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죽음’ 4년의 기록…“아름다운 이별”

입력 2016.12.25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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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스피스 병동에서 52살 이용식 씨의 가족이 편지로 이별을 준비합니다.

<녹취> 故 이용식 씨 부인 : "당신은 너무 성실하고 책임감 있는 가장, 당신을 만나서 정말나는, 우리 가족은 정말 행복합니다."

어느덧 찾아온 임종의 순간, 두 딸은 꼭 다시 만나자는 약속을 합니다.

<녹취> "가서 아프지 말고...잘 있을게."

32살 젊은 나이에 위암 4기 판정을 받은 외과의사 정우철 씨는 다른 암환자들을 무료 상담하며 3년여의 긴 투병 생활을 이어갔습니다.

<녹취> 故 정우철 씨(위암 4기/외과의사) : "제가 의사이긴 하지만 여러가지 정보도 얻고, 치병을 할 때 많이 도움을 받아서 (봉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끝내 찾아온 이별의 순간, 어느새 훌쩍 자란 아들은 미국에 갔다던 아빠를 생의 마지막 날에야 다시 만납니다.

<녹취> 故 정우철 씨 아들 : "아빠, 저 훌륭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훌륭한 사람. (그래, 아빠도 훌륭한 사람이 되고 싶었어.)"

<녹취> "사랑하는 나의 서진아! 너는 아니?"

결혼 10년 만에 얻은 7살 서진이를 두고 떠나야 하는 김정화 씨, 정화 씨의 마지막 소망은 서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갈 때까지만 버티는 겁니다.

<녹취> 故 김정화 씨(대장암 4기) : "기적까지는 안 바라고요. 정말 초등학교 가는 거는 봤으면 좋겠어요."

하지만 또다시 찾아든 청천벽력같은 소식.

<녹취> 故 김정화 씨(대장암 4기) : "3개월 못 넘긴다잖아. 더 짧아질 수도 있다잖아…."

이런 정화 씨가 생의 끝자락에서 다시 붙잡은 건 가족이었습니다.

<녹취> 故 김정화 씨(대장암 4기) "(엄마 여기 예쁘게 생겼다.) 예쁘게 생겼어? 고마워. 엄마 집에 오니까 너 때문에 웃을 일이 생긴다."

숨쉬기조차 힘든 어느 날, 호스피스 병동을 다시 찾은 정화 씨는 가족과 이별을 맞이합니다.

<녹취> 故 김정화 씨 아들 : "아빠, 엄마 어디가? 할머니! 엄마 얼굴이 너무 깨끗해요."

1965년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문을 연 호스피스 '갈바리 의원', 이곳에선 매일, 삶, 그리고 죽음의 순간이 기록됩니다.

<녹취> "9월 14일 6시 33분 사망하셨습니다. (따뜻해…. 뜨거워요.)"

말기 암 환자들과 동행한 4년여의 여정, 생의 마지막 순간, 그들이 전해준 깨달음은 죽음을 기억하라는 삶에 대한 성찰입니다.

<녹취> 마리아 막달레나 수녀(마리아의 작은 자매회) : "정말 내일로 미루지 말고 내일은 우리한테 다가오지 않으니까 오늘을 잘사는 것(이 중요하죠.)"

<녹취> 故 에디냐 수녀(마리아의 작은 자매회) : "언젠가는 우리가 갈 곳을 생각한다면 죽음을 멀리하고 두려워해야 할까? 이런 생각이 듭니다. 자연스러운 것인데... 그것은."

KBS 뉴스 박혜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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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삶과 죽음’ 4년의 기록…“아름다운 이별”
    • 입력 2016-12-25 21:35:58
    사회
 호스피스 병동에서 52살 이용식 씨의 가족이 편지로 이별을 준비합니다.

<녹취> 故 이용식 씨 부인 : "당신은 너무 성실하고 책임감 있는 가장, 당신을 만나서 정말나는, 우리 가족은 정말 행복합니다."

어느덧 찾아온 임종의 순간, 두 딸은 꼭 다시 만나자는 약속을 합니다.

<녹취> "가서 아프지 말고...잘 있을게."

32살 젊은 나이에 위암 4기 판정을 받은 외과의사 정우철 씨는 다른 암환자들을 무료 상담하며 3년여의 긴 투병 생활을 이어갔습니다.

<녹취> 故 정우철 씨(위암 4기/외과의사) : "제가 의사이긴 하지만 여러가지 정보도 얻고, 치병을 할 때 많이 도움을 받아서 (봉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끝내 찾아온 이별의 순간, 어느새 훌쩍 자란 아들은 미국에 갔다던 아빠를 생의 마지막 날에야 다시 만납니다.

<녹취> 故 정우철 씨 아들 : "아빠, 저 훌륭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훌륭한 사람. (그래, 아빠도 훌륭한 사람이 되고 싶었어.)"

<녹취> "사랑하는 나의 서진아! 너는 아니?"

결혼 10년 만에 얻은 7살 서진이를 두고 떠나야 하는 김정화 씨, 정화 씨의 마지막 소망은 서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갈 때까지만 버티는 겁니다.

<녹취> 故 김정화 씨(대장암 4기) : "기적까지는 안 바라고요. 정말 초등학교 가는 거는 봤으면 좋겠어요."

하지만 또다시 찾아든 청천벽력같은 소식.

<녹취> 故 김정화 씨(대장암 4기) : "3개월 못 넘긴다잖아. 더 짧아질 수도 있다잖아…."

이런 정화 씨가 생의 끝자락에서 다시 붙잡은 건 가족이었습니다.

<녹취> 故 김정화 씨(대장암 4기) "(엄마 여기 예쁘게 생겼다.) 예쁘게 생겼어? 고마워. 엄마 집에 오니까 너 때문에 웃을 일이 생긴다."

숨쉬기조차 힘든 어느 날, 호스피스 병동을 다시 찾은 정화 씨는 가족과 이별을 맞이합니다.

<녹취> 故 김정화 씨 아들 : "아빠, 엄마 어디가? 할머니! 엄마 얼굴이 너무 깨끗해요."

1965년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문을 연 호스피스 '갈바리 의원', 이곳에선 매일, 삶, 그리고 죽음의 순간이 기록됩니다.

<녹취> "9월 14일 6시 33분 사망하셨습니다. (따뜻해…. 뜨거워요.)"

말기 암 환자들과 동행한 4년여의 여정, 생의 마지막 순간, 그들이 전해준 깨달음은 죽음을 기억하라는 삶에 대한 성찰입니다.

<녹취> 마리아 막달레나 수녀(마리아의 작은 자매회) : "정말 내일로 미루지 말고 내일은 우리한테 다가오지 않으니까 오늘을 잘사는 것(이 중요하죠.)"

<녹취> 故 에디냐 수녀(마리아의 작은 자매회) : "언젠가는 우리가 갈 곳을 생각한다면 죽음을 멀리하고 두려워해야 할까? 이런 생각이 듭니다. 자연스러운 것인데... 그것은."

KBS 뉴스 박혜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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