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신혼부부 2/3 무주택…경제 부담

입력 2016.12.26 (21:16) 수정 2016.12.26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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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통계청이 결혼 5년차 이하 신혼부부를 처음으로 전수조사해 발표했는데요.

신혼부부는 모두 118만 쌍, 결혼 연령은 남성은 평균 30대 초반, 여성은 20대 후반이었습니다.

절반은 수도권에 신혼집을 마련했고, 평균 소득은 3천만 원에서 5천만 원 사이입니다.

그렇지만 서울의 평균 아파트값이 6억 원이나 돼 월급을 한푼도 쓰지않고도 15년을 모아야 하는 형편이다 보니 신혼부부의 65.8%가 무주택으로 결혼 생활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수도권에 집 한채 장만하려다 보니 맞벌이하는 집이 많고, 맞벌이를 위해 떨어져 사는 부부도 적지 않았습니다.

김지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맞벌이 하다보니 “5쌍 중 1쌍 떨어져 살아” ▼

<리포트>

지난 11일 결혼한 현재욱 씨 부부.

사내커플인 현 씨 부부는 직장에서 멀지 않은 곳에 전셋집을 얻어 신혼 살림을 시작했습니다.

이 맞벌이 부부의 가장 큰 고민은 집값입니다.

<인터뷰> 현재욱(결혼 1년차) : "나가는 비용이 많다보니까... 집을 사려고 하면 이자 비용이라든지 이런 걸 다 감안해야 되기 때문에 계속 맞벌이를 해야 될 것 같아요."

결혼 5년차까지 신혼 부부중에 맞벌이 부부는 50만 6천 쌍으로 전체의 43%에 이릅니다.

결혼 1년차 부부는 절반이 맞벌이를 할 정도로 맞벌이 비중이 더 높았습니다.

맞벌이를 하다보니 결혼하자마자 떨어져 사는 부부도 5쌍 중 1쌍이나 됐습니다.

결혼 3년차인 김평구 씨는 아내와 딸은 부산에 두고 서울에서 혼자 생활하고 있습니다.

아내는 부산에서 남편은 서울에 근무하는 주말 신혼부부입니다.

생활비 부담, 집값 부담에 둘째 아이를 가져야 할 지, 고민이 많습니다.

<인터뷰> 김평구(결혼 3년차) : "장기적으로는 온 가족이 서울에서 살고 싶은데 서울의 집값이 워낙 비싸다보니까 부담을 느끼게 됐어요."

아이를 낳고 싶어도 따져볼게 너무 많고 그래서 엄두를 내지 못하는게 요즘 신혼부부들의 현실입니다.

KBS 뉴스 김지선입니다.

▼ 신혼 118만 쌍 첫 조사…‘맞벌이’ 출산 기피 ▼

<기자 멘트>

요즘 신혼부부들이 출산을 얼마나 꺼리는지 볼까요.

결혼 5년이 지나도록 신혼 가정의 출산율은 0.82명, 평균 1명이 채 안됩니다

신혼부부 118만 쌍 가운데 35.5%는 아예 아기를 낳지 않기 때문입니다.

맞벌이 부부들의 출산율은 더 떨어집니다.

출생아 수는 0.7명에 그치고, 출산한 부부는 절반을 조금 넘습니다.

부부중 한 명만 돈을 버는 신혼가구의 출산율은 그보다는 높았습니다.

3명 이상 다둥이 출산도 2배나 높았습니다.

맞벌이는 주로 사무직 회사원들이 많았고, 외벌이는 의사나 변호사같은 고소득 전문직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맞벌이 부부에서는 소득이 높을수록 출산율이 더 떨어지는 현상이 확인됐습니다.

외벌이와는 정반대 현상인데요.

월급이 더 많은 직장에 다닐수록 출산 때문에 직장을 쉬면 그만큼 경력이 단절될까봐 걱정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됩니다.

신혼부부들이 '출산'과 적극적인 '경제 활동'을 동시에 선택하기엔 어려운 처지라는 걸 말해줍니다.

이런 맞벌이들의 출산 기피 현상은 아이를 낳지 않는 맞벌이 부부, 이른바 '딩크족'이 급증한 영향도 있지만, 내 집 마련이라는 부담에 쫓겨 출산을 미루는 부부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통계청은 분석했습니다.

지금껏 우리 저출산 정책은 백화점식 퍼주기로 예산만 쓰고,효과는 없었다는 비판이 끊이질 않는데요.

그런 점에서 신혼부부 통계는 우리가 어디에 더 집중해야 하는지 말해주고 있습니다.

김경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이유 있는 출산 기피…주택 정책 손봐야 ▼

<리포트>

무주택 신혼부부에 대한 아파트 '특별 공급'은 인기가 높습니다.

접수를 하루 앞둔 오늘, 문의가 쏟아집니다.

<인터뷰> 한수희(분양회사 직원) : "신혼부부 특별공급 상담은 꾸준히 있어요. 소형 같은 경우는 문의자가 많이 있기 때문에 경쟁률이 굉장히 높겠죠."

워낙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신혼부부라고 해도 당첨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

<인터뷰> 김용민(결혼 2년 차) : "하늘의 별따기보다 더 심하다고 하죠. 자녀가 생기다 보니까 넓은 집이 필요해서 여기저기 알아보고 있는 거에요."

집이 있는 부부는 집이 없는 부부보다 아이를 더 많이 낳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신혼부부가 내 집 마련을 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내 집은 커녕 치솟는 전·월세 부담에 허덕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때문에 출산율을 높이려면 신혼부부의 주거비 부담을 줄여주는 주택 정책이 우선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거주 기간도 최소 8년은 보장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인터뷰> 송인호(KDI 공공투자정책실장) : "한 자녀와 두 자녀 이상의 자녀들이 최소한 3년 또는 4년을 부모와 함께 거주하는 기간이 최소한 8년이라고 판단되어지는데요."

거주 공간을 만들 때도 육아시설과 교육시설 등을 복합적으로 제공해 맞벌이 부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설계할 필요가 있습니다.

KBS 뉴스 김경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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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신혼부부 2/3 무주택…경제 부담
    • 입력 2016-12-26 21:16:45
    • 수정2016-12-26 21:58:18
    뉴스 9
<앵커 멘트>

통계청이 결혼 5년차 이하 신혼부부를 처음으로 전수조사해 발표했는데요.

신혼부부는 모두 118만 쌍, 결혼 연령은 남성은 평균 30대 초반, 여성은 20대 후반이었습니다.

절반은 수도권에 신혼집을 마련했고, 평균 소득은 3천만 원에서 5천만 원 사이입니다.

그렇지만 서울의 평균 아파트값이 6억 원이나 돼 월급을 한푼도 쓰지않고도 15년을 모아야 하는 형편이다 보니 신혼부부의 65.8%가 무주택으로 결혼 생활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수도권에 집 한채 장만하려다 보니 맞벌이하는 집이 많고, 맞벌이를 위해 떨어져 사는 부부도 적지 않았습니다.

김지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맞벌이 하다보니 “5쌍 중 1쌍 떨어져 살아” ▼

<리포트>

지난 11일 결혼한 현재욱 씨 부부.

사내커플인 현 씨 부부는 직장에서 멀지 않은 곳에 전셋집을 얻어 신혼 살림을 시작했습니다.

이 맞벌이 부부의 가장 큰 고민은 집값입니다.

<인터뷰> 현재욱(결혼 1년차) : "나가는 비용이 많다보니까... 집을 사려고 하면 이자 비용이라든지 이런 걸 다 감안해야 되기 때문에 계속 맞벌이를 해야 될 것 같아요."

결혼 5년차까지 신혼 부부중에 맞벌이 부부는 50만 6천 쌍으로 전체의 43%에 이릅니다.

결혼 1년차 부부는 절반이 맞벌이를 할 정도로 맞벌이 비중이 더 높았습니다.

맞벌이를 하다보니 결혼하자마자 떨어져 사는 부부도 5쌍 중 1쌍이나 됐습니다.

결혼 3년차인 김평구 씨는 아내와 딸은 부산에 두고 서울에서 혼자 생활하고 있습니다.

아내는 부산에서 남편은 서울에 근무하는 주말 신혼부부입니다.

생활비 부담, 집값 부담에 둘째 아이를 가져야 할 지, 고민이 많습니다.

<인터뷰> 김평구(결혼 3년차) : "장기적으로는 온 가족이 서울에서 살고 싶은데 서울의 집값이 워낙 비싸다보니까 부담을 느끼게 됐어요."

아이를 낳고 싶어도 따져볼게 너무 많고 그래서 엄두를 내지 못하는게 요즘 신혼부부들의 현실입니다.

KBS 뉴스 김지선입니다.

▼ 신혼 118만 쌍 첫 조사…‘맞벌이’ 출산 기피 ▼

<기자 멘트>

요즘 신혼부부들이 출산을 얼마나 꺼리는지 볼까요.

결혼 5년이 지나도록 신혼 가정의 출산율은 0.82명, 평균 1명이 채 안됩니다

신혼부부 118만 쌍 가운데 35.5%는 아예 아기를 낳지 않기 때문입니다.

맞벌이 부부들의 출산율은 더 떨어집니다.

출생아 수는 0.7명에 그치고, 출산한 부부는 절반을 조금 넘습니다.

부부중 한 명만 돈을 버는 신혼가구의 출산율은 그보다는 높았습니다.

3명 이상 다둥이 출산도 2배나 높았습니다.

맞벌이는 주로 사무직 회사원들이 많았고, 외벌이는 의사나 변호사같은 고소득 전문직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맞벌이 부부에서는 소득이 높을수록 출산율이 더 떨어지는 현상이 확인됐습니다.

외벌이와는 정반대 현상인데요.

월급이 더 많은 직장에 다닐수록 출산 때문에 직장을 쉬면 그만큼 경력이 단절될까봐 걱정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됩니다.

신혼부부들이 '출산'과 적극적인 '경제 활동'을 동시에 선택하기엔 어려운 처지라는 걸 말해줍니다.

이런 맞벌이들의 출산 기피 현상은 아이를 낳지 않는 맞벌이 부부, 이른바 '딩크족'이 급증한 영향도 있지만, 내 집 마련이라는 부담에 쫓겨 출산을 미루는 부부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통계청은 분석했습니다.

지금껏 우리 저출산 정책은 백화점식 퍼주기로 예산만 쓰고,효과는 없었다는 비판이 끊이질 않는데요.

그런 점에서 신혼부부 통계는 우리가 어디에 더 집중해야 하는지 말해주고 있습니다.

김경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이유 있는 출산 기피…주택 정책 손봐야 ▼

<리포트>

무주택 신혼부부에 대한 아파트 '특별 공급'은 인기가 높습니다.

접수를 하루 앞둔 오늘, 문의가 쏟아집니다.

<인터뷰> 한수희(분양회사 직원) : "신혼부부 특별공급 상담은 꾸준히 있어요. 소형 같은 경우는 문의자가 많이 있기 때문에 경쟁률이 굉장히 높겠죠."

워낙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신혼부부라고 해도 당첨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

<인터뷰> 김용민(결혼 2년 차) : "하늘의 별따기보다 더 심하다고 하죠. 자녀가 생기다 보니까 넓은 집이 필요해서 여기저기 알아보고 있는 거에요."

집이 있는 부부는 집이 없는 부부보다 아이를 더 많이 낳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신혼부부가 내 집 마련을 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내 집은 커녕 치솟는 전·월세 부담에 허덕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때문에 출산율을 높이려면 신혼부부의 주거비 부담을 줄여주는 주택 정책이 우선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거주 기간도 최소 8년은 보장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인터뷰> 송인호(KDI 공공투자정책실장) : "한 자녀와 두 자녀 이상의 자녀들이 최소한 3년 또는 4년을 부모와 함께 거주하는 기간이 최소한 8년이라고 판단되어지는데요."

거주 공간을 만들 때도 육아시설과 교육시설 등을 복합적으로 제공해 맞벌이 부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설계할 필요가 있습니다.

KBS 뉴스 김경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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