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대리기사 ‘공포의 숙제’는?

입력 2017.01.17 (07:20) 수정 2017.01.17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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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요즘 수도권 지역 대리기사들이 학교에 다니는 것도 아닌데 숙제하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대리운전을 맡길 차주와 연결해주는 국내 최대 배차 프로그램 업체가 숙제를 낸다고 하는데, 도대체 무슨 숙제일까요?

박민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밤 11시, 대리운전 요청이 가장 많을 시간이지만, 이 대리 기사는 개점휴업 상태입니다.

배차 프로그램에서 일을 받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가끔씩 대리 요청이 뜨긴 하지만, 대리비가 턱없이 싼 것들뿐입니다.

<녹취> 대리운전 기사 : "숙제 못했다고 일이 들어오질 않아요. 콜(배차)이 안보여요. (지금 이거 떠 있는 건 뭐에요?) 남들이 싫어하는 거, 가격이 적절치 않거나…."

도대체 무슨 숙제일까요?

<녹취> 대리운전 기사 : "(평일은) 밤 10시부터 새벽 1시까지 4만 원 두 콜 이상, 금요일은 9시부터 1시까지 3콜 이상 5만 원..."

특정 업체의 배차 프로그램을 통해 이런 할당량을 채우란 겁니다.

<녹취> 대리운전 기사: "숙제를 해야 해요. 금요일에 무조건 숙제를 안 하잖아요, 월요일까지 우선 배차를 안 줘요."

숙제를 못 해 속이 바짝바짝 타는 기사들.

<녹취> 대리운전 기사 : "(기사님 숙제 하셨어요?) 못 했어요. 장사 접어야 해요. 답이 없어요."

결국 자신이 돈을 내고 가짜 대리운전까지 부릅니다.

<녹취> "저 3만 5천 원짜리 한 번 해주세요."

<녹취> "가짜 콜 올리면 월요일에 일하기 편해요. 이전에는 그런 게 없었는데 카카오 생기고 나서…."

대리업체 간 경쟁이 심해지면서, 기사들이 다른 업체와 일하지 못하도록 단속하는 방법도 더욱 강력해지고 있는 겁니다.

국내 최대 규모인 해당 업체는 기사들의 영업권 침해 행위에 대해 입장을 밝혀달라는 요청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KBS 뉴스 박민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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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수도권 지역 대리기사들이 학교에 다니는 것도 아닌데 숙제하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대리운전을 맡길 차주와 연결해주는 국내 최대 배차 프로그램 업체가 숙제를 낸다고 하는데, 도대체 무슨 숙제일까요?

박민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밤 11시, 대리운전 요청이 가장 많을 시간이지만, 이 대리 기사는 개점휴업 상태입니다.

배차 프로그램에서 일을 받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가끔씩 대리 요청이 뜨긴 하지만, 대리비가 턱없이 싼 것들뿐입니다.

<녹취> 대리운전 기사 : "숙제 못했다고 일이 들어오질 않아요. 콜(배차)이 안보여요. (지금 이거 떠 있는 건 뭐에요?) 남들이 싫어하는 거, 가격이 적절치 않거나…."

도대체 무슨 숙제일까요?

<녹취> 대리운전 기사 : "(평일은) 밤 10시부터 새벽 1시까지 4만 원 두 콜 이상, 금요일은 9시부터 1시까지 3콜 이상 5만 원..."

특정 업체의 배차 프로그램을 통해 이런 할당량을 채우란 겁니다.

<녹취> 대리운전 기사: "숙제를 해야 해요. 금요일에 무조건 숙제를 안 하잖아요, 월요일까지 우선 배차를 안 줘요."

숙제를 못 해 속이 바짝바짝 타는 기사들.

<녹취> 대리운전 기사 : "(기사님 숙제 하셨어요?) 못 했어요. 장사 접어야 해요. 답이 없어요."

결국 자신이 돈을 내고 가짜 대리운전까지 부릅니다.

<녹취> "저 3만 5천 원짜리 한 번 해주세요."

<녹취> "가짜 콜 올리면 월요일에 일하기 편해요. 이전에는 그런 게 없었는데 카카오 생기고 나서…."

대리업체 간 경쟁이 심해지면서, 기사들이 다른 업체와 일하지 못하도록 단속하는 방법도 더욱 강력해지고 있는 겁니다.

국내 최대 규모인 해당 업체는 기사들의 영업권 침해 행위에 대해 입장을 밝혀달라는 요청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KBS 뉴스 박민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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