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앎②] 하늘나라로 가는 엄마가 7살 아들에게

입력 2016.12.20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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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음악 교사로 근무하던 김정화(39·여) 씨. 2년 전 배가 아파서 찾아간 병원에서 대장암 4기라는 진단을 받았다. 청천벽력같은 소리를 듣고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섰을 때 정화 씨의 머리 속은 오로지 하나, 아들 서진이 걱정으로 가득찼다.


결혼 10년 만에 시험관 시술을 통해 어렵게 얻은 아이, 태어나서는 여러가지 건강 상의 문제로 큰 수술을 받고 병원 생활을 많이 했던 서진이. 그런 아들을 두고 떠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살려달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그리고 2년, 그녀는 올해 7살인 서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까지만 버티게 해달라고 기도해왔다.

하지만 올해 여름, 마침내 병원에서 손을 놓았다. 말기암 통증에 대한 두려움과 서진이 엄마로서의 책임감이 동시에 그녀를 괴롭혔다. "식구들이랑 더 많은 시간을 보낼 걸...서진이랑 더 많이 놀아줄 걸...덜 아픈 엄마 모습을 더 많이 보여줄 걸..." 후회도 많았다.


그리고 준비한 아름다운 이별, 김정화 씨는 결국 그토록 사랑해 마지 않던 아들과 남편, 가족들에게 마지막 작별을 고한다.

서진아 엄마는
서진이가 태어날 때 너무 기뻤고 행복했어
서진이를 낳은 것이 엄마가 세상에서
제일 잘한 일이고 값진 일이야

엄마는 서진이의 등굣길을 함께 하고 싶고
준비물도 같이 챙겨주고 싶어
학부모 모임에도 참석하고 싶고
모든 엄마들이 해줄 수 있는 일을
서진이 엄마로서 다 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게 되어서 너무 속상해
함께 놀아주지 못해 미안해 아들

서진아, 엄마는 좀 많이 아파서
서진이보다 좀 많이 일찍
하늘나라로 가게 되었어
우리가 떨어져 있지만 엄마는 늘 서진이 곁에서
마음 속에서, 꿈 속에서 함께 있을 것이고
늘 응원하고 격려하고 함께 할 거야
나중에 다시 만날 때까지 사랑해 서진아
-김정화 씨가 남긴 편지-


엄마의 유골이 담긴 함을 받아 들고 "우리 엄마, 안녕"이라 말하는 7살 서진이와 "답답해도 좀 참아. 꼭 나중에 둘이 같이 있자"라고 말하는 서진이 아빠. 그 가족의 슬프고도 아름다운 이별 이야기가 방송된다.


KBS 스페셜 [앎] 3부작 중 2부 '서진아 엄마는'은 23일(금) 밤 10시 KBS 1TV를 통해 시청할 수 있다.

[연관기사] ☞ [앎①] 암4기 젊은 엄마들의 간절한 투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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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앎②] 하늘나라로 가는 엄마가 7살 아들에게
    • 입력 2016-12-20 09:05:48
    방송·연예
중학교 음악 교사로 근무하던 김정화(39·여) 씨. 2년 전 배가 아파서 찾아간 병원에서 대장암 4기라는 진단을 받았다. 청천벽력같은 소리를 듣고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섰을 때 정화 씨의 머리 속은 오로지 하나, 아들 서진이 걱정으로 가득찼다.


결혼 10년 만에 시험관 시술을 통해 어렵게 얻은 아이, 태어나서는 여러가지 건강 상의 문제로 큰 수술을 받고 병원 생활을 많이 했던 서진이. 그런 아들을 두고 떠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살려달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그리고 2년, 그녀는 올해 7살인 서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까지만 버티게 해달라고 기도해왔다.

하지만 올해 여름, 마침내 병원에서 손을 놓았다. 말기암 통증에 대한 두려움과 서진이 엄마로서의 책임감이 동시에 그녀를 괴롭혔다. "식구들이랑 더 많은 시간을 보낼 걸...서진이랑 더 많이 놀아줄 걸...덜 아픈 엄마 모습을 더 많이 보여줄 걸..." 후회도 많았다.


그리고 준비한 아름다운 이별, 김정화 씨는 결국 그토록 사랑해 마지 않던 아들과 남편, 가족들에게 마지막 작별을 고한다.

서진아 엄마는
서진이가 태어날 때 너무 기뻤고 행복했어
서진이를 낳은 것이 엄마가 세상에서
제일 잘한 일이고 값진 일이야

엄마는 서진이의 등굣길을 함께 하고 싶고
준비물도 같이 챙겨주고 싶어
학부모 모임에도 참석하고 싶고
모든 엄마들이 해줄 수 있는 일을
서진이 엄마로서 다 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게 되어서 너무 속상해
함께 놀아주지 못해 미안해 아들

서진아, 엄마는 좀 많이 아파서
서진이보다 좀 많이 일찍
하늘나라로 가게 되었어
우리가 떨어져 있지만 엄마는 늘 서진이 곁에서
마음 속에서, 꿈 속에서 함께 있을 것이고
늘 응원하고 격려하고 함께 할 거야
나중에 다시 만날 때까지 사랑해 서진아
-김정화 씨가 남긴 편지-


엄마의 유골이 담긴 함을 받아 들고 "우리 엄마, 안녕"이라 말하는 7살 서진이와 "답답해도 좀 참아. 꼭 나중에 둘이 같이 있자"라고 말하는 서진이 아빠. 그 가족의 슬프고도 아름다운 이별 이야기가 방송된다.


KBS 스페셜 [앎] 3부작 중 2부 '서진아 엄마는'은 23일(금) 밤 10시 KBS 1TV를 통해 시청할 수 있다.

[연관기사] ☞ [앎①] 암4기 젊은 엄마들의 간절한 투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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