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다보스 포럼은 시진핑의 독무대?

입력 2017.01.16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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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의 정치 지도자들과 국제기구 관계자, 주요 재계 인사들이 모여 세계가 직면하고 있는 현안을 논의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세계 경제 포럼(World Economic Forum, 이하 다보스 포럼)이 17일(현지시각)부터 20일까지 나흘간의 일정으로 스위스의 휴양도시 다보스에서 열린다.

올해로 47번째 맞는 이번 다보스 포럼의 핵심 주제는 '소통과 책임의 리더십' (Responsive and Responsible Leadership)이다. 사물 인터넷(IoT), 인공지능(AI), 모바일의 기술들이 융합되는 4차 산업 혁명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데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출범, 영국의 브렉시트(Brexit, 영국의 EU 탈퇴)협상의 본격화, 기후 변화에 따른 기상 이변 등으로 세계의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커진 상황에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소통과 책임감을 가진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논의의 초점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에 따른 보호무역주의와 유럽 사회에 거세게 몰아치고 있는 反 이민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에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세계화, 자유무역, 공존을 주장하는 다보스 포럼의 기조는 보호무역, 고립주의를 내세운 트럼프 정책과 불협화음을 낼 가능성이 높다.

이번 다보스 포럼은 시진핑 독무대 될 듯

이번 포럼에는 중국의 시진핑 주석,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안토니우 구테헤스 UN 신임 사무총장, 마윈(馬雲) 알리바바 그룹 회장 등 세계 정·재계 인사 3천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임기 종료를 앞둔 미 오바마 정부에서는 조 바이든 부통령과 존 케리 국무장관이 참석하며 트럼프 정권 인수팀에서는 펀드매니저 출신의 앤서니 스카라무치가 대표로 참석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 주요국 정상들이 대부분 불참함에 따라 올해 다보스포럼은 중국 정상으로서는 처음으로 참석하는 시진핑 주석이 가장 주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15일부터 스위스를 국빈 방문하고 있는 시진핑 주석은 포럼 개막식 기조연설도 맡았다.

스위스를 국빈 방문하고 있는 시진핑 중국 주석(오른쪽 두 번째)과 부인 펑리위안 여사(오른쪽)가 15일(현지시각) 베른에서 열린 환영 만찬에 참석해 도리스 로이타르트 스위스 연방 대통령(왼쪽 두 번째) 부부와 자세를 취하고 있다. (사진=AP)스위스를 국빈 방문하고 있는 시진핑 중국 주석(오른쪽 두 번째)과 부인 펑리위안 여사(오른쪽)가 15일(현지시각) 베른에서 열린 환영 만찬에 참석해 도리스 로이타르트 스위스 연방 대통령(왼쪽 두 번째) 부부와 자세를 취하고 있다. (사진=AP)

시진핑 주석의 이번 다보스포럼 참석은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출범을 눈앞에 두고 미중 간 통상ㆍ무역과 외교·안보 분야 갈등이 전방위적으로 고조되는 가운데 세계 경제에서 중국의 역할을 부각하려는 의도가 커 보인다.

1971년 다보스 포럼을 만든 클라우스 슈바프 회장은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시진핑 주석의 참석은 세계가 단극(unipolar)체제에서 다극(multipolar) 체제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므로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일찌감치 “시 주석의 독무대가 될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다보스 포럼을 창립한 클라우스 슈바프 회장 다보스 포럼을 창립한 클라우스 슈바프 회장

시 주석은 17일(현지시각) 개막식 기조연설을 통해 세계 경제에서 중국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보호 무역주의를 내세우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할 것으로 보인다.

시진핑 주석은 앞서 스위스 신문 노이에취리허차이퉁에 자필로 서명한 기고문을 보내 “자유무역협정(FTA)을 업그레이드할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타진하고, 자유롭고 개방적인 국제무역과 투자시스템 진작에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 주석은 또 “중국이 세계 경제성장을 떠받치는 거대 시장의 위치를 지킬 것이며 뜨거운 투자대상국으로, 세계 인민 복지의 공헌자로 남아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시진핑 주석이 포럼에 참석하는 것은 남중국해 긴장이 높아지고 트럼프 정부의 양안(중-대만) 관계 압력이 높아지는 상황에 강대국으로서 위상을 높이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영국의 브렉시트 투표와 미국 대선에서의 트럼프의 승리로 시진핑 주석에게 새로운 기회가 생겼으며 시진핑이 다보스 포럼에서 국제 경제 시스템의 ‘책임 있고 소통하는 지도자’로서 자리매김하려 한다고 분석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또 시 주석이 개막식 연설을 활용해 자유무역에서 기후변화에 이르기까지 모든 이슈에서 최근 수년간 이뤄진 진전의 보호자 역할을 자처하면서 ‘책임 있는 지도자’로서 자신의 지위를 격상시킬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언론들도 시진핑 주석의 세계경제포럼(WEFㆍ다보스포럼) 참석을 계기로 국제사회 내 그의 지도력과 중국의 역할을 부각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신화 통신은 “세계 2위 경제체제의 대표로 세계 경제 회복세 견인, 세계 거버넌스 개혁 촉진, 다자주의와 국제협력 추진 등에 있어 대국의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환구시보는 “중국은 세계 경제의 발전 추세에 맞춰 자유무역의 확대와 경제ㆍ금융질서를 재편하는 것이야말로 개발도상국을 비롯한 전 세계 대다수 국가의 공통이익임을 잘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다보스포럼에서 시 주석이 미국과 일부 유럽국가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흐름에 공개적으로 맞설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셈이다.

트럼프 측," '다보스당'은 근본 없는 엘리트 집단"

그러나 환태평양 경제 동반자 협정(TPP)폐기, 북미 자유 무역 협정(NAFTA) 재협상, 중국 제품에 대한 고율의 관세 등 보호 무역주의와 미국 우선주의를 전면에 내세운 트럼프 당선인과 그 측근들은 자신들이 타파하려는 ‘세계화’를 다보스 포럼이 상징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백악관 수석 전략가로 내정된 스티브 배넌은 "‘다보스당’은 보통 사람과 민족국가에는 관심을 보이지 않는 근본 없는 글로벌 엘리트 집단”이라고 다보스 포럼을 깎아내리기도 했다.

이에 따라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국제 사회의 책임 있는 지도자’와는 거리가 멀다고 인식할 각국 지도자들이 효과적인 공동 대처 방안을 모색할지 주목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클라우스 슈바프 다보스 포럼 회장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다보스 포럼도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포퓰리스트의 우려들을 토론에 반영하지 않으면 그것은 현실과는 동떨어진 일"이라고 강조했다.

슈바프 회장은 그러면서 "매우 어려운 문제들에 아주 간단한 답이 있다고 믿는 것이 가장 두렵다. 올바른 해답에는 수많은 노력과 단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해결책 마련이 쉽지 않음을 예고한 셈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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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 다보스 포럼은 시진핑의 독무대?
    • 입력 2017-01-16 17:24:49
    취재K
세계 각국의 정치 지도자들과 국제기구 관계자, 주요 재계 인사들이 모여 세계가 직면하고 있는 현안을 논의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세계 경제 포럼(World Economic Forum, 이하 다보스 포럼)이 17일(현지시각)부터 20일까지 나흘간의 일정으로 스위스의 휴양도시 다보스에서 열린다.

올해로 47번째 맞는 이번 다보스 포럼의 핵심 주제는 '소통과 책임의 리더십' (Responsive and Responsible Leadership)이다. 사물 인터넷(IoT), 인공지능(AI), 모바일의 기술들이 융합되는 4차 산업 혁명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데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출범, 영국의 브렉시트(Brexit, 영국의 EU 탈퇴)협상의 본격화, 기후 변화에 따른 기상 이변 등으로 세계의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커진 상황에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소통과 책임감을 가진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논의의 초점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에 따른 보호무역주의와 유럽 사회에 거세게 몰아치고 있는 反 이민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에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세계화, 자유무역, 공존을 주장하는 다보스 포럼의 기조는 보호무역, 고립주의를 내세운 트럼프 정책과 불협화음을 낼 가능성이 높다.

이번 다보스 포럼은 시진핑 독무대 될 듯

이번 포럼에는 중국의 시진핑 주석,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안토니우 구테헤스 UN 신임 사무총장, 마윈(馬雲) 알리바바 그룹 회장 등 세계 정·재계 인사 3천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임기 종료를 앞둔 미 오바마 정부에서는 조 바이든 부통령과 존 케리 국무장관이 참석하며 트럼프 정권 인수팀에서는 펀드매니저 출신의 앤서니 스카라무치가 대표로 참석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 주요국 정상들이 대부분 불참함에 따라 올해 다보스포럼은 중국 정상으로서는 처음으로 참석하는 시진핑 주석이 가장 주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15일부터 스위스를 국빈 방문하고 있는 시진핑 주석은 포럼 개막식 기조연설도 맡았다.

스위스를 국빈 방문하고 있는 시진핑 중국 주석(오른쪽 두 번째)과 부인 펑리위안 여사(오른쪽)가 15일(현지시각) 베른에서 열린 환영 만찬에 참석해 도리스 로이타르트 스위스 연방 대통령(왼쪽 두 번째) 부부와 자세를 취하고 있다. (사진=AP)
시진핑 주석의 이번 다보스포럼 참석은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출범을 눈앞에 두고 미중 간 통상ㆍ무역과 외교·안보 분야 갈등이 전방위적으로 고조되는 가운데 세계 경제에서 중국의 역할을 부각하려는 의도가 커 보인다.

1971년 다보스 포럼을 만든 클라우스 슈바프 회장은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시진핑 주석의 참석은 세계가 단극(unipolar)체제에서 다극(multipolar) 체제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므로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일찌감치 “시 주석의 독무대가 될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다보스 포럼을 창립한 클라우스 슈바프 회장
시 주석은 17일(현지시각) 개막식 기조연설을 통해 세계 경제에서 중국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보호 무역주의를 내세우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할 것으로 보인다.

시진핑 주석은 앞서 스위스 신문 노이에취리허차이퉁에 자필로 서명한 기고문을 보내 “자유무역협정(FTA)을 업그레이드할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타진하고, 자유롭고 개방적인 국제무역과 투자시스템 진작에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 주석은 또 “중국이 세계 경제성장을 떠받치는 거대 시장의 위치를 지킬 것이며 뜨거운 투자대상국으로, 세계 인민 복지의 공헌자로 남아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시진핑 주석이 포럼에 참석하는 것은 남중국해 긴장이 높아지고 트럼프 정부의 양안(중-대만) 관계 압력이 높아지는 상황에 강대국으로서 위상을 높이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영국의 브렉시트 투표와 미국 대선에서의 트럼프의 승리로 시진핑 주석에게 새로운 기회가 생겼으며 시진핑이 다보스 포럼에서 국제 경제 시스템의 ‘책임 있고 소통하는 지도자’로서 자리매김하려 한다고 분석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또 시 주석이 개막식 연설을 활용해 자유무역에서 기후변화에 이르기까지 모든 이슈에서 최근 수년간 이뤄진 진전의 보호자 역할을 자처하면서 ‘책임 있는 지도자’로서 자신의 지위를 격상시킬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언론들도 시진핑 주석의 세계경제포럼(WEFㆍ다보스포럼) 참석을 계기로 국제사회 내 그의 지도력과 중국의 역할을 부각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신화 통신은 “세계 2위 경제체제의 대표로 세계 경제 회복세 견인, 세계 거버넌스 개혁 촉진, 다자주의와 국제협력 추진 등에 있어 대국의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환구시보는 “중국은 세계 경제의 발전 추세에 맞춰 자유무역의 확대와 경제ㆍ금융질서를 재편하는 것이야말로 개발도상국을 비롯한 전 세계 대다수 국가의 공통이익임을 잘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다보스포럼에서 시 주석이 미국과 일부 유럽국가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흐름에 공개적으로 맞설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셈이다.

트럼프 측," '다보스당'은 근본 없는 엘리트 집단"

그러나 환태평양 경제 동반자 협정(TPP)폐기, 북미 자유 무역 협정(NAFTA) 재협상, 중국 제품에 대한 고율의 관세 등 보호 무역주의와 미국 우선주의를 전면에 내세운 트럼프 당선인과 그 측근들은 자신들이 타파하려는 ‘세계화’를 다보스 포럼이 상징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백악관 수석 전략가로 내정된 스티브 배넌은 "‘다보스당’은 보통 사람과 민족국가에는 관심을 보이지 않는 근본 없는 글로벌 엘리트 집단”이라고 다보스 포럼을 깎아내리기도 했다.

이에 따라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국제 사회의 책임 있는 지도자’와는 거리가 멀다고 인식할 각국 지도자들이 효과적인 공동 대처 방안을 모색할지 주목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클라우스 슈바프 다보스 포럼 회장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다보스 포럼도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포퓰리스트의 우려들을 토론에 반영하지 않으면 그것은 현실과는 동떨어진 일"이라고 강조했다.

슈바프 회장은 그러면서 "매우 어려운 문제들에 아주 간단한 답이 있다고 믿는 것이 가장 두렵다. 올바른 해답에는 수많은 노력과 단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해결책 마련이 쉽지 않음을 예고한 셈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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