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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로 미래로] 어떤 고백…北 인권침해 가해자의 증언
입력 2017.01.14 (08:22) | 수정 2017.01.14 (09:10) 남북의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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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로 미래로] 어떤 고백…北 인권침해 가해자의 증언 저작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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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미국 정부가 북한 주민들에 대한 인권침해 책임을 물어 북한 김정은에 이어 최근 동생 김여정도 제재 대상에 올렸죠?

이른바 백두혈통들이 줄줄이 인권침해자로 낙인찍힌 셈인데요.

그런데 북한 인권과 관련해 최근 특별한 기자회견이 열렸다면서요?

네. 자신이 북한에서 인권 유린을 자행했다고 스스로 고백하는 자리였습니다.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들이 왜 직접 나서서 증언을 했을까요?

그 이유가 뭔지 홍은지 리포터가 안내합니다.

<리포트>

탈북민 김혜숙씨는 할아버지가 월남했다는 이유로, 열세 살 때부터 28년 동안 평안남도 북창수용소에 갇혀 살아야 했습니다.

그녀의 진술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북한 수용소의 실상을 알게 됐는데요.

<인터뷰> 김혜숙(탈북민) : “탄광 사고로 사람들이 많이 죽어나가거나 다치거나 해도 탄광 관리 일꾼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죄수들을 노예처럼 일을 시켰습니다.”

<인터뷰> 김혜숙(탈북민) : “공개 총살로 많이 죽였고, 공개처형 하는 것을 수없이 많이 봤습니다.”

김혜숙 씨를 비롯해 최근 여러 탈북민들이 전 세계에 북한의 인권 침해 실태를 폭로하고 있습니다.

북에서 겪은 끔찍했던 경험을 증언하는 탈북민들.

이들이 하고자 하는 일 중 하나가 북한의 김정은을 국제형사재판소인 ICC에 회부하는 것인데요.

지난 달, 탈북민 네 명의 특별한 증언이 있었습니다.

이들의 목표 역시 김정은을 국제형사재판소에 회부하는 것.

그런데 지금까지의 증언들과는 조금 다릅니다.

<인터뷰> 김용화(전 北 함흥철도보안부 지도원) : “그때는 때리지 않고 봐주는 사람은 당에 충실한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사람 많이 때렸습니다. 실제로 저도 실제로 임산부를 때려가지고 유산도 시켜봤습니다. 그런데 그게 죄가 아닙니다, 북한에서 볼 때는...”

<인터뷰> 김태산(전 北 경공업성 대외무역국 지도원) : “제가 체코에 데리고 나가있던 여성노동자들 한 달에 얼마씩 벌었느냐면 150달러 내지 170달러 벌었습니다. 그 중에서 여성 노동자들에게 얼마 줬습니까? 20달러 줬습니다.”

피해가 아닌, 직·간접적인 가해 사실을 고백한 겁니다.

남한 드라마를 보다 적발돼 처벌을 받게 되자, 이를 만회하겠다며 외부 정보를 접하는 주민 단속에 더욱 앞장섰다는 경우도 있었는데요.

<인터뷰> 장세율(전 北 ‘109상무 기술조’ 기술관) : “한 명이라도 더 잡아내고 더 밝혀내면 그래도 다시 나는 제 자리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북한에서 간부층에 속했던 이들이 공식적으로 가해 사실을 털어놓는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인터뷰> 김흥광(전 北 함흥컴퓨터기술대학 교수) : “일단 죄의식이 있고요. 둘째로 제가 나섰을 때, 숨기고 싶은 과거에 대한 부분도 있고요...”

그럼에도 이들이 용기를 낸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다.

자신들의 경험을 국제형사재판소, ICC에 증거 자료로 제출하기 위해서인데요.

북한에서 일상적으로 가담하거나 경험하고, 또 목격했던 여러 인권침해 사례들.

이것이 개인 보다는 북한 체제의 문제이고, 결국 독재자 김정은의 책임이라는 점을 세계에 알려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북한 인권운동을 하고 있는 인지연 변호사는 지난 달 23일, 가해자 열 명의 증언을 ICC에 제출하며 김정은을 북한 인권 탄압의 주범으로 지목했습니다.

<인터뷰> 인지연(미국 변호사) : “가해자인 탈북민들이 지금 현재 대한민국에 있지 않습니까? (한국이 ICC) 가입국이기 때문에 가해자로서의 탈북민을 조사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지 않을까... 그것이 꽤 의미가 깊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번 가해 증언 자료의 수집을 주도한 건 탈북민 인권단체를 이끌고 있는 김흥광 씨입니다.

그는 왜 부끄러운 과거를 고백하면서까지 이 일을 추진한 걸까요?

3년 전, 스위스 제네바에서 만난 북한 인권 대표단의 태도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인터뷰> 김흥광(전 北 함흥컴퓨터기술대학 교수) : “북한 인권 개선하라, 개선하라 했더니 ‘너희들이 증거 있어? 누가 맞았으면 때린 사람이 있어야 할 거 아니냐...’ 역시 증거가 중요하다 (생각하게 됐죠.)”

그러나 전 세계에 자신의 죄를 시간과 장소, 피해자까지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고 하니 쉽게 나서는 탈북민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자신이 먼저 진술서를 쓰고 사람들을 설득하기 시작했다는데요.

<인터뷰> 김흥광(전 北 함흥컴퓨터기술대학 교수) : “(외부 정보 유입한 주민을) 손 봐주라고 하면 (계도원이) 무작정 갖다가 때리고 손가락 다 끊어버리고 그 다음에 관절을 꺾어버리고 그 다음에 온몸에 성한 데가 없이 만들어 오는 거예요. 질질 끌려서...”

그러자 완강히 버티던 사람들이 하나 둘 마음을 열었습니다.

<인터뷰> 김흥광(전 北 함흥컴퓨터기술대학 교수) : “이 (인민보안부 출신) 진술자의 증언에 따르면 총알이 아깝다고 하면서 사람 머리를 고무 방망이로 뒤통수를 쳐가지고 눈알이 쏟아져 죽는 거, 그리고 손가락을 다 뽑아가지고, 비밀을 불지 않는다는 이유로...”

충격적인 가해 증언들이 속속 접수됐는데요.

진술서는 ICC에 제출해도 좋지만, 차마 사람들 앞에 ‘내가 가해자다’라고 나서지는 못하겠다던 증언자들.

고민하던 김흥광 씨에게 함께하겠다고 나선 이가 있었습니다.

외화벌이를 위해 체코에서 북한 노동자들의 이른바 ‘노예노동’을 지휘했던 김태산 씨였습니다.

<인터뷰> 김태산(전 北경공업성 대외무역국 지도원) : “아이들(여성노동자)이 (힘들어서) 위생(생리)도 안 하지... 북한과 같이 자기 국민을 국가가 착취하는 나라는 없다... 그래서 노예국가라고 인정했고...”

그는 외화벌이를 위한 해외 노예노동이 지금도 버젓이 자행되고 있는 사실이 마음 아파 용기를 냈다고 합니다.

<인터뷰> 김태산(전 北경공업성 대외무역국 지도원) : “물론 북쪽에 제 가족들도 있고 하니까 위험성은 느끼죠. 그러나 나 혼자 와서 잘 사는 게 막 죄지은 것 같아요.”

2000년대 들어 콩고, 수단, 케냐 등 자국민의 인권을 존중하지 않은 독재자들이 줄줄이 국제형사재판소, ICC에 제소됐는데요.

콩고민주공화국의 반군 지도자 코머스 루방가의 경우, 소년병들을 이른바 ‘인종청소’에 동원한 혐의로 14년 형을 선고받고 현재 헤이그 감옥에서 복역하고 있습니다.

죄에 비해 형이 가볍다는 생각도 들지만 ICC 회부만으로도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합니다.

<인터뷰> 태영호(전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 : “지금 북한은 김정은 이름 세 글자가 ‘국제형사재판소에 넘겨야 한다’는 이 문장에 들어가지 않도록 총력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ICC 회부로) 김정은은 신이 아닌 범죄자라는 걸 주민들에게 가장 빨리 직설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길이 열립니다.”

길고 힘든 싸움을 위해, 가해자 증언의 길을 연 사람들.

그들의 용기 있는 고백이 값진 결실을 맺을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 [통일로 미래로] 어떤 고백…北 인권침해 가해자의 증언
    • 입력 2017.01.14 (08:22)
    • 수정 2017.01.14 (09:10)
    남북의창
[통일로 미래로] 어떤 고백…北 인권침해 가해자의 증언
<앵커 멘트>

미국 정부가 북한 주민들에 대한 인권침해 책임을 물어 북한 김정은에 이어 최근 동생 김여정도 제재 대상에 올렸죠?

이른바 백두혈통들이 줄줄이 인권침해자로 낙인찍힌 셈인데요.

그런데 북한 인권과 관련해 최근 특별한 기자회견이 열렸다면서요?

네. 자신이 북한에서 인권 유린을 자행했다고 스스로 고백하는 자리였습니다.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들이 왜 직접 나서서 증언을 했을까요?

그 이유가 뭔지 홍은지 리포터가 안내합니다.

<리포트>

탈북민 김혜숙씨는 할아버지가 월남했다는 이유로, 열세 살 때부터 28년 동안 평안남도 북창수용소에 갇혀 살아야 했습니다.

그녀의 진술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북한 수용소의 실상을 알게 됐는데요.

<인터뷰> 김혜숙(탈북민) : “탄광 사고로 사람들이 많이 죽어나가거나 다치거나 해도 탄광 관리 일꾼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죄수들을 노예처럼 일을 시켰습니다.”

<인터뷰> 김혜숙(탈북민) : “공개 총살로 많이 죽였고, 공개처형 하는 것을 수없이 많이 봤습니다.”

김혜숙 씨를 비롯해 최근 여러 탈북민들이 전 세계에 북한의 인권 침해 실태를 폭로하고 있습니다.

북에서 겪은 끔찍했던 경험을 증언하는 탈북민들.

이들이 하고자 하는 일 중 하나가 북한의 김정은을 국제형사재판소인 ICC에 회부하는 것인데요.

지난 달, 탈북민 네 명의 특별한 증언이 있었습니다.

이들의 목표 역시 김정은을 국제형사재판소에 회부하는 것.

그런데 지금까지의 증언들과는 조금 다릅니다.

<인터뷰> 김용화(전 北 함흥철도보안부 지도원) : “그때는 때리지 않고 봐주는 사람은 당에 충실한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사람 많이 때렸습니다. 실제로 저도 실제로 임산부를 때려가지고 유산도 시켜봤습니다. 그런데 그게 죄가 아닙니다, 북한에서 볼 때는...”

<인터뷰> 김태산(전 北 경공업성 대외무역국 지도원) : “제가 체코에 데리고 나가있던 여성노동자들 한 달에 얼마씩 벌었느냐면 150달러 내지 170달러 벌었습니다. 그 중에서 여성 노동자들에게 얼마 줬습니까? 20달러 줬습니다.”

피해가 아닌, 직·간접적인 가해 사실을 고백한 겁니다.

남한 드라마를 보다 적발돼 처벌을 받게 되자, 이를 만회하겠다며 외부 정보를 접하는 주민 단속에 더욱 앞장섰다는 경우도 있었는데요.

<인터뷰> 장세율(전 北 ‘109상무 기술조’ 기술관) : “한 명이라도 더 잡아내고 더 밝혀내면 그래도 다시 나는 제 자리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북한에서 간부층에 속했던 이들이 공식적으로 가해 사실을 털어놓는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인터뷰> 김흥광(전 北 함흥컴퓨터기술대학 교수) : “일단 죄의식이 있고요. 둘째로 제가 나섰을 때, 숨기고 싶은 과거에 대한 부분도 있고요...”

그럼에도 이들이 용기를 낸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다.

자신들의 경험을 국제형사재판소, ICC에 증거 자료로 제출하기 위해서인데요.

북한에서 일상적으로 가담하거나 경험하고, 또 목격했던 여러 인권침해 사례들.

이것이 개인 보다는 북한 체제의 문제이고, 결국 독재자 김정은의 책임이라는 점을 세계에 알려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북한 인권운동을 하고 있는 인지연 변호사는 지난 달 23일, 가해자 열 명의 증언을 ICC에 제출하며 김정은을 북한 인권 탄압의 주범으로 지목했습니다.

<인터뷰> 인지연(미국 변호사) : “가해자인 탈북민들이 지금 현재 대한민국에 있지 않습니까? (한국이 ICC) 가입국이기 때문에 가해자로서의 탈북민을 조사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지 않을까... 그것이 꽤 의미가 깊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번 가해 증언 자료의 수집을 주도한 건 탈북민 인권단체를 이끌고 있는 김흥광 씨입니다.

그는 왜 부끄러운 과거를 고백하면서까지 이 일을 추진한 걸까요?

3년 전, 스위스 제네바에서 만난 북한 인권 대표단의 태도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인터뷰> 김흥광(전 北 함흥컴퓨터기술대학 교수) : “북한 인권 개선하라, 개선하라 했더니 ‘너희들이 증거 있어? 누가 맞았으면 때린 사람이 있어야 할 거 아니냐...’ 역시 증거가 중요하다 (생각하게 됐죠.)”

그러나 전 세계에 자신의 죄를 시간과 장소, 피해자까지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고 하니 쉽게 나서는 탈북민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자신이 먼저 진술서를 쓰고 사람들을 설득하기 시작했다는데요.

<인터뷰> 김흥광(전 北 함흥컴퓨터기술대학 교수) : “(외부 정보 유입한 주민을) 손 봐주라고 하면 (계도원이) 무작정 갖다가 때리고 손가락 다 끊어버리고 그 다음에 관절을 꺾어버리고 그 다음에 온몸에 성한 데가 없이 만들어 오는 거예요. 질질 끌려서...”

그러자 완강히 버티던 사람들이 하나 둘 마음을 열었습니다.

<인터뷰> 김흥광(전 北 함흥컴퓨터기술대학 교수) : “이 (인민보안부 출신) 진술자의 증언에 따르면 총알이 아깝다고 하면서 사람 머리를 고무 방망이로 뒤통수를 쳐가지고 눈알이 쏟아져 죽는 거, 그리고 손가락을 다 뽑아가지고, 비밀을 불지 않는다는 이유로...”

충격적인 가해 증언들이 속속 접수됐는데요.

진술서는 ICC에 제출해도 좋지만, 차마 사람들 앞에 ‘내가 가해자다’라고 나서지는 못하겠다던 증언자들.

고민하던 김흥광 씨에게 함께하겠다고 나선 이가 있었습니다.

외화벌이를 위해 체코에서 북한 노동자들의 이른바 ‘노예노동’을 지휘했던 김태산 씨였습니다.

<인터뷰> 김태산(전 北경공업성 대외무역국 지도원) : “아이들(여성노동자)이 (힘들어서) 위생(생리)도 안 하지... 북한과 같이 자기 국민을 국가가 착취하는 나라는 없다... 그래서 노예국가라고 인정했고...”

그는 외화벌이를 위한 해외 노예노동이 지금도 버젓이 자행되고 있는 사실이 마음 아파 용기를 냈다고 합니다.

<인터뷰> 김태산(전 北경공업성 대외무역국 지도원) : “물론 북쪽에 제 가족들도 있고 하니까 위험성은 느끼죠. 그러나 나 혼자 와서 잘 사는 게 막 죄지은 것 같아요.”

2000년대 들어 콩고, 수단, 케냐 등 자국민의 인권을 존중하지 않은 독재자들이 줄줄이 국제형사재판소, ICC에 제소됐는데요.

콩고민주공화국의 반군 지도자 코머스 루방가의 경우, 소년병들을 이른바 ‘인종청소’에 동원한 혐의로 14년 형을 선고받고 현재 헤이그 감옥에서 복역하고 있습니다.

죄에 비해 형이 가볍다는 생각도 들지만 ICC 회부만으로도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합니다.

<인터뷰> 태영호(전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 : “지금 북한은 김정은 이름 세 글자가 ‘국제형사재판소에 넘겨야 한다’는 이 문장에 들어가지 않도록 총력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ICC 회부로) 김정은은 신이 아닌 범죄자라는 걸 주민들에게 가장 빨리 직설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길이 열립니다.”

길고 힘든 싸움을 위해, 가해자 증언의 길을 연 사람들.

그들의 용기 있는 고백이 값진 결실을 맺을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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