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9월 총선 앞두고 ‘가짜뉴스와의 전쟁’ 선포

입력 2017.01.21 (14:42) 수정 2017.01.21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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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9월 총선을 앞두고 독일도 '가짜뉴스'와 전쟁을 시작했다.

전쟁 선포의 주체는 집권 다수 중도우파 기독민주당-기독사회당 연합과 소수당 파트너인 중도좌파 사회민주당의 대연정이다.

기민당 소속 토마스 데메지에르 내무장관이 가짜뉴스 생산과 확산을 막는 별도의 정부기관 창설을 거론한 것이나, 사민당의 하이코 마스 법무장관이 가짜뉴스 범죄에 징역 5년 처벌이 가능하다고 언급한 것이 그런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독일에서는 특히 미국 대선에 이어 독일 총선에도 러시아가 개입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독일 내에서는 우파포퓰리스트로도 불리는 '아웃사이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에 따라 미국 정부와 거리를 좁힐 것으로 보이는 러시아는 독일을 위시한 유럽의 우파포퓰리즘 및 극우 정당의 보이지 않는 '치어 리더'라는 인식이 있다.

그런 러시아가 해킹한 정보를 가지고 독일 정부를 흔들고, 가짜뉴스 생산과 유통의 배후로 역할 한다면 선거판은 혼탁해 지고 반(反) 유로·반 이슬람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 같은 정파가 더 득세할 것으로 우려하는 것이다.

러시아 당국과 연관돼 있다는 추정이 나오는 해킹 그룹 'APT 28'은 앞서 2015년 5월 독일 연방의회 컴퓨터 2만 대를 악성 바이러스로 감염시켜 정보를 빼내 갔다는 의심을 받는다. 그 APT 28은 미국 민주당도 해킹했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독일에 테러 불안과 국내 치안 악화를 가져왔다는 지적을 받는 대량유입 난민 문제도 또 다른 요인이다.

가해자이건, 피해자이건 난민이 등장하는 범죄 보도에서 가짜뉴스 또는 미확인 정보가 적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나아가 난민이 얽힌 인종주의, 특히 반 이슬람은 소셜미디어상에서 증오를 부추기는 여러 글의 소재가 되곤 하므로 난민 이슈는 대단히 민감하고, 이에 관한 잘못된 소식의 전파는 치명적이기까지 하다.

대표적으로 2016년 1월 베를린에서 "13세 러시아계 소녀 '리자 F'가 난민들에게 성폭행당했다"라는 가짜뉴스가 퍼져 독일에선 '또, 난민이야'라는 인식이 확산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독일 정부의 가짜뉴스 척결 의지는 유력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의 '실험'도 동반했다. 최근 페이스북은 미국 밖에서는 처음으로 독일에서 가짜뉴스 걸러내기 시스템을 가동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조처는 페이스북이 문제 되는 글을 24시간 안에 삭제하지 않으면 건당 벌금 50만 유로(6억2천500만 원)를 부과받을 수 있다는 토마스 오퍼만 사민당 원내대표의 지난달 언급이 나오고 나서 공개됐다.

언론계에서도 페이스북과 함께 제1 공영 ARD 방송, 제2 공영 ZDF 방송, 주간 슈피겔, 일간 빌트 같은 유력 매체들이 가짜뉴스 퇴출을 위한 협업에 나설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또한, ARD 방송은 가짜뉴스를 걸러내는 부서를 만들어 오는 4월부터 일단 11월까지 가동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나섰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이외에 영국의 팩트 체킹 관련 자선단체인 '풀팩트'(Full Fact)는 자동으로 사실 여부를 체크하는 모바일 앱을 올해 말까지 개발하기로 했다.

프랑스 르몽드도 가짜뉴스를 선별하기 위해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르몽드는 13명으로 구성된 팩트 체킹 관련 부서를 신설하고, 거짓을 걸러내는 데이터베이스를 만들기로 했다.

체코 정부는 내년 1월 1일부터 내무부 산하에 '테러와 복합적 위협 대응센터'를 세우고, 가짜뉴스 등을 통해 내년 총선에 개입하려는 시도를 일제히 차단할 계획이다. 센터에선 인터넷상에 확산하는 허위정보를 조사하고, 전용 트위터 계정이나 내무부 웹사이트를 통해 이러한 가짜뉴스에 대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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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1-21 14:42:23
    • 수정2017-01-21 15:47:12
    국제
오는 9월 총선을 앞두고 독일도 '가짜뉴스'와 전쟁을 시작했다.

전쟁 선포의 주체는 집권 다수 중도우파 기독민주당-기독사회당 연합과 소수당 파트너인 중도좌파 사회민주당의 대연정이다.

기민당 소속 토마스 데메지에르 내무장관이 가짜뉴스 생산과 확산을 막는 별도의 정부기관 창설을 거론한 것이나, 사민당의 하이코 마스 법무장관이 가짜뉴스 범죄에 징역 5년 처벌이 가능하다고 언급한 것이 그런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독일에서는 특히 미국 대선에 이어 독일 총선에도 러시아가 개입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독일 내에서는 우파포퓰리스트로도 불리는 '아웃사이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에 따라 미국 정부와 거리를 좁힐 것으로 보이는 러시아는 독일을 위시한 유럽의 우파포퓰리즘 및 극우 정당의 보이지 않는 '치어 리더'라는 인식이 있다.

그런 러시아가 해킹한 정보를 가지고 독일 정부를 흔들고, 가짜뉴스 생산과 유통의 배후로 역할 한다면 선거판은 혼탁해 지고 반(反) 유로·반 이슬람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 같은 정파가 더 득세할 것으로 우려하는 것이다.

러시아 당국과 연관돼 있다는 추정이 나오는 해킹 그룹 'APT 28'은 앞서 2015년 5월 독일 연방의회 컴퓨터 2만 대를 악성 바이러스로 감염시켜 정보를 빼내 갔다는 의심을 받는다. 그 APT 28은 미국 민주당도 해킹했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독일에 테러 불안과 국내 치안 악화를 가져왔다는 지적을 받는 대량유입 난민 문제도 또 다른 요인이다.

가해자이건, 피해자이건 난민이 등장하는 범죄 보도에서 가짜뉴스 또는 미확인 정보가 적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나아가 난민이 얽힌 인종주의, 특히 반 이슬람은 소셜미디어상에서 증오를 부추기는 여러 글의 소재가 되곤 하므로 난민 이슈는 대단히 민감하고, 이에 관한 잘못된 소식의 전파는 치명적이기까지 하다.

대표적으로 2016년 1월 베를린에서 "13세 러시아계 소녀 '리자 F'가 난민들에게 성폭행당했다"라는 가짜뉴스가 퍼져 독일에선 '또, 난민이야'라는 인식이 확산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독일 정부의 가짜뉴스 척결 의지는 유력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의 '실험'도 동반했다. 최근 페이스북은 미국 밖에서는 처음으로 독일에서 가짜뉴스 걸러내기 시스템을 가동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조처는 페이스북이 문제 되는 글을 24시간 안에 삭제하지 않으면 건당 벌금 50만 유로(6억2천500만 원)를 부과받을 수 있다는 토마스 오퍼만 사민당 원내대표의 지난달 언급이 나오고 나서 공개됐다.

언론계에서도 페이스북과 함께 제1 공영 ARD 방송, 제2 공영 ZDF 방송, 주간 슈피겔, 일간 빌트 같은 유력 매체들이 가짜뉴스 퇴출을 위한 협업에 나설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또한, ARD 방송은 가짜뉴스를 걸러내는 부서를 만들어 오는 4월부터 일단 11월까지 가동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나섰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이외에 영국의 팩트 체킹 관련 자선단체인 '풀팩트'(Full Fact)는 자동으로 사실 여부를 체크하는 모바일 앱을 올해 말까지 개발하기로 했다.

프랑스 르몽드도 가짜뉴스를 선별하기 위해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르몽드는 13명으로 구성된 팩트 체킹 관련 부서를 신설하고, 거짓을 걸러내는 데이터베이스를 만들기로 했다.

체코 정부는 내년 1월 1일부터 내무부 산하에 '테러와 복합적 위협 대응센터'를 세우고, 가짜뉴스 등을 통해 내년 총선에 개입하려는 시도를 일제히 차단할 계획이다. 센터에선 인터넷상에 확산하는 허위정보를 조사하고, 전용 트위터 계정이나 내무부 웹사이트를 통해 이러한 가짜뉴스에 대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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