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지역축제 위기론…“젊은 사람이 없어요”

입력 2017.01.05 (16:56) 수정 2017.02.01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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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전통문화 축제에 닥친 위기론

저출산과 고령화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는 일본 사회가 전통문화의 계승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까지 몰리고 있다. 무형민속문화재로 지정된 축제행사 중 상당수가 휴·폐지 위기에 몰렸다.

젊은이들이 부족한 탓에 일부 축제가 폐지되거나 보류되는 등 상당수 지역행사가 위기에 봉착했다고 도쿄신문이 교도통신의 조사결과를 인용해 보도했다. 무형문화재로 지정되면 정부나 지자체에서 행사 유지에 필요한 각종 지원을 받을 수 있는데도, 행사 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지역 축제의 나라... '지역문화재' 7천여건


일본은 지역마다 전통문화를 대규모 행사로 발전시켜온 축제의 나라이다. 일본의 대표적 축제인 '야마 보코 수레 행사'는 2016년(지난해) 유네스코의 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는 등 성가를 높이고 있다. 선인들의 삶의 양식과 보편적인 공동체 의식이 녹아 있는 지역 문화 축제는 다른 지역 사람들, 특히 외국인들에게 독특한 문화체험의 기회를 제공한다. 전통문화 축제는 관광산업의 중요한 요소가 됐다.


물론 축제 간판만 단다고 잘되는 것은 아니다. 각 지역 축제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다른 지역축제와 항상 경쟁 관계에 있다. 선의의 경쟁 관계다. 행사의 생명은 흥행이다. 사람들이 외면하면 의미가 없다. 전통문화의 보존과 대중성의 확보는 오래된 숙제이다. 지자체들은 축제의 지속가능성을 지키기 위해 전쟁 중이다. 일본의 광역 지자체가 각종 축제와 춤 행사를 무형민속문화재로 지정해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이유이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지자체 지정 무형민속문화재는 2016년 5월 기준으로 1,651건에 이른다. 이 가운데 중단되거나 폐지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지나치게 규모가 작거나, 저출산과 젊은이의 도시 유출 등으로 행사 진행 요원을 채우기가 버거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의 기초자치단체들이 지정한 무형민속문화재도 6,264건에 이르지만, 상황은 비슷하다. 지자체의 지원이나 후원금 모금에도 한계가 있다 보니 영세한 행사가 많다. 지역 주민들의 바람과는 달리 어쩔 수 없이 중단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문화재' 지정 60개 행사 중단·폐지


교도통신의 조사결과, 20개 광역 지자체에서 60개의 행사가 잠정 중단되거나 폐지된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말 광역지자체를 대상으로 조사가 실시됐다. 현재와 같은 보호제도가 정착된 1975년 이후, 행사가 아예 열리지 않거나 문화재 지정을 해제해서 사실상 폐지된 행사, 그리고 행사는 열리지 않지만 재개 가능성을 인정해서 지정을 유지하고 있는 행사의 수를 조사했다.

60개의 행사가 지속가능성에서 한계에 봉착했다. 4개 현의 6개 행사는 아예 폐지된 것으로 조사됐다. 치바 현에서 3건, 아이치, 오이타, 나가사키 현에서 각 1건씩이다.

임시 또는 무기한 중단된 행사는 17개 현에서 총 54건으로 집계됐다. 구마모토 현이 11건으로 가장 많았고, 미야기, 와카야마 각 8건, 치바, 후쿠이, 나라가 각 4건이었다.

전통행사 유지에 어려움을 겪는 현상에 대해, 지자체 관계자들은 저출산과 고령화가 지방에서 특히 심각하고 후계자 육성도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행사를 계속할 수 없어서 지역 주민들도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지역 전통문화 축제의 중요성은 단순히 관광객 유치의 목적에 그치지 않는다. 전통문화는 지역 공동체를 유지하는 상징적·실질적 역할을 해오고 있다. 전통문화 보존에 고심하는 지자체들은 학교를 대상으로 체험 행사를 유치하거나 지역 밖에서 참가자를 모집하는 방법 등으로 전통 축제의 맥을 잇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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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지역축제 위기론…“젊은 사람이 없어요”
    • 입력 2017-01-05 16:56:38
    • 수정2017-02-01 17:45:30
    특파원 리포트
일본 전통문화 축제에 닥친 위기론 저출산과 고령화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는 일본 사회가 전통문화의 계승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까지 몰리고 있다. 무형민속문화재로 지정된 축제행사 중 상당수가 휴·폐지 위기에 몰렸다. 젊은이들이 부족한 탓에 일부 축제가 폐지되거나 보류되는 등 상당수 지역행사가 위기에 봉착했다고 도쿄신문이 교도통신의 조사결과를 인용해 보도했다. 무형문화재로 지정되면 정부나 지자체에서 행사 유지에 필요한 각종 지원을 받을 수 있는데도, 행사 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지역 축제의 나라... '지역문화재' 7천여건 일본은 지역마다 전통문화를 대규모 행사로 발전시켜온 축제의 나라이다. 일본의 대표적 축제인 '야마 보코 수레 행사'는 2016년(지난해) 유네스코의 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는 등 성가를 높이고 있다. 선인들의 삶의 양식과 보편적인 공동체 의식이 녹아 있는 지역 문화 축제는 다른 지역 사람들, 특히 외국인들에게 독특한 문화체험의 기회를 제공한다. 전통문화 축제는 관광산업의 중요한 요소가 됐다. 물론 축제 간판만 단다고 잘되는 것은 아니다. 각 지역 축제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다른 지역축제와 항상 경쟁 관계에 있다. 선의의 경쟁 관계다. 행사의 생명은 흥행이다. 사람들이 외면하면 의미가 없다. 전통문화의 보존과 대중성의 확보는 오래된 숙제이다. 지자체들은 축제의 지속가능성을 지키기 위해 전쟁 중이다. 일본의 광역 지자체가 각종 축제와 춤 행사를 무형민속문화재로 지정해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이유이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지자체 지정 무형민속문화재는 2016년 5월 기준으로 1,651건에 이른다. 이 가운데 중단되거나 폐지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지나치게 규모가 작거나, 저출산과 젊은이의 도시 유출 등으로 행사 진행 요원을 채우기가 버거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의 기초자치단체들이 지정한 무형민속문화재도 6,264건에 이르지만, 상황은 비슷하다. 지자체의 지원이나 후원금 모금에도 한계가 있다 보니 영세한 행사가 많다. 지역 주민들의 바람과는 달리 어쩔 수 없이 중단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문화재' 지정 60개 행사 중단·폐지 교도통신의 조사결과, 20개 광역 지자체에서 60개의 행사가 잠정 중단되거나 폐지된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말 광역지자체를 대상으로 조사가 실시됐다. 현재와 같은 보호제도가 정착된 1975년 이후, 행사가 아예 열리지 않거나 문화재 지정을 해제해서 사실상 폐지된 행사, 그리고 행사는 열리지 않지만 재개 가능성을 인정해서 지정을 유지하고 있는 행사의 수를 조사했다. 60개의 행사가 지속가능성에서 한계에 봉착했다. 4개 현의 6개 행사는 아예 폐지된 것으로 조사됐다. 치바 현에서 3건, 아이치, 오이타, 나가사키 현에서 각 1건씩이다. 임시 또는 무기한 중단된 행사는 17개 현에서 총 54건으로 집계됐다. 구마모토 현이 11건으로 가장 많았고, 미야기, 와카야마 각 8건, 치바, 후쿠이, 나라가 각 4건이었다. 전통행사 유지에 어려움을 겪는 현상에 대해, 지자체 관계자들은 저출산과 고령화가 지방에서 특히 심각하고 후계자 육성도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행사를 계속할 수 없어서 지역 주민들도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지역 전통문화 축제의 중요성은 단순히 관광객 유치의 목적에 그치지 않는다. 전통문화는 지역 공동체를 유지하는 상징적·실질적 역할을 해오고 있다. 전통문화 보존에 고심하는 지자체들은 학교를 대상으로 체험 행사를 유치하거나 지역 밖에서 참가자를 모집하는 방법 등으로 전통 축제의 맥을 잇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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