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낮이밤져?·LG=낮져밤이?’…속사정 보니

입력 2016.12.29 (16:00) 수정 2016.12.29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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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TV 시장을 두고 양보 없는 경쟁을 펼치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두 회사의 TV 홍보 장면을 보면 흥미로운 차이점이 발견된다. 삼성전자 TV 화면 속에는 대부분 밝은 대낮 풍경이 펼쳐진다. 강렬한 태양 아래서 펼쳐지는 해변 풍경, 금빛 물결속에 이뤄지는 윈드 서핑 장면 등 밝은 풍경 일색이다.

매장 내 삼성 TV는 대낮 풍경·LG TV는 저녁 풍경... 무슨 사연?

반면 LG전자 TV에 담긴 화면은 어두울 때가 많다. 우주나 밤하늘에 펼쳐지는 화려한 별 빛 처럼어두운 풍경을 바탕으로 한 경우가 많다.

왜 이런 차이가 있을까.

바로 두 회사 TV의 기술 방식 차이 때문이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두 회사 모두 자사의 기술 방식 하에서 가장 우수한 화질을 보여줄 수 있는 배경 화면을 전략적으로 고른 것이다.

삼성전자의 기술은 기존 LCD 기술을 기본으로 하면서 일부 화질 개선을 이룬 퀀텀닷(quantum dot·양자점) 방식이다.

반면 LG전자는 OLED 방식의 TV가 주력 상품이다. 백라이트가 필요한 LCD TV 와는 달리 스스로 빚을 내는 유기물이다.


전반적인 화질에서는 OLED TV가 호평을 받는다. 반면, 퀀텀닷은 내구성에서 상대적 우위를 보인다. 퀀텀닷은 무기물이어서 생명도 길고, 다루기도 쉽다. 가격도 저렴하다.

그럼에도 퀀텀닷은 화질에서 OLED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 우세하다. 백라이트를 쓰기 때문에 검은색이 희뿌옇게 보이는 문제가 있다.


OLED는 밝은 색에서 약점이 있다고 할 수 있다. OLED는 수명이 상대적으로 짧은 유기물인데, 안정성 유지를 위해 일정 정도 이상의 밝기를 높이기 힘들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TV 매장에서는 주로 대낮 풍경이, LG전자 매장에서는 우주나 밤하늘의 풍경이 전시되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얼마 전 한 TV 프로그램에서 유행한 용어를 빌리자면 삼성전자는 낮이밤져(낮에는 이기고, 밤에는 진다)고, LG전자는 낮져밤이(낮에는 지고, 밤에는 이긴다)인 셈"이라며 "육안으로 두 방식의 차이를 느끼기는 쉽지 않지만 두 진영 모두 자존심을 건 한판 대결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세 불리는 OLED 진영... 화질 개선 이뤄낸 퀀텀닷

차세대 TV를 두고 벌이는 주도권 경쟁은 일단 OLED 진영이 세 싸움에서 앞서고 있다는 평이다.

'TV의 명가' 소니가 조만간 OLED TV를 내놓을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중국 스카이워스와 일본 파나소닉도 OLED 진영에 합류했다. 유럽의 필립스와 뢰베도 OLED TV를 만들 예정이다. 콩카, 창홍, 베스텔 등도 OLED 쪽으로 기울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가 주도하는 퀀텀닷 진영에는 TCL과 하이센스 정도만 참여해 있다.


이런 상황에서 다소 열세에 놓여 있던 삼성전자가 대대적인 반격을 시도한다.

삼성전자는 다음달 5일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전자쇼 CES에서 기존 퀀텀닷 TV 화질의 문제점을 대폭 개선한 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이름도 기존에는 퀀텀닷 SUHD TV로 불렀지만, 신제품은 QLED(양자점발광다이오드) TV로 명명했다. OLED TV와의 정면 대결을 선언한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QLED TV는 좁은 시야각 등 기존 쿼텀닷 TV의 약점을 대부분 극복한 제품이 될 것"이라며 "특히 검은색 표현의 경우 OLED TV에 근접하게 기술 발전을 이뤄냈다"고 말했다.

이런 퀀덤닷 TV의 공세에 대응해 LG도 OLED TV의 혁신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TV용 OLED는 현재 LG만 거의 유일하게 만들고 있는데, 아직은 LCD보다 2배 이상 비싼 가격 탓에 전체 TV 시장의 0.5%(연간 80만대 수준)도 안된다.

이런 점을 감안해 LG는 첨단 신공정을 활용해 가격을 확 낮춘 OLED TV를 내놓을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LG가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진 신공정이 적용될 경우 현재 3000 달러에 팔리는 OLED TV를 1000 달러에 파는 시대가 열릴 것"이라며 "그럴 경우 OLED TV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차세대 TV의 표준을 놓고 벌이고 있는 삼성과 LG의 진짜 승부는 앞으로 2~3년 뒤에 펼쳐질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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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낮이밤져?·LG=낮져밤이?’…속사정 보니
    • 입력 2016-12-29 16:00:11
    • 수정2016-12-29 16:01:01
    취재K
차세대 TV 시장을 두고 양보 없는 경쟁을 펼치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두 회사의 TV 홍보 장면을 보면 흥미로운 차이점이 발견된다. 삼성전자 TV 화면 속에는 대부분 밝은 대낮 풍경이 펼쳐진다. 강렬한 태양 아래서 펼쳐지는 해변 풍경, 금빛 물결속에 이뤄지는 윈드 서핑 장면 등 밝은 풍경 일색이다. 매장 내 삼성 TV는 대낮 풍경·LG TV는 저녁 풍경... 무슨 사연? 반면 LG전자 TV에 담긴 화면은 어두울 때가 많다. 우주나 밤하늘에 펼쳐지는 화려한 별 빛 처럼어두운 풍경을 바탕으로 한 경우가 많다. 왜 이런 차이가 있을까. 바로 두 회사 TV의 기술 방식 차이 때문이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두 회사 모두 자사의 기술 방식 하에서 가장 우수한 화질을 보여줄 수 있는 배경 화면을 전략적으로 고른 것이다. 삼성전자의 기술은 기존 LCD 기술을 기본으로 하면서 일부 화질 개선을 이룬 퀀텀닷(quantum dot·양자점) 방식이다. 반면 LG전자는 OLED 방식의 TV가 주력 상품이다. 백라이트가 필요한 LCD TV 와는 달리 스스로 빚을 내는 유기물이다. 전반적인 화질에서는 OLED TV가 호평을 받는다. 반면, 퀀텀닷은 내구성에서 상대적 우위를 보인다. 퀀텀닷은 무기물이어서 생명도 길고, 다루기도 쉽다. 가격도 저렴하다. 그럼에도 퀀텀닷은 화질에서 OLED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 우세하다. 백라이트를 쓰기 때문에 검은색이 희뿌옇게 보이는 문제가 있다. OLED는 밝은 색에서 약점이 있다고 할 수 있다. OLED는 수명이 상대적으로 짧은 유기물인데, 안정성 유지를 위해 일정 정도 이상의 밝기를 높이기 힘들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TV 매장에서는 주로 대낮 풍경이, LG전자 매장에서는 우주나 밤하늘의 풍경이 전시되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얼마 전 한 TV 프로그램에서 유행한 용어를 빌리자면 삼성전자는 낮이밤져(낮에는 이기고, 밤에는 진다)고, LG전자는 낮져밤이(낮에는 지고, 밤에는 이긴다)인 셈"이라며 "육안으로 두 방식의 차이를 느끼기는 쉽지 않지만 두 진영 모두 자존심을 건 한판 대결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세 불리는 OLED 진영... 화질 개선 이뤄낸 퀀텀닷 차세대 TV를 두고 벌이는 주도권 경쟁은 일단 OLED 진영이 세 싸움에서 앞서고 있다는 평이다. 'TV의 명가' 소니가 조만간 OLED TV를 내놓을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중국 스카이워스와 일본 파나소닉도 OLED 진영에 합류했다. 유럽의 필립스와 뢰베도 OLED TV를 만들 예정이다. 콩카, 창홍, 베스텔 등도 OLED 쪽으로 기울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가 주도하는 퀀텀닷 진영에는 TCL과 하이센스 정도만 참여해 있다. 이런 상황에서 다소 열세에 놓여 있던 삼성전자가 대대적인 반격을 시도한다. 삼성전자는 다음달 5일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전자쇼 CES에서 기존 퀀텀닷 TV 화질의 문제점을 대폭 개선한 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이름도 기존에는 퀀텀닷 SUHD TV로 불렀지만, 신제품은 QLED(양자점발광다이오드) TV로 명명했다. OLED TV와의 정면 대결을 선언한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QLED TV는 좁은 시야각 등 기존 쿼텀닷 TV의 약점을 대부분 극복한 제품이 될 것"이라며 "특히 검은색 표현의 경우 OLED TV에 근접하게 기술 발전을 이뤄냈다"고 말했다. 이런 퀀덤닷 TV의 공세에 대응해 LG도 OLED TV의 혁신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TV용 OLED는 현재 LG만 거의 유일하게 만들고 있는데, 아직은 LCD보다 2배 이상 비싼 가격 탓에 전체 TV 시장의 0.5%(연간 80만대 수준)도 안된다. 이런 점을 감안해 LG는 첨단 신공정을 활용해 가격을 확 낮춘 OLED TV를 내놓을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LG가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진 신공정이 적용될 경우 현재 3000 달러에 팔리는 OLED TV를 1000 달러에 파는 시대가 열릴 것"이라며 "그럴 경우 OLED TV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차세대 TV의 표준을 놓고 벌이고 있는 삼성과 LG의 진짜 승부는 앞으로 2~3년 뒤에 펼쳐질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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