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탕 사망 ‘제2쿠르디’ 사건 “증거 못 찾아”

입력 2017.01.20 (10:56) 수정 2017.01.20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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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판 제 2의 쿠르디. 지난 1월 4일 CNN은 진흙탕에 엎드려 숨진 생후 1년 6개월된 아이 사진을 보도했다. 숨진 아이의 이름음 모함메드 소하옛, 미얀마 정부의 탄압을 받고 있는 로힝야족 어린이다.

이 사진은 곧바로 전세계로 전해지면서 미얀마판 '제2의 쿠르디' 참사로 불렸다. 숨진 아이의 모습이 시리아 내전을 피해 유럽행 피난길에 올랐다가 바닷가에서 숨진 3살 어린이 쿠르디의 모습과 닮았다고 해서다.

이 사진은 미얀마에서 탄압받고 쫓겨나는 로힝야족의 참상을 알렸다.

미얀마 정부는 그러나 2주가 사진의 진실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나섰다.

미얀마 관영 일간 '더 글로벌 뉴 라이트 오브 미얀마'는 20일 자 1면에 '숨진 아이에 관한 외신 보도가 미심쩍다'는 제목으로 소하옛의 죽음과 관련한 정부 측 조사 결과를 보도했다.

신문은 "나프강에서 발견됐다는 16개월 된 아이의 죽음과 그의 아버지 자포르 알람의 주장에 대해 당국이 조사를 시작했지만, 그의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전했다.

방글라데시로 도피한 알람씨는 CNN과 인터뷰에서 자신의 아내와 아들 소하옛이 지난달 4일 미얀마-방글라데시 국경의 나프강에서 난민선 침몰로 숨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족이 탔던 난민선이 미얀마 군인들의 총격에 쫓겨 서둘러 출발했으나, 정원초과로 가라앉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알람씨가 살던 미얀마 마을의 행정관인 맘마우드 잘린은 신문과 인터뷰에서 "지난달
4∼5일에 나프강에서 난민선이 침몰했다는 소식은 물론 국경수비대원들이 총격을 가해 부녀자와 아이들이 죽었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신문은 이어 같은 마을에 사는 복수의 주민들도 행정관과 똑같은 증언을 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자포르를 잘 안다는 행정관은 그에게 3살, 1년 6개월 된 두 아들이 있었다면서도, 둘째 아이의 이름이 모함메드 소하옛이 아닌 모함메드 수라바트라고 설명했다.

또 자포르의 여동생이라는 삿다 카르톤도 올케와 조카들이 함께 피란길에 올랐다가 숨졌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선박 침몰 및 국경수배대원에 의한 여성과 아동 살해는 금시초문이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신문은 밝혔다.

신문은 "CNN에 보도된 사진을 근거로 당국은 자포르를 수소문했고 과거 거주지까지 확인했지만, 정부군에 의한 보트 침몰에 관한 증거는 없었다"며 "다만, 당국은 여전히 이 사안을 조사하고 있다"고 끝을 맺었다.

미얀마군은 지난해 10월 9일 방글라데시와 인접한 라카인주 마웅토의 경찰초소가 괴한의 급습을 받아 9명의 경찰관이 목숨을 잃은 뒤, 이 지역을 봉쇄하고 대대적인 군사작전에 들어갔다.

정부는 작전 과정에서 무장세력과 군인 등 86명이 사망했다고 밝혔고, 유엔은 지금까지 최소 6만 5천 명의 로힝야족 난민이 국경을 넘어 방글라데시로 대피했다고 집계했다.

주민들은 작전에 나선 군인들이 민간인을 상대로 성폭행과 방화, 고문을 일삼으면서 '인종청소'를 시도하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미얀마 정부는 이런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해왔다.
사진 속 어린이가 정말 로힝야족 난민이고 미얀마군의 학살을 피해 달아나다 비극적으로 숨진 것인지 정확한 진실은 논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미얀마 정부가 국제사회의 비난 속에서도 로힝야족에 대한 무자비한 탄압을 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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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1-20 10:56:01
    • 수정2017-01-20 11:02:01
    국제
미얀마 판 제 2의 쿠르디. 지난 1월 4일 CNN은 진흙탕에 엎드려 숨진 생후 1년 6개월된 아이 사진을 보도했다. 숨진 아이의 이름음 모함메드 소하옛, 미얀마 정부의 탄압을 받고 있는 로힝야족 어린이다.

이 사진은 곧바로 전세계로 전해지면서 미얀마판 '제2의 쿠르디' 참사로 불렸다. 숨진 아이의 모습이 시리아 내전을 피해 유럽행 피난길에 올랐다가 바닷가에서 숨진 3살 어린이 쿠르디의 모습과 닮았다고 해서다.

이 사진은 미얀마에서 탄압받고 쫓겨나는 로힝야족의 참상을 알렸다.

미얀마 정부는 그러나 2주가 사진의 진실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나섰다.

미얀마 관영 일간 '더 글로벌 뉴 라이트 오브 미얀마'는 20일 자 1면에 '숨진 아이에 관한 외신 보도가 미심쩍다'는 제목으로 소하옛의 죽음과 관련한 정부 측 조사 결과를 보도했다.

신문은 "나프강에서 발견됐다는 16개월 된 아이의 죽음과 그의 아버지 자포르 알람의 주장에 대해 당국이 조사를 시작했지만, 그의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전했다.

방글라데시로 도피한 알람씨는 CNN과 인터뷰에서 자신의 아내와 아들 소하옛이 지난달 4일 미얀마-방글라데시 국경의 나프강에서 난민선 침몰로 숨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족이 탔던 난민선이 미얀마 군인들의 총격에 쫓겨 서둘러 출발했으나, 정원초과로 가라앉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알람씨가 살던 미얀마 마을의 행정관인 맘마우드 잘린은 신문과 인터뷰에서 "지난달
4∼5일에 나프강에서 난민선이 침몰했다는 소식은 물론 국경수비대원들이 총격을 가해 부녀자와 아이들이 죽었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신문은 이어 같은 마을에 사는 복수의 주민들도 행정관과 똑같은 증언을 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자포르를 잘 안다는 행정관은 그에게 3살, 1년 6개월 된 두 아들이 있었다면서도, 둘째 아이의 이름이 모함메드 소하옛이 아닌 모함메드 수라바트라고 설명했다.

또 자포르의 여동생이라는 삿다 카르톤도 올케와 조카들이 함께 피란길에 올랐다가 숨졌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선박 침몰 및 국경수배대원에 의한 여성과 아동 살해는 금시초문이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신문은 밝혔다.

신문은 "CNN에 보도된 사진을 근거로 당국은 자포르를 수소문했고 과거 거주지까지 확인했지만, 정부군에 의한 보트 침몰에 관한 증거는 없었다"며 "다만, 당국은 여전히 이 사안을 조사하고 있다"고 끝을 맺었다.

미얀마군은 지난해 10월 9일 방글라데시와 인접한 라카인주 마웅토의 경찰초소가 괴한의 급습을 받아 9명의 경찰관이 목숨을 잃은 뒤, 이 지역을 봉쇄하고 대대적인 군사작전에 들어갔다.

정부는 작전 과정에서 무장세력과 군인 등 86명이 사망했다고 밝혔고, 유엔은 지금까지 최소 6만 5천 명의 로힝야족 난민이 국경을 넘어 방글라데시로 대피했다고 집계했다.

주민들은 작전에 나선 군인들이 민간인을 상대로 성폭행과 방화, 고문을 일삼으면서 '인종청소'를 시도하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미얀마 정부는 이런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해왔다.
사진 속 어린이가 정말 로힝야족 난민이고 미얀마군의 학살을 피해 달아나다 비극적으로 숨진 것인지 정확한 진실은 논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미얀마 정부가 국제사회의 비난 속에서도 로힝야족에 대한 무자비한 탄압을 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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