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스모그에도 빈부격차?

입력 2017.01.17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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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희 앵커> 올 겨울도 중국은 심각한 스모그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공기 청정기도 불티나게 팔리고 스모그 탈출 여행까지 유행이라는데요. 그런데 이런 걸 꿈꿀 형편이 안되는 사람들의 불만은 더욱 커지고 있다고 합니다. 조지현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오늘도 스모그가 심하다죠?

○ 조지현 기자> 네 수도권 지역과 동북지방에 올 겨울 들어서 8번째로 심각한 수준의 스모그가 발생했습니다.

스모그가 너무 심하니까 최근 중국에는 공기(Air)와 대재앙(Apocalypse)을 합성한 '에어포칼립스(Airpocalypse)’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는데요. 중국 수도권 지역의 공기오염이 대재앙 수준이라는 뜻이죠.

이달 초 베이징 시내 모습을 촬영한 영상도 화제를 모으고 있는데요. 멀리서 스모그가 밀려들더니 순식간에 스모그로 가득차서 앞에 보이지 않게 되는 영상인데, 스모그가 도시를 뒤덮는데 20분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합니다.

■ 김진희 앵커> 이렇게 심각한 스모그가 계속되면 일상생활도 당연히 변화가 있겠어요?

베이징에 사는 왕 지앙 씨 가족 [출처:CNN]베이징에 사는 왕 지앙 씨 가족 [출처:CNN]

○ 조지현 기자> 네 그렇죠. 베이징 시에 살고 있는 왕 지앙 씨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딸이 자는 방의 공기질부터 확인한다고 합니다. 베이징에 오기 전까지는 일상에서 매 순간마다 오염 정도를 확인하는 건 상상도 안했다는데요.

외부 공기를 걸러주는 공기 정화 필터를 들였는데, 이 필터만 500만원 가량이고요. 방마다 8대의 공기 정화기를 설치하는데 모두 850만원 가량이 들었습니다. 매달 부속품을 교체하는 데 50만원 가량이 추가로 듭니다. 만만치 않은 비용이지만 건강을 생각하면 아깝지 않다고 합니다.

■ 김진희 앵커> 공기 정화기 뿐아니라 미세 먼지를 막아주는 상품이 다양하더라고요.


○ 조지현 기자> 네 다양한 상품이 나오는데 가격이 만만치 않습니다. 마스크도 비싼 건 23만원에 달하고요. 샤워기 필터가 115만원, 미세먼지로 인한 노화를 막는 화장품이 11만원정도 됩니다. 맑은 영국 공기가 담긴 캔도 13만원 정도 합니다.

베이징의 평균 월급이 160만원 정도인 걸 생각하면 매우 비싼 거죠. 그래도 불티나게 팔린다고 합니다.

■ 김진희 앵커> 중국에 이런 걸 못사는 사람이 더 많지 않을까요?

○ 조지현 기자> 최근 중국에서 폐정화 관광이라는 게 유행이거든요. 스모그를 피해서 해외 여행을 하는건데 몰디브, 남극 이런 곳까지 인기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건 그야말로 돈이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죠.

대부분의 중국사람들은 떠나고 싶어도 그럴 여유가 없습니다.



지난달에 중국의 한 고등학교 운동장에서 마스크없이 시험을 보는 학생들의 모습이 공개돼 논란이 됐죠.

그런데 연간 학비가 4천만원이 넘는 사립학교들은 몇년 전부터 미세먼지를 막아주는 돔 체육관을 만들었습니다. 굉장히 비교가 돼죠?

최근에는 스모그가 빈부격차를 심화시킨다는 이야기까지 나오는데요. 가난한 사람들이 스모그에 더 많이 노출돼서 건강이 나빠지고, 그러다보면 병원비가 많이 들어서 서민들이 더 가난해질 거라는 겁니다.

■ 김진희 앵커> 중국 사람들이 불만이 좀 크겠어요?

○ 조지현 기자> 이번 겨울 스모그 피해를 입은 중국인이 4억6천만 명에 달한다고 하는데요.

정부의 직무유기라면서 SNS에 불만이 쏟아지고 있는데 대부분 삭제되고 있다고 합니다.

베이징과 톈진, 허베이성 등 일부 지역 변호사들은 지방자치 단체가 대처를 적극적으로 하지 못했다며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고요.

쓰촨성에서는 집회를 벌이려다가 경찰에 의해 무산되는 등 스모그가 중국의 새로운 갈등 요소로 떠올랐습니다. 글로벌 이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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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스모그에도 빈부격차?
    • 입력 2017-01-17 21:05:52
    국제
■ 김진희 앵커> 올 겨울도 중국은 심각한 스모그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공기 청정기도 불티나게 팔리고 스모그 탈출 여행까지 유행이라는데요. 그런데 이런 걸 꿈꿀 형편이 안되는 사람들의 불만은 더욱 커지고 있다고 합니다. 조지현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오늘도 스모그가 심하다죠?

○ 조지현 기자> 네 수도권 지역과 동북지방에 올 겨울 들어서 8번째로 심각한 수준의 스모그가 발생했습니다.

스모그가 너무 심하니까 최근 중국에는 공기(Air)와 대재앙(Apocalypse)을 합성한 '에어포칼립스(Airpocalypse)’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는데요. 중국 수도권 지역의 공기오염이 대재앙 수준이라는 뜻이죠.

이달 초 베이징 시내 모습을 촬영한 영상도 화제를 모으고 있는데요. 멀리서 스모그가 밀려들더니 순식간에 스모그로 가득차서 앞에 보이지 않게 되는 영상인데, 스모그가 도시를 뒤덮는데 20분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합니다.

■ 김진희 앵커> 이렇게 심각한 스모그가 계속되면 일상생활도 당연히 변화가 있겠어요?

베이징에 사는 왕 지앙 씨 가족 [출처:CNN]
○ 조지현 기자> 네 그렇죠. 베이징 시에 살고 있는 왕 지앙 씨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딸이 자는 방의 공기질부터 확인한다고 합니다. 베이징에 오기 전까지는 일상에서 매 순간마다 오염 정도를 확인하는 건 상상도 안했다는데요.

외부 공기를 걸러주는 공기 정화 필터를 들였는데, 이 필터만 500만원 가량이고요. 방마다 8대의 공기 정화기를 설치하는데 모두 850만원 가량이 들었습니다. 매달 부속품을 교체하는 데 50만원 가량이 추가로 듭니다. 만만치 않은 비용이지만 건강을 생각하면 아깝지 않다고 합니다.

■ 김진희 앵커> 공기 정화기 뿐아니라 미세 먼지를 막아주는 상품이 다양하더라고요.


○ 조지현 기자> 네 다양한 상품이 나오는데 가격이 만만치 않습니다. 마스크도 비싼 건 23만원에 달하고요. 샤워기 필터가 115만원, 미세먼지로 인한 노화를 막는 화장품이 11만원정도 됩니다. 맑은 영국 공기가 담긴 캔도 13만원 정도 합니다.

베이징의 평균 월급이 160만원 정도인 걸 생각하면 매우 비싼 거죠. 그래도 불티나게 팔린다고 합니다.

■ 김진희 앵커> 중국에 이런 걸 못사는 사람이 더 많지 않을까요?

○ 조지현 기자> 최근 중국에서 폐정화 관광이라는 게 유행이거든요. 스모그를 피해서 해외 여행을 하는건데 몰디브, 남극 이런 곳까지 인기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건 그야말로 돈이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죠.

대부분의 중국사람들은 떠나고 싶어도 그럴 여유가 없습니다.



지난달에 중국의 한 고등학교 운동장에서 마스크없이 시험을 보는 학생들의 모습이 공개돼 논란이 됐죠.

그런데 연간 학비가 4천만원이 넘는 사립학교들은 몇년 전부터 미세먼지를 막아주는 돔 체육관을 만들었습니다. 굉장히 비교가 돼죠?

최근에는 스모그가 빈부격차를 심화시킨다는 이야기까지 나오는데요. 가난한 사람들이 스모그에 더 많이 노출돼서 건강이 나빠지고, 그러다보면 병원비가 많이 들어서 서민들이 더 가난해질 거라는 겁니다.

■ 김진희 앵커> 중국 사람들이 불만이 좀 크겠어요?

○ 조지현 기자> 이번 겨울 스모그 피해를 입은 중국인이 4억6천만 명에 달한다고 하는데요.

정부의 직무유기라면서 SNS에 불만이 쏟아지고 있는데 대부분 삭제되고 있다고 합니다.

베이징과 톈진, 허베이성 등 일부 지역 변호사들은 지방자치 단체가 대처를 적극적으로 하지 못했다며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고요.

쓰촨성에서는 집회를 벌이려다가 경찰에 의해 무산되는 등 스모그가 중국의 새로운 갈등 요소로 떠올랐습니다. 글로벌 이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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