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귀국길…“가족 기소, 민망하고 송구하다”

입력 2017.01.12 (08:16) 수정 2017.01.12 (09:15)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기자 멘트>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뉴욕을 출발해 오늘 오후 귀국합니다.

뉴욕 공항에서 취재진을 만난 반 전 총장은 동생과 조카가 기소된 것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었지만, 민망하고 송구하다고 말했습니다.

박에스더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리포트>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10여년만에 한국시민으로서 귀국길에 올랐습니다.

설레는 한편 걱정도 된다면서, 1주일여 칩거기간 동안 측근들을 만나며, 어떻게 하는 게 국가와 국민을 위해 가장 좋을지 고뇌했다고 밝혔습니다.

동생 기상씨와 조카 주현씨가 경남기업 빌딩 매각과 관련해 뇌물, 사기, 돈세탁 등의 혐의로 뉴욕연방법원에 기소된 데 대해, 자신은 전혀 아는 바가 없었지만, 경위 여하를 떠나 가족이 이런 일에 연루돼 죄송하다고 말했습니다.

<인터뷰> 반기문(전 유엔 사무총장) : "당황스럽고 민망하고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송구하게 생각합니다."

미 검찰은 기소장에서 주현씨가 '가족의 명성을 이용하려 시도했다'고 적시했습니다.

주현씨는 "거래가 성사된다면 전적으로 우리 가족의 명성 때문이다"라는 이메일을 회사에 보내는 등 5차례에 걸쳐 가족을 언급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주현씨는 KBS와의 통화에서, "가족의 명성" 언급은 사업을 위해 내부자들끼리 주고받은 말이었다며, 반 전 총장에게 실제로 도움을 요청하거나 도움을 받은 적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검찰에 체포됐던 주현씨는 보석금 25만달러가 책정된 가운데, 보증인과 여행 제한 등의 조건으로 일단 석방됐습니다.

뉴욕에서 KBS 뉴스 박에스더입니다.

<기자 멘트>

반기문 전 총장은 오늘 오후 5시반에 귀국할 예정인데요.

바로 대권 행보에 들어갑니다.

내일은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하고, 서울 사당동 주민센터에서 전입 신고를 한 뒤, 캠프 관계자들과 상견례를 할 예정입니다.

모레는 고향인 충북을 찾습니다.

충북 음성에 있는 부친 선영을 참배한 뒤, 음성 사회복지시설인 '꽃동네'를 방문하고, 충주로 가 모친을 만납니다.

이밖에도 아직 날짜가 확정되진 않았지만, 경남 김해 봉하마을의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 참배, 진도 팽목항 방문, 대구 서문시장 방문과 광주 5.18민주묘지 참배같은 일정이 바로 이어집니다.

바로 정치권과 만나기보다는, 자신의 지지 기반을 먼저 충실히 다지겠다는 뜻으로 보입니다.

반 전 총장은 귀국 메시지를 통해 국민화합과 국가통합을 강조할 예정입니다.

또, 청년층과 사회취약계층을 끌어 안기 위한 혁신 의지도 밝힐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반 전 총장의 귀국과 함께 정치권의 새판 짜기 흐름이 본격화 됐습니다.

반 전 총장은 여야를 아우르며 세력을 확대해 나갈 것으로 보이는데요.

새누리당에선 충청권 의원 7, 8명 정도가 반 전 총장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고요.

김숙 전 주유엔 대사를 비롯해 외교관 출신 그룹도 핵심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또, 이명박 정부 시절 대통령 국정기획 수석비서관을 지낸 곽승준 교수와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같은 MB계열 인사들도 상당수 합류했습니다.

여기에, 김종인 민주당 전 비상대책위 대표와 손학규 민주당 전 대표가 반 전 총장과 조만간 만날 것이란 관측도 나옵니다.

제3지대 연대론과 관련해, 바른정당, 국민의당과의 관계도 주목해야 할 대목입니다.

반 전 총장이 국내 정치 경험이 없는 상태에서 당장 기존 정당으로 들어가기 보단, 독자 세력화에 주력할 거란 시각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반 전 총장은 대권 행보 시작과 함께, 본격적으로 불거질 검증 국면을 돌파해 나가야 합니다.

귀국 직전, 동생과 조카가 뇌물 공여 등의 혐의로 미국에서 기소됐죠.

박근혜 대통령 탄핵 사유가 비선실세 최순실의 국정 농단입니다.

반 전 총장도 측근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인상을 줄 수도 있습니다.

본인과 직접 관련된 의혹도 있죠.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에게서 23만 달러를 받았다는 의혹인데요.

반 전 총장 측은 바로 사실이 아니라고 밝히면서, 보도를 한 언론사를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했습니다.

또, 반 전 총장이 특정 종교 교단 신도와 함께 찍은 영상이 공개되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최순실 게이트 여파로 국민의 검증 기준이 엄격해진 상황에서, 반 전 총장이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반기문 귀국길…“가족 기소, 민망하고 송구하다”
    • 입력 2017-01-12 08:18:14
    • 수정2017-01-12 09:15:18
    아침뉴스타임
<기자 멘트>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뉴욕을 출발해 오늘 오후 귀국합니다.

뉴욕 공항에서 취재진을 만난 반 전 총장은 동생과 조카가 기소된 것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었지만, 민망하고 송구하다고 말했습니다.

박에스더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리포트>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10여년만에 한국시민으로서 귀국길에 올랐습니다.

설레는 한편 걱정도 된다면서, 1주일여 칩거기간 동안 측근들을 만나며, 어떻게 하는 게 국가와 국민을 위해 가장 좋을지 고뇌했다고 밝혔습니다.

동생 기상씨와 조카 주현씨가 경남기업 빌딩 매각과 관련해 뇌물, 사기, 돈세탁 등의 혐의로 뉴욕연방법원에 기소된 데 대해, 자신은 전혀 아는 바가 없었지만, 경위 여하를 떠나 가족이 이런 일에 연루돼 죄송하다고 말했습니다.

<인터뷰> 반기문(전 유엔 사무총장) : "당황스럽고 민망하고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송구하게 생각합니다."

미 검찰은 기소장에서 주현씨가 '가족의 명성을 이용하려 시도했다'고 적시했습니다.

주현씨는 "거래가 성사된다면 전적으로 우리 가족의 명성 때문이다"라는 이메일을 회사에 보내는 등 5차례에 걸쳐 가족을 언급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주현씨는 KBS와의 통화에서, "가족의 명성" 언급은 사업을 위해 내부자들끼리 주고받은 말이었다며, 반 전 총장에게 실제로 도움을 요청하거나 도움을 받은 적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검찰에 체포됐던 주현씨는 보석금 25만달러가 책정된 가운데, 보증인과 여행 제한 등의 조건으로 일단 석방됐습니다.

뉴욕에서 KBS 뉴스 박에스더입니다.

<기자 멘트>

반기문 전 총장은 오늘 오후 5시반에 귀국할 예정인데요.

바로 대권 행보에 들어갑니다.

내일은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하고, 서울 사당동 주민센터에서 전입 신고를 한 뒤, 캠프 관계자들과 상견례를 할 예정입니다.

모레는 고향인 충북을 찾습니다.

충북 음성에 있는 부친 선영을 참배한 뒤, 음성 사회복지시설인 '꽃동네'를 방문하고, 충주로 가 모친을 만납니다.

이밖에도 아직 날짜가 확정되진 않았지만, 경남 김해 봉하마을의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 참배, 진도 팽목항 방문, 대구 서문시장 방문과 광주 5.18민주묘지 참배같은 일정이 바로 이어집니다.

바로 정치권과 만나기보다는, 자신의 지지 기반을 먼저 충실히 다지겠다는 뜻으로 보입니다.

반 전 총장은 귀국 메시지를 통해 국민화합과 국가통합을 강조할 예정입니다.

또, 청년층과 사회취약계층을 끌어 안기 위한 혁신 의지도 밝힐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반 전 총장의 귀국과 함께 정치권의 새판 짜기 흐름이 본격화 됐습니다.

반 전 총장은 여야를 아우르며 세력을 확대해 나갈 것으로 보이는데요.

새누리당에선 충청권 의원 7, 8명 정도가 반 전 총장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고요.

김숙 전 주유엔 대사를 비롯해 외교관 출신 그룹도 핵심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또, 이명박 정부 시절 대통령 국정기획 수석비서관을 지낸 곽승준 교수와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같은 MB계열 인사들도 상당수 합류했습니다.

여기에, 김종인 민주당 전 비상대책위 대표와 손학규 민주당 전 대표가 반 전 총장과 조만간 만날 것이란 관측도 나옵니다.

제3지대 연대론과 관련해, 바른정당, 국민의당과의 관계도 주목해야 할 대목입니다.

반 전 총장이 국내 정치 경험이 없는 상태에서 당장 기존 정당으로 들어가기 보단, 독자 세력화에 주력할 거란 시각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반 전 총장은 대권 행보 시작과 함께, 본격적으로 불거질 검증 국면을 돌파해 나가야 합니다.

귀국 직전, 동생과 조카가 뇌물 공여 등의 혐의로 미국에서 기소됐죠.

박근혜 대통령 탄핵 사유가 비선실세 최순실의 국정 농단입니다.

반 전 총장도 측근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인상을 줄 수도 있습니다.

본인과 직접 관련된 의혹도 있죠.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에게서 23만 달러를 받았다는 의혹인데요.

반 전 총장 측은 바로 사실이 아니라고 밝히면서, 보도를 한 언론사를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했습니다.

또, 반 전 총장이 특정 종교 교단 신도와 함께 찍은 영상이 공개되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최순실 게이트 여파로 국민의 검증 기준이 엄격해진 상황에서, 반 전 총장이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