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라 변호인, 누군가 알고 봤더니…

입력 2017.01.05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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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올보르시에서 체포돼 국내 송환 절차가 진행 중인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가 국선 변호사가 아닌 덴마크 대형 법률 회사 소속 유명 변호사의 법률 조력을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정유라 씨에 대한 '황제 변호' 논란과 함께 변호사 선임에 누가 관여를 했고, 거액으로 추정되는 수임료를 어떻게 마련했는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정유라 씨 변호인, 국선 아닌 대형 법률회사 소속

정 씨는 지난 2일 올보르 지방법원에서 열린 구금 연장 심리에서 자신의 변호를 맡은 얀 슈나이더 변호사를 국선 변호사라고 소개했다. 국선 변호사는 피고인이 변호사를 선임하지 못할 때 법원이 국비로 변호인을 선임해 변론을 맡기는 제도이다. 경제적 약자가 재판 과정에서 혹시 받을 지도 모를 불이익을 방지하자는 취지로 운영되고 있다.

덴마크 올보르에서 경찰에 체포된 정유라 씨가 2일(현지시각) 올보르 지방법원에서 심리를 받다 휴정 시간에 한국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 길바닥저널리스트 페이스북 캡처)덴마크 올보르에서 경찰에 체포된 정유라 씨가 2일(현지시각) 올보르 지방법원에서 심리를 받다 휴정 시간에 한국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 길바닥저널리스트 페이스북 캡처)

하지만 정 씨의 말과는 달리 정 씨의 변호를 맡은 얀 슈나이더 변호사는 국선 변호사가 아닌 덴마크의 대형 법률회사인 TVC 소속의 유명 변호사인 것으로 확인됐다.

TVC는 덴마크 수도인 코펜하겐을 비롯해 5곳에서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으며 변호사 60명을 포함해 130명의 직원을 두고 있는 대형 법률회사다. 덴마크 전체 인구가 560만 명인 것을 고려하면 꽤 규모가 큰 법률회사인 셈이다.

TVC는 홈페이지에서 "지난 1988년 설립된 TVC는 세금 관련 전문 법률회사로 출발했지만, 지금은 개인과 기업을 상대로 모든 분야에 대한 법률 지원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유라 씨 변호인인 안 슈나이더 TVC 변호사 (사진=TVC 홈페이지)정유라 씨 변호인인 안 슈나이더 TVC 변호사 (사진=TVC 홈페이지)

현재 이 회사에서 파트너 직위인 얀 슈나이더 변호사와 관련해서는 "형법 분야 전문가로 경제 범죄와 형사 절차와 관련해 덴마크에서 인기 있는 변호사 가운데 한 명"이라고 소개돼 있다. 또 "영어와 독어 등 5개 나라 언어를 구사할 줄 아는 얀 슈나이더 변호사는 덴마크 법률 역사상 가장 유명한 사건 가운데 여러 건을 맡아 처리했다"고 돼 있다.

얀 슈나이더 변호사 자신도 "법률 자문가로서의 내 일에서 키워드는 매우 높은 전문적인 지식을 갖고 모든 사건에서 고객을 위해 비타협적인 접근을 한다는 것"이라고 각오를 밝히고 있다.

[바로 가기] TVC 홈페이지

돈 한 푼 없다더니 유명 변호사 선임?

"삼성이 스폰서로 말을 대고 나는 말을 탈 뿐이다. 엄마가 사인을 요구해서 몇몇 서류에 사인했을 뿐 나는 정말 아는 게 없다. 돈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얼마가 어디서 어떻게 왔는지 그것을 아는 사람은 승마 코치인 캄플라데와 엄마밖에 없다.”

정유라 씨가 지난 2일 구금 연장 재판 과정에서 한 말이다. 정유라 씨는 또 "나는 한 푼도 없다"고도 했다. 그런 정유라 씨가 이처럼 대형 법률 회사의 유명한 변호사를 어떻게 선임했고 거액으로 추정되는 수임료를 어떻게 마련했을까?

지난 2일 정 씨는 변호사 선임과 관련해 "독일 검찰에서 진행하는 돈세탁 혐의 등에 대한 조사에 대비해 독일 변호사를 선임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때문에 정유라 씨가 덴마크에서 체포된 직후 독일 변호사에게 연락해 변호사 선임에 도움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 승마 관계자들을 제외하고는 덴마크에 특별한 연고가 없는 정 씨가 체포 하룻만에 덴마크 사회에서 영향력 있는 대형 법률 회사 소속 유명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었던 건 독일 변호사가 관여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와 함께 그동안 정 씨가 한국에 있는 최순실 씨 변호를 맡은 변호인단과 연락을 주고받으면서 국내에 있는 최순실 씨 변호인단이 슈나이더 변호사 선임에 개입됐을 가능성도 있다.

정유라 씨가 구금 연장 심리 과정에서 법적으로 문제가 될 만한 사안에 대해서는 모든 책임을 엄마에게 미룬 것도 '서울 변호인단'과 사전에 치밀하게 조율한 결과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박영수 특별 검사팀은 덴마크 법원에서 이달 30일까지 4주간 구금이 연장된 정유라 씨에 대해 범죄인 인도 절차에 착수했다. 하지만 정유라 씨가 자진 귀국 설득에 응하지 않고 덴마크 '형사법의 유명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법적인 불복 절차를 진행한다면 정 씨의 국내 송환은 예상보다 훨씬 늦어질 우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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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유라 변호인, 누군가 알고 봤더니…
    • 입력 2017-01-05 14:19:45
    취재K
덴마크 올보르시에서 체포돼 국내 송환 절차가 진행 중인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가 국선 변호사가 아닌 덴마크 대형 법률 회사 소속 유명 변호사의 법률 조력을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정유라 씨에 대한 '황제 변호' 논란과 함께 변호사 선임에 누가 관여를 했고, 거액으로 추정되는 수임료를 어떻게 마련했는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정유라 씨 변호인, 국선 아닌 대형 법률회사 소속

정 씨는 지난 2일 올보르 지방법원에서 열린 구금 연장 심리에서 자신의 변호를 맡은 얀 슈나이더 변호사를 국선 변호사라고 소개했다. 국선 변호사는 피고인이 변호사를 선임하지 못할 때 법원이 국비로 변호인을 선임해 변론을 맡기는 제도이다. 경제적 약자가 재판 과정에서 혹시 받을 지도 모를 불이익을 방지하자는 취지로 운영되고 있다.

덴마크 올보르에서 경찰에 체포된 정유라 씨가 2일(현지시각) 올보르 지방법원에서 심리를 받다 휴정 시간에 한국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 길바닥저널리스트 페이스북 캡처)
하지만 정 씨의 말과는 달리 정 씨의 변호를 맡은 얀 슈나이더 변호사는 국선 변호사가 아닌 덴마크의 대형 법률회사인 TVC 소속의 유명 변호사인 것으로 확인됐다.

TVC는 덴마크 수도인 코펜하겐을 비롯해 5곳에서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으며 변호사 60명을 포함해 130명의 직원을 두고 있는 대형 법률회사다. 덴마크 전체 인구가 560만 명인 것을 고려하면 꽤 규모가 큰 법률회사인 셈이다.

TVC는 홈페이지에서 "지난 1988년 설립된 TVC는 세금 관련 전문 법률회사로 출발했지만, 지금은 개인과 기업을 상대로 모든 분야에 대한 법률 지원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유라 씨 변호인인 안 슈나이더 TVC 변호사 (사진=TVC 홈페이지)
현재 이 회사에서 파트너 직위인 얀 슈나이더 변호사와 관련해서는 "형법 분야 전문가로 경제 범죄와 형사 절차와 관련해 덴마크에서 인기 있는 변호사 가운데 한 명"이라고 소개돼 있다. 또 "영어와 독어 등 5개 나라 언어를 구사할 줄 아는 얀 슈나이더 변호사는 덴마크 법률 역사상 가장 유명한 사건 가운데 여러 건을 맡아 처리했다"고 돼 있다.

얀 슈나이더 변호사 자신도 "법률 자문가로서의 내 일에서 키워드는 매우 높은 전문적인 지식을 갖고 모든 사건에서 고객을 위해 비타협적인 접근을 한다는 것"이라고 각오를 밝히고 있다.

[바로 가기] TVC 홈페이지

돈 한 푼 없다더니 유명 변호사 선임?

"삼성이 스폰서로 말을 대고 나는 말을 탈 뿐이다. 엄마가 사인을 요구해서 몇몇 서류에 사인했을 뿐 나는 정말 아는 게 없다. 돈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얼마가 어디서 어떻게 왔는지 그것을 아는 사람은 승마 코치인 캄플라데와 엄마밖에 없다.”

정유라 씨가 지난 2일 구금 연장 재판 과정에서 한 말이다. 정유라 씨는 또 "나는 한 푼도 없다"고도 했다. 그런 정유라 씨가 이처럼 대형 법률 회사의 유명한 변호사를 어떻게 선임했고 거액으로 추정되는 수임료를 어떻게 마련했을까?

지난 2일 정 씨는 변호사 선임과 관련해 "독일 검찰에서 진행하는 돈세탁 혐의 등에 대한 조사에 대비해 독일 변호사를 선임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때문에 정유라 씨가 덴마크에서 체포된 직후 독일 변호사에게 연락해 변호사 선임에 도움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 승마 관계자들을 제외하고는 덴마크에 특별한 연고가 없는 정 씨가 체포 하룻만에 덴마크 사회에서 영향력 있는 대형 법률 회사 소속 유명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었던 건 독일 변호사가 관여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와 함께 그동안 정 씨가 한국에 있는 최순실 씨 변호를 맡은 변호인단과 연락을 주고받으면서 국내에 있는 최순실 씨 변호인단이 슈나이더 변호사 선임에 개입됐을 가능성도 있다.

정유라 씨가 구금 연장 심리 과정에서 법적으로 문제가 될 만한 사안에 대해서는 모든 책임을 엄마에게 미룬 것도 '서울 변호인단'과 사전에 치밀하게 조율한 결과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박영수 특별 검사팀은 덴마크 법원에서 이달 30일까지 4주간 구금이 연장된 정유라 씨에 대해 범죄인 인도 절차에 착수했다. 하지만 정유라 씨가 자진 귀국 설득에 응하지 않고 덴마크 '형사법의 유명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법적인 불복 절차를 진행한다면 정 씨의 국내 송환은 예상보다 훨씬 늦어질 우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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