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김정일에 편지 공개…“위원장님의 건강을 기원”

입력 2016.12.19 (11:16) 수정 2016.12.19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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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를 맡고 있던 지난 2005년 7월 김정일 당시 북한 국방위원장에게 보낸 편지가 뒤늦게 공개됐다.

지난 17일 경향신문이 <주간경향>이 지난 10월 초 박근혜 대통령이 이사를 맡았던 유럽코리아재단의 활동상황 문서와 사진, 동영상 등을 담은 하드디스크를 단독으로 입수했다며, 하드디스크에 저장된 이 편지를 공개한 것이다.

유럽코리아재단 등기부등본을 보면 박 대통령은 2002년 4월 유럽코리아재단 이사로 취임해 계속 중임을 거듭하다가 대선을 앞둔 2012년 10월 퇴임했다고 경향신문은 전했다.

편지의 주요 내용은 2002년 박 대통령의 방북 당시 북측이 약속한 '보천보 전자악단의 남측 공연'과 평양에 건립이 추진됐던 '경제인 양성소' 등이 실현되지 않았다며, 이를 협의하기 위해 유럽코리아 재단의 평양사무소 설치와 재단 관계자들의 자유로운 평양 방문을 촉구하는 것이었다.

현재보다는 남북간 교류협력이 활발하던 노무현 정부 당시에 보낸 편지라는 점을 고려하면 편지 내용 자체는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주요 지지세력인 반공-보수 세력의 입장에서 볼 때 편지의 몇몇 부분들은 문제가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 통령은 편지에서 "위원장님의 염려 덕분에 잘 지내고 있습니다", "위원장님의 건강을 기원하며"라는 문장을 사용했다. 또한 "부족한 부분이나 추가로 필요하신 사항들이 있으시면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관련기관에 위원장님의 지시를 부탁드립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남북' 대신 '북남'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했다.

게다가 편지를 쓴 당시 박 대통령은 제1 야당인 한나라당 대표를 맡고 있었고, 법 위반 여부를 떠나 당국의 승인이나 신고 없이 북한의 최고 지도자에게 편지를 보낸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는 점에서 앞으로 논란이 일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드디스크의 실제 소유주로 추정되는 유럽코리아재단의 핵심 관계자는 "편지는 재단의 이사장을 맡았던 (프랑스인) 장 자크 그로하가 들고 가 중국에서 북측 관계자를 만나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 내가 아는 한 편지 내용은 통일부에 보고되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경향신문은 전했다.

이와 관련해 통일부는 지난 3월 "당시 유럽코리아재단 측에서 포괄적으로 남북접촉 승인을 받았기 때문에 문제될 것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다음은 경향신문이 공개한 박근혜 당시 유럽코리아재단 이사가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보낸 편지의 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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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12-19 11:16:57
    • 수정2016-12-19 11:18:52
    취재K
박근혜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를 맡고 있던 지난 2005년 7월 김정일 당시 북한 국방위원장에게 보낸 편지가 뒤늦게 공개됐다.

지난 17일 경향신문이 <주간경향>이 지난 10월 초 박근혜 대통령이 이사를 맡았던 유럽코리아재단의 활동상황 문서와 사진, 동영상 등을 담은 하드디스크를 단독으로 입수했다며, 하드디스크에 저장된 이 편지를 공개한 것이다.

유럽코리아재단 등기부등본을 보면 박 대통령은 2002년 4월 유럽코리아재단 이사로 취임해 계속 중임을 거듭하다가 대선을 앞둔 2012년 10월 퇴임했다고 경향신문은 전했다.

편지의 주요 내용은 2002년 박 대통령의 방북 당시 북측이 약속한 '보천보 전자악단의 남측 공연'과 평양에 건립이 추진됐던 '경제인 양성소' 등이 실현되지 않았다며, 이를 협의하기 위해 유럽코리아 재단의 평양사무소 설치와 재단 관계자들의 자유로운 평양 방문을 촉구하는 것이었다.

현재보다는 남북간 교류협력이 활발하던 노무현 정부 당시에 보낸 편지라는 점을 고려하면 편지 내용 자체는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주요 지지세력인 반공-보수 세력의 입장에서 볼 때 편지의 몇몇 부분들은 문제가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 통령은 편지에서 "위원장님의 염려 덕분에 잘 지내고 있습니다", "위원장님의 건강을 기원하며"라는 문장을 사용했다. 또한 "부족한 부분이나 추가로 필요하신 사항들이 있으시면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관련기관에 위원장님의 지시를 부탁드립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남북' 대신 '북남'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했다.

게다가 편지를 쓴 당시 박 대통령은 제1 야당인 한나라당 대표를 맡고 있었고, 법 위반 여부를 떠나 당국의 승인이나 신고 없이 북한의 최고 지도자에게 편지를 보낸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는 점에서 앞으로 논란이 일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드디스크의 실제 소유주로 추정되는 유럽코리아재단의 핵심 관계자는 "편지는 재단의 이사장을 맡았던 (프랑스인) 장 자크 그로하가 들고 가 중국에서 북측 관계자를 만나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 내가 아는 한 편지 내용은 통일부에 보고되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경향신문은 전했다.

이와 관련해 통일부는 지난 3월 "당시 유럽코리아재단 측에서 포괄적으로 남북접촉 승인을 받았기 때문에 문제될 것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다음은 경향신문이 공개한 박근혜 당시 유럽코리아재단 이사가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보낸 편지의 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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