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플러스] ‘붉은 닭’의 해…밝고 희망찬 새 시대 열리나?

입력 2017.01.01 (09:04)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2017년은 닭띠 해다. 60갑자로는 정유년(丁酉年)이다.

십간(十干)의 정(丁)은 불을 상징한다.

활활 타오르는 불은 색깔로는 붉지만 명도로는 밝다.

밝음은 총명함을 뜻하는데 총명(聰明)은 귀가 밝고(聰) 눈이 밝다(明)라는 의미다.

귀가 밝다는 것은 상대방의 말에 귀를 기울이며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눌 수 있다는 것을, 눈이 밝다는 것은 주변을 세심히 살피며 스스로 성찰한다는 것을 뜻한다.

정(丁)은 이처럼 총명한 기운을 담은 글자이기에 정유년(丁酉年) 새해는 ‘붉은 닭’이자 ‘밝은 닭’, ‘총명한 닭’의 해가 된다.

십이지 신장 닭 신(十二支神將酉神) (이하 출처 국립민속박물관)십이지 신장 닭 신(十二支神將酉神) (이하 출처 국립민속박물관)

십이지(十二支) 동물 중 유일한 날짐승인 닭(酉)은 새로운 시작을 의미한다.

우리 조상들은 닭의 우렁찬 울음소리가 어둠 속에 있는 귀신들을 내쫓는다며 닭을 상서로운 동물로 여겼다.

어둠을 깨치고 첫새벽을 연다는 것이다.

따라서 닭의 울음소리는 새로운 시대를 여는 서곡(序曲)으로 비유되기도 한다.

신화에서도 닭의 울음소리는 천지개벽이나 영웅의 탄생을 알리는 태초의 소리였다.

닭의 울음은 하루의 시작이고 빛의 시작이며 나라의 시작이었던 것이다.

오동계자도(梧桐鷄子圖) 조선 후기, 오동나무 아래 수탉은 경계를 서고, 암탉은 병아리들에게 먹이를 주는 평화로운 정경을 그린 그림이다. 다섯 마리의 병아리는 ‘자식을 훌륭하게 키웠다’는 오자등과(五子登科)의 의미로도 볼 수 있다.오동계자도(梧桐鷄子圖) 조선 후기, 오동나무 아래 수탉은 경계를 서고, 암탉은 병아리들에게 먹이를 주는 평화로운 정경을 그린 그림이다. 다섯 마리의 병아리는 ‘자식을 훌륭하게 키웠다’는 오자등과(五子登科)의 의미로도 볼 수 있다.

민간에서는 새해에 닭의 그림을 대문 등에 붙여 놓고 귀신을 쫓고 복을 기원했다.

봄날 갓 깨어난 병아리가 어미 닭의 보살핌을 받는 그림이 많은데 이는 자손의 번창을 염원한 것이다.

또 수탉과 모란을 함께 그림에 담아 부귀(富貴)를 기원했다.

선비들은 관(冠)을 닮은 볏이 있는 닭의 그림을 서재에 걸어두고 입신출세를 바라기도 했다.

혼례식에서 닭을 청홍 보자기에 싸서 가운데 두고 백년가약을 맺는 것도 닭을 길조(吉鳥)로 여겼기 때문이다.

우정사업본부가 2017년 정유년을 맞아 발행한 연하우표우정사업본부가 2017년 정유년을 맞아 발행한 연하우표

닭은 다섯 가지 덕으로 상징됐다.

닭의 볏은 문(文)을, 발톱은 무(武)를 나타내며, 적과 용감히 싸우는 것은 용(勇), 먹을 것을 보면 서로 부르는 것을 인(仁), 때를 맞춰 울어서 새벽을 알리는 신(信)이 그것이다.

우리 조상들은 바로 이런 점 때문에 닭을 그림으로 담거나 제기나 연적, 아니면 수젓집 등 생활용품으로 만들어 가까이 했다.

왼쪽부터 닭 모양 연적, 수젓집(수저 보관 주머니), 닭 다리미, 계이(鷄彝 : 종묘 제례에 쓰이는 제기로 닭이 새겨져 있다)왼쪽부터 닭 모양 연적, 수젓집(수저 보관 주머니), 닭 다리미, 계이(鷄彝 : 종묘 제례에 쓰이는 제기로 닭이 새겨져 있다)

첫 새벽을 가장 먼저 알리는 닭의 울음소리.

어둠에서 빛을, 혼돈에서 질서를, 죽음에서 생명의 도래를 알린다.

특히 총명함을 뜻하는 ‘붉은 닭’의 해인 정유년(丁酉年)은 우리에게 남다른 의미가 있다.

지난해 2016년은 건국 이후 최대 혼란의 시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지진과 북핵 실험, 최순실 국정농단, 대통령 탄핵 심리 등 크고 작은 일들이 끊이질 않았다.

국민들은 대통령을 등에 업고 국정을 농단하고 권력을 전횡한 이들의 민낯을 보고 절망했다.

대통령의 무능에 대해서도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수백만 명의 시민들은 이런 불의를 걷어내기 위해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섰다.

촛불이 어둠을 깨치고 빛을 불러 정의로운 시대가 열리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새 시대의 서막을 알리는 우렁찬 닭의 울음소리처럼 정유년 새해는 밝고 희망찬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한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뉴스플러스] ‘붉은 닭’의 해…밝고 희망찬 새 시대 열리나?
    • 입력 2017-01-01 09:04:12
    뉴스플러스
2017년은 닭띠 해다. 60갑자로는 정유년(丁酉年)이다.

십간(十干)의 정(丁)은 불을 상징한다.

활활 타오르는 불은 색깔로는 붉지만 명도로는 밝다.

밝음은 총명함을 뜻하는데 총명(聰明)은 귀가 밝고(聰) 눈이 밝다(明)라는 의미다.

귀가 밝다는 것은 상대방의 말에 귀를 기울이며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눌 수 있다는 것을, 눈이 밝다는 것은 주변을 세심히 살피며 스스로 성찰한다는 것을 뜻한다.

정(丁)은 이처럼 총명한 기운을 담은 글자이기에 정유년(丁酉年) 새해는 ‘붉은 닭’이자 ‘밝은 닭’, ‘총명한 닭’의 해가 된다.

십이지 신장 닭 신(十二支神將酉神) (이하 출처 국립민속박물관)
십이지(十二支) 동물 중 유일한 날짐승인 닭(酉)은 새로운 시작을 의미한다.

우리 조상들은 닭의 우렁찬 울음소리가 어둠 속에 있는 귀신들을 내쫓는다며 닭을 상서로운 동물로 여겼다.

어둠을 깨치고 첫새벽을 연다는 것이다.

따라서 닭의 울음소리는 새로운 시대를 여는 서곡(序曲)으로 비유되기도 한다.

신화에서도 닭의 울음소리는 천지개벽이나 영웅의 탄생을 알리는 태초의 소리였다.

닭의 울음은 하루의 시작이고 빛의 시작이며 나라의 시작이었던 것이다.

오동계자도(梧桐鷄子圖) 조선 후기, 오동나무 아래 수탉은 경계를 서고, 암탉은 병아리들에게 먹이를 주는 평화로운 정경을 그린 그림이다. 다섯 마리의 병아리는 ‘자식을 훌륭하게 키웠다’는 오자등과(五子登科)의 의미로도 볼 수 있다.
민간에서는 새해에 닭의 그림을 대문 등에 붙여 놓고 귀신을 쫓고 복을 기원했다.

봄날 갓 깨어난 병아리가 어미 닭의 보살핌을 받는 그림이 많은데 이는 자손의 번창을 염원한 것이다.

또 수탉과 모란을 함께 그림에 담아 부귀(富貴)를 기원했다.

선비들은 관(冠)을 닮은 볏이 있는 닭의 그림을 서재에 걸어두고 입신출세를 바라기도 했다.

혼례식에서 닭을 청홍 보자기에 싸서 가운데 두고 백년가약을 맺는 것도 닭을 길조(吉鳥)로 여겼기 때문이다.

우정사업본부가 2017년 정유년을 맞아 발행한 연하우표
닭은 다섯 가지 덕으로 상징됐다.

닭의 볏은 문(文)을, 발톱은 무(武)를 나타내며, 적과 용감히 싸우는 것은 용(勇), 먹을 것을 보면 서로 부르는 것을 인(仁), 때를 맞춰 울어서 새벽을 알리는 신(信)이 그것이다.

우리 조상들은 바로 이런 점 때문에 닭을 그림으로 담거나 제기나 연적, 아니면 수젓집 등 생활용품으로 만들어 가까이 했다.

왼쪽부터 닭 모양 연적, 수젓집(수저 보관 주머니), 닭 다리미, 계이(鷄彝 : 종묘 제례에 쓰이는 제기로 닭이 새겨져 있다)
첫 새벽을 가장 먼저 알리는 닭의 울음소리.

어둠에서 빛을, 혼돈에서 질서를, 죽음에서 생명의 도래를 알린다.

특히 총명함을 뜻하는 ‘붉은 닭’의 해인 정유년(丁酉年)은 우리에게 남다른 의미가 있다.

지난해 2016년은 건국 이후 최대 혼란의 시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지진과 북핵 실험, 최순실 국정농단, 대통령 탄핵 심리 등 크고 작은 일들이 끊이질 않았다.

국민들은 대통령을 등에 업고 국정을 농단하고 권력을 전횡한 이들의 민낯을 보고 절망했다.

대통령의 무능에 대해서도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수백만 명의 시민들은 이런 불의를 걷어내기 위해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섰다.

촛불이 어둠을 깨치고 빛을 불러 정의로운 시대가 열리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새 시대의 서막을 알리는 우렁찬 닭의 울음소리처럼 정유년 새해는 밝고 희망찬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한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