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1000일…애타는 기다림

입력 2017.01.09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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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살에 떠난 수학여행.

올해로 21살이 됐을 다윤양은 아직도 저 먼 바다에서 돌아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참사의 기억을 고스란히 간직한 진도 팽목항에서 아빠는 천 일째 딸을 기다립니다.

<인터뷰> 허흥환(세월호 미수습자 허다윤 양 아버지) : "2014년 4월 16일 내려와서 너무 오래 지나왔지만 그래도 저희는 (딸을) 찾아야 이곳을 떠나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에..."

지옥같은 시간을 함께 하며 이제는 새로운 식구가 된 미수습자 가족들.

오늘도 여느 때처럼 함께 식사를 하며 서로를 위로합니다.

사고 이후 단 하루도 진도를 떠나지 않은 권오복 씨는 동생과 조카를 기다리며 세번째 겨울을 견뎌내고 있습니다.

지난해 물거품이 된 세월호 인양이 올해는 가능할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인터뷰> 권오복(세월호 미수습자 권재근씨 형) : "원래 3월 중순부터는 동절기가 끝나고 바다 날씨가 좋아지니까 그것만 믿고 있는 거에요. 하늘이 도와주길 바라는 거죠."

세월호 참사 1000일, 그 긴 시간을 고통 속에서 버틴 가족들의 마지막 희망은 미수습자 유실 없는 온전한 선체 인양입니다.

KBS 뉴스 이지은입니다.

<기자 멘트>

미수습자 수색과 세월호 침몰의 정확한 원인 규명을 위해 선체를 하루빨리 인양해야 합니다.

2015년 7월, 정부는 중국의 상하이 샐비지를 인양 업체로 선정하면서, 1년, 그러니까 지난해 7월 쯤엔 인양을 마무리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었습니다.

하지만 인양 시점이 계속 연기됐는데요.

김영석 해수부 장관은 올 2분기에 인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인양 공정을 보면, 와이어를 연결할 선체 받침대 33개를 세월호 주위에 설치한 상태입니다.

이제, 받침대에 와이어를 연결해야 하는데, 이 작업에 6~8주가 걸립니다.

선체에 설치된 유실 방지망의 상태를 확인하고, 인양, 운송 장비를 고정하는 준비 작업도 필요합니다.

3월 중순쯤엔 이 작업까지 완료될 전망입니다.

세월호를 끌어올리려면 파고가 1m 이하, 풍속이 초속 10.7m 이하인 날이 9일 이상 연속돼야 하는데요.

지난해 3월에서 6월 사이, 이런 기상 조건은 모두 다섯 번 나타났었습니다.

비선실세 국정농단 사태를 규탄하는 촛불집회에 세월호 고래가 등장했습니다.

7차 촛불집회가 열린 지난해 12월10일에는 서울 광화문 광장에 세월호 희생자를 기리는 구명조끼 304벌이 놓였습니다.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자 국민들은 가장 먼저 세월호 참사를 떠올렸습니다.

국민의 안전을 책임져야 할 국가가 얼마나 무능하고 무기력했는지, 대통령의 자질이 왜 중요한지, 세월호 참사가 단적으로 보여줬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대통령의 7시간 행적 관련 의혹도 여전히 명쾌하게 풀리지 않았습니다.

유족들이 진도 팽목항과 서울 광화문 농성장을 떠나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 때까지 또 얼마의 시간이 더 지나야 하는 걸까요?

우여곡절 끝에 출범했던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는 지난해 9월 말로 활동이 끝났는데요.

풀지 못한 의혹들이 많습니다.

검찰은 세월호 침몰 원인으로 무리한 선박 증축, 화물 과적, 부실한 고박, 선원 과실 등을 꼽았는데요.

유족들은 검찰 수사 결과를 믿을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세월호가 침몰 직전 갑자기 방향을 바꾼 이유, 청와대가 받은 구체적인 보고 내용과 지시 사항, 그리고, 대통령의 7시간 행적까지 명쾌하게 밝혀진 게 없습니다.

그래서 유족들은 4.16 국민조사위원회를 만들었습니다.

세월호 특조위에서 쌓은 자료를 분석, 연구하고,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한 조사를 이어나가기 위해섭니다.

국회에는 2기 세월호 특조위 출범을 골자로 하는 특별법이 발의돼 있는데요.

유족들은 조사위원회를 통해 이 특별법 제정에도 힘을 보탤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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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월호 1000일…애타는 기다림
    • 입력 2017-01-09 09:48:30
    사회
18살에 떠난 수학여행.

올해로 21살이 됐을 다윤양은 아직도 저 먼 바다에서 돌아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참사의 기억을 고스란히 간직한 진도 팽목항에서 아빠는 천 일째 딸을 기다립니다.

<인터뷰> 허흥환(세월호 미수습자 허다윤 양 아버지) : "2014년 4월 16일 내려와서 너무 오래 지나왔지만 그래도 저희는 (딸을) 찾아야 이곳을 떠나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에..."

지옥같은 시간을 함께 하며 이제는 새로운 식구가 된 미수습자 가족들.

오늘도 여느 때처럼 함께 식사를 하며 서로를 위로합니다.

사고 이후 단 하루도 진도를 떠나지 않은 권오복 씨는 동생과 조카를 기다리며 세번째 겨울을 견뎌내고 있습니다.

지난해 물거품이 된 세월호 인양이 올해는 가능할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인터뷰> 권오복(세월호 미수습자 권재근씨 형) : "원래 3월 중순부터는 동절기가 끝나고 바다 날씨가 좋아지니까 그것만 믿고 있는 거에요. 하늘이 도와주길 바라는 거죠."

세월호 참사 1000일, 그 긴 시간을 고통 속에서 버틴 가족들의 마지막 희망은 미수습자 유실 없는 온전한 선체 인양입니다.

KBS 뉴스 이지은입니다.

<기자 멘트>

미수습자 수색과 세월호 침몰의 정확한 원인 규명을 위해 선체를 하루빨리 인양해야 합니다.

2015년 7월, 정부는 중국의 상하이 샐비지를 인양 업체로 선정하면서, 1년, 그러니까 지난해 7월 쯤엔 인양을 마무리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었습니다.

하지만 인양 시점이 계속 연기됐는데요.

김영석 해수부 장관은 올 2분기에 인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인양 공정을 보면, 와이어를 연결할 선체 받침대 33개를 세월호 주위에 설치한 상태입니다.

이제, 받침대에 와이어를 연결해야 하는데, 이 작업에 6~8주가 걸립니다.

선체에 설치된 유실 방지망의 상태를 확인하고, 인양, 운송 장비를 고정하는 준비 작업도 필요합니다.

3월 중순쯤엔 이 작업까지 완료될 전망입니다.

세월호를 끌어올리려면 파고가 1m 이하, 풍속이 초속 10.7m 이하인 날이 9일 이상 연속돼야 하는데요.

지난해 3월에서 6월 사이, 이런 기상 조건은 모두 다섯 번 나타났었습니다.

비선실세 국정농단 사태를 규탄하는 촛불집회에 세월호 고래가 등장했습니다.

7차 촛불집회가 열린 지난해 12월10일에는 서울 광화문 광장에 세월호 희생자를 기리는 구명조끼 304벌이 놓였습니다.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자 국민들은 가장 먼저 세월호 참사를 떠올렸습니다.

국민의 안전을 책임져야 할 국가가 얼마나 무능하고 무기력했는지, 대통령의 자질이 왜 중요한지, 세월호 참사가 단적으로 보여줬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대통령의 7시간 행적 관련 의혹도 여전히 명쾌하게 풀리지 않았습니다.

유족들이 진도 팽목항과 서울 광화문 농성장을 떠나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 때까지 또 얼마의 시간이 더 지나야 하는 걸까요?

우여곡절 끝에 출범했던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는 지난해 9월 말로 활동이 끝났는데요.

풀지 못한 의혹들이 많습니다.

검찰은 세월호 침몰 원인으로 무리한 선박 증축, 화물 과적, 부실한 고박, 선원 과실 등을 꼽았는데요.

유족들은 검찰 수사 결과를 믿을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세월호가 침몰 직전 갑자기 방향을 바꾼 이유, 청와대가 받은 구체적인 보고 내용과 지시 사항, 그리고, 대통령의 7시간 행적까지 명쾌하게 밝혀진 게 없습니다.

그래서 유족들은 4.16 국민조사위원회를 만들었습니다.

세월호 특조위에서 쌓은 자료를 분석, 연구하고,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한 조사를 이어나가기 위해섭니다.

국회에는 2기 세월호 특조위 출범을 골자로 하는 특별법이 발의돼 있는데요.

유족들은 조사위원회를 통해 이 특별법 제정에도 힘을 보탤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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