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갈라치고, 영국은 떠나고, EU 운명은?

입력 2017.01.17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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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0일 공식 취임하는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제2의 브렉시트(Brexit, 영국의 EU 탈퇴)를 예견하는 등 유럽 연합(EU)에 대해 반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 등 유럽 지도자들은 "유럽 일에 간섭하지 말라"며 트럼프를 비판했다.

하지만 지난해 6월 EU 탈퇴를 결의한 영국의 테리사 메이 총리가 17일(현지시각) 영국이 EU에서 탈퇴하면서 EU 단일시장은 물론 관세동맹에서 이탈하겠다는 이른바 '하드 브렉시트'를 선언할 계획이어서 유럽 단일 공동체가 EU가 급속히 소용돌이에 빠져들고 있다.

트럼프, “다른 나라들도 EU 떠날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15일(현지시각) 보도된 영국 일간 더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브렉시트는 결국엔 대단한 일이 될 것"이라며 브렉시트로 영국이 더 나아질 것이라는 입장을 다시 확인했다.

트럼프는 "사람들과 국가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원하고 영국은 영국의 정체성을 원했다. 그토록 많은 난민을 수용하도록 강요받지 않았다면, 브렉시트는 없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그러면서 " 다른 국가들도 떠날 것으로 생각한다. 많은 이들이 생각하듯 많은 난민이 계속 유럽 다른 지역들로 유입된다면 EU를 유지하는 게 쉽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사람들이 그것에 분노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미국과 영국의 무역협상과 관련해 "양국 모두에 좋은 것"이라며 "우리는 협상 작업이 빠르고 제대로 이뤄지도록 매우 열심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는 취임 직후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를 미국에서 만날 것이라고도 했다.

트럼프가 EU 통합보다는 분열을 바란다는 징후는 이미 나왔다. 트럼프는 당선 후 도날드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의 첫 통화에서 "다음으로 EU를 떠날 나라는 어디냐"고 물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보도한 바 있다.

트럼프는 유럽 통합의 또 다른 축인 북대서양 조약기구(NATO)가 쓸모없는 기구라고 비판하는 등 유럽의 분열을 부추기고 있다.

목소리 높이는 反 EU 정치인들

트럼프의 기자회견이 보도되자마자 그동안 反 EU, 反 난민 ,애국주의 기치 등을 내걸었던 EU 정치인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영국의 EU 탈퇴 운동을 주도했던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은 "미국이 우리와 좋은 무역협정을 바라고, 협상을 빨리하기 바란다는 것은 매우 좋은 소식"이라고 반겼다.

올봄 대통령선거에 나서면서 반(反) EU와 반(反) 난민 목소리를 더욱 높이고 있는 프랑스 극우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 대표 측도 트럼프의 경제적 애국주의와 보호무역주의를 칭찬했다. 르펜의 측근인 플로리앙 필리포는 트위터에 "트럼프의 브렉시트 칭송과 메르켈 난민정책 비난을 공식적으로 듣게 돼 기분이 좋다."는 글을 남겼다.

이탈리아 오성운동의 만리오 디 스테파노 외교위 의원은 트럼프의 인터뷰에 대해서 "세상이 동쪽에서 서쪽으로 움직이고 현상은 모든 면에서 흔들리고 있으며 우리가 그 변화의 일부"라고 주장했다.

메르켈, “유럽이여 단결하라.” ‘트럼프 흔들기’에 맞대응

반면 유럽 통합의 버팀목 역할을 하는 독일과 프랑스 지도자들은 트럼프의 발언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유럽의 일은 유럽이 알아서 할 테니 트럼프는 간섭하지 말라"는 반응을 내놓았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빌 잉글리시 뉴질랜드 총리가 기자회견에 참석하기 위해 걸어 나오고 있다. (사진=AP)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빌 잉글리시 뉴질랜드 총리가 기자회견에 참석하기 위해 걸어 나오고 있다. (사진=AP)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16일(현지시각) 베를린에서 빌 잉글리시 뉴질랜드 총리와 함께한 기자회견을 통해 "EU는 그 경제력과 효과적인 의사결정 구조로 되어 있으며 자체적으로 테러리즘과 디지털화, 그밖에 다른 문제들에 대처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피력했다.

메르켈 총리는 "나는 EU의 27개 회원국이 강고하게, 그리고 무엇보다도 낙관적으로 함께 일해나가는 것에 지금처럼 앞으로도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메르켈 총리는 또 자신의 난민 수용이 베를린 트럭 테러 같은 테러 유입을 동반했다고 보는 트럼프 당선인의 시각에 대해서는 "테러 퇴치를 위한 지구적 도전과 시리아 내전과 관련한 난민의 존재와 난민의 문제를 분명하게 분리하고자 한다"고 지적했다

메르켈 총리는 그러면서 "미국 관계에 대한 나의 입장은 이미 알려졌고, 트럼프 당선인 역시도 그 자신의 견해를 이번에 다시 한 번 개진한 것이다."라고 이번 인터뷰를 평가하고 "개인적으로 지금으로썬 먼저 미국 대통령의 취임을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메르켈 총리는 "우리는 모든 부문에서 트럼프와 함께 일해나갈 수 있을 것이며, 아울러 어떤 형태의 합의를 끌어낼 수 있을지도 분명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메르켈 총리가 올해 주요 20개국(G20) 의장국을 맡은 독일의 정부 수반 자격으로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려고 올해 봄쯤으로 회담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는 소식이 나와 주목된다.

올랑드, “EU는 외부 충고가 필요 없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도 "EU는 외부 충고가 필요 없다."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EU에 대한 비난을 반박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각) 파리 엘리제 궁에서 제인 하틀리 주프랑스 미 대사에게 프랑스 최고훈장을 수여한 뒤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AP)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각) 파리 엘리제 궁에서 제인 하틀리 주프랑스 미 대사에게 프랑스 최고훈장을 수여한 뒤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AP)

올랑드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각) 제인 하틀리 주프랑스 미 대사의 이임행사에서 "유럽은 언제나 대서양 건너편(미국)과의 협력을 추구할 것"이라며 "그러나 유럽의 이익과 가치에 기반을 둬 그 길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또 "박해받는 이들에게 망명지를 제공하는 원칙은 유럽과 미국인이 공유한 핵심 가치'라며 EU의 난민 수용 정책을 옹호했다.

“메이 英 총리, EU 단일시장·관세동맹 탈퇴 선언”

독일과 프랑스의 바람과는 달리 '단일 공동체 EU에 대한 원심력'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17일(현지시각) 영국의 테리사 메이 총리의 이른바 '하드 브렉시트' 천명이 그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는 16일(현지시각) 메이 총리가 영국이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하면서 EU 단일시장, 관세동맹에서 이탈할 것이라고 입수한 연설문을 인용해 보도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메이 총리는 연설문에서 " 브렉시트 협상에서는 영국의 당연한 권리를 찾는 것이다. 6개월 전 영국 국민은 변화를 선택했다. 이들이 행사한 표는 영국의 더 나은 미래와 EU를 떠나 세계를 품고자 한 것이었다. EU 밖에서도 영국은 여전히 위대한, 세계적인 무역국이며 내부적으로도 강하고, 자신감 있으며 세계 다른 나라로부터 존경받는 나라일 것이다. 우리는 독립적이고 주권을 지닌 글로벌 영국과 EU 동맹들의 동등하고 새로운 동반관계를 추구한다"고 밝혔다.

메이 총리는 또 "EU의 부분적인 가입이나 준회원적인 성격과 같은 어떠한 형태로도 반만 발을 담그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메이 총리는 나아가 "다른 나라들이 선택한 적이 있는 모델을 채택하거나 약간의 회원국 지위 유지도 택하지 않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결국 메이 총리는 이민통제를 통해 주권을 단일시장, 관세동맹 접근권보다 우선순위에 두는 하드 브렉시트에 대한 결단을 내린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메이 총리는 연설문에서 이 같은 기조로 뒤따라 구체화할 12가지 브렉시트 목표를 제시했다. 텔레그래프는 ▲영국 국경에 대한 통제권 ▲EU의 법원인 유럽사법재판소로부터 독립 ▲노동조합 보존 ▲노동자 권리 유지 ▲세계 주요 국가나 블록과의 자유무역협정 체결 등이 그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영국 정부는 오는 3월 말까지 EU와의 탈퇴협상 개시를 선언하는 리스본 조약을 발동할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이에 대해 EU는 회원국 내 이동의 자유가 보장되지 않는다면 단일시장과 같은 혜택을 영국에 유지할 수 없다는 강경한 방침으로 맞서고 있다. 이에 따라 이르면 오는 4월부터 시작될 영국과 EU의 탈퇴 협상이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또 협상 결과에 따라 다른 나라의 EU 추가 이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설령 추가 이탈 국가가 나오지 않더라도 수십 년 동안 지속해온 유럽 단일 공동체 EU가 전성기를 지나 쇠퇴의 길로 접어든 것만은 분명하다는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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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는 갈라치고, 영국은 떠나고, EU 운명은?
    • 입력 2017-01-17 14:57:04
    취재K
오는 20일 공식 취임하는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제2의 브렉시트(Brexit, 영국의 EU 탈퇴)를 예견하는 등 유럽 연합(EU)에 대해 반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 등 유럽 지도자들은 "유럽 일에 간섭하지 말라"며 트럼프를 비판했다.

하지만 지난해 6월 EU 탈퇴를 결의한 영국의 테리사 메이 총리가 17일(현지시각) 영국이 EU에서 탈퇴하면서 EU 단일시장은 물론 관세동맹에서 이탈하겠다는 이른바 '하드 브렉시트'를 선언할 계획이어서 유럽 단일 공동체가 EU가 급속히 소용돌이에 빠져들고 있다.

트럼프, “다른 나라들도 EU 떠날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15일(현지시각) 보도된 영국 일간 더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브렉시트는 결국엔 대단한 일이 될 것"이라며 브렉시트로 영국이 더 나아질 것이라는 입장을 다시 확인했다.

트럼프는 "사람들과 국가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원하고 영국은 영국의 정체성을 원했다. 그토록 많은 난민을 수용하도록 강요받지 않았다면, 브렉시트는 없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그러면서 " 다른 국가들도 떠날 것으로 생각한다. 많은 이들이 생각하듯 많은 난민이 계속 유럽 다른 지역들로 유입된다면 EU를 유지하는 게 쉽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사람들이 그것에 분노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미국과 영국의 무역협상과 관련해 "양국 모두에 좋은 것"이라며 "우리는 협상 작업이 빠르고 제대로 이뤄지도록 매우 열심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는 취임 직후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를 미국에서 만날 것이라고도 했다.

트럼프가 EU 통합보다는 분열을 바란다는 징후는 이미 나왔다. 트럼프는 당선 후 도날드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의 첫 통화에서 "다음으로 EU를 떠날 나라는 어디냐"고 물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보도한 바 있다.

트럼프는 유럽 통합의 또 다른 축인 북대서양 조약기구(NATO)가 쓸모없는 기구라고 비판하는 등 유럽의 분열을 부추기고 있다.

목소리 높이는 反 EU 정치인들

트럼프의 기자회견이 보도되자마자 그동안 反 EU, 反 난민 ,애국주의 기치 등을 내걸었던 EU 정치인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영국의 EU 탈퇴 운동을 주도했던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은 "미국이 우리와 좋은 무역협정을 바라고, 협상을 빨리하기 바란다는 것은 매우 좋은 소식"이라고 반겼다.

올봄 대통령선거에 나서면서 반(反) EU와 반(反) 난민 목소리를 더욱 높이고 있는 프랑스 극우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 대표 측도 트럼프의 경제적 애국주의와 보호무역주의를 칭찬했다. 르펜의 측근인 플로리앙 필리포는 트위터에 "트럼프의 브렉시트 칭송과 메르켈 난민정책 비난을 공식적으로 듣게 돼 기분이 좋다."는 글을 남겼다.

이탈리아 오성운동의 만리오 디 스테파노 외교위 의원은 트럼프의 인터뷰에 대해서 "세상이 동쪽에서 서쪽으로 움직이고 현상은 모든 면에서 흔들리고 있으며 우리가 그 변화의 일부"라고 주장했다.

메르켈, “유럽이여 단결하라.” ‘트럼프 흔들기’에 맞대응

반면 유럽 통합의 버팀목 역할을 하는 독일과 프랑스 지도자들은 트럼프의 발언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유럽의 일은 유럽이 알아서 할 테니 트럼프는 간섭하지 말라"는 반응을 내놓았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빌 잉글리시 뉴질랜드 총리가 기자회견에 참석하기 위해 걸어 나오고 있다. (사진=AP)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16일(현지시각) 베를린에서 빌 잉글리시 뉴질랜드 총리와 함께한 기자회견을 통해 "EU는 그 경제력과 효과적인 의사결정 구조로 되어 있으며 자체적으로 테러리즘과 디지털화, 그밖에 다른 문제들에 대처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피력했다.

메르켈 총리는 "나는 EU의 27개 회원국이 강고하게, 그리고 무엇보다도 낙관적으로 함께 일해나가는 것에 지금처럼 앞으로도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메르켈 총리는 또 자신의 난민 수용이 베를린 트럭 테러 같은 테러 유입을 동반했다고 보는 트럼프 당선인의 시각에 대해서는 "테러 퇴치를 위한 지구적 도전과 시리아 내전과 관련한 난민의 존재와 난민의 문제를 분명하게 분리하고자 한다"고 지적했다

메르켈 총리는 그러면서 "미국 관계에 대한 나의 입장은 이미 알려졌고, 트럼프 당선인 역시도 그 자신의 견해를 이번에 다시 한 번 개진한 것이다."라고 이번 인터뷰를 평가하고 "개인적으로 지금으로썬 먼저 미국 대통령의 취임을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메르켈 총리는 "우리는 모든 부문에서 트럼프와 함께 일해나갈 수 있을 것이며, 아울러 어떤 형태의 합의를 끌어낼 수 있을지도 분명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메르켈 총리가 올해 주요 20개국(G20) 의장국을 맡은 독일의 정부 수반 자격으로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려고 올해 봄쯤으로 회담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는 소식이 나와 주목된다.

올랑드, “EU는 외부 충고가 필요 없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도 "EU는 외부 충고가 필요 없다."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EU에 대한 비난을 반박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각) 파리 엘리제 궁에서 제인 하틀리 주프랑스 미 대사에게 프랑스 최고훈장을 수여한 뒤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AP)
올랑드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각) 제인 하틀리 주프랑스 미 대사의 이임행사에서 "유럽은 언제나 대서양 건너편(미국)과의 협력을 추구할 것"이라며 "그러나 유럽의 이익과 가치에 기반을 둬 그 길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또 "박해받는 이들에게 망명지를 제공하는 원칙은 유럽과 미국인이 공유한 핵심 가치'라며 EU의 난민 수용 정책을 옹호했다.

“메이 英 총리, EU 단일시장·관세동맹 탈퇴 선언”

독일과 프랑스의 바람과는 달리 '단일 공동체 EU에 대한 원심력'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17일(현지시각) 영국의 테리사 메이 총리의 이른바 '하드 브렉시트' 천명이 그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는 16일(현지시각) 메이 총리가 영국이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하면서 EU 단일시장, 관세동맹에서 이탈할 것이라고 입수한 연설문을 인용해 보도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메이 총리는 연설문에서 " 브렉시트 협상에서는 영국의 당연한 권리를 찾는 것이다. 6개월 전 영국 국민은 변화를 선택했다. 이들이 행사한 표는 영국의 더 나은 미래와 EU를 떠나 세계를 품고자 한 것이었다. EU 밖에서도 영국은 여전히 위대한, 세계적인 무역국이며 내부적으로도 강하고, 자신감 있으며 세계 다른 나라로부터 존경받는 나라일 것이다. 우리는 독립적이고 주권을 지닌 글로벌 영국과 EU 동맹들의 동등하고 새로운 동반관계를 추구한다"고 밝혔다.

메이 총리는 또 "EU의 부분적인 가입이나 준회원적인 성격과 같은 어떠한 형태로도 반만 발을 담그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메이 총리는 나아가 "다른 나라들이 선택한 적이 있는 모델을 채택하거나 약간의 회원국 지위 유지도 택하지 않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결국 메이 총리는 이민통제를 통해 주권을 단일시장, 관세동맹 접근권보다 우선순위에 두는 하드 브렉시트에 대한 결단을 내린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메이 총리는 연설문에서 이 같은 기조로 뒤따라 구체화할 12가지 브렉시트 목표를 제시했다. 텔레그래프는 ▲영국 국경에 대한 통제권 ▲EU의 법원인 유럽사법재판소로부터 독립 ▲노동조합 보존 ▲노동자 권리 유지 ▲세계 주요 국가나 블록과의 자유무역협정 체결 등이 그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영국 정부는 오는 3월 말까지 EU와의 탈퇴협상 개시를 선언하는 리스본 조약을 발동할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이에 대해 EU는 회원국 내 이동의 자유가 보장되지 않는다면 단일시장과 같은 혜택을 영국에 유지할 수 없다는 강경한 방침으로 맞서고 있다. 이에 따라 이르면 오는 4월부터 시작될 영국과 EU의 탈퇴 협상이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또 협상 결과에 따라 다른 나라의 EU 추가 이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설령 추가 이탈 국가가 나오지 않더라도 수십 년 동안 지속해온 유럽 단일 공동체 EU가 전성기를 지나 쇠퇴의 길로 접어든 것만은 분명하다는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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