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조카’ 반주현 씨, 뉴욕 법원서 첫 포착

입력 2017.01.22 (11:19) 수정 2017.01.22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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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전 총장의 조카 반주현씨가 20일 뉴욕 연방법원에 출두하고 있다. 사진 출처=안치용 블로그 ‘시크릿 오브 코리아’반기문 전 총장의 조카 반주현씨가 20일 뉴욕 연방법원에 출두하고 있다. 사진 출처=안치용 블로그 ‘시크릿 오브 코리아’

사기와 뇌물 혐의 등으로 미국 검찰에 의해 기소된 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의 조카 반주현(38)씨가 20일(현지시간) 뉴욕남부연방법원에 모습을 드러냈다.

재미교포 안치용씨가 운영하는 블로그 '시크릿 오브 코리아'와 현지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뉴욕남부연방법원 619호 법정에서 열린 공판 조정회의에 반씨가 출석했다.

검은색 점퍼 차림에 버버리 목도리를 한 반씨는 자신의 변호인인 줄리아 가토 변호사와 함께 출석했다. 공판은 4시5분에 시작돼 20분만인 4시 25분에 끝났다.


이날 공판에서 검사는 기소 내용을 10여분간 설명했으며, 판사는 검사의 설명 도중 문제가 된 랜드마크 72빌딩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보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검찰이 공개한 공소장에 따르면 건설업체 경남기업의 고위 임원인 반기상(69) 씨와 아들 주현(38) 씨는 베트남 하노이에서 8억 달러(약 9천408억원)짜리 건물 '랜드마크72' 매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현지는 물론 미국 실정법을 위반했다.

해당 건물은 경남기업이 짓고 소유한 주상복합 '랜드마크72'로, 로이터 통신은 건축 비용이 10억 달러(약 1조2천억원) 이상일 것이라고 보도했다.

검사는 반기상 부자가 이 건물을 매각해 현금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2013년 3월부터 2015년 5월까지 '비리', '자금세탁', '음모' 등 범법행위를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검사는 반 씨 부자가 건물 매각을 위해 중동의 한 공무원에게 뇌물을 주기로 계획하고 실제로 브로커에게 일부를 건넸다면서, 구체적으로 처음 50만 달러에 이어 매매 성사 후 200만 달러를 해당 관리에게 지급하기로 브로커와 합의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날 검사는 뉴저지 테너플라이의 반주현씨 자택을 압수수색해 스마트폰과 노트북 등 모두 8개의 전자기기를 압수했다고 공개했다. 또 반기상씨와 반주현씨 그리고 이들과 공범 관계인 존우, 해리스 말콤 간에 주고 받은 e-메일 다수를 증거로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공판이 끝난 뒤 반주현씨는 법원을 나오면서 현지 기자들이 사진을 찍자 가토 변호사와 함께 카메라를 피해 뛰어갔다. 기자들의 질문에 일절 반응하지 않은 채, 연방법원 맞은 편의 가토 변호사 사무실 빌딩으로 급히 들어갔다.

반주현씨(왼쪽)와 그의 변호사 줄리아 가토반주현씨(왼쪽)와 그의 변호사 줄리아 가토

미국 연방 검찰은 이 사건과 관련해 기소된 4명 중 3명을 체포한 상태다.

반주현씨의 경우 올 초 체포됐으나, 보석금을 내고 석방됐다. 함께 기소된 해리스 말콤은 지난 12일 멕시코에서 체포돼 다음날 뉴욕으로 압송됐으며, 혐의를 부인해 보석 신청이 기각됐다. 또 다른 공범인 존 우도 현재 미국 검찰에 의해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까지 유일하게 신병이 확보되지 않은 사람은 반기상 씨다.

이날 공판에서 판사는 검찰에 반씨에 대한 신병확보 계획을 묻자 검사는 "한국 정부에 신병인도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왼쪽)과 그의 동생 반기상씨.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왼쪽)과 그의 동생 반기상씨.

이에 따라 현재 한국에 체류중인 것으로 알려진 반기상 씨에 대해서도 한국 사법당국과의 공조를 통해 체포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지 언론들은 미국 영주권자인 반주현 씨가 뉴욕 맨해튼의 부동산 투자회사인 '콜리어스 인터내셔널(Colliers International)'에 근무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회사는 UN과 일부 건물 임대차 계약을 맺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논란이 일고 있다.

반기상 씨 등의 기소 내용을 전하는 미국 법무부 보도자료. 반기상 씨 등의 기소 내용을 전하는 미국 법무부 보도자료.

이날 공판에서 판사는 공판 준비에 얼마나 시간이 필요하냐고 질문했다. 이에 반주현씨 변호인인 줄리아 가토 변호사는 최소 45일이 필요하다고 답했고, 판사는 결국 4월 19일로 다음 기일을 정했다.

베트남 소재 랜드마크 72 빌딩의 모습. 베트남 소재 랜드마크 72 빌딩의 모습.

한편 이 사건과 과련해 반기문 전 총장은 21일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친인척 문제로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 전 총장은 "사건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 바는 없다"면서도 "보도된 대로 한·미 법무 당국 간에 협의가 이뤄지고 있다면, 엄정하고 투명하게 절차가 진행돼 국민의 궁금증을 한 점 의혹 없이 해소하게 되길 희망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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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기문 조카’ 반주현 씨, 뉴욕 법원서 첫 포착
    • 입력 2017-01-22 11:19:47
    • 수정2017-01-22 11:34:04
    취재K
반기문 전 총장의 조카 반주현씨가 20일 뉴욕 연방법원에 출두하고 있다. 사진 출처=안치용 블로그 ‘시크릿 오브 코리아’
사기와 뇌물 혐의 등으로 미국 검찰에 의해 기소된 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의 조카 반주현(38)씨가 20일(현지시간) 뉴욕남부연방법원에 모습을 드러냈다.

재미교포 안치용씨가 운영하는 블로그 '시크릿 오브 코리아'와 현지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뉴욕남부연방법원 619호 법정에서 열린 공판 조정회의에 반씨가 출석했다.

검은색 점퍼 차림에 버버리 목도리를 한 반씨는 자신의 변호인인 줄리아 가토 변호사와 함께 출석했다. 공판은 4시5분에 시작돼 20분만인 4시 25분에 끝났다.


이날 공판에서 검사는 기소 내용을 10여분간 설명했으며, 판사는 검사의 설명 도중 문제가 된 랜드마크 72빌딩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보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검찰이 공개한 공소장에 따르면 건설업체 경남기업의 고위 임원인 반기상(69) 씨와 아들 주현(38) 씨는 베트남 하노이에서 8억 달러(약 9천408억원)짜리 건물 '랜드마크72' 매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현지는 물론 미국 실정법을 위반했다.

해당 건물은 경남기업이 짓고 소유한 주상복합 '랜드마크72'로, 로이터 통신은 건축 비용이 10억 달러(약 1조2천억원) 이상일 것이라고 보도했다.

검사는 반기상 부자가 이 건물을 매각해 현금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2013년 3월부터 2015년 5월까지 '비리', '자금세탁', '음모' 등 범법행위를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검사는 반 씨 부자가 건물 매각을 위해 중동의 한 공무원에게 뇌물을 주기로 계획하고 실제로 브로커에게 일부를 건넸다면서, 구체적으로 처음 50만 달러에 이어 매매 성사 후 200만 달러를 해당 관리에게 지급하기로 브로커와 합의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날 검사는 뉴저지 테너플라이의 반주현씨 자택을 압수수색해 스마트폰과 노트북 등 모두 8개의 전자기기를 압수했다고 공개했다. 또 반기상씨와 반주현씨 그리고 이들과 공범 관계인 존우, 해리스 말콤 간에 주고 받은 e-메일 다수를 증거로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공판이 끝난 뒤 반주현씨는 법원을 나오면서 현지 기자들이 사진을 찍자 가토 변호사와 함께 카메라를 피해 뛰어갔다. 기자들의 질문에 일절 반응하지 않은 채, 연방법원 맞은 편의 가토 변호사 사무실 빌딩으로 급히 들어갔다.

반주현씨(왼쪽)와 그의 변호사 줄리아 가토
미국 연방 검찰은 이 사건과 관련해 기소된 4명 중 3명을 체포한 상태다.

반주현씨의 경우 올 초 체포됐으나, 보석금을 내고 석방됐다. 함께 기소된 해리스 말콤은 지난 12일 멕시코에서 체포돼 다음날 뉴욕으로 압송됐으며, 혐의를 부인해 보석 신청이 기각됐다. 또 다른 공범인 존 우도 현재 미국 검찰에 의해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까지 유일하게 신병이 확보되지 않은 사람은 반기상 씨다.

이날 공판에서 판사는 검찰에 반씨에 대한 신병확보 계획을 묻자 검사는 "한국 정부에 신병인도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왼쪽)과 그의 동생 반기상씨.
이에 따라 현재 한국에 체류중인 것으로 알려진 반기상 씨에 대해서도 한국 사법당국과의 공조를 통해 체포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지 언론들은 미국 영주권자인 반주현 씨가 뉴욕 맨해튼의 부동산 투자회사인 '콜리어스 인터내셔널(Colliers International)'에 근무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회사는 UN과 일부 건물 임대차 계약을 맺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논란이 일고 있다.

반기상 씨 등의 기소 내용을 전하는 미국 법무부 보도자료.
이날 공판에서 판사는 공판 준비에 얼마나 시간이 필요하냐고 질문했다. 이에 반주현씨 변호인인 줄리아 가토 변호사는 최소 45일이 필요하다고 답했고, 판사는 결국 4월 19일로 다음 기일을 정했다.

베트남 소재 랜드마크 72 빌딩의 모습.
한편 이 사건과 과련해 반기문 전 총장은 21일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친인척 문제로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 전 총장은 "사건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 바는 없다"면서도 "보도된 대로 한·미 법무 당국 간에 협의가 이뤄지고 있다면, 엄정하고 투명하게 절차가 진행돼 국민의 궁금증을 한 점 의혹 없이 해소하게 되길 희망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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