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초절정고수, 한·중·일 초토화하다!

입력 2017.01.05 (14:02) 수정 2017.01.05 (14:03)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지난 연말 홀연히 나타난 초절정 고수가 있었다. 그의 ID는 '매지스터(Magister)'. 매지스터는 출현하자마자 신공을 날리며 한국과 중국, 일본의 세계 최고 고수들을 차례차례 물리쳤다.

그 누구도 그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그동안 세계 1, 2위를 다투며 자존심을 내세우던 한·중·일의 최강자들은 그의 신출귀몰한 수 앞에 차례로 무릎을 꿇고 말았다. 결과는 60전 60승!

바로 인터넷 바둑계에서 벌어진 일이다.

미스터리한 이 초고수는 대결이 시작되자마자 상대가 꼼짝 못 할 수를 날리며 판을 압도해버렸다. 누구도 그를 당할 자가 없다는 것이 판명되고 말았다.

그는 도대체 누구일까? 신의 한 수를 날리는 그는 과연 인간인가, 그 이상인가?

추측이 난무한 가운데 모두가 궁금해하던 그가 자신의 실체를 드러냈다. 과학잡지 네이처(Nature)지에 현지 시각 4일에 그 정체를 밝힌 것이다.


[관련 링크] ☞ 네이처 보도

그는 바로 지난해 이세돌과의 5연전을 펼쳐 승리한 인공지능 '알파고(Alpha Go)'였다. 구글 딥마인드(Google Deep Mind)의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인 알파 고가 더욱 진화한 모습으로 나타나 온라인에서 세계 최고의 프로바둑 선수들을 상대로 전승을 거둔 것이다.

구글 딥마인드의 CEO인 데미스 허사비스도 4일 트위터를 통해 "최근 세계 최고수들을 꺾은 익명의 바둑기사는 알파 고의 새로운 프로토타입 버전이었다"고 공개했다.

지난해 3월 이세돌 9단과의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와 비교해 훨씬 더 강력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새 알파고는 진화를 더 한 모습이었다.

알파고의 개발회사인 구글 딥마인드의 데미스 허사비스와 이세돌의 기자회견 모습알파고의 개발회사인 구글 딥마인드의 데미스 허사비스와 이세돌의 기자회견 모습

지난해 12월 29일부터 31일 사이 알파고는 한국의 인터넷 바둑사이트인 타이젬에서 매지스터라는 ID로 바둑을 뒀다. 여기서 매지스터는 한국 바둑 랭킹 1위인 박정환 9단을 상대로 내리 5판을 이겼다.

다른 프로기사들은 말할 것도 없었다. 매지스터는 한국의 최정상 프로기사를 상대로 30연승을 거뒀다.

한국의 인터넷 바둑사이트에서 한국 프로기사들을 상대로 전승을 거둔 매지스터.한국의 인터넷 바둑사이트에서 한국 프로기사들을 상대로 전승을 거둔 매지스터.

이어 알파고는 중국의 바둑 사이트인 한큐바둑으로 대결장소를 옮기더니 '마스터(Master)'라는 ID로 대국을 펼쳤다.

더구나 구글 딥마인드는 지난 2일과 3일 한큐바둑 사이트에서 열린 이벤트에서 마스터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는 사람에게 10만 위안(약 1,700만 원)의 상금까지 걸었다.

중국 바둑사이트에서 중국과 일본, 한국의 기사들을 모두 물리친 마스터중국 바둑사이트에서 중국과 일본, 한국의 기사들을 모두 물리친 마스터

이 대회에서 중국의 커제 9단과 스웨 9단, 구리 9단과 퉈자시 9단 등은 물론 일본 바둑의 최강자 이야마 유타 9단이 온라인 대국에 나섰다.

익명의 ID로 참가한 한국에서는 박정환 9단을 비롯해 김지석 9단과 박영훈 9단 등이 도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과는 마스터가 이들을 상대로 20전 전승을 거뒀다.

세계 최강자라는 중국의 커제 9단 역시 3판을 뒀다가 전패하는 수모를 겪었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새로운 인공지능 바둑이 모두 초반부터 인간을 압도했다는 것이다. 초반 포석에서부터 중반을 거치는 단계에서 이미 승리를 굳혀버렸다.

대부분의 대국에서 인공지능 바둑은 중반을 갓 지난 170 안팎에서 계산해봤자 이기는 '불계승'을 거뒀다. 평균적인 대국에서 250에서 300수 안팎에서 승패가 결정된다는 점에서 볼 때 인공지능의 수준은 이세돌 당시와 비교해 볼 때 크게 업그레이드된 것이다.


인간은 이제 바둑에서도 인공지능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 인간이 사고할 수 있는 가치의 범위를 컴퓨터는 따라오지 못한다고 여겼던 바둑의 영역에서 인간의 우위가 허물어진 것은 이제 과거사가 돼버렸다.

이제 우리는 삶의 지혜마저도 인공지능 AI로부터 한 수 지도를 받아야 하는 처지가 돼버리는 건 아닐까. 불현듯 경이로움과 두려움이 또다시 몰려온다.

[관련 동영상] ☞ 알파고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공포의 초절정고수, 한·중·일 초토화하다!
    • 입력 2017-01-05 14:02:40
    • 수정2017-01-05 14:03:21
    취재K
지난 연말 홀연히 나타난 초절정 고수가 있었다. 그의 ID는 '매지스터(Magister)'. 매지스터는 출현하자마자 신공을 날리며 한국과 중국, 일본의 세계 최고 고수들을 차례차례 물리쳤다.

그 누구도 그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그동안 세계 1, 2위를 다투며 자존심을 내세우던 한·중·일의 최강자들은 그의 신출귀몰한 수 앞에 차례로 무릎을 꿇고 말았다. 결과는 60전 60승!

바로 인터넷 바둑계에서 벌어진 일이다.

미스터리한 이 초고수는 대결이 시작되자마자 상대가 꼼짝 못 할 수를 날리며 판을 압도해버렸다. 누구도 그를 당할 자가 없다는 것이 판명되고 말았다.

그는 도대체 누구일까? 신의 한 수를 날리는 그는 과연 인간인가, 그 이상인가?

추측이 난무한 가운데 모두가 궁금해하던 그가 자신의 실체를 드러냈다. 과학잡지 네이처(Nature)지에 현지 시각 4일에 그 정체를 밝힌 것이다.


[관련 링크] ☞ 네이처 보도

그는 바로 지난해 이세돌과의 5연전을 펼쳐 승리한 인공지능 '알파고(Alpha Go)'였다. 구글 딥마인드(Google Deep Mind)의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인 알파 고가 더욱 진화한 모습으로 나타나 온라인에서 세계 최고의 프로바둑 선수들을 상대로 전승을 거둔 것이다.

구글 딥마인드의 CEO인 데미스 허사비스도 4일 트위터를 통해 "최근 세계 최고수들을 꺾은 익명의 바둑기사는 알파 고의 새로운 프로토타입 버전이었다"고 공개했다.

지난해 3월 이세돌 9단과의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와 비교해 훨씬 더 강력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새 알파고는 진화를 더 한 모습이었다.

알파고의 개발회사인 구글 딥마인드의 데미스 허사비스와 이세돌의 기자회견 모습
지난해 12월 29일부터 31일 사이 알파고는 한국의 인터넷 바둑사이트인 타이젬에서 매지스터라는 ID로 바둑을 뒀다. 여기서 매지스터는 한국 바둑 랭킹 1위인 박정환 9단을 상대로 내리 5판을 이겼다.

다른 프로기사들은 말할 것도 없었다. 매지스터는 한국의 최정상 프로기사를 상대로 30연승을 거뒀다.

한국의 인터넷 바둑사이트에서 한국 프로기사들을 상대로 전승을 거둔 매지스터.
이어 알파고는 중국의 바둑 사이트인 한큐바둑으로 대결장소를 옮기더니 '마스터(Master)'라는 ID로 대국을 펼쳤다.

더구나 구글 딥마인드는 지난 2일과 3일 한큐바둑 사이트에서 열린 이벤트에서 마스터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는 사람에게 10만 위안(약 1,700만 원)의 상금까지 걸었다.

중국 바둑사이트에서 중국과 일본, 한국의 기사들을 모두 물리친 마스터
이 대회에서 중국의 커제 9단과 스웨 9단, 구리 9단과 퉈자시 9단 등은 물론 일본 바둑의 최강자 이야마 유타 9단이 온라인 대국에 나섰다.

익명의 ID로 참가한 한국에서는 박정환 9단을 비롯해 김지석 9단과 박영훈 9단 등이 도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과는 마스터가 이들을 상대로 20전 전승을 거뒀다.

세계 최강자라는 중국의 커제 9단 역시 3판을 뒀다가 전패하는 수모를 겪었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새로운 인공지능 바둑이 모두 초반부터 인간을 압도했다는 것이다. 초반 포석에서부터 중반을 거치는 단계에서 이미 승리를 굳혀버렸다.

대부분의 대국에서 인공지능 바둑은 중반을 갓 지난 170 안팎에서 계산해봤자 이기는 '불계승'을 거뒀다. 평균적인 대국에서 250에서 300수 안팎에서 승패가 결정된다는 점에서 볼 때 인공지능의 수준은 이세돌 당시와 비교해 볼 때 크게 업그레이드된 것이다.


인간은 이제 바둑에서도 인공지능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 인간이 사고할 수 있는 가치의 범위를 컴퓨터는 따라오지 못한다고 여겼던 바둑의 영역에서 인간의 우위가 허물어진 것은 이제 과거사가 돼버렸다.

이제 우리는 삶의 지혜마저도 인공지능 AI로부터 한 수 지도를 받아야 하는 처지가 돼버리는 건 아닐까. 불현듯 경이로움과 두려움이 또다시 몰려온다.

[관련 동영상] ☞ 알파고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