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눈의 신부, 앞치마를 두른 사연

입력 2016.12.20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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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성남에 위치한 '안나의 집'. '안아주고 나눠주며 의지할 수 있는 집'이라는 의미를 담은 이 곳에서는 어려운 이웃과 노숙자를 위해 따뜻한 식사와 의료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가정 해체나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청소년들에게는 쉴 곳이 되어준다.

'안나의 집'에 가면 직접 고무장갑을 끼고 밥을 하는 곱슬머리, 파란 눈의 신부가 있다. 이탈리아에서 온 빈첸시오 보르도 신부. 지난 1990년 한국에 온 뒤 지난해 귀화해'김하종'이라는 한국 이름도 갖게 됐다. '하종'은 '하느님의 종'이라는 뜻이다.

보르도 신부가 봉사하는 삶을 살게 된 건 어릴 적 겪은 아픔의 영향이 컸다. 심한 난독증으로 힘든 학창시절을 보내며 타인의 아픔을 더 공감하게 된 것이다.

봉사의 길을 결심하고 신부가 된 뒤 한국으로 온 보르도 신부. 지난 26년 간의 한국 생활 동안 이웃사랑을 몸소 실천해온 그는 노숙인과 아이들을 위해서라면 어떤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신부님이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은 매일 매일 노숙인들을 위해 550인 분의 음식을 준비하는 것이다. 한 끼에 들어가는 쌀만 120kg. 식사 준비에서부터 정리까지 신부님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이 없다. 하나하나 다 직접 신경쓰다 보니 노숙인들에게는 항상 따뜻한 밥을 내어 주지만 정작 본인은 식사를 거르기 일쑤다.

보르도 신부의 트레이드 마크는 부스스한 곱슬머리. 그런데 신부님이 이런 머리 스타일을 고수하는 이유가 있다. 노숙인들과 스스럼 없이 함께하기 위해서다. 너무 깔끔하면 자칫 노숙인들이 거리감을 느낄까봐 일부러 편안한 스타일을 연출한다.

이 같은 보르도 신부의 노력에도 과거 자신을 차가운 시선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었다. 외국인에 대한 편견과 노숙인을 도와주면 더 게을러진다는 안 좋은 시선들이었다. 하지만 진심을 담아 묵묵히 봉사한 결과 지금은 노숙인들의 아버지로 불리며 많은사람들로부터 응원을 받고 있다.


신부님이 안나의 집에서 퇴근하자마자 향하는 곳은 집이 아닌 '아.지.트.' 이동 청소년 상담소인‘아이들을 지켜주는 트럭'이다. 이 곳에서 신부님은 매일 밤 가출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아이들을 보듬어 준다. 언제든지 아이들이 의지할 수 있고 그들에게 안정감을 주는 사람이고 싶다는 보르도 신부. 무조건 잘못이라고 나무라기보다 먼저 아이들의 말을 들어주는 신부님의 진심이 느껴져서일까. 아이들도 이제는 마음을 열고 스스럼없이 고민을 털어놓는다.

노숙인 배식부터 아지트, 쉼터 운영 등 하루에 들어가는 운영 비용만 600만 원 이상. 하지만 안나의 집은 각계의 후원으로 지난 24년 동안 단 하루도 돈이 부족한 날이 없었다고 한다. 쌀이 다 떨어지고 통장 잔액이 바닥난 난감한 상황에서도 늘 예상하지 못한 행운이 일어나 봉사를 계속할 수 있었다는 보르도 신부. 하루하루가 기적이라고 말하지만 그에게 최근 새로운 고민이 생겼다. 얼마 후면 안나의 집 임대 계약 기간이 만료돼 떠나야 할 수도 있게 된 것이다. 안나의 집이 신부님의 바람대로 계속 운영될 수 있을까?



예순의 나이로 하루 24시간을 꼬박 봉사로 채운 삶을 사는 보르도 신부의 따뜻한 한국 생활 이야기는 12월 20일(화) 저녁 7시 35분 KBS 1TV '이웃집 찰스'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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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란 눈의 신부, 앞치마를 두른 사연
    • 입력 2016-12-20 17:34:46
    방송·연예
경기도 성남에 위치한 '안나의 집'. '안아주고 나눠주며 의지할 수 있는 집'이라는 의미를 담은 이 곳에서는 어려운 이웃과 노숙자를 위해 따뜻한 식사와 의료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가정 해체나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청소년들에게는 쉴 곳이 되어준다.

'안나의 집'에 가면 직접 고무장갑을 끼고 밥을 하는 곱슬머리, 파란 눈의 신부가 있다. 이탈리아에서 온 빈첸시오 보르도 신부. 지난 1990년 한국에 온 뒤 지난해 귀화해'김하종'이라는 한국 이름도 갖게 됐다. '하종'은 '하느님의 종'이라는 뜻이다.

보르도 신부가 봉사하는 삶을 살게 된 건 어릴 적 겪은 아픔의 영향이 컸다. 심한 난독증으로 힘든 학창시절을 보내며 타인의 아픔을 더 공감하게 된 것이다.

봉사의 길을 결심하고 신부가 된 뒤 한국으로 온 보르도 신부. 지난 26년 간의 한국 생활 동안 이웃사랑을 몸소 실천해온 그는 노숙인과 아이들을 위해서라면 어떤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신부님이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은 매일 매일 노숙인들을 위해 550인 분의 음식을 준비하는 것이다. 한 끼에 들어가는 쌀만 120kg. 식사 준비에서부터 정리까지 신부님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이 없다. 하나하나 다 직접 신경쓰다 보니 노숙인들에게는 항상 따뜻한 밥을 내어 주지만 정작 본인은 식사를 거르기 일쑤다.

보르도 신부의 트레이드 마크는 부스스한 곱슬머리. 그런데 신부님이 이런 머리 스타일을 고수하는 이유가 있다. 노숙인들과 스스럼 없이 함께하기 위해서다. 너무 깔끔하면 자칫 노숙인들이 거리감을 느낄까봐 일부러 편안한 스타일을 연출한다.

이 같은 보르도 신부의 노력에도 과거 자신을 차가운 시선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었다. 외국인에 대한 편견과 노숙인을 도와주면 더 게을러진다는 안 좋은 시선들이었다. 하지만 진심을 담아 묵묵히 봉사한 결과 지금은 노숙인들의 아버지로 불리며 많은사람들로부터 응원을 받고 있다.


신부님이 안나의 집에서 퇴근하자마자 향하는 곳은 집이 아닌 '아.지.트.' 이동 청소년 상담소인‘아이들을 지켜주는 트럭'이다. 이 곳에서 신부님은 매일 밤 가출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아이들을 보듬어 준다. 언제든지 아이들이 의지할 수 있고 그들에게 안정감을 주는 사람이고 싶다는 보르도 신부. 무조건 잘못이라고 나무라기보다 먼저 아이들의 말을 들어주는 신부님의 진심이 느껴져서일까. 아이들도 이제는 마음을 열고 스스럼없이 고민을 털어놓는다.

노숙인 배식부터 아지트, 쉼터 운영 등 하루에 들어가는 운영 비용만 600만 원 이상. 하지만 안나의 집은 각계의 후원으로 지난 24년 동안 단 하루도 돈이 부족한 날이 없었다고 한다. 쌀이 다 떨어지고 통장 잔액이 바닥난 난감한 상황에서도 늘 예상하지 못한 행운이 일어나 봉사를 계속할 수 있었다는 보르도 신부. 하루하루가 기적이라고 말하지만 그에게 최근 새로운 고민이 생겼다. 얼마 후면 안나의 집 임대 계약 기간이 만료돼 떠나야 할 수도 있게 된 것이다. 안나의 집이 신부님의 바람대로 계속 운영될 수 있을까?



예순의 나이로 하루 24시간을 꼬박 봉사로 채운 삶을 사는 보르도 신부의 따뜻한 한국 생활 이야기는 12월 20일(화) 저녁 7시 35분 KBS 1TV '이웃집 찰스'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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