016.12.12 (21:0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외신들도 한국 상황에 대한
각종 분석 기사를 잇따라 내놓고 있습니다. 오늘 글로벌 이슈에서 한국을 바라보는 외국 언론의 관점을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이재석 기자.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한 뒤에도 지난 주말 대규모 촛불집회가 있었죠. 이에 대해선 외신들이 어떻게 전했습니까.

○이재석 기자 > 한국의 집회, 시위 문화에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가 많았습니다. AP통신은 촛불집회 참가자들이 탄핵 가결 뒤라서 자부심이 넘쳤다, 망가진 한국 민주주의를 스스로 바로잡았다고 믿는 모습이었다, 이렇게 전했습니다.


AFP 통신도 촛불집회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축제 같았다고 보도했습니다. 중국 신화통신은 한국 시민들이 새 시대를 의미하는 '서울의 봄'을 원하고 있다고 전했구요, CNN은 이번 집회 역시 생중계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두 가지 측면을 이야기했는데요. 한국 시민들이 자축하는 건 이해할 만하다, 그러나 이번 일이 그 자체만을 놓고 보면 그리 축하할 만한 일은 아니라고 덧붙였습니다.

앵커 > 그렇죠. 양면적인 거라고 할 수 있겠죠. 외신들이 이번 사태를 바라볼 때 아무래도 우리보다는 좀 더 근본적인 시각이랄까, 한 발짝 떨어진 지점에서 분석을 하는 경우가 많을 거 같아요.

○이재석 기자 > 그렇습니다. 이런 일이 한국에서 도대체 왜 일어났는가? 이런 질문을 던지는 거죠. 뉴욕타임스 얘기를 좀 더 해볼까요.


뉴욕타임스가 분석 기사에서 이렇게 세 사람을 거론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호세프 전 브라질 대통령, 그리고 주마 남아공 대통령입니다. 모두 탄핵이 됐거나 퇴진을 요구받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뉴욕타임스는 이들 전·현직 지도자를 거론하면서 한국의 이번 사태도 브라질이나 남아공처럼 어떤 특정 개인의 문제보다는 정치 경제 시스템상의 문제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즉 개인의 부패보다는 그 사회에 만연된 '제도적 부패'가 더 근본 요인이라는 건데요. 예를 들어 부패한 나라에서는 뇌물이 오갔을 때 얻는 대가가 거기에 들어가는 비용이나 위험보다 크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이런 정직하지 못한 행동에 빠진다는 겁니다.


뉴욕타임스는 한국도 이런 경우라면서 세월호 사태 때도 공무원들의 비위가 있었고 이완구 국무총리도 뇌물 수수 혐의로 자리에서 물러났다고 사례를 들어 꼬집었습니다.

물론 이런 분석이 얼마나 정확한가는 따져볼 문제지만, 한 번쯤 우리가 곱씹어볼 순 있겠죠.

■앵커 > 비슷한 맥락에서 이번 사태에 재벌들도 연루됐으니까, 그 부분을 지적하고 있기도 하죠.


○이재석 기자 > 그렇습니다. 재벌들이 최종적으로 유무죄가 어떻게 날지는 지켜봐야겠습니다만, 어쨌든 국민들에게 지탄을 받는 건 분명한 사실이죠.


블룸버그 통신은 경제 전문지답게 이 대목을 주목했습니다.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배경에는 "한국 정치뿐만 아니라 재벌을 개혁하라고 압박하는 분노의 물결이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검찰이 대기업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사실을 거론하면서, 한국 국민들이 이제 "정치 엘리트와 재벌 간 연합으로 이뤄진 기득권 체제에 대한 개혁을 요구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습니다.


블룸버그는 한 발 더 나가서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 트럼프의 깜짝 당선 등 지구촌의 포퓰리즘이 기득권에 대한 대중들의 불만에서 비롯된 측면이 있는 만큼 한국 촛불 시위대에서도 포퓰리즘을 볼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물론 한국의 촛불시위가 과연 포퓰리즘인가 의구심은 많이 생깁니다만, 우리를 바라보는 하나의 관점으로 이해하면 될 것 같습니다. 글로벌 이슈였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글로벌24] 촛불시위가 포퓰리즘?
    • 입력 2016-12-12 21:00:19
    국제
■앵커 >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외신들도 한국 상황에 대한
각종 분석 기사를 잇따라 내놓고 있습니다. 오늘 글로벌 이슈에서 한국을 바라보는 외국 언론의 관점을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이재석 기자.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한 뒤에도 지난 주말 대규모 촛불집회가 있었죠. 이에 대해선 외신들이 어떻게 전했습니까.

○이재석 기자 > 한국의 집회, 시위 문화에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가 많았습니다. AP통신은 촛불집회 참가자들이 탄핵 가결 뒤라서 자부심이 넘쳤다, 망가진 한국 민주주의를 스스로 바로잡았다고 믿는 모습이었다, 이렇게 전했습니다.


AFP 통신도 촛불집회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축제 같았다고 보도했습니다. 중국 신화통신은 한국 시민들이 새 시대를 의미하는 '서울의 봄'을 원하고 있다고 전했구요, CNN은 이번 집회 역시 생중계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두 가지 측면을 이야기했는데요. 한국 시민들이 자축하는 건 이해할 만하다, 그러나 이번 일이 그 자체만을 놓고 보면 그리 축하할 만한 일은 아니라고 덧붙였습니다.

앵커 > 그렇죠. 양면적인 거라고 할 수 있겠죠. 외신들이 이번 사태를 바라볼 때 아무래도 우리보다는 좀 더 근본적인 시각이랄까, 한 발짝 떨어진 지점에서 분석을 하는 경우가 많을 거 같아요.

○이재석 기자 > 그렇습니다. 이런 일이 한국에서 도대체 왜 일어났는가? 이런 질문을 던지는 거죠. 뉴욕타임스 얘기를 좀 더 해볼까요.


뉴욕타임스가 분석 기사에서 이렇게 세 사람을 거론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호세프 전 브라질 대통령, 그리고 주마 남아공 대통령입니다. 모두 탄핵이 됐거나 퇴진을 요구받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뉴욕타임스는 이들 전·현직 지도자를 거론하면서 한국의 이번 사태도 브라질이나 남아공처럼 어떤 특정 개인의 문제보다는 정치 경제 시스템상의 문제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즉 개인의 부패보다는 그 사회에 만연된 '제도적 부패'가 더 근본 요인이라는 건데요. 예를 들어 부패한 나라에서는 뇌물이 오갔을 때 얻는 대가가 거기에 들어가는 비용이나 위험보다 크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이런 정직하지 못한 행동에 빠진다는 겁니다.


뉴욕타임스는 한국도 이런 경우라면서 세월호 사태 때도 공무원들의 비위가 있었고 이완구 국무총리도 뇌물 수수 혐의로 자리에서 물러났다고 사례를 들어 꼬집었습니다.

물론 이런 분석이 얼마나 정확한가는 따져볼 문제지만, 한 번쯤 우리가 곱씹어볼 순 있겠죠.

■앵커 > 비슷한 맥락에서 이번 사태에 재벌들도 연루됐으니까, 그 부분을 지적하고 있기도 하죠.


○이재석 기자 > 그렇습니다. 재벌들이 최종적으로 유무죄가 어떻게 날지는 지켜봐야겠습니다만, 어쨌든 국민들에게 지탄을 받는 건 분명한 사실이죠.


블룸버그 통신은 경제 전문지답게 이 대목을 주목했습니다.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배경에는 "한국 정치뿐만 아니라 재벌을 개혁하라고 압박하는 분노의 물결이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검찰이 대기업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사실을 거론하면서, 한국 국민들이 이제 "정치 엘리트와 재벌 간 연합으로 이뤄진 기득권 체제에 대한 개혁을 요구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습니다.


블룸버그는 한 발 더 나가서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 트럼프의 깜짝 당선 등 지구촌의 포퓰리즘이 기득권에 대한 대중들의 불만에서 비롯된 측면이 있는 만큼 한국 촛불 시위대에서도 포퓰리즘을 볼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물론 한국의 촛불시위가 과연 포퓰리즘인가 의구심은 많이 생깁니다만, 우리를 바라보는 하나의 관점으로 이해하면 될 것 같습니다. 글로벌 이슈였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