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에 줄그었당’…당명 때문에 ‘골머리’ 앓는 개혁보수신당

입력 2017.01.04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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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칭 개혁보수신당이 당명 때문에 홍역을 앓고 있다.

개혁보수신당은 1일부터 당의 공식 이메일을 통해 당명을 공모하고 있다. 당선작엔 200만 원의 상금도 걸었다. 국민과 당원 중심의 민주적이고 투명한 정당을 만들겠다는 취지에서다.

공모를 알린 당의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2천여 개의 댓글이 달렸다.

하지만 ‘호박에 줄그었당’, ‘에라모르겠당’, ‘빨아도 걸레당’ 등 욕설이나 조롱의 뜻을 담은 글이 대부분이다.


▲ 개혁보수신당 페이스북 화면 캡쳐

한 네티즌은 자신이 올린 ‘쓴소리’ 댓글을 운영자가 임의로 삭제했다며 항의하기도 했다.

관련 내용이 SNS를 통해 퍼져나가자 정병국 창당추진위원장이 급히 진화에 나섰다.

정 위원장은 오늘(4일) 오전 개혁보수신당 창당준비회의 자리에서 “신당 페이스북에 좋지 않은 댓글을 삭제했다고 항의하는 글이 올라왔다”며 해당 글을 소개했다.

정 위원장이 소개한 글은 “쓴소리를 댓글로 달았더니 아예 댓글을 삭제하고 쓸 권한도 없앴다. 그렇게 자신이 없나? 그 정도 충고도 들을 아량 없이 무슨 ‘따뜻한 보수’인가?”라는 내용이다.

정 위원장은 자리에서 일어나 허리를 90도로 굽히면서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사과했다.

디지털정당추진팀장인 이학재 의원도 “사진이나 욕설이 너무 심해서 그런 문제가 발생한 것 같다”며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자 했던 부분인데 실무자가 그런 조치를 한 것은 잘못됐다”고 거듭 사과했다.

당명·약칭 희화화된 사례 많아

가칭이긴 하지만 개혁보수신당이라는 당명은 일부 네티즌에게 조롱과 비아냥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개혁보수신당에겐 특히 약칭이 고민거리다.

'개보신당'이나 '보신당'은 보신탕을 연상시키고, '보수당'이나 '보수신당'이라고 하면 중도나 젊은 층이 외면할 수도 있어 꺼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과 차별화하면서 외연을 넓히려면 ‘개혁’과 ‘보수’의 이미지를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약칭 때문에 골머리를 앓은 정당은 과거에도 있었다.

2004년 17대 총선 때 여당이었던 열린우리당이 대표적인 경우다. 당시 약칭을 ‘우리당’으로 했는데 야당과 일부 네티즌들은 ‘뚜껑열린당’이나 열등하다는 의미의 ‘열우당’이라고 비아냥대기도 했다.

분당과 합당으로 2011년 소멸한 민주노동당은 ‘노동당’이나 ‘민노당’으로 불렸다. 특히 북한 조선노동당을 연상시키는 ‘노동당’이라는 약칭은 보수진영과 네티즌이 민주노동당을 비판할 때 자주 사용됐다.

개혁보수신당은 5일 창당발기인대회에 맞춰 당명 공모작 가운데 몇몇 가작을 추려 소개할 방침이다. 이후 내부 공모로 모인 의견과 추가 의견수렴을 거쳐 당명을 확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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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박에 줄그었당’…당명 때문에 ‘골머리’ 앓는 개혁보수신당
    • 입력 2017-01-04 13:59:50
    정치
가칭 개혁보수신당이 당명 때문에 홍역을 앓고 있다.

개혁보수신당은 1일부터 당의 공식 이메일을 통해 당명을 공모하고 있다. 당선작엔 200만 원의 상금도 걸었다. 국민과 당원 중심의 민주적이고 투명한 정당을 만들겠다는 취지에서다.

공모를 알린 당의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2천여 개의 댓글이 달렸다.

하지만 ‘호박에 줄그었당’, ‘에라모르겠당’, ‘빨아도 걸레당’ 등 욕설이나 조롱의 뜻을 담은 글이 대부분이다.


▲ 개혁보수신당 페이스북 화면 캡쳐

한 네티즌은 자신이 올린 ‘쓴소리’ 댓글을 운영자가 임의로 삭제했다며 항의하기도 했다.

관련 내용이 SNS를 통해 퍼져나가자 정병국 창당추진위원장이 급히 진화에 나섰다.

정 위원장은 오늘(4일) 오전 개혁보수신당 창당준비회의 자리에서 “신당 페이스북에 좋지 않은 댓글을 삭제했다고 항의하는 글이 올라왔다”며 해당 글을 소개했다.

정 위원장이 소개한 글은 “쓴소리를 댓글로 달았더니 아예 댓글을 삭제하고 쓸 권한도 없앴다. 그렇게 자신이 없나? 그 정도 충고도 들을 아량 없이 무슨 ‘따뜻한 보수’인가?”라는 내용이다.

정 위원장은 자리에서 일어나 허리를 90도로 굽히면서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사과했다.

디지털정당추진팀장인 이학재 의원도 “사진이나 욕설이 너무 심해서 그런 문제가 발생한 것 같다”며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자 했던 부분인데 실무자가 그런 조치를 한 것은 잘못됐다”고 거듭 사과했다.

당명·약칭 희화화된 사례 많아

가칭이긴 하지만 개혁보수신당이라는 당명은 일부 네티즌에게 조롱과 비아냥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개혁보수신당에겐 특히 약칭이 고민거리다.

'개보신당'이나 '보신당'은 보신탕을 연상시키고, '보수당'이나 '보수신당'이라고 하면 중도나 젊은 층이 외면할 수도 있어 꺼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과 차별화하면서 외연을 넓히려면 ‘개혁’과 ‘보수’의 이미지를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약칭 때문에 골머리를 앓은 정당은 과거에도 있었다.

2004년 17대 총선 때 여당이었던 열린우리당이 대표적인 경우다. 당시 약칭을 ‘우리당’으로 했는데 야당과 일부 네티즌들은 ‘뚜껑열린당’이나 열등하다는 의미의 ‘열우당’이라고 비아냥대기도 했다.

분당과 합당으로 2011년 소멸한 민주노동당은 ‘노동당’이나 ‘민노당’으로 불렸다. 특히 북한 조선노동당을 연상시키는 ‘노동당’이라는 약칭은 보수진영과 네티즌이 민주노동당을 비판할 때 자주 사용됐다.

개혁보수신당은 5일 창당발기인대회에 맞춰 당명 공모작 가운데 몇몇 가작을 추려 소개할 방침이다. 이후 내부 공모로 모인 의견과 추가 의견수렴을 거쳐 당명을 확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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