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독식’ 네이버에 “정부 규제는 늑장”

입력 2017.01.16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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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포털 '네이버'의 지난해 광고 매출액이 3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KBS를 비롯한 지상파 방송 3사와 국내 전체 신문사의 광고 매출을 모두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액수다.

김창룡 인제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16일 KBS1라디오 '안녕하십니까 윤준호입니다'에 출연해 "증권업계가 집계한 결과 지난해 국내 총 광고비 11조 3,000억 원 중 20% 가량이 네이버에 쏠렸다. 올해 네이버 광고 매출액은 이보다 훨씬 많은 3조 5,000억 원 정도로 추산돼 네이버의 막대한 수익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네이버가 막대한 광고 매출을 올릴 수 있었던 이유로 세 가지 독점 구조를 꼽았다. 포털 시장 70% 독점, 모바일 검색 점유율 80%, 검색 시 노출되는 광고 비용 등이다.

김 교수는 특히 네이버에서 광고 수익을 가장 많이 올리는 모바일 쇼핑 분야를 예로 들며 "네이버에서 모바일로 '여성 원피스'를 검색하면 '파워 상품' '파워 링크' 검색 결과가 노출되는데, 이는 모두 네이버에 광고비를 낸 기업의 제품이다. 이 외에도 지난해 11월에 출시한 쇼핑 검색 광고나 TV캐스트에 들어간 동영상 광고 등 각종 광고 서비스가 수익과 직결되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분석했다.

이어 "네이버가 모바일 광고 시장까지 완전히 접수해서 엄청난 광고 수익을 올리고 있다. 사실 네이버가 돈이 되는 것이면 모두 손을 대는 식으로 업무를 확장해서 독점 구조 속에서 큰 돈을 벌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네이버에서는 정보 검색, 쇼핑, 뉴스, 결제(네이버페이) 등의 서비스를 모두 다 이용할 수 있다. 구글이 검색, 페이스북이 뉴스, 아마존이 쇼핑에 특화된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이다.

이에 김 교수는 "우리나라처럼 문어발식 경영을 하는 건 (외국에서는) 보기 힘들다"며 "네이버의 모바일 독점 체제가 또 다른 중견 모바일 업체들의 등장을 막고, 네이버에 의존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구조를 만들었다"고 짚었다.


문제는 현재 대다수 언론사가 네이버와 계약을 맺고 기사를 싣는 등 사실상 네이버가 언론사로서 기능하는데도 거의 규제를 받지 않는다는 점이다.

김 교수는 이와 관련해 "최근 방송통신위원회가 그동안 모바일·인터넷 기업들은 자율 규제만 있었고 광고에 대한 규제는 거의 없었다며 규제가 없으면 '기울어진 운동장'이 되는 만큼 올해부터 구체적인 규제 방안을 연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올해부터 시행돼도 시원찮을 판국에 (이제서야) 연구하겠다는 건 (방통위가) 늑장대응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규제 방안 마련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네이버의 광고 수익액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3조 원에 달한다는 네이버의 광고 수익액도 추정치에 불과한 만큼 정확한 정보 공개를 통해 독점 구조와 수익액을 파악해야 관련 정책과 법을 만들 수 있다"며 "그런 바탕 위에서 시장 독점을 막는 문어발식 광고 독식과 이를 막는 방안, 투명한 광고료의 측정, 정보 공개의 의무화 등이 보완될 것으로 본다"고 지적했다.

☞ 인터뷰 전문 보기

박성희 kbs.ps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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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고 독식’ 네이버에 “정부 규제는 늑장”
    • 입력 2017-01-16 18:04:40
    경제
인터넷 포털 '네이버'의 지난해 광고 매출액이 3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KBS를 비롯한 지상파 방송 3사와 국내 전체 신문사의 광고 매출을 모두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액수다.

김창룡 인제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16일 KBS1라디오 '안녕하십니까 윤준호입니다'에 출연해 "증권업계가 집계한 결과 지난해 국내 총 광고비 11조 3,000억 원 중 20% 가량이 네이버에 쏠렸다. 올해 네이버 광고 매출액은 이보다 훨씬 많은 3조 5,000억 원 정도로 추산돼 네이버의 막대한 수익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네이버가 막대한 광고 매출을 올릴 수 있었던 이유로 세 가지 독점 구조를 꼽았다. 포털 시장 70% 독점, 모바일 검색 점유율 80%, 검색 시 노출되는 광고 비용 등이다.

김 교수는 특히 네이버에서 광고 수익을 가장 많이 올리는 모바일 쇼핑 분야를 예로 들며 "네이버에서 모바일로 '여성 원피스'를 검색하면 '파워 상품' '파워 링크' 검색 결과가 노출되는데, 이는 모두 네이버에 광고비를 낸 기업의 제품이다. 이 외에도 지난해 11월에 출시한 쇼핑 검색 광고나 TV캐스트에 들어간 동영상 광고 등 각종 광고 서비스가 수익과 직결되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분석했다.

이어 "네이버가 모바일 광고 시장까지 완전히 접수해서 엄청난 광고 수익을 올리고 있다. 사실 네이버가 돈이 되는 것이면 모두 손을 대는 식으로 업무를 확장해서 독점 구조 속에서 큰 돈을 벌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네이버에서는 정보 검색, 쇼핑, 뉴스, 결제(네이버페이) 등의 서비스를 모두 다 이용할 수 있다. 구글이 검색, 페이스북이 뉴스, 아마존이 쇼핑에 특화된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이다.

이에 김 교수는 "우리나라처럼 문어발식 경영을 하는 건 (외국에서는) 보기 힘들다"며 "네이버의 모바일 독점 체제가 또 다른 중견 모바일 업체들의 등장을 막고, 네이버에 의존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구조를 만들었다"고 짚었다.


문제는 현재 대다수 언론사가 네이버와 계약을 맺고 기사를 싣는 등 사실상 네이버가 언론사로서 기능하는데도 거의 규제를 받지 않는다는 점이다.

김 교수는 이와 관련해 "최근 방송통신위원회가 그동안 모바일·인터넷 기업들은 자율 규제만 있었고 광고에 대한 규제는 거의 없었다며 규제가 없으면 '기울어진 운동장'이 되는 만큼 올해부터 구체적인 규제 방안을 연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올해부터 시행돼도 시원찮을 판국에 (이제서야) 연구하겠다는 건 (방통위가) 늑장대응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규제 방안 마련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네이버의 광고 수익액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3조 원에 달한다는 네이버의 광고 수익액도 추정치에 불과한 만큼 정확한 정보 공개를 통해 독점 구조와 수익액을 파악해야 관련 정책과 법을 만들 수 있다"며 "그런 바탕 위에서 시장 독점을 막는 문어발식 광고 독식과 이를 막는 방안, 투명한 광고료의 측정, 정보 공개의 의무화 등이 보완될 것으로 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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