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적폐 청산해 공정 사회를

입력 2017.01.05 (07:41) 수정 2017.01.05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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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석 해설위원]

“학장의 부탁을 받고 한 것일 뿐이다.” 정유라 씨에게 학점 특혜를 준 혐의로 구속된 이화여대 류철균 교수가 영장실질심사에서 한 진술입니다. 미르와 K스포츠재단 출연 등과 관련해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은 대통령에게 모든 책임을 돌렸습니다. 최순실 씨의 국정농단 핵심관련자 대부분이 불공정과 국정 난맥상의 책임을 염치없이 전가하고 있습니다.

“나는 시키는 대로 실천한 하나의 관리였을 뿐입니다.” 유대인을 열차에 실어 강제수용소로 보냈던 나치 장교 아이히만이 법정에서 한 말입니다. 악은 반사회적 성격장애자가 아닌 명령에 순응한 평범한 사람들에 의해 저질러진다는 ‘악의 평범성’이 드러났습니다. 비판적 검토 없이 권위에 복종하는 관료주의적 병폐와 출세 지향적 마인드가 최순실 사태를 키워왔다는 사실은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이러한 병폐는 비판적 사고와 윤리의식 함양보다는 순응적이고 결과 지향적 인재를 양성하는 우리 교육에서 그 뿌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제왕적 권력 집중과 이를 떠받치는 권력 내부의 전제주의적 의식구조도 한몫했습니다. 문체부 고위직 6명에게 부당하게 사표를 내게 하는 등 정책의 여과 기능을 제거함으로써 비선의 국정농단이 더욱 쉬워졌습니다. 제왕적 권력과 재벌의 결탁, 즉 정경유착은 사회적·경제적 약자를 소외시키는 불공정한 사회를 만들었습니다.

우리는 국정농단이 초래한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우리 사회가 도약하는 계기로 삼아야 합니다. 이번 사태를 통해 오랫동안 쌓인 폐단을 청산하고 융합과 소통을 키워드로 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수용할 새 틀을 마련해야 합니다. 사회적· 경제적 약자와 함께 더불어 사는 공정한 공동체를 만들고 다원화된 사회를 수용할 수 있는 정치 시스템을 새로 짜야 합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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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적폐 청산해 공정 사회를
    • 입력 2017-01-05 07:55:13
    • 수정2017-01-05 08: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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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석 해설위원]

“학장의 부탁을 받고 한 것일 뿐이다.” 정유라 씨에게 학점 특혜를 준 혐의로 구속된 이화여대 류철균 교수가 영장실질심사에서 한 진술입니다. 미르와 K스포츠재단 출연 등과 관련해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은 대통령에게 모든 책임을 돌렸습니다. 최순실 씨의 국정농단 핵심관련자 대부분이 불공정과 국정 난맥상의 책임을 염치없이 전가하고 있습니다.

“나는 시키는 대로 실천한 하나의 관리였을 뿐입니다.” 유대인을 열차에 실어 강제수용소로 보냈던 나치 장교 아이히만이 법정에서 한 말입니다. 악은 반사회적 성격장애자가 아닌 명령에 순응한 평범한 사람들에 의해 저질러진다는 ‘악의 평범성’이 드러났습니다. 비판적 검토 없이 권위에 복종하는 관료주의적 병폐와 출세 지향적 마인드가 최순실 사태를 키워왔다는 사실은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이러한 병폐는 비판적 사고와 윤리의식 함양보다는 순응적이고 결과 지향적 인재를 양성하는 우리 교육에서 그 뿌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제왕적 권력 집중과 이를 떠받치는 권력 내부의 전제주의적 의식구조도 한몫했습니다. 문체부 고위직 6명에게 부당하게 사표를 내게 하는 등 정책의 여과 기능을 제거함으로써 비선의 국정농단이 더욱 쉬워졌습니다. 제왕적 권력과 재벌의 결탁, 즉 정경유착은 사회적·경제적 약자를 소외시키는 불공정한 사회를 만들었습니다.

우리는 국정농단이 초래한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우리 사회가 도약하는 계기로 삼아야 합니다. 이번 사태를 통해 오랫동안 쌓인 폐단을 청산하고 융합과 소통을 키워드로 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수용할 새 틀을 마련해야 합니다. 사회적· 경제적 약자와 함께 더불어 사는 공정한 공동체를 만들고 다원화된 사회를 수용할 수 있는 정치 시스템을 새로 짜야 합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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