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크리스마스 트리에 달려있는 눈물

입력 2016.12.22 (21:00) 수정 2016.12.22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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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세계 곳곳에서, 크리스마스 철이 되면 화려한 트리 점등식을 하죠? 오늘은 크리스마스 트리에 대해서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조지현기자 나와있습니다.


진짜 사흘 뒤면 크리스마스네요. 혹시 집에 트리 장식은 하셨나요?

○ 조지현 기자> 전 사실 못했는데요, 올해 미국의 경우 1억 가구가 트리를 꾸밀 것으로 추정됩니다.

미국 사람들이 지난해 트리용 나무에 쓴 돈이 13억 2천만달러, 우리돈으로는 1조 5천억원이 넘는데요. 그만큼 크리스마스하면 빠질 수 없는 게 트리라는 거겠죠.

■ 앵커> 크리스마스 기분을 내기 위해 적잖은 돈을 아낌없이 쓰네요. 그런데 이 크리스마스 트리에도
노동착취가 숨어있다고요?


○ 조지현 기자> 우리가 흔히 접하는 플라스틱으로 된 트리의 경우 대부분 중국에서 만들어집니다. 저장성의 이우 시라는 곳에서 전 세계 크리스마스 장식품의 60%가 생산되는데요. 이 때문에 '크리스마스 타운'이라고 불립니다.

크리스마스 트리부터, 장식품, 산타 모자, 장난감 등을 만드는 공장 600여개가 모여있는데요. 말하자면
진짜 산타 작업장인 셈인데, 실제 모습은 어떨까요?


이우 시의 크리스마스 트리 공장은 전 세계에서 밀려드는 주문때문에 1년 내내 크리스마스 준비를 하고 있는데요.

산타의 작업장이라기에는 삭막한 이곳에서 노동자들은 아침 7시부터 밤 9시까지 일주일에 7일을 일합니다. 토요일 저녁에야 잠깐 쉴 수 있다는데요. 이렇게 일해도 이들이 받는 돈은 시간 당 10위안, 1700원 수준에 불과합니다.

■ 앵커> 저기서 일하는 분들은 1년 내내 크리스마스인 셈인데, 그리 행복해 보이지는 않네요. 작업환경이 어떤지요?

○ 조지현 기자> 네, 보셨다시피 열악합니다. 거기다 크리스마스 장식품을 만드는 과정에 먼지도 많이 날리고 화학물질도 쓰다보니까 당연히 건강에도 안좋고요.


장식품용 눈송이에 빨간색 가루를 코팅하는 작업을 하는 19살 소년입니다. 온몸이 가루투성이죠? 작업할때 날리는 가루와 먼지 때문에 숨을 제대로 쉴 수 없어서 하루에 사용하는 마스크가 10개가 넘는다고 하는데요. 하루 평균 2~300개의 눈송이를 코팅하는데 한달 월급은 30만원 남짓입니다.


트리에 눈이 내린 것 같은 효과를 주기 위해 흰색 가루를 뿌리는 작업 역시 수술용 마스크 외에는 보호장비도 없이 일하는데요. 화학물질을 그대로 들이마시게 되겠죠?


거기다 어린아이들까지 크리스마스 장식품 만들기에 동원되는데요. 15살의 한 소녀는 11살 때부터 크리스마스 장식용 반짝이 조각을 만들어왔다고 하는데요. 일하는 틈틈이 교과서를 본다는 소녀는 학교를 가는 게 꿈입니다.

■ 앵커> 대부분 가정용 트리죠. 플라스틱 트리에 이런 눈물이 숨어있었네요, 그럼 진짜 나무 트리는 어떤가요?

○ 조지현 기자> 미국의 크리스마스트리는 대부분 노스캐롤라이나의 농장에서 만들어집니다. 무려 1600개의 농장이 있다고 하는데요.


그런데 트리 농장에서 나무를 베는 노동자 대부분은 라틴계 출신의 불법 이민자로 알려있습니다. 대략 천 명가량의 이민자가 일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이들이 생산하는 크리스마스트리용 나무가 1년에 5백만 그루에 달한다고 합니다.

위험하고 힘든일이지만 불법 이민자라는 신분때문에 저임금에 시달리기는 마찬가지입니다. 크리스마스트리를 볼 때 한 번쯤은 생각해 볼 문제겠죠. 글로벌 이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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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크리스마스 트리에 달려있는 눈물
    • 입력 2016-12-22 21:00:28
    • 수정2016-12-22 21:05:10
    국제
■ 앵커> 세계 곳곳에서, 크리스마스 철이 되면 화려한 트리 점등식을 하죠? 오늘은 크리스마스 트리에 대해서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조지현기자 나와있습니다.


진짜 사흘 뒤면 크리스마스네요. 혹시 집에 트리 장식은 하셨나요?

○ 조지현 기자> 전 사실 못했는데요, 올해 미국의 경우 1억 가구가 트리를 꾸밀 것으로 추정됩니다.

미국 사람들이 지난해 트리용 나무에 쓴 돈이 13억 2천만달러, 우리돈으로는 1조 5천억원이 넘는데요. 그만큼 크리스마스하면 빠질 수 없는 게 트리라는 거겠죠.

■ 앵커> 크리스마스 기분을 내기 위해 적잖은 돈을 아낌없이 쓰네요. 그런데 이 크리스마스 트리에도
노동착취가 숨어있다고요?


○ 조지현 기자> 우리가 흔히 접하는 플라스틱으로 된 트리의 경우 대부분 중국에서 만들어집니다. 저장성의 이우 시라는 곳에서 전 세계 크리스마스 장식품의 60%가 생산되는데요. 이 때문에 '크리스마스 타운'이라고 불립니다.

크리스마스 트리부터, 장식품, 산타 모자, 장난감 등을 만드는 공장 600여개가 모여있는데요. 말하자면
진짜 산타 작업장인 셈인데, 실제 모습은 어떨까요?


이우 시의 크리스마스 트리 공장은 전 세계에서 밀려드는 주문때문에 1년 내내 크리스마스 준비를 하고 있는데요.

산타의 작업장이라기에는 삭막한 이곳에서 노동자들은 아침 7시부터 밤 9시까지 일주일에 7일을 일합니다. 토요일 저녁에야 잠깐 쉴 수 있다는데요. 이렇게 일해도 이들이 받는 돈은 시간 당 10위안, 1700원 수준에 불과합니다.

■ 앵커> 저기서 일하는 분들은 1년 내내 크리스마스인 셈인데, 그리 행복해 보이지는 않네요. 작업환경이 어떤지요?

○ 조지현 기자> 네, 보셨다시피 열악합니다. 거기다 크리스마스 장식품을 만드는 과정에 먼지도 많이 날리고 화학물질도 쓰다보니까 당연히 건강에도 안좋고요.


장식품용 눈송이에 빨간색 가루를 코팅하는 작업을 하는 19살 소년입니다. 온몸이 가루투성이죠? 작업할때 날리는 가루와 먼지 때문에 숨을 제대로 쉴 수 없어서 하루에 사용하는 마스크가 10개가 넘는다고 하는데요. 하루 평균 2~300개의 눈송이를 코팅하는데 한달 월급은 30만원 남짓입니다.


트리에 눈이 내린 것 같은 효과를 주기 위해 흰색 가루를 뿌리는 작업 역시 수술용 마스크 외에는 보호장비도 없이 일하는데요. 화학물질을 그대로 들이마시게 되겠죠?


거기다 어린아이들까지 크리스마스 장식품 만들기에 동원되는데요. 15살의 한 소녀는 11살 때부터 크리스마스 장식용 반짝이 조각을 만들어왔다고 하는데요. 일하는 틈틈이 교과서를 본다는 소녀는 학교를 가는 게 꿈입니다.

■ 앵커> 대부분 가정용 트리죠. 플라스틱 트리에 이런 눈물이 숨어있었네요, 그럼 진짜 나무 트리는 어떤가요?

○ 조지현 기자> 미국의 크리스마스트리는 대부분 노스캐롤라이나의 농장에서 만들어집니다. 무려 1600개의 농장이 있다고 하는데요.


그런데 트리 농장에서 나무를 베는 노동자 대부분은 라틴계 출신의 불법 이민자로 알려있습니다. 대략 천 명가량의 이민자가 일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이들이 생산하는 크리스마스트리용 나무가 1년에 5백만 그루에 달한다고 합니다.

위험하고 힘든일이지만 불법 이민자라는 신분때문에 저임금에 시달리기는 마찬가지입니다. 크리스마스트리를 볼 때 한 번쯤은 생각해 볼 문제겠죠. 글로벌 이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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